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면 그만’ 수입 트럭의 배신

하루 벌어 하루 사는데 하루 반납?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국내 중대형 트럭 시장서 수입 상용차가 잘 나가고 있다. 수입차 승용 부문보다 빠른 속도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불만은 갈수록 쌓이는 상황. 배신감마저 든다고 한다. 어찌된 일일까.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에 등록된 4.5톤 이상 중대형 트럭은 총 1959대로 나타났다.

국산 7733대
수입 3226대

현대차와 타타대우 등 국산차가 7733, 볼보··다임러·스카니아 등 수입차가 3226대를 차지하고 있다. 국산차 시장점유율이 70.6%로 여전히 앞서 있지만, 수입 트럭은 역대 최고 수준인 29.4%를 기록했다. 수입 트럭은 올 연말까지 처음으로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급성장한 수입 트럭 = 5년 전인 2011년 수입 중대형 트럭의 시장 점유율은 11.5%에 불과했다. 하지만 매년 성장을 거듭해 2015년엔 26.7%를 기록하며 4년 만에 15.2% 포인트나 상승했다. 반면 수입 승용차는 이 기간 동안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을 6.7%에서 13.3%6.6% 포인트 높이는 데 그쳤던 것을 감안할 때 수입 중대형 트럭이 얼마나 빠르게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수입 중대형 트럭 시장점유율 매년 성장
서비스 네트워크 부족…정비도 오래 걸려

대형 트럭시장, 그 중에서도 볼보의 인기가 매섭다. 볼보는 2011년 중대형 트럭 1135대를 판매했지만, 지난해엔 이보다 53.8% 증가한 1746대를 팔았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1000대 넘게 판매해 연말까지 2000대 판매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부족한 A/S센터 = 국내 중대형 트럭 시장서 수입 상용차가 잘 나가고 있다. 수입차 승용 부문보다 빠른 속도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불만은 갈수록 쌓이는 상황. 배신감마저 든다고 한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부족한 서비스 네트워크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입 중대형 트럭 업체 중 판매 1위인 볼보의 전국 서비스 네트워크는 고작 27개에 불과하다. 이어 스카니아는 19, 벤츠는 17, 만은 16개뿐이다.

반면 현대차는 166개의 중대형 트럭 서비스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여기엔 고난이도 차량 수리를 위한 상용 하이테크센터 7개소도 포함돼 있다. 타타대우 역시 69개로 수입차보다 훨씬 많다.

지나친 정비 시간 = 물류 유통 창고가 집중돼 있는 경인권, 충청권은 더하다. 이들 지역 수입 트럭 회사들의 정비망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 이 지역을 자주 다니는 수입 트럭 차주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른다. 특히 경정비 외 엔진, 변속기 등 주요 부품 정비가 필요할 경우 직영 서비스센터를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직영 센터는 업체별로 전국에 34개밖에 없어 정비 소요기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물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트럭 소유주에게 돌아간다. ‘팔면 그만이란 수입 트럭들의 태도가 자영업자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화물 차주들은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경우가 많다.

너무 비싼 부품비 = 문제는 또 있다. 너무 비싼 부품비도 도마에 올랐다. 상용차는 하중이 수십톤에 이르고 장거리 주행이나 험로 주행이 많은 특성상 고장이나 부품 교환이 잦다. 부품 교체 비용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수입 화물트럭 소유주에게는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잦은 부품 교환
바꿀 때마다 헉

실제 수입 대형 트랙터 차주인 A씨는 실수로 가드레일에 충돌, 앞범퍼 우측부분과 조수석 도어 하단이 파손되는 사고를 냈다. 엔진부위가 사고 난 것도 아니고 파손 부위도 심각하지 않아 수리비를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A씨는 B사 정비센터의 정비 견적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50여개의 부품 값만 1600만원인데다가 공임은 1500만원으로 총 수리비가 3100만원이 나온 것이다. 대부분의 중대형 트럭 차주들과 마찬가지로 비싼 보험료 때문에 자차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A씨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수리비를 부담했다.

소유주 막대한 부담 작용
자영업자 생계 위협 지적

그렇다면 국산차였다면 어땠을까. 국산 대형트럭 서비스센터에 따르면 A씨가 소유한 수입 트럭과 동급인 국산 대형트럭의 수리비는 부품비 약 400만원, 공임 약 800만원 등 총 1200만원이면 가능했다.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유지비용도 비싸 = 오일류, 필터 교환 등 일반적 유지비용도 수입 중대형 트럭이 훨씬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국산차인 현대차 엑시언트의 경우 엔진오일(필터 포함), 에어클리너 엘리먼트, 연료필터를 동시에 교체하는 데 약 43만원이 발생한다.

하지만 동일 작업 시 수입차 업체는 약 70만원(볼보), 72만원(스카니아), 82만원()의 가격이 발생하는 등 국산차 보다 최대 2배 가까이 가격 차이가 난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대형 화물차 소유주들은 수입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AS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최근 들어 수입 트럭 업체들이 서비스센터를 늘리면서 고객 불만을 잠재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제자리 걸음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판매와 맞먹는 리콜 = 수입 대형 트럭은 판매대수와 리콜 대수가 맞먹는다. 올해 상반기 수입 대형 트럭은 총 3050대가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콜 조치 대상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지난 1월 스카니아 카고트럭이 스프링 브레이크 챔버 불량을 4대를 리콜한 것을 시작으로, 2월 볼보트럭 FH 트랙터/카고트럭 415대가 사인보드 광도 문제로 리콜한 바 있고, 이어 7월에는 벤츠 아록스 덤프트럭 128대가 배기장치 문제로 리콜했다.

올 상반기 수입 대형 트럭 리콜 대수(3050)는 상반기 판매 대수인 3226대 수준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올 상반기 중 국산 중대형 상용차 리콜대수는 지난 7월 타타대우 프리마 19t 카고 트럭이 주간 주행등 광도 기준 미달로 55대가 리콜 된 것이 전부다. 현대차는 리콜 건수가 한 건도 없었다.

만약 리콜 조치됐다면 차주는 하루를 시간 내 서비스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트럭 차주들에겐 이 자체가 굉장히 부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3226대 판매

3050대 리콜

업계 관계자는 부분의 상용차 차주들이 하루 일당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리콜 조치를 위해 하루 동안 차를 정비소에 맡기면 결국 일당을 손해 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게다가 A/S센터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먼 거리를 가야 하는 차주로선 더더욱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현대자동차 상용차 유럽 공략
자동차 본고장서 쌩쌩

현대자동차가 지난 21일(현지시각) 독일 니더작센주 하노버에서 열린 ‘2016 하노버 모터쇼’에 콘셉트카 1대와 양산차 5대를 출품하면서 유럽 상용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현대차는 총 550m²(약 166평)의 전시장을 마련하고 ▲H350(국내명 쏠라티) FCEV(Fuel Cell Electric Vehicle, 수소전기차) 모형(Mock-Up) 1대 ▲H350 2대 ▲마이티 1대 ▲H-1(국내명 스타렉스) 1대 ▲엑시언트 1대 등 6개 차종을 선보였다.

현대차는 ‘2014 하노버 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한 H350의 카고밴(화물차)과 트럭 등 특장 모델을 공개해 유럽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이번 모터쇼를 통해 기존 H350에 수소전기차 시스템을 더한 콘셉트카 H350 FCEV를 선보여 상용차 부분에 대한 친환경 기술 개발 의지를 보였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28년간 기술 노하우를 쌓은 중형 트럭 마이티를 유럽시장에 처음으로 공개해 모터쇼에 참석한 관람객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현대차는 소형상용차에서 대형 트럭까지 상용차 풀라인업(Full Line-Up)을 갖추고 130여개국에 상용차를 수출하고 있다. 향후 유럽시장 판매망과 상품 라인업을 확대해 신시장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갈 계획이다.

2016 독일 하노버 모터쇼 참가
콘셉트카 1대 양산차 5대 출품

현대차 상용사업담당 한성권 사장은 “현대차는 소형상용차를 비롯해 버스와 트럭까지 다양한 상용 라인업을 갖추었다”며 “현대자동차가 승용에 이어 상용 부문에서도 글로벌 톱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완전 무공해 ‘H350 FCEV 콘셉트카’ = 이번 하노버 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H350 FCEV 콘셉트카는 완전 무공해 차량으로 현대자동차가 독자 개발한 고효율 연료전지 시스템과 구동계를 탑재했다. 24kW급 (0.95kWh) 고효율 리튬이온폴리머배터리를 장착했다. 약 100kW의 강력한 구동 모터를 활용해 약 150km/h(연구소 자체 측정치)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또 총 175ℓ 대용량 연료탱크가 적용돼 최대 420km(연구소 자체 측정치)를 주행 할 수 있어, 실용성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중형트럭의 자존심 ‘마이티’ = 세련된 외관 디자인과 상용차의 실용성 그리고 세단 수준의 편의성을 동시에 갖춘 마이티는 올해로 출시된 지 28년을 맞는 현대자동차의 대표 중형 트럭이다. 최고출력 170마력(ps), 최대토크 62.0kg·m의 강력한 동력 성능을 자랑하는 F엔진이 적용됐으며 운전자의 거주 공간 및 편의성 극대화,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사양과 내구성, 향상된 연비 효율 등을 특징으로 한다. 제동성능이 탁월한 4휠 디스크브레이크를 적용하는 한편 언덕길 발진보조장치(EHS), 차선이탈경보장치(LDWS), 차체자세제어장치(VDC) 등 각종 첨단 안전 사양을 적용해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기사 속 기사> 'KB금융-현대증권' 주식교환 시너지

KB금융그룹은 지난 8월 개최된 이사회를 통해 현대증권과의 주식교환 및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방안을 결의했다. 이번 주식교환으로 주주가치의 극대화는 물론 책임경영 강화, 신속한 경영의사 결정을 통한 경영효율성 제고 및 그룹 내 기타 자회사와의 시너지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환 비율 산정 = 주식 교환비율은 두 회사 모두 주권상장법인으로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과 동법 시행령에 따라 교환가액을 선정, 기준으로 정했다. 구체적으로는 81일을 기산일로 한 최근 1개월간 가중산술평균종가, 최근 1주일간 가중산술평균종가, 최근일의 종가를 산술평균한 가액으로 산정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 후 추가 지분 매입 전망 의견이 많았으나,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은 상장법인과 비상장법인과의 합병인 관계로 합병비율 관점에서 현대증권 주주에게 불리한 것으로 예상됐다. 따라서 현대증권 소액주주의 권익보호를 위해서는 상장사인 KB금융과의 주식교환을 통해 오랜 기간 시장에서 형성돼 온 시장가격에 기반해 교환비율을 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주주 이익 극대화 =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식교환에 대해 현대증권 소액주주들을 나름대로 배려한 결정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실적발표 기준 trailing PBR은 당사 기준으로는 현대증권 0.49, KB금융 0.52배로 주식교환 후 이익의 가시성 제고, 배당투자여력의 증대, 경영진 및 편입그룹 쇄신에 따른 실적 개선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차이가 없거나 되려 KB금융 주주에게 소폭 불리할 수 있다주식교환에 반대할 현대증권 주주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증권 주주의 입장에서도 KB금융과 현대증권 간 시너지로 인한 이익을 KB금융 주주로서 향유하는 것이 가장 이로운 결과일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증권이나 KB금융의 주주 등 제반 이해관계자들의 입장과 권익을 보호하면서도 조속하게 완전자회사로 가는 방법인 주식교환을 선택하면서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을 이끌어 냈으며, 특히 상당히 분산되어 있는 현대증권 소액주주 보호 측면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분석이다.

자사주 매입 배경 = 이번 결정은 현대증권 주주들에게도 매력적인 투자기회가 될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교환비율에 따른 주식교환과 함께 자사주 매입을 병행하기로 했는데, 이는 주식교환에 따른 KB금융의 신주 발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지분 희석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향후 진행 예정인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일정 부분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주식교환 및 자사주 매입 결정은 주주가치를 극대화함과 동시에 양사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기대되는 시너지 = KB금융지주는 통합 전 ‘Quick Win’과제 선정을 통해 현대증권 인수를 통한 그룹 내 다양한 시너지 극대화 노력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WM부문 Quick-Win 과제로, 71일부터 은행 창구에서 발급 시작된 증권연계계좌가 불과 1개월 만에 약 67500구좌가 개설됐으며, ELS/DLS 등 상품판매 활성화, 증권 창구를 통한 방카슈랑스, 신용카드 상품 판매 준비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CIB 시너지 부문에서는 CIB 소개·공동영업 활성화를 비롯한 다양한 과제를 발굴 모니터링 중이다.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그룹 간 상품 개발과 채널 플랫폼의 유기적 결합으로 KB금융그룹만의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더욱 활발히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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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