죽음의 공포 ‘공황장애’

갑작스러운 고통, 숨 막히는 느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공황장애’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최근 5년간 2010년 5만945명에서 2015년 10만6140명으로 연평균 15.8%씩 증가했다.

이정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매년 ‘공황장애’ 환자가 꾸준히 증가한 이유에 대해 “매스컴을 통해 공황장애에 대해 많은 홍보가 된 것에 큰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매스컴을 통해 유명 연예인들이 공황장애에 걸렸다는 사실을 고백하면서 대중이 공황장애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또한 예전에는 정신과라고 하면 정신과 진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았으나, 이제는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에도 가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인식이 바뀐 것도 정신과 진료의 문턱을 낮추는 데 기여한 것 같다. 그래서 예전에는 공황장애 환자들이 정신과 질환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못한 채 다른 과 진료만 받으며 시간을 보냈는데 최근에는 증상이 생기면 바로 정신과를 찾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식의 변화

2015년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40대가 310명으로 가장 많고, 50대 275명, 70대 이상 269 명 순이며, 여성은 40대와 60대는 316명으로 가장 많고, 50대 314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기존문헌에 공황장애는 주로 2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어떤 연령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40대의 경우 직장생활에서 권위적인 위 세대와 자율적인 아래 세대 사이에서 직무에 대한 부담을 가장 크게 경험하고 있다. 또한 몸의 건강이 서서히 쇠퇴하고 기혼자의 경우에는 신혼 초의 열정이 식고 권태기가 시작되며 자녀들이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게 되면서 큰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이런 큰 스트레스가 40대에서 공황장애 환자가 많아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인구 10만 명 당 공황장애 진료인원의 연령대별 변화를 살펴보면, 70대 이상에서 인구 10만 명당 2010년 82명에서 2015년 276명으로 가장 크게 증가한 것(3.4배)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70대 이상 노인환자가 증가 폭이 큰 이유에 대해 “현재 노인들은 대개 큰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OECD평균의 4배나 되는 국내의 노인 자살률을 봐도 알 수 있다. 현재 노인세대는 부모세대를 부양하며 자라왔지만 경제사회적 환경변화로 자식 세대의 부양을 받기는 어려워지면서 경제적 사회적 소외를 경험하게 된 세대다. 또한 친구, 아는 이들의 죽음을 겪고 신체적 쇠태와 질병도 얻게 되면서 일생을 바쳐 이룬 것을 한순간에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게 된다. 이러한 스트레스들이 노인들의 공황장애 증가를 가져온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공황장애를 방치할 경우 문제점에 대해서 “초기에는 가끔 공황발작이 나타나는 것 외에는 큰 문제 없이 지낼 수도 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발작이 나타나다 보면 ‘내 몸에 무슨 큰 병이 있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에 건강 염려증이 생길 수 있고,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공황발작이 나타나는 상황을 겪으면서 공황발작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장소나 상황을 자꾸 피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거의 모든 상황과 장소를 피하게 되면서 자신의 마음으로 창살 없는 감옥을 만들게 된다.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면 환자들은 깊은 절망 속에 우울증에 빠지거나 술에 의존하고 심한 경우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2015년 기준, 연령대별로 구분하여, 공황장애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현황을 살펴보면, 40대(2만7326명, 25.7%)가 가장 많았으며, 50대(2만3954명, 22.6%), 30대(1만8664명, 17.6%)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30~50대 진료환자는 6만9944명으로 전체 환자(10만6140명)의 65.9%를 차지했다.

공황장애는 어느 하나의 원인에 의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신경생물학적 원인 그리고 유전적, 심리사회적 원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생물학적 원인으로는 환자들의 뇌기능과 구조의 문제가 있다.

스트레스, 공황장애 발병에 중요한 역할
운동·취미생활 등 적절한 휴식 필요

일례로 공포를 느끼게 하는 편도핵이라는 뇌부위가 공황장애 환자들에서 더 예민하다는 보고가 있었다. 또 가까운 친척 중에 공황장애 환자가 있을 경우 공황장애에 걸릴 확률이 4~8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로 볼 때 유전적 요인도 공황장애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공황장애 환자들이 처음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스트레스가 심해질 경우 증상이 재발,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기에 스트레스가 공황장애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공황장애의 진단을 위해서는 반복적이고 예기치 못한 공황발작이 있어야 한다. 공황발작은 갑작스럽게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숨이 막히는 느낌,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은 느낌, 가슴에 통증이나 불편감, 죽을 것 같은 공포, 미쳐버릴 것 같은 두려움 등의 증상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또한 앞으로 발작이 나타날 것에 대해 걱정하거나 공황발작과 관련된 행동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위와 같은 증상이 협심증, 갑상선질환, 갈색종과 신체질환, 그리고 우울증, 적응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공황발작은 갑자기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숨이 막히는 느낌,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은 느낌과 같은 신체증상이 나타나고 보통 10분 안에 증상이 최고조에 달한다. 대개 발작은 20~30분 정도 지속되고 1시간을 넘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신체증상과 동반되어 극도의 공포와 죽을 것 같은 느낌을 겪게 되는데 이러한 발작 후에는 다시 또 발작을 겪게 되지 않을까 계속 불안하게 되고, 이러한 불안감 때문에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장소를 피하게 된다.

그래서 많은 환자들이 지하철, 버스, 엘리베이터 같은 밀폐된 공간이나 번잡한 거리에 가기를 꺼리게 된다. 공황장애는 심한 스트레스와 관련되고 공황발작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정신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환자들 중 40~ 80%가 우울증을 겪게 되며, 계속된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술과 같은 약물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공황장애의 주된 치료법으로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가 있다.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하며 항우울제의 일종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가 우선적으로 권장된다. 항우울제는 치료효과가 좋고 안전한 약이지만 효과가 나타나는 데 2~3주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보조적으로 항불안제 등을 사용하게 된다.

약물치료 후 증상이 가라앉으면, 재발을 막기 위해 1년 이상은 약물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기간이 되지 않았는데 치료를 중단할 경우 약 50% 이상의 환자가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약물 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할 경우, 증상을 더욱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란 공황장애에 대해 환자들에게 자세히 설명해주고, 환자들이 오해하고 있거나 잘못 알고 있는 여러 가지 편견들을 잡아주는 인지적 치료와 공포의 대상이 되는 장소나 상황에 불안감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행동치료가 포함된다.

장기적으로는 50% 정도에서 공황 발작을 완전히 없앨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평소 훈련을 반복하여 치료적 행동을 습관화할수록 치료 효과가 높다. 무엇보다 조기진단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초기에 치료를 받으면 생활에 큰 후유증이 남지 않지만 반복적으로 발작을 겪다보면 발작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장소나 상황을 피하게 되고 결국 거의 모든 상황과 장소를 피하게 된다.

조기 치료 중요

또한 만성이 되다보면 절망감으로 우울증에 빠지거나 술, 안정제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공황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평소에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꾸준한 운동과 취미생활을 계속하는 것이 좋다. 또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명상과 요가 같은 활동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과로하지 않고 적절한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찾는 술, 담배 같은 물질의 경우 잠깐은 도움이 된다고 느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 되지 않으므로 양을 줄이거나 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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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