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8·9전대 후폭풍> ‘도로’ 친박천하 풀스토리

살판난 박의 사람들 "물 만났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축제는 끝났다. 새누리당은 ‘이정현 체제’의 출발을 알렸다.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있다는 측면에서 새누리당 8·9 전당대회는 큰 주목을 받아왔다. 이를 반영하듯 당시 현장에선 치열한 응원 공방이 오갔다.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해 보일 정도로 현장은 뜨거웠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도로 친박당’이라는 숙제를 남겼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8·9전대를 <일요시사>가 복기해봤다.

친박 천하가 시작됐다. 4·13 총선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수에서는 비박, 응집력에서는 친박’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힘의 균형이 맞춰졌으나, 총선에서 비박계 인사들이 대거 공천서 탈락하면서 8·9 전당대회에까지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비박계는 계파의 존속까지 걱정해야 될 정도로 코너에 몰리게 됐다.

친박 당 장악
비박 존속 우려

전대 경선서 고질적인 계파 갈등이 또 다시 불거졌다. 당권 주자들은 하나같이 계파 청산을 외쳤지만, 전대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파 대결 양상으로 전개됐다. 친박 패권주의를 지적해온 비박계는 두 차례 후보 단일화를 통해 ‘자승자박(自繩自縛)’에 빠지는 모습을 보였고 경선 막판에는 계파별로 ‘오더 투표’ 의혹까지 불거져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이 벌어졌다. 누가 당선된다 하더라도 ‘반쪽 대표’에 그칠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왔다.

결국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정현 신임 대표를 선택했다. 그는 기존 여론조사서 1위를 석권했던 기세를 그대로 이어나가 무난하게 당권을 쟁취했다. 호남 출신이라는 점, 측근이 없다는 점 등이 약점으로 지적됐으나 이를 뒤로한 채 결국 당 대표까지 올라섰다.

이 대표는 골수 친박으로 분류된다. 같은 계파지만, 범친박으로 분류되는 이주영, 한선교 의원과는 결을 달리한다. 이 의원은 중도 성향의 친박, 한 의원은 원조 친박서 멀박으로 성향이 바뀌었지만, 이 대표는 핵심 친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대표의 친박 성향은 그의 발언과 행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지난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 때부터 박 대통령의 대언론 창구 역할을 해왔던 핵심 측근이다. 비례대표로 18대 국회에 입성해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박근혜 진작부터 가신 이정현 낙점?
비박계 인사들 낙마하면서 코너에

이후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3년 3월부터 그해 6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다 2013년 6월부터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자리를 옮겨 1년간 근무했다. 정무수석에서 홍보수석으로 자리를 옮길 당시 청와대 김행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과의 직접 소통이 인사의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했다”고 말할 정도로 박 대통령이 믿고 소통하는 사람으로 통했다.

최근 이 대표의 발언을 통해서도 이러한 그의 성향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당선 축하인사를 하러온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서 “(박근혜) 대통령에 맞서고 정부와 맞서는 게 마치 정의인 것처럼 인식을 갖고 있다면 여당의원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 또한 작지 않은 상황이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친이계’ 좌장 이재오 전 의원은 지난 11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서 이 대표의 발언을 겨냥해 “대통령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맞서야 한다. 옳지 않은 일을 하는 것에 맞서는 게 정의”라며 “대통령이라고 무조건 맞서지 않으면 그건 정의가 아니고 굴종”이라고 일침했다.
 

전국언론노조는 이 대표가 당선되고 다음날인 10일 성명을 통해 “눈과 귀를 막고 오직 대통령의 안위만을 지키겠다는 새누리당의 당대표 선거 결과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대표에 대해 “새누리당의 괴벨스로 당대표의 자격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이정현 대표
새누리 괴벨스


괴벨스는 독일 나치 정권의 선전장관으로 교묘한 선동정치를 통해 나치당의 당세 확장에 기여했다는 평을 듣는 인물이다. 또한 전국언론노조는 이 대표가 홍보수석으로 있던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김시곤 KBS 보도국장과의 통화에서 “하필 세상에 (대통령이) KBS를 오늘 보셨네”라고 말하는 등 ‘보도개입 파문’이 불거진 당사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당대표로서 부적격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대표는 해당 언론노조는 물론 세월호 참사 특조위, 자신의 지역구인 순천 시민단체들에 의해 방송법 위반으로 고발된 상태다. 이 대표 이외에도 친박계는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도 4명을 배출해냈다. 조원진, 이장우, 최연혜 의원(여성), 유창수(청년) 최고위원이 그들이다.

강석호 최고위원만 유일한 비박계로 포함됐다. 사실상 친박계가 당 지도부를 완전히 장악한 것이다. 집권당에 박 대통령의 ‘친정 체제’가 구축됨으로써 앞으로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했단 평가가 나오지만, 반대로 계파 갈등의 뇌관을 임기가 끝날 때까지 가져가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 최고위원은 지난 18대 국회에 친박연대 소속으로 입성한 강성 친박계 인사다.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선 최경환 의원과 함께 ‘진박 감별사’로도 활동했다. 이 최고위원도 김무성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는 등 ‘친박계의 행동대장’이라 불린다.

최 최고위원은 지난 2013년 철도공사 사장 시절 역대 최장기 파업사태를 막아내 당시 정부가 추진한 공공기관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을 듣는다. 유 청년최고위원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청년 중소기업 최고경영자 그룹을 이끌며 두각을 드러냈다.
 

때문에 일각에선 새누리당이 ‘도로 친박당’이 됐다고 지적한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직접적인 비판은 자제하는 모습이지만, 당 외곽에서의 상황은 다르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자신의 SNS를 통해 “조간신문은 ‘도로 친박당’으로 대서특필했다”며 이번 새누리당 전대를 촌평하는 등 우려의 시각이 많은 상황이다.

전대가 계파 갈등 청산 신호?
‘찝찝한 허니문’ 화합 가능할까

그러나 정작 당사자들은 ‘도로 친박당’이란 평가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전대 결과를 친박-비박 (갈등)으로 보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새 지도부가 구성된 것을 보면 세대교체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 최고위원은 “여당과 정부는 공동운명체인 만큼 갈등과 이견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처럼 친박계 당선자들은 하나같이 이번 전대가 계파 청산의 신호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의 말과는 달리 ‘허니문’ 기간임에도 계파 갈등의 신호가 감지돼 과연 화합을 이룰 수 있을까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유일하게 지도부에 입성한 비박 강석호 최고위원은 최고위에 참석해 “최근 최경환·윤상현·현기환에 의해 불거진 공천 개입 녹취록 파문에 대한 진상조사를 실시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강 최고위원은 해당 회의석상서 “국민과 당원들이 의문을 가진 사항은 하나하나씩 밝혀야 하고 투명하게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국민이 원하고 바라는 민생, 안보 문제를 포함한 중대 문제에 집중할 생각”이라며 사실상의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공개적으로 계파 청산을 선언한 이정현 신임 대표. 그러나 취임 하루 만에 ‘함구령’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대표는 처음가진 최고위원회의(이하 최고위)에서 포토타임만 가진 뒤 곧바로 비공개로 전환해 논란이 되고 있다. 관례상 최고위는 위원들의 공개발언이 있은 후 비공개로 전환돼 왔다.

친박 최고위원
강성 행동대장

이 대표는 일종의 함구령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과거 최고위에서는 조율이 안 되는 논평이나 내놓았던 곳”이라며 비공개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과거 ‘봉숭아 학당’에 머물렀던 최고위를 혁신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논리다. 그럼에도 비박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조치에 불만을 표출하는 이들이 있다.

비박계에서는 당 지도부가 벌써 언로를 차단하는 것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연 이 대표는 이러한 비박계의 비판을 받아들일 것인지, 현재 계파 대표에 머무느냐 당대표로 거듭날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새누리 전대 현장스케치


소문난 잔치에 볼거리 또한 풍성했다. 8·9 전당대회가 시작되기 30분 전, 거리는 지지자들의 응원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잠실실내체육관으로 가는 길은 지지자들과 선거운동원들의 이색 퍼포먼스로 가득 메웠다. 이장우 최고위원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은 체육관 입구에서 북을 치며 공연을 펼치는가 하면, 막판 단일화에 성공한 주호영 당대표 후보의 한 지지자는 마치 인디언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복장으로 응원을 주도했다. 찌는 듯한 더위는 이들의 열기에 비할 바가 못 됐다.

참석자들의 면면도 화려했다.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 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김무성·유승민 의원, 친박계 실세 최경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야당에선 더불어민주당 정장선 총무본부장, 국민의당 조배숙 비상대책위원, 정의당 김종대 원내대변인이 각 당 내빈으로 자리했다.

전대 현장은 이미 만원이었다. 어찌나 수가 많았던지 휴대전화의 신호가 잡히지 않을 지경이었다. 미처 좌석을 확보하지 못한 사람들은 서있거나 바닥에 앉아 중앙 무대를 지켜봤다. 마침 인사말을 하러 나온 정진석 원내대표가 대의원들을 향해 박근혜 대통령을 소개하고 있던 찰나였다. 그는 “오직 국가를 위해, 오직 국민만을 위해 노심초사 불철주야 애쓰시는 최고지도자 박 대통령께 성원과 박수를 보내달라”고 전하자 장내에서는 이내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빨간색 자켓에 회색 바지를 입은 박 대통령은 연단에 올라 약 14분간 연설을 가졌다. 창조 경제를 언급하는가 하면 북한 미사일, 지뢰 도발 등 북한의 위협에 대해 강조했다. 특히 사드를 언급하며 이는 ‘방어’ 조치이자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것을 힘줘 말했다. 장내 어디에서도 사드에 대한 불만은 나오지 않았다. 환호만이 있을 뿐이었다.

‘소문난 잔치’ 볼거리도 풍성
박 대통령 등장에 열기 후끈

연설 후 본격적인 정견발표가 이어졌다. 첫 번째 주자는 이정현 후보였다. 상징과도 같던 밀짚모자와 회색빛 점퍼는 여전했다. 지역주의를 넘어섰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은혜에 꼭 보답하겠다는 특유의 화법도 이어졌다. 연설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조됐으며 두 손을 단상에 내려치는 특유의 제스처도 첨가됐다. 마지막으로 “일하고 싶습니다”를 서너번 외치고 연설은 종료됐다.

다음 주자인 한선교 후보의 연설은 “된다. 된다. 된다”라는 구호로 시작됐다. 특이할 점은 사드에 대해 언급했는데, 당선되면 곧바로 성주로 내려가 지역 주민들의 얘기를 듣겠다고 공약했다. 마지막으로 한 후보는 앞서 “일하고 싶습니다”라고 외친 이 후보의 연설을 벤치마킹해 “저도 일하고 싶습니다”라고 위트 있게 끝냈다.

비박계 단일화를 이룬 주호영 후보는 연설에서 막장 공천과 총선 참패를 꼬집었다. 기호4번을 모티브로 자신에 대해 새누리당의 4번 타자라고 홍보했다. “총선 참패의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 출마했다”며 친박계를 향한 네거티브 전략을 사용하기도 했다. 주 후보 측 지지자들의 조직적 응원을 통해 힘을 실어줬다.

마지막으로 나선 이주영 후보는 다소 목이 쉰 상태였지만, 큰 소리로 연설을 시작했다. 간간히 경남도 사투리를 사용하며 친근함을 더하다가도 친박의 ‘오더 정치’를 언급할 때는 이정현 후보를 정면 겨냥하는 모습도 보였다. 마지막으로 당기를 흔드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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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