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올라 화병날 지경”, 한국만 있다는 그 질병

<화병> ‘몸이 아픈 우울증’“감정표현 억제하는 문화에서 비롯돼”

“물가 올라 화병날 지경이다”
최근 배추 값 상승 등 농수산물과 생필품의 가격 상승으로 인해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면서 주부들의 탄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월18일 이명박 대통령의 제50차 라디오 연설에서는 한 주부가 “물가가 너무 올라 화병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해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를 정부가 철저히 챙길 것이라고 답했다.

물가상승 뿐 아니라 어려운 취업, 주택 마련의 어려움 등으로 현대인들은 늘 막연한 긴장감과 우울증, 화병을 앓을 정도라고 호소하는 경우를 주위에서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화병은 과거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에서 흔한 병이라고 여겨졌던 병이지만 알고 보면 여러 가지 사회문제 등으로 지금 우리 곁에서 더 많이 발견하게 되는 ‘현대병’이라 할 수 있다.

순천향대학교병원 정신과 한상우 교수는 ‘화병’을 ‘몸이 아픈 우울증’이라고 설명했다.
흔히 두통, 근육긴장, 가슴이 답답하고 조여드는 증상과 같은 신체증상을 주로 호소하는 경우 우울증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여기게 되지만 실제로 우울증 환자들이 이러한 신체증상을 호소하면서 1차 진료기관을 방문하는 경우가 흔하다.

우울증은 다른 병과 마찬 가지로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중요한데 이것은 병의 예후와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즉 조기치료가 좋은 병의 예후와 관계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들에서 가장 흔한 정신 장애인 우울증이 조기에 치료되지 못하는 이유가 다양한 신체증상으로 나타나는 한국형 우울증의 특성 때문이라는 것.

한상우 교수는 “신체증상이 더 많이 나타나는 한국형 우울증의 원인은 감정표현을 억제하는 전통적인 문화를 들 수 있다”며 “전통적인 한국 가정에서 오랫동안 시집살이나 가장의 역할을 하다보면 오랫동안 쌓인 분노, 화, 그리고 스트레스 등이 쉽게 신체적 증상으로 표현되는 일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고 말했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에 미숙하다보니 불안과 우울을 표현하는 어휘를 사용하는 일이 미숙해지고 이는 자신의 고통을 심리적인 용어로 의사소통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

한 교수는 “화병은 한국에만 있는 진단명”이라며 “이러한 것을 문화관련 증후군이라 하는데 미국정신의학회(1984년)에 보고될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그 특이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병은 한국 인구의 4.2%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하다고 한다.
한 교수는 “화병의 특징적인 신체증상들은 가슴이 치밀어 오른다, 머리가 띵하고 무겁다, 가슴이 답답하다 등의 증상과 우울 및 불안의 증상들이 동반된 특이하고 독특한 정신과적 증후군이다”고 전했다.

보통 화병은 여성에게 많고 발병기간은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화병을 생기게 하는 원인으로 가족 내의 갈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그 외에 사회적인 문제, 개인적인 갈등 등의 다양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된다.

화병은 물론 치료도 중요하지만 치료보다는 예방이 더 중요하다.

화병 예방의 첫 번째 원칙은 스트레스를 장기간 가지고 있지 말아야 한다. 또 다른 스트레스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해 바로 화를 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