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졸린 나도 혹시 ‘기면증’?

지난 2월8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플루(H1N1) 백신을 접종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기면증으로 추정되는 증상이 확인됐다고 밝힌 후 기면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기면증이란 낮시간에 이유없이 졸리고 무기력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으로 뇌의 시상하부에서 정상적인 각성을 유지하게 하는 ‘히포크레틴’ 분비가 결여돼 생기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약 3만명 정도의 기면증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남녀 비슷한 분포로 전 연령대에서 발병하지만 특히 소아·청소년과 노인층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 아닌 신경계적 질환

기면증은 도파민 등 신경 전달 물질의 활동이 둔화돼 뇌가 수면과 각성 주기를 조절하지 못해서 나타나는 뇌신경계적 질환이다. 또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기면증의 주요 원인은 스트레스다. 즉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의 긴장도가 높아져 평소에 비해 피로도가 상승하는데 스트레스가 해소되면 피로가 몰려와 잠이 늘게 된다.

경희서울한방병원 박주홍 원장은 “기면증 진단은 수면검사 및 뇌혈류량 검사를 통해 말초 혈관의 혈액 순환 상태를 파악하고 진단과 처방을 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면증은 몇 가지 대표적인 증상을 나타내는데 여러 증상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될 수도 있다.
우선 수면과다증은 기면증 환자들이 가장 흔히 호소하는 증상이다. 시험중, 회의중 등 자서는 안 되는 상황에서도 잠에 빠져들며 걷다가 길에서 잠들거나 심지어는 성교 중에 잠에 빠지기도 한다.

또 탄력발작은 웃음 같이 갑작스런 감정 변화로 유발되는 근력 소실이다. 갑자기 웃으면 얼굴에 힘이 풀리고 들고 있던 물건을 놓치거나 무릎에 힘이 풀리면서 쓰러지는 증상을 보인다.

이 외에도 소위 가위눌림으로 알려져 있는 수면마비는 잠이 들거나 깰 때 의식은 있으면서 수초 내지 수분간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증상을 보인다.
기면증은 증상에 따라 흥분제와 항우울제가 처방된다. 수면제는 가급적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필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박 원장은 “약물 치료 뿐 아니라 한방에서는 체질에 따라 다른 처방도 실시하며 한방 물리 요법, 향기 요법, 한방 스파, 온열 요법 등도 치료에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잠자기 전 음주나 과식을 피하고 오후에는 커피, 홍차 등 카페인이 든 음료를 마시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가져야 하며 매일 정해진 시간에 짧게 낮잠을 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기면증은 주변 사람들의 이해와 도움이 없으면 치료가 어렵다. 낮 시간의 졸음은 게으르고 무능한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 있고 탄력발작 같은 증상은 정신병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장 동료 등 주변사람에게 자신이 기면증임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필요하다.

평소 스트레스 관리와 올바른 생활습관 키워야

박 원장은 “평소 자율 신경을 안정시키는 생활 습관이 필요하다”며 “교감 신경이 부교감 신경보다 항진되면 뇌혈류량이 줄어 기면증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 관리에 신경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원장은 “매끼마다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주 3회 이상 꾸준한 운동을 통해 다리 근력을 강화하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기면증을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2009년 지정했다. 이에 따라 보통 30~50%이었던 외래 진료비 본인 부담 비율이 20%로 낮아지게 됐고 입원 시에도 본인 부담 비율이 10%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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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