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엘시티 비리’ 마산고 마피아의 비밀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1.09 10:28:41
  • 호수 10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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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뒤덮은 검은 브로커 그림자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엘시티(LCT)’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부산지방법원은 지난달 30일 이우봉 비엔케미칼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검찰은 엘시티 비리의 ‘몸통’인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및 제3자 뇌물 취득)로 이우봉 대표에게 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부산 지역 재계는 이우봉 대표를 엘시티 비리의 ‘키맨’으로 지목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달 28일, 이우봉 비엔케미칼 대표를 긴급 체포해 조사를 벌였다. 이 대표가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정황을 확인한 검찰은 이 돈이 엘시티 인허가와 관련해 허남식 전 부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갔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했다. 이 대표는 허남식 전 시장의 최측근 인사다.

이영복 비자금
이우봉 역할은?

이 대표와 허 전 시장은 마산고등학교(이하 마고) 동기다. 부산 재계는 허남식 전 시장이 부산시장으로 있던 지난 10년 동안 지역 곳곳에 마고 출신 동문들을 포진시켰다고 주장한다. 마고 출신들이 지역 사업들을 독식, 부당이득을 취해왔다는 것이다.

부산시 관급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선 마고 출신 경영진이 필요하다는 말이 부산 건설업계의 정설로 통할 정도다. 부산시가 1년에 사용하는 예산은 약 12조원에 이른다. 부산 재계는 이를 두고 ‘마고 마피아’라 부른다.

마고 출신인 이우봉 대표는 인적 네트워크의 허브로 분류된다. 허 전 시장 등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을 부산 정재계 인사들에게 연결시켜주는 고리 역할을 해왔다. 이 회장도 그중 하나였다. 부산상공회의소(이하 부산상의) 한 내부자 제보에 따르면 이 회장을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과 이어준 사람이 바로 이 대표였다.


이 대표와 조 회장, 이 회장 모두와 잘 아는 사이라고 밝힌 내부자는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조성제 회장은 이영복 회장과 친분이 없다. 내가 두 사람과 같이 술을 마셔봐서 안다. 두 사람이 친하면 어떻게든 이름이 나오고, 한번은 마주쳤을 것인데 지난 10년 동안 두 사람이 만난 적도 없고 이름이 나온 적도 없다”고 회고했다.

그럼에도 조 회장은 지난해 7월 엘시티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자 이 회장 구명운동을 펼쳤다. 부산상의 임직원 및 의원들에게 탄원서 서명을 지시한 것이다.

당시 상황에 대해 내부자는 “한날 부산상의 측 담당자에게서 전화가 와 엘시티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탄원서를 급하게 내야 한다며 서명을 종용했다”며 ”탄원서 내용이 구구절절했다. 그냥 선처를 바란다는 정도가 아니었다. A4용지 2장에 이영복 회장의 용비어천가를 적어놨다. 그래서 담당자에게 누구의 지시냐고 물어보니 조성제 회장의 직접 하명이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구명?

이는 정식 절차를 무시한 처사였다. 사안에 대한 내부 의결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상임의원회의도 없었다. 무엇보다 구명하려는 엘시티 시행사 ‘엘시티PFV’는 부산상의 회원사도 아니었다.

이에 대해 내부자는 “부산상의 회원사는 부산에 약 1000개 정도 있다. 이들 회원사는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5000만원까지 회비를 낸다. 그러나 엘시티는 회원사도 아니고 한 번도 회비를 낸 적이 없다. (조성제 회장이) 탄원서 제출에 적극적일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은 120명 중 100명의 서명을 받는 데 성공, 이 회장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측에 탄원서를 넘겼다. 그러나 줄곧 반대 의사를 표했던 이들이 복수의 언론사에 이 같은 사실을 제보해 탄원서 제출은 결국 무산됐다.


납득할 수 없는 조 회장의 행동은 결국 이 대표를 통해서만 설명될 수 있다는 게 내부자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이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또한 이 대표는 조 회장의 부산상의 회장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정황이 있다.

지난 2011년 10월 부산국제영화제 뒤풀이 자리서 유력 언론사 경영진들과 이 대표 등 여러 명은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한다. 2011년 12월에 열릴 부산상의 회장 선거를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시점이었다. 동석자의 말에 따르면, 해당 자리에 당시 조 후보와 3선에 도전하던 신정택 부산상의 회장이 시간차를 두고 찾아왔다.
 


조성제·신정택은 팽팽한 경합을 벌이고 있었다. 언론사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상황이었다. 당시 술자리서 있었던 일에 대해 동석자는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처음 보는 사람이 유력 언론사 사장과 매우 가까워 보이기에 옆 사람에게 ‘누구냐’고 물으니 이우봉 대표라고 하더라. 알고 봤더니 이우봉과 언론사 사장은 서울대 선후배 사이였다. 그 사람(이우봉 대표)이 조성제를 회장으로 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조성제가 왔다간 후 사장은 참석자들에게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다른 사람들은 부산상의 선거에 관여하지 마라’고 지시했다.”

핵심 키맨으로 떠오른 이우봉
이영복 금품 받은 혐의 구속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언론사에서 신정택 회장이 부도덕한 사람이라는 취지의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부산상의 회장을 두 번만 하겠다던 신정택 회장이 약속을 깨고 3선에 도전한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신 회장은 낙마했고 조 회장이 2012년 3월 새로운 부산상의 회장에 올랐다.

당선에 일조한 이 대표는 그해 비엔그룹 고문으로 위촉된다. 조 회장은 비엔그룹의 명예회장이다. 이후 이 대표는 2015년 12월 비엔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다. 보은 인사가 이루어진 것이다.

지역 재계는 비엔그룹·비엔케미칼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엘시티 비리와 관련해 특혜 대출 의혹을 받고 있는 부산은행이 비엔 측에도 특혜 대출을 해줬다는 것이다.
 


비엔그룹은 지난 2011년 3월, 대선주조를 1630억원에 인수하면서 자금난을 겪기 시작한다. 당시 비엔그룹은 인수금의 10%만 내고 90%에 해당하는 1500억원을 산업은행과 부산은행으로부터 대출받았다. 그런데 인수전까지만 해도 100억원대에 가까운 흑자를 기록하던 대선주조가 인수 당해 연도인 2011년부터 100억원대 적자로 돌아선다.

부실기업에
215억 대출

기대 수익에서 200억원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대선그룹은 1500억원을 대출받은 상태였기에 금융 인수 이자비용만 연간 75억원을 내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2년도부터 조선 경기가 하강하기 시작,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비엔그룹의 중심 업종은 조선기자제다.

이에 비엔그룹이 선택한 카드가 바로 대출이다. 지난 2011년 6월, 조 회장은 계열사 비엔케미칼에 대한 부산은행 대출을 성사시킨다. 당시 부산은행은 총 221억원(장기대출 215억원+단기대출 6억원)을 차입해 줬다.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비엔케미칼 측은 주남공장 토지, 건물과 기계 등 258억원을 담보로 설정했다. 그러나 해당 유형자산은 2015년 공시자료 기준으로 토지 56억원(공시지가 32억원), 건물 96억원, 기계 62억원 등 총 214억원으로 부산은행이 대출해준 금액에 밑돈다.

복수의 전문가들은 비엔케미칼의 재정 상태를 봤을 때 금융권으로부터 도저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지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수 기업을 감사했던 부산지역 회계전문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비엔케미칼의) 재무제표를 보면 꽤 장난질이 심하다. 쉽게 말해 언제 망해도 이상할 게 없는 회사인데, 장부상으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며 “2013년에 90억원을 주식 증자시켰고, 2014년 자본잠식이 일어난다. 문제는 자본잠식이 일어남에도 현금성 자산은 2014년 2억9000만원서 2015년 9억8000만원으로 약 7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자본잠식 상태인데도 현금은 불어난 것이다. 이건 장부조작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영복-조성제 오작교 역할
“당선에 힘써 보은인사 받아”

또 다른 전문가는 이메일로 “(비엔케미칼의) 설립자본은 22억원이었지만, 2014년 비엔철강의 장기대여금을 현물출자 전환해 112억원으로 증자했다”며 “그런데 매년 50% 매출 상장에도 불구하고 매해 30억원가량 마이너스 나고 있다. 현재 누적적자는 120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순부채로만 마이너스 252억원으로 사실상 회생 불가한 부실기업이다. 더욱이 비엔케미칼은 93억원 매출에 영업이익이 6000만원에 불과해 당해 연도 10억원이 넘는 이자비용도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자력에 의한 기업 회생에 전환점을 찾기는 불가능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즉 부산은행은 상환을 기대할 수 없는 기업에 대출해 준 셈이다. 금융권이 대출을 해주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이 상환 능력이라는 점에서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다.

이에 대해 부산은행 홍보팀 관계자는 “은행서 특혜 대출이 있을 수 있겠나. 정당한 절차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비엔케미칼이 자본잠식 상태인 것은 개별 부서에서 검토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현재 부산은행은 상환을 받지 못할 상황에 처해있음에도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고 있어 더욱 의구심을 낳고 있다. 부산상의와 비엔케미칼 측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담당자가 부재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양측에 메모도 남겼지만, 답신은 오지 않았다.

때문에 지역 재계에선 수많은 의혹들이 양산되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과 이장호 BS금융지주 고문 간의 친분이 대출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설이 돌고 있다. 소문에 의하면 두 사람은 그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조 회장이 이장호 고문의 부산은행장 연임을 도와주지 않아 사이가 틀어졌다고 한다.

최근 이장호 고문은 엘시티 비리와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부산지검 특수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지난 4일, 이장호 고문의 자택과 개인 사무실에 수사관들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양산되는 의혹
친분 때문에?

특수부는 이 고문이 엘시티 이 회장으로부터 금품이나 금전 혜택을 받고 1조7800억원가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이 이뤄지도록 부산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한 부산은행의 지주사인 BNK금융그룹이 지난 2015년 1월, 엘시티 시행사에 3800억원을 대출해 준 사실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이 고문을 곧 소환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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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속 기사> 엘시티 배덕광 혐의는?

검찰이 엘시티 이영복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검 특수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이영복 회장으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배 의원을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하고 지난 5일 새벽 돌려보냈다.

그러나 배 의원은 이날 검찰 청사를 나서면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그는 기자들 앞에서 “지금까지 엘시티 측으로부터 향응과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았는데 (검찰에) 확실하게 해명했다”고 말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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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