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선주자 검증> ①재산

  • 최현목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3.20 13:54:28
  • 호수 11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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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 ‘억' 잠룡들 주머니 털어보니…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대선 정국의 막이 올랐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대통령 궐위 후 60일 이내 대선 실시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오는 5월9일을 19대 대선일로 공표했다. 대선일까지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 <일요시사>는 숨 가쁘게 흘러갈 대선 정국서 후보 검증을 갖는 시간을 준비했다. 그 첫 번째 항목은 유력 대선주자들의 재산이다.

자천타천 대선주자들이 난립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주자만 8명(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김선동, 김기천, 김환생, 장성민, 최석규). 경선 예비후보 등록, 출마선언까지 범위를 넓히면 총 32명의 대선주자들이 레이스를 펼치는 중이다(더불어민주당 4명, 국민의당 6명, 자유한국당 11명, 바른정당 2명, 정의당 1명, 민중연합당 1명, 늘푸른한국당 1명, 무소속 6명). 대선 춘추전국시대라고 부를만하다.

김영삼정부 출범 후 고위공직자의 재산공개가 실시되고 있다.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제도는 공직자윤리법 제10조에 의거, 대통령과 국무위원 등 국가의 정무직 공무원, 1급 이상의 국가공무원,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 부장판사급 이상 법관 등의 재산변동사항을 관보 등을 통해 공개하는 것이다.

유권자들이 이를 살핌으로써 부의 도덕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다음은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에 이름을 올린 유력 대선주자 7명의 최근 재산 공개내용이다.

[문재인] 14억

지난해 3월25일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16년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에 따르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재산은 14억2949만원이었다. 이 중 건물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건물은 전체 42.02%(7억9715만원)를 차지했으며 예금이 31.62%(5억9983만원)로 뒤를 이었다. 토지는 15.55%(2억9504만원)의 비중을 보였고 정치자금 예금계좌는 5.24%(9950만원)를 차지했다. 채무는 4억6776만원이 있었다.

전체 재산은 그 전년(2015년) 대비 약 1억2800만원이 늘어난 수치다. 2015년 재산공개 때 문 전 대표는 13억74만원을 신고한 바 있다. 재산 증가는 토지와 건물의 가액변동에 의해 일어났다. 소유 건물로는 경남 양산시 매곡동 소재 단독주택 2채와 어머니가 소유한 부산 영도구 소재 아파트, 장남 명의의 서울 구로구 소재 복합건물 등이었다.

토지는 경남 양산시 소재 주차장과 논, 대지, 제주도 임야를 신고했다. 모두 문 전 대표 본인이 소유하고 있었다. 자동차는 본인 소유의 2001년식 렉스턴과 배우자 소유의 2013년식 스포티지R을 신고했다.

다른 대선주자들과의 차이점은 5건의 지식재산권을 신고했다는 것이다. 모두 본인 저서로 <문재인의 운명>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 <사람이 먼저다> <문재인이 드립니다> <1219 끝이 시작이다> 등이다. 최근 <대한민국이 묻는다> <운명에서 희망으로>가 출간돼 지식재산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안희정] 9억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총 8억8625만원을 신고했다. 2015년 대비 2911만원 소폭 상승했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재산은 44.78%(6억9698만원)를 차지한 예금이다. 건물은 36.66%(3억2500만원)를 기록했다. 토지는 16.38%(1억4523만원)였으며, 채무는 29만원이 남은 상태였다.

이는 부모와 배우자, 두 자녀의 재산이 포함된 금액이다. 안 지사의 두 아들은 예금 979만원, 235만원을 각각 가지고 있었다. 안 지사는 다른 대선주자들에 비해 재산이 적은 편이다.


대부분의 재산이 배우자 또는 아버지 명의로 신고됐다. 유일한 자동차인 2013년식 뉴투싼ix도 배우자 명의였다. 본인 앞으로 된 것은 5541만원의 예금과 유가증권 27만원이 전부다. 그는 현재 충남도 관사에 거주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제주도 땅이다. 가격은 공시지가 기준으로 증여 당시 6370만원에서 지난해 1억7517만원으로 3배 가까이 올랐다. 안 지사는 ‘안희정의 함께, 혁명’ ‘콜라보네이션’ ‘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등 여러 권의 책을 출간했지만, 문 전 대표처럼 지식재산권을 신고한 적은 없다.

[이재명] 23억

탄핵 정국을 주도하며 ‘사이다 발언’으로 국민들의 관심을 받은 이재명 성남시장은 총 23억2253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2015년 22억3302만원서 약 8951만원 상승한 수치다. 다른 대선주자들에 비해 전체 재산에서 유가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44.15%(11억7579만원)를 차지하고 있다.

건물 30.64%(8억1600만원), 예금 22.80%(6억709만원)가 뒤를 이었다. 채무는 3억4071만원이었다. 콘도미니엄·골프 회원권(5540만원) 등도 신고했다. 차는 본인 명의의 2006년식 체어맨을 가지고 있었다.

이 시장은 상장주식 9억721만원을 소유하고 있다. 재산 신고가 된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투자 종목을 보면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 LG디스플레이, SK이노베이션 등 대기업이 주를 이룬다.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주식 2000주는 2015년에서 2016년 사이 매도했다. 대신 같은 기간 배우자가 SK이노베이션 2066주를 매입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대 재벌은 안철수, 1629억
문재인 ‘책’ 지식재산권 5개

삼성물산 주식도 전량 매도했다. 반면 현대중공업과 SK이노베이션, 성우하이텍, LG디스플레이는 각각 500주와 800주, 9000주, 500주 늘었다. 이중 성우하이텍은 2012년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계속 보유해온 투자종목이다. 성우하이텍은 범퍼 레일 등 자동차 차체용 부품을 제작·판매하는 기업으로 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 시장의 주식 사랑은 처음 재산이 공개된 2011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 번도 비중 30%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2016년 44.15%로 2015년 32.70%보다 10% 넘게 상승했다. 금액도 2015년 8억4389만원서 2016년 11억7579만원으로 3억3190만원이 올랐다. 부동산의 경우 본인과 모친 명의 아파트만 보유하고 있다. 이 시장 또는 가족이 소유한 토지는 없었다.

[안철수] 1629억

정치권의 대표적 부자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재산은 총 1629억2008만원으로 나타났다. 2015년 대비 무려 841억7077만원이 늘어난 금액이다. 2014년 처음 재산을 공개했을 때 신고한 금액은 1569억2494만원이었으며, 2015년 787억4931만원으로 줄어들었다가 2016년 1629억2008만원으로 회복했다.

안 전 대표의 재산은 간단명료하다. 가장 큰 유가증권의 비중이 92.96%(1458억7809만원)서 85.03%(669억6000만원), 93.38%(1521억3116만원)으로 총액 증감 폭만큼 움직였다. 두 번째 비중을 차지하는 예금은 6.37%(103억7102만원)다. 다른 대선주자들의 총액을 한참 웃도는 수준이다.


유가증권은 모두 본인이 설립한 (주)안랩의 주식이다. 2014년 236만주를 가지고 있던 것이 2015, 2016년 186만주로 50만주가 감소했다. 그럼에도 총액을 회복할 수 있었던 건 안 전 대표가 지난 2015년 12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을 창당하면서 ‘안철수 테마주’인 안랩 주가가 2배 이상 치솟은 데 따른 것이다.

그 외 안 전 대표와 배우자가 소유한 유가증권에는 11억원 상당의 엠스퀘어송도제1차 회사채가 있다.

재산 대부분은 안 전 대표 본인 것이며 배우자는 예금, 유가증권만 있을 뿐이다. 차도 본인 명의로 2대가 있다. 2012년식 제네시스는 지금까지 타고 있으며, 2013년식 그랜드 카니발은 2014년 재산공개 전 매매했고, 이어 2014년식 올뉴카니발2.2를 구매했다.
 

정치자금 예금계좌는 3617만원이었다. 2012년 대선 후보로 나섰을 당시 ‘안철수 재단(현 동그라미 재단)’을 세우고 1211억1413만원을 출연한 사실도 2016년에 그대로 신고했다.

[홍준표] 25억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재산이 줄어들었음에도, 안희정·이재명 등 다른 광역자치단체장들보다 많은 25억3763만원을 신고했다. 홍 지사는 2008년 이후 20억원대 재산을 유지하고 있다. 홍 지사는 건물의 비중이 가장 높았는데 62.47%(19억6000만원)를 차지했다. 예금이 33.13%(10억3950만원)로 뒤를 잇는다.


취임 후 경남도 부채를 줄이는 데 성공한 홍 지사는 정작 본인 재산은 지난해 4억424만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재산공개자 중 재산 감소폭이 가장 컸다. 당시 홍 지사는 장남 결혼에 따른 재산 고지 거부와 생활비 사용, 부동산 가액 변동 때문에 재산이 줄었다고 밝혔다.

실제 장남의 독립생계유지로 재산 5억8247만원이 2016년 신고 때 빠졌다. 차남의 채무 7800만원을 상환하는 과정서도 재산의 감소가 있었다. 내용에 ‘채무 상환 등의 이유로 예금을 사용했다’고 적시돼있다.

홍 지사는 본인의 이름으로 차량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대신 배우자의 2008년식 제네시스, 차남의 2012년식 i40를 신고했다. 그 외 본인은 타미우스콘도미니엄 회원권(1710만원), 배우자는 현대성우리조트 회원권(1520만원), 일동레이크골프클럽 회원권(2400만원)을 가지고 있다.

[유승민] 44억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2015년 35억2072만원이던 재산이 2016년 44억4468만원으로 증가했다. 약 9억원의 상승폭이다. 건물과 예금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그중 가장 비중은 높은 것은 48.61%(22억1930만원)를 차지한 건물이다. 44.61%(20억3647만원)의 예금이 뒤를 이었다. 토지는 3.06%(1억3971만원)로 비중이 낮았다.

건물의 재산변동이 가장 컸다. 2015년 38.59%(13억6700만원)던 건물의 비중이 2016년 들어 48.61%(22억1930만원)로 10%가량 상승했다. 대부분의 재산은 본인과 배우자 앞으로 신고됐다. 그러나 슬하의 두 자녀가 각각 1억5291만원, 1억8819만원 등 거액의 예금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여 논란이 일었다.

이재명 주식 사랑, 비중 30%↑
남경필 채권 49%, 영등포 잔금

앞서 유 의원은 지난 2015년 딸의 재산이 총 2억6803만원이라고 신고했다. 이는 전년도(2014년)에 신고한 액수에 비해 약 2억원 이상 늘어난 금액이었다. 이에 조부모로부터 세대생략 증여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유 의원은 관련 의혹에 대한 진화에 나섰다. 지난달 27일 진행된 관훈클럽(중견 언론인들의 단체, 총무 박제균) 토론회서 한 패널이 “2014년에는 없던 따님 예금이 2015년에는 약 2억원이 등록됐는데 증여세는 2015년에 냈느냐?”라고 묻자 “작년(2016년)에 냈다”고 답했다.

[남경필] 35억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재산은 34억5738만원으로 2015년보다 8065만원이 늘었다. 채무 감소와 토지·건물 가액 변동, 예금 저축 등에서 변화가 있었다. 채권의 비중이 49.65%(24억8526만원)로 가장 높은 것이 다른 주자들과의 차이점이다.

남 지사의 채권 비중은 처음 재산이 공개됐던 2006년 이후 한번도 40% 이하로 내려가지 않았다. 채권의 비중이 가장 높았던 지난 2006년 68.95%(27억500만원)서 10년 새 20%가량 감소했다. 2006년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해당 채권은 ‘영등포 토지 매도 후 잔금’이라고 기록돼있다.

두 아들 앞으로 각각 56만원, 162만원의 예금이 신고됐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재산은 모두 남 지사 본인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토지다.

남 지사는 16억6016만원가량의 과수원·임야를 소유하고 있다. 그중 제주 서귀포시 서호동에 있는 과수원 땅값이 2015년 대비 3392만원 올랐다. 비상장주식으로 가지고 있던 <경인일보> 주식 1억7000만원은 백지신탁했다. 신고된 차량은 본인의 앞으로 된 2014년식 모닝 한 대가 전부였으며, 회원권은 따로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2016년 남 지사의 채무는 15억4800만원으로 다른 대선주자들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농협은행으로부터 빌린 5억 중 3억을 상환했으며, 국민은행으로부터 2억1800만원을 신규 대출받았다. 또한 본인 명의로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청명마을동신아파트 임대보증금 2억원이 채무로 잡혀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황교안 지지층 어디로?
최대 수혜자는 홍준표? 안철수?

유력 대선주자로 꼽혔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 15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기존 황 권한대행 지지층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다가올 ‘장미대선’ 구도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보수 또는 중도보수를 표방한 대선주자들의 기대감은 고조되고 있다. 그중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후보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황 권한대행의 표심을 상당 부분 흡수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호위무사’를 자처했으며, 최근 출마 선언을 한 한국당 김진태 의원에게 표심이 쏠릴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도에 기반을 두고 보수로의 외연확장을 꾀하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를 가장 큰 수혜자로 꼽는다. 보수층이 느끼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거부감을 고려한다면 지난 대선 때 각축전을 벌였던 안 전 대표에게 표심이 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변수는 이런 표심이 특정 후보에게 집중적으로 옮겨갈 것인지, 아니면 분산될 것인지에 달려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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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