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입수> 더민주 당선인 계파 문건 공개

국회 개원하기도 전에 편 나누기?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당내부에서 작성된 ‘20대 총선 당선인 계파 분류 문건’을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입수했다. 해당 문건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선거 전략을 짜는 데 활용하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국회가 개원하기도 전에 당선인들의 계파를 분류한 문건이 공개되면서 차기 국회에서도 사실상 계파 청산은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당 내부에서 20대 총선 당선인(※ 비례대표 당선인은 제외) 110명에 대한 계파 분류 문건이 작성됐다. 해당 문건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선거 전략을 짜는 데 활용하기 위해 지난 달 28일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파 분류
우리 편 누구?

해당 문건은 당초 지역구별로 당선인들을 정리했으며 당선인들의 개인 연락처까지 모두 적혀있었다. 4일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까지 시간이 촉박해 당선인들에게 전화로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기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요시사>는 이 문건의 내용을 토대로 계파별로 당선인들을 정리해 다음과 같은 표를 만들었다. 더민주는 지난 2014년에도 계파 분류 문건이 작성된 사실이 밝혀져 당이 발칵 뒤집힌 바 있다. 당시 문건은 19대 국회 더민주 국회의원 126명 중 친노 인사를 55명, 비노 인사를 71명으로 분류하고 각 의원의 이념적 성향도 표시했다.

특히 해당 문건은 당 내부인사들이 작성해 당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에게까지 보고가 된 것으로 알려져 큰 파문을 일으켰다. 해당 문건이 공개되자 상당수 의원들은 당 대표실에 항의했다.


친노 진영과 대립각을 세웠던 두 공동대표가 친노 인사들을 견제하기 위해 해당 문건을 만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공동대표는 “해당 문건을 보고 받은 적도, 본 적도 없다”며 악의적인 보도라고 규정한 뒤 해당 문건을 공개한 언론사에 정정 보도를 요구했다.

이번 문건은 지난 2014년과는 달리 당 지도부가 주도해 만든 것은 아니다. 하지만 너나 할 것 없이 계파 청산을 외쳤던 더민주 원내대표 후보들이 뒤에선 계파 분류 문건을 작성하는 등 이중적인 행태를 보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친문계 당내 최대 계파로 성장
손학규계의 약진도 눈에 띄어

또 20대 국회가 개원하기도 전에 당선인들의 계파를 분류한 문건이 작성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차기 국회에서도 계파갈등 청산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입수한 ‘20대 총선 당선인 계파 분류 문건’에 따르면 현재 더민주 내 최대 계파는 단연 친문(친 문재인)계다. 전통적인 친노 인사와 20대 총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직접 영입한 인사 7명까지 합쳐 26명이나 친문 인사로 분류됐다.

특히 20대 총선에서 5선 고지에 오른 추미애 의원이 친문 인사로 분류된 것이 눈길을 끈다. 추 의원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던 전력이 있어 주로 비노 진영으로 분류되어 왔고, 지난 2014년 작성된 문건에서는 중도로 분류됐었다.
 

그런데 최근 당대표 선거 출마의사를 밝힌 추 의원은 호남 참패의 책임을 김종인 대표에게 돌리며 난데없이 문 전 대표의 편을 들고 나섰다. 문 전 대표는 그동안 호남 참패의 책임을 두고 김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때문에 이미 정치권에서는 추 의원이 친문 쪽으로 돌아섰고, 전당대회에서 친문 측의 지원을 약속받았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계파 갈아타기도
영원한 적 없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문 전 대표 입장에서는 차기 대선 경선을 관리할 당 대표 자리를 다른 계파 인사에게 무작정 내 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친문계 인사를 당 대표로 후보로 내세웠다가는 친노 패권주의 논란이 또 불거질 수 있어 골치 아팠을 것”이라며 “추 의원과의 전략적 연대를 한다면 두 사람 모두 ‘윈-윈’ 할 수 있으니 남는 장사”라고 분석했다.

더민주 내에는 친문계 26명 외에도 친노(친노무현)계 5명, 범친노 3명과 역시 범친노계로 분류되는 정세균(SK)계 12명, 안희정계 4명까지 최대 50명이 문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인물들로 분류되고 있다. 지역구 당선인 절반가량이 친문계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친문계의 뒤를 이어 손학규계의 약진도 눈에 띈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손학규계로 분류된 당선인들은 전혜숙, 전현희, 박찬대, 이찬열, 김병욱, 조정식, 김민기, 염종성, 양승조, 강훈식, 어기구, 이춘석, 이개호, 고용진 당선인 등 14명이나 됐다. 비례대표 당선자들까지 합치면 더민주 내 손학규계 인사는 최대 20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2014년 문건에서는 비례대표까지 모두 합해 손학규계가 14명인 것으로 분류됐었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현역 국회의원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손학규계가 20대 총선에서 굉장히 선전한 셈이다.

이처럼 20대 총선에서 손학규계가 약진하면서 강진 토굴에서 칩거 중인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설도 힘을 받고 있다. 손 전 고문이 5월 중·하순 일본에서의 강연을 시작으로 7월까지 정치권 외곽에서 각종 일정을 활발히 소화할 예정이라서 이르면 8월쯤 복귀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20대 총선에선 정세균계(SK계)도 선전했다. 새누리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꺾고 당선된 정세균 의원 본인을 포함해 12명의 당선인이 정세균계로 분류됐다. 안규백, 김영주, 이원욱, 권칠승, 오제세, 변재일, 김상희, 백재현, 박병석, 이석현, 김진표 당선인 등이다.

달라진 위상
중진 희비 엇갈려

이중 김진표 당선인은 정세균계로 분류됐지만 동시에 범친노 그룹으로도 분류됐다. 정세균계는 그동안 정 의원 본인을 포함한 대부분이 범친노로도 분류됐지만 20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친노 주류 측과 사이가 멀어졌다는 분석이 있어 20대 국회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미지수다. 이외에도 자신의 이름으로 계파를 형성한 사람은 당내 4명이 있었다.

김종인계로 분류된 인사는 진영, 최명길 당선인 등 2명이었으며, 송영길계로 분류된 인사는 송영길 당선인 본인을 비롯해 윤관석, 신동근 등 3명이었다. 안희정계로 분류된 인사는 정재호, 박완주, 김종민, 조승래 등 4명이었는데 대부분 친노 인사로도 분류됐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본인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파 성향이 친노와 겹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동안 야권 내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차지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박원순계 인사는 기동민 당선인 단 한명 뿐이었다.

지난 2014년 문건과 이번 문건을 비교해보면 중진 정치인들의 달라진 위상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문건에서는 4명의 현역 의원이 속해 있던 김두관계는 이번 문건에선 단 한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경남도지사 출신으로 유력 대선후보였던 김두관 당선인은 지난 재보선에서 정치 신인 홍철호 후보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원내대표 경선에 활용 의혹
이번에도 계파 청산 어렵다?

이후 김 당선인은 대권에 대한 꿈을 접고 지역구 활동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혔는데 때문에 계파 수장의 자격을 상실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한명숙계, 이해찬계, 김한길계, 박지원계 등 지금은 당을 떠난 인물들의 측근으로 분류됐던 의원들은 이번 문건에서는 대거 중도 또는 중도/비주류로 분류됐다.

중도로 분류된 인사들은 민병두, 김영호, 금태섭, 한정애, 박영선, 이훈, 신경민, 심재권, 김영춘, 김부겸, 백혜련, 박광온, 안민석, 소병훈 당선인 등 14명이었고, 중도/비주류로 분류된 인사들은 유승희, 노웅래, 이상민, 신창현, 박 정, 김두관, 정성호, 안호영, 강창일, 오영훈, 위성곤, 이언주, 김철민, 이종걸 등 역시 14명이었다.

이외에도 해당 문건은 민평련계(민주평화국민연대) 우원식, 설훈, 유은혜, 인재근 당선인 등 4명, 486(4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박홍근, 우상호, 이인영, 김영진, 박용진 당선인 등 5명, 동교동계 김한정 당선인 등 1명, 기타 유동수, 송기헌 당선인 등으로 분류했다.
 

아울러 문건에 따르면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이상민(중도/비주류), 강창일(중도/비주류), 우상호(486), 노웅래(중도/비주류), 민병두(중도/통합행동), 우원식(민평련) 등으로 분류됐다.

이번에 입수한 문건이 얼마나 정확하게 계파를 분류한 것인지는 미지수다. 계파는 실체를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특정 계파와 친했던 인물도 정치적 상황에 따라 자신의 계파와는 전혀 다른 입장을 취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또 이번 총선 당선인 중 상당수가 초선이라 정확한 계파 분류를 하는 데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014년 문건이 공개됐을 당시에도 대부분의 의원들은 자신에 대한 계파 분류가 엉터리라며 반발했었다.

정확도 미지수
분류 한계 있어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문건이 지난 2014년에 공개된 문건보다는 발전했다는 평가도 있다. 일례로 당시 김두관계로 분류된 원혜영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저 스스로는 원조친노라고 생각하지만 언젠가부터 변두리 친노가 된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아예 (친노에서) 빼버렸다”며 불만을 제기했었다. 그런데 이번 문건에서는 원 의원을 친노계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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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떼거리 가등기’ 노량진 지주택 유령 조합원 실체

[단독] ‘떼거리 가등기’ 노량진 지주택 유령 조합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수백억원대 조합비를 횡령한 조합장이 구속되는 등 ‘지역주택조합’(이하 지주택)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 노량진 본동 일대가 60여명이 넘는 ‘떼거리 가등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업 구역 내 건물에 수십명의 가등기를 설정한 이들은 “지주택 조합원으로 전 재산을 쏟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가등기권자는 지주택 분담금을 입금한 흔적조차 없었다. 지난달 초 주식회사 로쿠스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 본동 일대에 주택건설사업을 추진하는 회사 자격으로 노량진 본동 지역주택조합원 재산보호연대(이하 재보연) 일부를 고소했다. 고소 취지는 ‘재보연이 허위가등기를 이용한 위계를 행사해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고 고소인의 사업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었다. 협상력 높이려 현실판 알박기 현재 재보연은 법적 토지 소유권을 놓고 반발하면서 로쿠스와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재보연 관계자들은 2013년 7월부터 사업구역 내에 위치한 A, B, C 부동산에 가등기 및 공유지분 관계를 설정해 로쿠스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가등기 말소가 이뤄지지 않은 건물은 철거조차 할 수 없어 노량진 본동 현장은 10년 넘게 슬럼화가 진행 중이다. 현재 로쿠스 측이 확보한 주택건설 대지면적은 95% 이상이다. 이 중 A, B, C 등은 1% 미만에 해당한다. 현재 A 빌라 502호는 기존 41명, 신규 12명 도합 53명, B 빌라 202호는 11명의 ‘떼거리 가등기’가 설정돼있다. C 건물의 경우 1명의 가등기권자가 설정된 상태다. 가등기란 본등기할 법적인 요건이 충분히 갖춰지지 못했을 때, 임시로 등기부에 올려 두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매매 예약, 대물변제에 따른 취득 등으로 매입할 것을 약속했을 때 아직 소유권을 확보하지는 못했으나 미래에 그 권리를 주장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이용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가등기권자 중 일부는 재보연 소속으로 과거 노량진 본동 지주택 조합원이었다. 많게는 2~3억원씩 조합원 분담금을 납부한 투자자다. 그러나 일부는 조합계좌 또는 대우건설 계좌로 분담금 입금 내역조차 확인되지 않은 ‘허위 조합원’ 자격을 주장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 빌라 등기부상 가등기권자인 강모씨는 가등기를 설정한 이유에 대해 “왜 이런 걸 취재하나? 가등기를 설정한 이유가 있지 않겠냐”며 “전 재산을 투입했지만 대우건설이 뺏어가면서 피해를 입은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노량진 본동 지주택 조합원 분담금 입금 내역 자료에는 강씨의 이름이 존재하지 않는다. 강씨 외에 분담금 입금이 확인되지 않아 지주택 조합원이라고 볼 수 없는 가등기권자도 10여명 이상으로 드러났다. 재보연은 현재 주택개발 사업권자인 로쿠스 측에게 가등기말소를 원하면 1000억원 이상의 합의금을 내라는 입장이다. 전 재산 쏟았다더니··· ‘조합원리스트’에 없어 재보연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통화서 “부동산 시세에 따라 가등기권자 1인당 기준 최소 9억원은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로쿠스 측은 “조합원 자격도 없는 가등기권자에게 보상할 의무는 없지 않겠나”라며 “엄연히 사업을 방해하는 행위로 가등기말소 소송 중”이라고 답했다. 재보연이 사업 구역 내에 가등기를 설정한 취지가 불순하다는 의혹도 있다. 취재진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재보연 관계자는 C 건물 가등기권자 김모씨에게 “소유권은 매도청구 대상이 되나, 가등기는 매도 청구 대상이 되지 않는다. 로쿠스가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가등기를 말소해야만 하기 때문에 로쿠스가 협상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며 “로쿠스도 대출을 받아서 토지와 사업권을 매수했을 것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이자가 불어나기 때문에 그때 가서 시가보다 높은 금액을 불러서 협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송이 아닌 협상으로 끝내야 돈을 많이 받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등기설정이 필요하다”며 “협상이 끝나면 가등기를 말소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재보연 측은 허위로 매매예약서를 작성하고, 매매예약 체결을 조작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실제로 김씨는 2018년 4월26일에 재보연 관계자를 만났으나, C 건물의 매매예약서상에는 2018년 3월28일로 소급해서 작성했다. 매매예약 날짜를 변경한 이유에 대해 김씨는 “하나자산신탁 소장을 접수한 2018년 3월30일 이전으로 매매예약을 정해야 의심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자산신탁은 2016년 11월22일 관할관청인 동작구청장에게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신청했고, 동작구청장은 2017년 4월10일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했다. 하나자산신탁은 2018년 3월경 사업 지역 내에 97.81%에 해당하는 토지에 대한 사용권원을 확보했고, 주택법 제22조에 따라 사용권원을 확보하지 못한 대지에 대해서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허위 조합원 “왜 취재하냐” 하나자산신탁은 주택법에 따라 2018년 3월30일 C 건물 가등기권자인 김씨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소송을 제기했으며, 김씨가 소송장을 받은 것은 그해 4월9일이다. 재보연 측과 김씨는 2018년 4월26일에 만나 C 건물 1평에 대한 가등기를 설정했지만, 하나자산신탁이 소송한 3월30일보다 매매예약서를 일찍 체결한 것처럼 속인 것이다. 또 재보연 측은 김씨와 매매예약서상에 “본 예약의 증거금으로 3000만원을 입금한다”고 적었다. 이는 로쿠스와 협상용으로 매매예약서를 작성하는 것이었기에 돈을 주고받은 흔적이 필요했을 뿐이다. 실제로 2018년 4월26일 재보연은 매매예약서를 작성한 직후 김씨에게 2000만원을 송금했고, 김씨는 재보연 측의 지시에 따라 2000만원을 다시 돌려줬다. 김씨는 C 건물의 1평에 대해서만 가등기를 설정한 이유에 대해 “재보연이 내 명의로 가등기를 설정하도록 한 이유는 로쿠스의 사업을 방해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재보연 측은 김씨와 작성한 매매예약서 제1조에 ‘1평의 매매대금을 1억원’으로 허위 기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C건물 1평의 매매대금 1억원으로 기재한 이유는 재보연 측이 ‘이렇게 기재하면 로쿠스로부터 평당 1억원 이상 받을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자산신탁과의 매도청구 소송서 감정평가할 때에도 도움이 된다고 재보연이 말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김씨는 C 건물의 가등기를 설정하면서 10원 한 장도 투입하지 않았지만, 서류상 1평당 1억원의 부동산을 소유한 셈이다. 이는 엄연히 ‘부동산시장 교란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가등기권자들이 사업 주체로부터 받은 보상금만큼 분양가는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매매예약 가등기 방식의 소유권 획득’은 불법 부동산투기 방식으로 자주 쓰이는 수법이다. 한 예로 2013년 이성한 경찰청장은 후보자 시절 전매가 금지된 서울 마포구 성산동 시영아파트를 가등기 형태로 매입한 뒤 1년 만에 되판 것으로 드러나 불법 부동산투기 의혹에 휩싸였다. 그해 3월26일 백재현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이 청장의 인사청문 자료를 보면, 이 후보자는 1987년 7월2일 권모씨로부터 시영아파트 한 채의 소유권을 ‘매매예약 가등기 형태’로 획득했다. 무주택자를 위해 분양한 시영아파트는, 주택건설촉진법 등에 따라 최초 공급일인 1986년 5월부터 2년간 전매가 금지돼있었다. 이 청장은 이 아파트를 전매 금지가 풀린 지 3개월여 만인 1988년 9월 안모씨에게 팔아넘겼다. 부동산 전문인 최광석 변호사는 “이 청장이 실제로 얼마나 시세차익을 거뒀는지는 모르겠지만 전매금지된 아파트를 사들인 뒤 1년 만에 팔아넘긴 것만으로도 부동산투기 의혹이 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청장 측은 “신혼 때 부동산 안내에 따라 (가등기로)구입했고 살아보니 주거환경이 좋지 않아 되팔았다”고 해명했다. 넣다 뺐다 조작 달인 현재 로쿠스 측은 재보연과 가등기권자를 상대로 가등기말소 소송을 걸었다. 로쿠스 측은 지난달 “수십명에게 각각 가등기말소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경우 소장 송달부터 1심판결까지 가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과도한 금융비용이 발생한다”고 가등기권자들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한 이유를 밝혔다. 현재 주택법 제22조에 따라 주택건설 대지면적의 95% 이상의 사용권원을 확보한 경우, 사용권원을 확보하지 못한 대지의 모든 소유자에게 매도청구가 가능하다. 다만, 가등기말소 또는 근저당권 말소 등을 강제로 청구할 수 있는 법률 규정은 없다. 이에 따라 등기 또는 근저당권이 말소되지 않는 이상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로쿠스 측은 재보연이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해서는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가등기권자들이)재산보호연대의 비용 9억6000만원으로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등기권자들이)해당 사건 사업 진행을 방해할 목적으로 사업 부지 내의 서울 동작구 본동 2필지에 허위의 가등기를 설정했다”며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고소인 회사의 이 사건 사업업무를 방해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재보연 일부가 지분 쪼개기를 통해 소유자를 늘려 사업주체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주택공급 지연과 공사 현장 방치로 인한 슬럼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총회를 거쳐 조합원 지위를 회복한 이들은 재보연 일부의 지분 쪼개기 등으로 착공이 지연되면서 보상이 지연되는 등의 피해를 입고 있다. 앞서 노량진 본동 지주택은 2007년 본동 441일대에 368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기 위해 토지 매입비 목적으로 총 1400억원을 모아 조합을 결성하고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어 대우건설의 보증으로 금융권서 자금을 빌려 사업을 진행했다. 이듬해인 2008년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2010년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지만, 서울시와 동작구가 재개발사업 기준을 강화하면서 사업이 지연되기 시작했다. 날짜도 금액도 틀린 매매예약서 평당 1억 뻥튀기···시세조작 의혹 결국 2012년 3월 PF 대출금 2700억원을 갚지 못한 조합은 파산했다. 당시 조합 측은 공사를 맡은 대우건설이 사업 승인과 착공서 늑장을 부렸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우건설은 지급보증으로 빚을 대신 갚았기에 피해자 입장이라고 주장해 왔다. 대우건설 측은 언론과 인터뷰서 “PF 대출을 갚지 못해 대위변제로 2700억원의 빚을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토지 소유권을 얻는다고 해도 600억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게다가 전 조합장 최모씨가 분담금 가운데 18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결국 투자금 4100억원을 허공에 날리게 되면서 지주택 사업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손꼽힌다. 2012년 10월12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전 조합장 최씨가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서울 영등포구 소재 재단법인 사무실과 지방 거주지 등 2~3곳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서 검찰은 최씨가 수백억원을 횡령한 단서를 잡았다. 최 전 조합장이 2011년말 구속 수감되면서 기존 지주택 조합원 중 156명은 철거, 설계업체 등 관련 업체 약 30여곳은 조합에 대한 반환금 채권+변호사비+기타 비용 명목으로 조합과 860억원(약 186건)의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그대로 인정한다면 조합원 1인당 평균 2억5000만원을 추가 부담하게 된다. 당시 인근 래미안트윈파크 신축아파트 분양가가 7억8000여만원임을 고려하면 향후 대우건설과의 단체 협상서 유리한 지위를 확보하려는 ‘꼼수’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공증채권의 발생은 조합원 간 내분의 불씨를 제공하고, 대우건설이 보증연장을 할 수 없는 명분을 제공한 것이다. 결국, 대우건설도 2012년 3월24일 PF 연장을 포기했다. 조합 부도 이후 대우건설은 그해 4월10일까지 2700억원을 대위변제하고 처분권 취득한 사업부지는 공매하겠다고 코람코자산신탁을 통해 조합에 통지했다. 그러면서 시행사 로쿠스로 소유권 이전 등기되는 동시에 하나자산신탁으로 신탁등기(공매대금 2100억, 신탁등기비 100억)가 이뤄졌다. 수십년째 줄다리기 당시 로쿠스 측은 채권자 지위를 가진 지주택 조합원 156명에게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3차례 총회를 거쳐 156명 중 34명은 조합원 지위를 회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머지 122명에 대해서는 제명 조치했다. 최종 388명이 현재 유효한 조합원이고, 조합 이사 A씨를 포함한 122명은 2012년 말 제명되면서 재보연을 꾸렸다. 로쿠스 측은 “재보연의 핵심 주동자들은 지분조차 없는 조합에 대한 공증채권증서 하나만 믿고, 무모한 소송으로 시간 끌기만을 반복하고 있다”며 “A, B, C 부동산 등에 대한 매도소송도 대법원 판결까지 확정됐음에도 최근 또다시 14명의 가등기권자가 본 등기를 실행했고, 본 등기자들이 또다시 가등기를 설정하면서 사업을 방해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토로했다. <smk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재개발 슬럼화 현실 노량진 본동 주택개발사업이 수십 년째 지연되는 가운데, 철거가 진행 중인 상태의 슬럼화 가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0년 부산 여중생 살해 피의자 김길태의 은신처가 재개발 지역 내 빈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재개발 지역이 치안의 사각지대”라는 인식이 생겼다. 김길태가 당시 범행을 저지른 곳도 모두 재개발 지역 인근의 주택 옥상이었다. 경기도의 경우, 부천 소사3구역이 ‘재개발 슬럼화’의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 구역은 지난 2022년 10월부터 이주가 시작돼 7월 기준 92% 이주를 완료했으며 내년 상반기 착공할 예정이지만, 철거 전 약 1년여 동안 빈 주택으로 방치되면서 우범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실제 이 구역은 대부분 빈집으로 대문에는 ‘출입금지·철거 대상 건물’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출입할 수 있어 진입을 막을 수 없는 실정이었다. 일반적으로 1기 신도시와 인근 지역 등에 대한 재개발사업이 추진위 구성부터 사업이 완료될 때까지 길게는 20여년 정도 소요돼 이처럼 슬럼화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천시 관계자는 “철거 전까지 빈집 관리 및 우범지대 전락을 막기 위해 조합과 경찰 등 여러모로 안전을 위한 대책을 세우려고 한다”며 “조합에 미리 구역 진입을 막을 수 있는 안전담장 설치 등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기 신도시 정비 방향에 주민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담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질적으로 주민들이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우진 주거환경연구원장은 “개발·재건축을 진행하는 노후주거지 조합원들은 높아진 공사비에 따라 수억 원의 분담금을 부담해야 한다”며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시기가 아니라 분양 수익만으로 사업비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사업지는 시공사가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