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짜뉴스 돌리는 ‘서석구 단톡방’ 실체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2.17 17:05:39
  • 호수 1102호
  • 댓글 0개

하란 변호는 안 하고…지들끼리 쑥덕쑥덕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서석구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는 단체카톡방(이하 단톡방)서 ‘가짜뉴스’가 양산되고 있음을 본지가 단독 확인했다. 서 변호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이다. 본업인 피청구인 변호보다 여론전에 힘을 쓰고 있는 셈이다. 해당 단톡방에는 촛불집회를 매도하는 내용, 문재인·안철수 등 야권 유력 대선주자들을 겨냥한 낭설들이 하루에도 수차례 게재되고 있다.
 

가짜뉴스 양산은 최근 가장 주목받는 사회현상 중 하나다. 지난 11일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포함한 50여개 보수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맞불집회 현장에 ‘가짜뉴스’가 대규모로 뿌려졌다. <뉴스타운> <프리덤뉴스> <노컷일베> 등 그날 현장에 뿌려진 신문에는 검증되지 않은 내용들이 다수 포함돼 논란이 됐다.

지라시 수준
낭설들 유포

가짜뉴스는 극우 성향의 사이트 및 블로그에 올라온 소위 ‘카더라 통신’을 기사화, 또는 기사처럼 보이게끔 만든 것을 말한다. 박 대통령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보수단체들은 이렇듯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인터넷 글을 마치 사실인 양 둔갑시키고 있다. 이렇게 제작된 가짜뉴스는 SNS를 통해 유통된다. 특히 여러 사람에게 동시 전달되는 단톡방의 특성을 이용, 빠른 속도로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특정인을 깎아내릴 목적으로 제작·유포되고 있다는 데 그 심각성이 크다. 이를 방증하듯 복수의 언론에서는 최근 가짜뉴스 양산을 집중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는 온라인서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가짜뉴스에 대해 “가장 기초적인 패턴은 기사 링크나 출처 없이 게시되는 것”이라며 “지라시와 같은 근거 없는 비방글을 실제 온라인 기사로 꾸민 것은 물론, 있지도 않은 해외 인사들을 등장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본지는 가짜뉴스가 어떤 식으로 제작·유포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박사모 등 보수단체 회원 다수로 구성된 단톡방에 들어가봤다.

해당 단톡방의 인원은 408명(지난 16일 기준)이었으며, 그중 일부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가짜뉴스를 공유하고 있었다. 박 대통령 법률대리인인 서석구 변호사도 이곳에서 적극적 활동을 펼치고 있음이 발견됐다.

서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해당 단톡방에 <세계적 美(미) 건강 웹사이트에 소개된 태극기집회(맞불집회)>라는 제목으로 인터넷 블로그 주소를 링크했다. 이 블로그는 시중의 지라시를 모아 뉴스로 둔갑시키는 극우 성향의 프리랜서 기자가 운영하는 곳이다.

서 변호사 속해 있는 단체카톡 확인
변호보다 여론전 힘쓰는 정황 담겨

걸어 놓은 링크를 타고 이동하면 서 변호사가 제공했다는 한 장의 사진과 함께 “미국의 세계적 건강 웹사이트 ‘Minute Total Body HIIT’에 태극기집회 등 소개 동영상이 올랐다”는 설명이 뜬다.

그러나 자세히 뜯어보면 허위사실임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설명처럼 Minute Total Body HIIT라는 건강 웹사이트가 아닌 유튜브 영상을 찍은 사진이었다. Minute Total Body HIIT가 올린 유튜브 영상을 전수 조사한 결과 맞불집회를 소개한 사실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사진은 유튜브 영상이 끝나면 시청했던 화면과 추천 동영상이 한 화면에 나오는 시스템을 악용, 마치 해당 웹사이트서 맞불집회를 소개한 것처럼 보이게끔 찍었을 뿐이다. 서 변호사와 사진을 올린 블로거는 유튜브가 익숙하지 않은 장노년층을 겨냥해 거짓말을 한 것이다.


또한 지난 11일에는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에 출연한 서 변호사의 사진과 함께 ‘서석구 “고영태·박영선 부적절한 만남도 밝혀져야”’라는 제하의 글이 올라왔다. 그런데 출처를 눌러 들어가면 어김없이 앞서 블로그로 연결된다.
 

TV조선과 인터뷰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블로그 운영자와의 인터뷰였던 것이다. 유력 매체를 이용, 클릭수를 늘리려는 꼼수로 풀이된다.

가짜뉴스 이외에도 서 변호사는 ▲맞불집회 ▲방송 일정 등을 단톡방에 공지하며 보수단체 회원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서 변호사는 최근 공지를 통해 촛불집회를 다음과 같이 규정했다.

“태극기집회는 촛불집회를 계속 압도했다. 촛불집회가 이석기 석방이나 요구하는 ‘반란집회’임을 깨달은 탓에 촛불집회 (참석자 수)는 계속 줄어들었으나, 태극기집회 (참석자 수)는 계속 늘어났다.”

허위사실 만들어
맞불집회 조작

또 다른 공지에선 특검과 고영태를 겨냥했다.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한 특검을 해체하고 탄핵사유 증거를 만들기 위해 가혹한 인권유린 수사를 한 검찰과 특검을 수사해야 한다. 36억 거액과 조직까지 장악하려는 음모를 꾸민 고영태를 구속해야 할 것이다.”

지난 13일 서 변호사는 방송 출연 거부 사유까지 세세히 기술했다.

“SBS는 고영태와 같은 부류인 노승일과 공개토론하자는 황당하고도 부적절한 제의를 했다. (이를) 거절하자 (SBS 측이) 전화 인터뷰로 대체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노승일과 나의 인터뷰를 같은 레벨에 두고 방송이 나간다고 하기에 (SBS 출연을) 거절한 것임을 양지하기 바란다.”

이렇듯 서 변호사는 다양한 방법으로 여론전을 펼치는 중이다. 변호에 집중하는 통상적인 법률대리인의 모습과는 분명 괴리가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서 변호사가 변호사법 제24조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지난달 20일 이 같은 이유로 서 변호사에 대한 징계 청원서를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에 보낸 바 있다.
 

“서 변호사는 헌재 변론 자리서 가짜 노동신문을 근거로 변론을 펼쳤을 뿐 아니라 촛불시위에서 경찰 113명이 부상당하고 경찰차 50대가 파손됐다고 발언해 가짜뉴스의 진원지 역할을 했다. 또 특검 수사팀장을 맡고 있는 윤석열 검사의 경력을 왜곡해 특검이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한변협은 서 변호사가 소속된 대구지방변호사회로 해당 징계 건을 이첩한 상태다.

문제는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사람이 비단 서 변호사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복수의 보수단체 회원들 또한 해당 단톡방에 여러 가짜뉴스를 올리고 있다. 이를 들여다보면 황당한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품위유지 위반”
징계청원서 접수

지난달 26일 ‘김일성 장학재단 명단 찾았다’란 제목으로 ‘친북-반국가 행위 인사 100명: 정은이 지시받고 결재받아 움직이는 종북자 명단’이란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인터넷 주소 하나가 링크돼 있었는데, 클릭해 들어가면 극우 성향의 사이트 일베(일간베스트)로 연결된다.

사실 확인을 해본 결과 일베에 올라 있는 100명의 명단은 보수 정치단체인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위원장 고영주, MBC 대주주이자 방송문화진흥회의 고영주 이사장과 동일인물)가 지난 2010년 발표한 ‘친북, 반국가행위 인명사전’ 1차 수록예정자들과 동일했다.

해당 인명사전은 발표 당시 실체적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자의적인 명단 선정이라며 비판받은 바 있다. 여기에 김일성 장학재단이란 말이 덧붙여져 현재 유통되고 있던 것이다.


지난달 28일 ‘CNN!! 북한 특수부대!! 청와대 잠입준비 중!! 공산화 위기 1분전!!’이란 제목으로 유튜브 영상 하나가 업로드 됐다. 해당 영상을 재생하면 실제 CNN 뉴스와 함께 “김정은 촛불시위 이용 도발하려고 함”이란 한글 자막이 나온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12월 CNN이 북한 특수부대 훈련 내용을 소개한 영상이었다. 해당 기사의 원문 어디에도 촛불시위란 단어는 등장하지 않았다.

링크를 올린 사람은 “청와대 가는 길을 촛불세력이 점거하고 있다. 나라가 외부세력에 의해 망하기 직전이다. 애국시민들(보수단체 회원)은 청와대 앞에서 시위하며 우리의 대통령과 나라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한 원로 언론인이 보는 시각’이란 통화 녹취 동영상이 공유돼기도 했다. 자유당 때부터 기자 생활을 했다는 해당 언론인은 “문재인, 안철수는 박 대통령의 상대가 안 된다. 무슨 잘못이 있다고 박 대통령을 탄핵시키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그 사람이 언론인임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는 등장하지 않았다.

클릭해보니…뉴스 없고 지라시만
“김대중, 정몽헌 살해” 명예훼손급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의 말을 조작한 가짜뉴스도 눈에 띈다. 지난달 29일 ‘박한철 소장의 말씀: 박 대통령 탄핵소추는 절차상 하자이므로 위헌이다’에는 특검이 태생적으로 잘못됐다는 주장이 실려 있다. 그러나 하태경 의원이 헌재 측에 확인한 결과 박 전 소장은 박 대통령 탄핵 소추가 위헌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
 

야권 정치인을 겨냥한 가짜뉴스는 도가 지나칠 정도다. 지난달 30일 올라온 동영상에는 공군 예비역이라고 밝힌 한 인사가 서울시청 지하 주차장을 누비며 “이 아래 북한의 땅굴과 탱크가 있다. 박원순은 사실을 밝혀라!”고 주장하는 장면이 나왔다.

지난 16일에는 ‘김대중의 정몽헌 살해’란 글이 올라왔다. 내용인즉 김대중정권의 비밀을 깊이 알던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을 김 전 대통령이 국정원 직원 3명을 보내 살해했다는 것이다. 작성자는 지난 2008년 8월2일 자 <월간조선> 기사가 출처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서 검색해본 결과 그런 내용의 기사는 존재하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박지원의 가족사’란 글에는 “(박지원의) 조부 박낙종은 공산당원으로 6·25가 터지자 사형당했고, 부친 박종식은 해방 후 남로당 진도 책임자가 돼 삼촌 박종국과 함께 한국 경찰들을 무수히 죽였다”고 서술돼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밀양 박씨 진도종친회가 밝힌 바에 따르면, 박지원 대표의 조부 이름은 박원배였으며, 부친 박종식은 목포지역서 자주독립운동을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993년에 독립유공자(건국포장 추서)로 지정됐다.

시청에 북 탱크?
황당·엽기 주장

극우단체 회원들이 이토록 가짜뉴스 양산에 몰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JTBC <정치부회의>는 이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인간 심리를 ‘확증 편향’이라고 한다. 집단 내에서도 이런 것들이 강화되는 측면이 있다. 집단 심리가 극단화되고 있다. 이는 단톡방서 더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자신들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많지 않아서 그런지 가짜뉴스에 쉽게 낚이고 맹신하게 되는 구조적 모순에 빠져 있는 것 같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보수단체의 문재인 죽이기

조기 대선을 앞두고 해당 단톡방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공격하는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보수단체 회원으로 추정되는 한 사람은 최근 “문재인이 중국과 합작해 대한민국을 전복하려 하고 있다. 사드 배치를 반대해 한국을 중국의 속국으로 만들려 하고 한다. 문재인이 탄핵 기각 시 혁명을 운운하는 근거가 바로 중국 개입의 근거”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사람은 “문죄인(문재인+죄)은 죄가 너무 많아 머리 아프니 사형시키자”는 섬뜩한 말을 남겼다. <목>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