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김종인 궁합 보니…

킹이냐, 킹메이커냐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또 다시 “다수의 대권주자들이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한다”며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불과 4개월 전, 문 전 대표가 직접 영입한 인사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미 ‘문재인 대선 배제설’이 파다하다. 그렇다면 김 대표가 염두에 둔 차기 대권주자는 누구일까? 김 대표와 유력 대권주자 간의 친소 관계가 대선 판을 뒤흔들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다수의 대권주자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전국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대선후보를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를 중심으로 짜인 더민주 내 대선구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선언이다.

총선 이후 노골적으로 자신을 흔들고 있는 친문(친 문재인) 그룹에 대해 적개심을 드러낸 것이다. 김 대표는 불과 4개월 전, 문 전 대표가 직접 영입한 인사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미 김 대표가 문 전 대표를 대선주자 후보군에서 배제시킨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중요 변수는?

그렇다면 김 대표가 염두에 둔 차기 대권주자는 누구일까? 김 대표는 지난 총선 기간 문재인, 박원순, 손학규, 안희정, 김부겸, 이재명 등 6명을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라고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김 대표와 유력 대권주자 간의 친소관계가 대선 판을 뒤흔들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당초 김 대표는 총선 이후에도 문 전 대표를 도울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최근 김 대표와 문 전 대표의 갈등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 사람(문 전 대표)은 작문하는 것이 무슨 버릇인 것 같다”며 “자신이 무슨 당의 주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세한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가 더민주의 대주주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무슨 얼어 죽을 대주주냐”라고도 했다. 김 대표의 측근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더는 킹메이커를 하지 않겠다’는 김 대표의 기존 발언에 대해 “문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워낙 강해서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는 안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가 아닌 다른 대권주자를 위해서는 힘을 보탤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호남의 반문(반 문재인) 정서도 김 대표와 문 전 대표 사이를 벌어지게 하는 걸림돌이다. 김 대표 측은 호남이 거부하는 야권 대권주자가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겠느냐며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김 대표가 문 전 대표에게 힘을 보탤 가능성은 남아 있다. 문 전 대표가 현재 더민주 내 최대계파의 수장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고 대선 지지율 또한 가장 높다. 대선이 가까워지면 정권교체를 위해 가장 가능성이 높은 문 전 대표와 협력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문 전 대표를 대선에서 배제하고 대체주자를 고민하는 듯한 김 대표는 손학규 전 고문과의 스킨십을 늘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 대표는 지난 총선기간에도 손 전 고문에게 수차례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김 대표와 손 전 고문은 오래 전부터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지난 2013년 말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송년 아카데미 강연자로 참석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주도한 총선 공천에서 손학규계 인사는 20명 가까이 대거 당선됐다.

총선 전 김 대표가 꾸린 당 비대위에는 손 전 고문의 사람이 상당수 포함돼있어 오래전부터 김 대표와 손 전 고문의 교감설이 정치권에서 제기됐었다. 더민주의 선거대책본부장·총선기획단장·공천관리위원을 겸했던 정장선 전 의원은 손 전 고문의 오른팔로 불렸던 인물이고, 이철희 전략기획본부장, 김헌태 정세분석본부장, 민병오 경선관리본부장, 이학노 운영지원본부장도 손 전 고문 사람으로 분류된다.

총선이 끝난 후 김 대표가 임명한 더민주 비상대책위원 8명 가운데서도 무려 절반(양승조, 이개호, 이춘석, 김영춘)이 손학규계로 분류된다. 손 전 고문은 오는 7월 동아시아미래재단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각종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8월쯤 정치권으로 돌아올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이 밀어줄 잠룡 누구? 관심 집중
누가 대권 잡든 실권은 김이 차지?

안희정 충남지사도 유력한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김 대표가 문 전 대표를 대선주자에서 배제할 경우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계를 달랠 수 있어야 하는데 안 지사 역시 친노 인사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와 안 지사는 총선을 앞둔 지난 2월 전격 회동한 바 있다.

당시 더민주 의원들이 무제한 토론에 들어간 이튿날이고 정국이 어수선한 상태에서 만난 것이라 큰 의미가 담긴 만남이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왔다. 두 사람의 회동은 김 대표의 비서실장인 박수현 의원이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의 비서실장인 박 의원은 안 지사의 최측근이기도 하다.

안 지사와 김 대표의 인연은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안 지사는 김 대표를 충남도청으로 초청해 명사 특강을 진행했다. 이후 두 사람은 몇 차례 개인적 만남을 가지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는 김 대표가 영입됐을 당시 국보위 이력 등이 논란이 되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금융실명제라든지 토지공개념, 개혁적인 정책을 일반화하고 시행을 했던 분”이라며 김 대표를 적극 옹호했다. 이에 화답하듯 이번 20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는 안희정계 인사들이 대거 단수 추천되기도 했다.

반면 김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박 시장의 측근들은 이번 총선 공천과정에서 추풍낙엽처럼 탈락했다. 박 시장측은 이번 20대 국회에 측근들을 최소 5명 이상 진출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살아 돌아온 사람은 기동민 당선인 단 한 명뿐이었다.

애초부터 지역 조직이 없던 박 시장의 측근들이 경선을 통과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김 대표가 박 시장을 차기 대권주자로 염두에 두었다면 전략 공천 등을 통해 얼마든지 박 시장 측을 배려할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박 시장은 현직 서울시장이어서 선거 과정에서의 역할이 제한적이었던 탓에 더민주가 수도권에서 선전한 것에 대한 공로를 내세우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최후의 파트너는?

김부겸 당선인은 대구에 출마했던 ‘민주당 계열’ 인사 중 31년 만에 당선되면서 단숨에 대권주자로 떠올랐고, 이재명 성남시장도 기초단체장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차기 대권주자로 언급됐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아직까지는 대권주자로 인정받기에는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두 사람은 김 대표와 별다른 친분도 없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김 대표는 누구와 손을 잡게 될까? 김 대표의 선택이 대선 판을 뒤흔들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박지원이 보는 김종인 사퇴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8월 말∼9월 초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과 관련, “쓴소리를 한다고 팽시킨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더민주에) 그만한 능력을 가진 분이 없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전 대표가 김 대표와)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김 대표가 영입돼 비록 비례대표 2번을 받았지만 어떻게 됐든 제1당을 만들어줬지 않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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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