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새누리 전대> 불붙은 막후전쟁

‘친박-비박’ 최대주주 나선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막’의 뒤에서 큰손들이 움직이고 있다. 8·9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무성·최경환 등 계파 최대주주들이 막후 지원에 나선 모습이다. 이에 당권 후보자들은 앞서 계파 청산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음에도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당대표,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도록 개정된 게임의 룰이 김·최의 영향력을 더욱 극대화했기 때문. 과연 이들 두 ‘큰손’은 누구의 손을 잡아줄 것인가.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제대로 불이 붙었다.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의 출마설이 댕겨놓은 불씨는 이제 막후 지원으로 번져가는 추세다. 불출마 선언을 한 최경환 의원과 비박계 수장 김무성 의원의 행보에 정가의 눈길이 쏠린다. 이들의 힘은 지역 표심을 결집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하다. 이에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치열한 계파 대리전 양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무성·최경환
전대 큰손들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이들이 있는가 하면 곧 출마 의사를 밝힐 사람도 있다. 후보자 수가 많아진 만큼 경쟁 또한 점점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그러나 크게 보면 친박-비박의 진영 대결 구도다. 후보들 간 신경전이 치열한 가운데 각 계파의 단일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과정에 김·최 의원의 입김이 작용할 것이란 게 정가의 중론이다. 이번 당권 전쟁이 결국 ‘김무성 대 최경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두 의원은 틈날 때마다 “계파를 청산하겠다”고 외쳤지만, 사실상 각 진영을 지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이번 당권은 정권 실세 최 의원이 이끄는 친박계가 가져갈 것인가 아니면 총선을 통해 비주류로 전락한 비박계와 이들에 대한 지원에 나선 김 의원의 반격이 될 것인가. 이들은 각각 독자 지지층이 두터운 만큼 전대 결과를 뒤바꿀 수 있는 최대 변수로 여겨진다.


전대 후보자들이 난립하다 보니 ‘단일화’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친박계는 친박대로 비박계는 비박대로 경선을 통해 각각 1명의 유력 주자를 뽑을 예정이다.

이러한 단일화 기조는 최근 전대 룰이 변하면서 가시화됐다. 새누리당은 지난 14일, 전국위원회와 상임 전국위원회를 잇따라 열어 전대 규칙 개정안을 의결했다.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담은 당헌·당규 개정안을 최종 의결함에 따라 이번 전대에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이 분리 선출된다. 이에 기존 1인 2표제에서 1인 1표제로 바뀌게 되었고, 예비경선인 ‘컷오프’도 도입된다.

전대 룰 확정
단일화 초읽기

기존에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한 선거로 묶어 1위 득표자가 대표를, 2~5위 득표자가 최고위원을 맡았다. 후보자들 입장에선 ‘꿩 대신 닭’이 가능했던 시스템이다. 그러나 이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 중 하나를 선택해야 될 분기점이 생긴 것이다. 선택을 한다고 하더라도 일정 이상의 경쟁력을 보이지 못하면 컷오프 대상이 될 수 있다. 여러모로 셈법이 복잡해진 것이다.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후보자 한 명의 경쟁력보다 계파의 힘과 막후 영향력에 의존할 확률이 높아졌다. 이번 당권이 김무성·최경환의 손에 달려 있다는 정가의 예상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실제 역할에 나설 것인가. 먼저 최 의원은 불출마 선언 이후 전대에 개입하지 않을 뜻을 보였다.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전대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한 그는 최근 전대를 앞두고 해외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일각에서 이는 전대 역할론에 대한 선긋기로 해석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최 의원은 오는 19일부터 영국, 벨기에 등을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한다. 약 일주일 정도 해외에 체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사석에서 최 의원이 지인들에게 “조용히 있고 싶은데 나를 두고 이렇다 저렇다 얘기가 많아서 괴롭다”며 “전대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싶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거리두기라는 일각의 예상에 신빙성을 높인다.


당대표·최고위원 분리 눈치작전 치열
선 긋는 최경환…귀국 이후 행보 주목

그러나 이러한 최 의원의 결정을 전대에서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보기에는 설득력이 낮다는 주장도 있다. 어찌됐든 친박계에는 서청원이라는 단일화에 있어서 최대 카드가 있는 만큼 당분간은 최 의원의 역할이 없다는 주장이다. 즉 단일화가 이루어지고 난 후 최 의원의 역할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일주일간의 해외 일정으로 전대 역할론을 거부한 것이라 보기에는 과하다는 논리다.

불출마 선언 직후 최 의원의 눈에 띄는 행보도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 의원은 최근 경북 지역 의원들과 부부동반으로 만찬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그는 당대표 경선에서 컷오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가에서는 최 의원의 컷오프 도입 주장을 두고 사실상 ‘서청원 추대론’이 아니냐고 보는 시각이 있다. 최 의원은 서 의원을 제외하면 마땅한 유력후보가 없다고 보는 듯하다. 불출마 선언 직전 서 의원에게 “나서달라”고 말한 것은 작은 예다.

최근 “현재 친박 후보군(이주영·이정현·한선교 등) 중에 최 의원이 ‘이 사람’이라고 딱히 지지할 만한 인사가 없는 것으로 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최 의원 측이 밝힌 소식이 전해지면서 추대론은 더욱 힘을 받고 있는 상태다. 이에 사실상 서 의원으로 단일화되길 원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과연 정가의 시선대로 최 의원과 서 의원이 당권 확보를 위해 전략적 동지 관계를 형성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비박계 대주주인 김 의원은 최 의원보다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선 모습이다.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잠행 중이던 그는 최근 기지개를 켜고 활발히 활동 중이다. 지난 14일 당대표 2주년 기념식을 가진 김 의원은 서서히 발언 수위도 높이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약 1300여명의 지지자가 모여 세를 과시했으며 사회를 본 박성중 의원을 포함해 정병국·한선교 의원 등 당권 후보자들과 최고위원직에 출마한 강석호 의원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백의종군 최경환
귀국 후 역할론

앞서 김 의원은 익명의 측근에게 “비박계 단일 후보가 나오면 조직까지 다 동원해 정당 민주주의 완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친박계가 당권을 잡게 둘 수 없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김 의원 또한 최 의원처럼 선제적 조건으로 단일화를 내건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국가전략포럼’에 참석한 김 의원은 비박계 단일화에 대해 “당선되기 위해선 당연히 단일화가 돼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방법론적으론 컷오프를 언급해 최 의원과 같은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 의원은 “(당권) 후보가 난립할 텐데, 어차피 선거대책 기구가 만들어지면 거기서 컷오프 한다는 것 아닌가”라며 “컷오프하는 게 단일화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두 계파 거물의 움직임에 후보자들은 제각각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주영 의원의 경우 최 의원을 찾아가려고 했으나 거절당했다. 이와 관련해 최 의원은 국회 의원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백의종군을 한 사람이 무슨 지지(선언)냐”며 “일절 안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평소에 찾아오지. 불출마한 날 오면 좀 그렇지 않나”라며 “불공정 시비가 일 것 아닌가”라고 약간의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해당 발언이 나오기 3일 전 이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발표하면서 “총선 패배의 원인을 제공했던 분들이나 당의 통합을 방해하는 인사들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는 당 운영이 돼야 한다”고 최 의원을 겨냥한 듯한 발언에 대한 앙금으로 해석된다.

원조 친박으로 분류됐으나 최근 비박 성향을 보이고 있는 한선교 의원은 연일 서청원·최경환 책임론을 꺼내들며 여론을 모으고 있다.

PBC 라디오에 출연한 한 의원은 “이제까지 당의 중심에서 당을 좌지우지했던 세력은 제외시키겠다”라며 “자신이 당대표가 되면 서청원, 최경환 의원은 2선으로 물러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총선 책임론에 대해선 “지난 총선에서 국민과 당원들이 저희에게 호된 매를 드셨다”며 “최고위에서 김무성, 서청원 대표간의 갈등이 주요인”이라고 콕 찍어 비난했다.


적극적인 김무성 “비박 후보 지지”
사드로 TK민심 흔들, 변수로 떠올라

최근 거론되고 있는 단일화에 대해선 강한 분노를 표했다.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한 의원은 “일대일로 한번 붙자”며 “이게 무슨 짓이냐”고 비난했다. 이어 “당에 영향력 있는 지도자들께서 ‘단일화를 해야 한다’라고 얘기를 하면 안 된다”며 “단일화라는 것은 계파의 존재를 강하게 인정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 외 이정현 의원은 주변 상황에 관계없이 경선을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상태다.
 

비박계 후보자들은 상대적으로 친박계에 비해 조용하면서도 나름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병국 의원은 최근 당 전국원외위원장협의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수평적 당청관계를 강조하며 원외위원장의 권한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회의에서 “당이 계파 패권주의에 휘둘리지 않고 국민이 강한 나라 당원이 강한 정당을 만들기 위해 힘써야 할 때”라며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함께 당원이 중심된 아래로부터의 정당개혁을 추진해 ‘수평정당의 시대’를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해당 회의에는 이성헌 원외위원장 협의회 회장을 비롯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약 50여명이 참석했다.

정 의원은 최근 김 의원을 찾아가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을 만나 “(김 의원에게) 도와달라고 했다”며 “김 의원은 ‘열심히 하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 의원이 비박계 단일화를 돕기로 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뜻은 다 갖고 있다”며 “결국 우리가 당을 살려서 정권재창출을 하는데 뜻이 갈라지면 안 되지 않나. 그런 부분에 공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실 측은 정 의원의 지원 요청에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적 ‘합종연횡’ 여부도 큰 관심사다. 알려진 것처럼 김 의원은 부산·경남(PK), 최 의원은 대구·경북(TK)의 맹주다. 이들은 지역의 표심을 좌지우지할 힘을 가지고 있다. 당의 핵심 지지층이 이들 TK·PK 지역에 몰려 있다는 것만 봐도 이들 두 맹주의 지지 없이는 사실상 당선되기 힘들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비박 결집 김무성
단일화가 해답?

후보자로 출마했거나 출마가 예상되는 사람들의 지역을 보면 친박계는 경기(서청원, 한선교), 경남(이주영), 전남(이정현)에 분포해 있고 비박계는 서울(김용태, 나경원), 경기(정병국) 등 수도권에 집중해 있다. 즉 향후 전대의 그림은 ‘TK-충청 및 후보자 지역(친박)’ 대 ‘PK-수도권(비박)’의 대결로 압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드 배치 등으로 TK 지역에서 현 정부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 친박계 입장에선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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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