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입수> 더민주 ‘대통령 연설 비판서’ 공개

국민들은 힘든데 치적만 자화자찬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제20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시정연설을 했다. ‘여소야대’인 상황에서 과연 박 대통령의 입을 통해 어떤 말들이 나오게 될 지 관심이 집중됐다. 당초 국회에 대한 질타가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박 대통령은 ‘협치’를 강조, 큰 맥락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야권 3당의 공통된 생각이다. 특히 제1야당에서는 박 대통령의 연설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정책현안보고서가 작성돼 눈길이 간다. <일요시사>는 지난 14일 입수한 해당 보고서를 집중 분석해봤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을 포함한 야권 3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총선 민의가 담겨져 있지 않다”고 총평했다. “국정의 동반자로서 국회를 존중한 진정성 있는 연설”이라는 새누리당의 평가와 대비된다. 이번 박 대통령 연설은 이전과 달랐다는 평가다.

“나라가 어디로…”

‘여소야대’를 의식했는지 앞서 연설들에 비해 톤-다운(tone-down)됐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그럼에도 야권의 공감을 얻지 못한 이유는 ‘잘못된 정책 기조 고수’ ‘해법 제시 결여’ ‘책임 전가’ 등의 모습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다.

더민주에서는 박 대통령의 연설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의 정책현안보고서(이하 보고서)를 지난 14일 배포했다. 이는 각 상임위에 있는 더민주 소속 전문위원 15명이 작성한 보고서의 묶음판이다.외교·통일·법사 등 총 15개 부분에 대해 전문위원들이 현황을 파악하고 검토의견을 달았다. 검토의견에는 박근혜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중 문제로 지적할만한 부분에 대한 전문위원의 소견이 들어가 있다.


15개 중 전날 있었던 박 대통령 연설을 직접 겨냥한 내용은 10개 분야다. 해당 분야 전문위원들은 ▲이란·아프리카 순방 ▲북한 관계 ▲조선업 구조조정 ▲규제개혁 ▲창조경제혁신센터 ▲관광진흥법 등에 대한 박 대통령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연설 중 박 대통령은 이번 순방과 관련해 “(이란·아프리카는) 우리가 찾아야 할 미래”라고 말했다. 특히 아프리카 방문을 통해 “경제·안보 뿐 아니라 ‘개발협력’을 통한 신뢰를 형성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한민국의 수출 증대와 경제 재도약의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란 게 박 대통령의 자평이다.

그러나 더민주 채규영 외교 수석전문위원의 생각은 달라 보인다. 그는 검토의견을 통해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은 성과 부풀리기와 패션외교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이번 순방도 이에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순방 성과와 관련해 보도된 일부 내용에 대해 ‘보도되는 경제적 이익의 상당액이 부풀려져 있거나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채 위원은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대해 ‘아프리카 저개발 국가들에 지원하는 ODA는 박근혜정부가 홍보하는 새마을 운동, 한식, 한류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아프리카인들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박 대통령은 대북 관계에 관해 “비핵화 없이는 대화를 비롯한 남북 관계 개선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더민주 김종수 통일 전문위원은 제재만이 ‘능사’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은 ‘북한의 핵개발이 남북관계에 장애이며 한반도와 동북아의 위협이라는 인식에는 공감하나 문제를 푸는 방법론에서 대화의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 권고와 6자회담을 강조한 유엔 결의안 2270호의 제49조, 제50조의 이행 필요성을 제기했다.

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조선업 구조조정에 대해 “선제적으로 원칙에 입각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며 “기업과 채권단은 ‘사즉생’의 각오로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복수의 전문위원들이 반박하고 나섰다. 더민주 차가진 금융전문위원은 ‘서별관 회의라는 비공식회의체를 통한 밀실행정으로 기업 구조조정에 관여한 정부·여당에 대한 의문과 책임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언급은 기승전-노동개혁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차 위원은 서별관 회의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의 해명과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산업·중소기업 부분 더민주 윤종석 수석전문위원은 ‘위기에 봉착한 조선 산업은 세계 조선 환경 변화에 안일하게 대응한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며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지역경제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보여주기 정책나열 미봉책이 아닌 정부의 적극적인 조선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이 요구된다’고 안을 제시했다.

10명 전문위원 내용 조목조목 반박
“고민의 흔적 전혀 안 보였다” 지적

더민주 정길채 노동 전문위원은 "박 대통령이 노동개혁으로 지칭하는 새누리당의 노동4법 등은 조선업 등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대책이 아닌 실업촉진과 비정규직 양산법에 불과하다"고 촌평했다.

박근혜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규제 개혁’에 대해 박 대통령은 “네거티브 규제원칙, 규제프리존 등 새로운 규제프레임이 반영된 ‘규제개혁특별법 제정안’과 ‘규제프리존 특별법안’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회가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정무 부분 더민주 김범모 수석전문위원은 박 대통령이 주장하는 규제개혁특별법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규제’는 나쁘다는 인식 하에 네거티브규제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규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 하고 중소기업의 활동 영역을 보장해주기도 하는 것’이라고 개별적 검토를 촉구했다.

기재 분야 더민주 박지웅 전문위원은 ‘규제 개혁 이전에 경제 성장의 한계의 원인을 분석하고 제대로 된 해법을 제시해야 하나, 이번 대통령 시정연설에서는 이런 고민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다’며 ‘마치 규제개혁이 우리 경제를 살리는 ‘마법의 반지’인 것처럼 말하는 박 대통령의 단순논법과 인식이 경제의 더 큰 걸림돌’이라고 꼬집었다.

이호경 해양 부문 전문위원은 ‘규제 완화 적용을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함에도 모두 하나에 담아 처리하려는 박 대통령 문제인식은 매우 우려된다’고 전했다. 특히 규제프리존 특별법에 대해 ‘부산 지역 특례인 ‘마리나항만의 조성사업’ 규제 완화는 동종업종 말살과 지역 산업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 존재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 대통령은 연설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혁신센터)의 성과를 추켜세웠다. 그는 “전국 17개 혁신센터는 지역의 먹거리를 육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서 창조경제와 지역경제 발전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민주의 방송정보통신 분야 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은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요술부채인가’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해당 혁신센터들이 대통령 치적 홍보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초 지역과의 연계를 통해 운영하겠다는 안과 달리) 실제로는 대기업이 관리 운영하고, 인건비 등 운영비 대다수는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며 ‘결국 박 대통령의 치적을 보여주기 위해 전국에 17개 센터를 대기업을 압박하여 만든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 했다.

또한 박 대통령이 “(혁신센터 걸립으로) 신설 법인 수가 9만개를 돌파하였고, 벤처투자 규모도 2조원을 넘었다”고 한 발언에 대해 ‘근거 없는 갖다 붙이기식 수치’라고 비난했다. 즉 9만이라는 수치는 중소기업청이 모든 신설기업을 단순 합산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제2의 벤처·창업 붐이 조성되고 있다”는 박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산업·중소기업 분야의 윤종석 수석전문위원은 ‘제2의 벤처 붐에 대한 기대감 못지않게 그 이면에는 거품 우려도 있다’며 ‘문제는 양적 성장이 아니라 질적 성장이다. 정부의 벤처 활성화 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로 나타날 것인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여전한 책임전가

박 대통령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통과된 ‘관광진흥법’에 대해 “국민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더민주 김영훈 문화수석전문위원은 ‘학교 앞 관광호텔 개발을 할 수 있게 하는 해당 법안은 학생 위해(危害) 법안이며, 호텔 업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특혜법에 불과’하다며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란 말은 적절치 않다’고 소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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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