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김종인 궁합 보니…

킹이냐, 킹메이커냐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또 다시 “다수의 대권주자들이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한다”며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불과 4개월 전, 문 전 대표가 직접 영입한 인사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미 ‘문재인 대선 배제설’이 파다하다. 그렇다면 김 대표가 염두에 둔 차기 대권주자는 누구일까? 김 대표와 유력 대권주자 간의 친소 관계가 대선 판을 뒤흔들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다수의 대권주자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전국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대선후보를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를 중심으로 짜인 더민주 내 대선구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선언이다.

총선 이후 노골적으로 자신을 흔들고 있는 친문(친 문재인) 그룹에 대해 적개심을 드러낸 것이다. 김 대표는 불과 4개월 전, 문 전 대표가 직접 영입한 인사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미 김 대표가 문 전 대표를 대선주자 후보군에서 배제시킨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중요 변수는?

그렇다면 김 대표가 염두에 둔 차기 대권주자는 누구일까? 김 대표는 지난 총선 기간 문재인, 박원순, 손학규, 안희정, 김부겸, 이재명 등 6명을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라고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김 대표와 유력 대권주자 간의 친소관계가 대선 판을 뒤흔들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당초 김 대표는 총선 이후에도 문 전 대표를 도울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최근 김 대표와 문 전 대표의 갈등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 사람(문 전 대표)은 작문하는 것이 무슨 버릇인 것 같다”며 “자신이 무슨 당의 주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세한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가 더민주의 대주주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무슨 얼어 죽을 대주주냐”라고도 했다. 김 대표의 측근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더는 킹메이커를 하지 않겠다’는 김 대표의 기존 발언에 대해 “문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워낙 강해서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는 안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가 아닌 다른 대권주자를 위해서는 힘을 보탤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호남의 반문(반 문재인) 정서도 김 대표와 문 전 대표 사이를 벌어지게 하는 걸림돌이다. 김 대표 측은 호남이 거부하는 야권 대권주자가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겠느냐며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김 대표가 문 전 대표에게 힘을 보탤 가능성은 남아 있다. 문 전 대표가 현재 더민주 내 최대계파의 수장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고 대선 지지율 또한 가장 높다. 대선이 가까워지면 정권교체를 위해 가장 가능성이 높은 문 전 대표와 협력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문 전 대표를 대선에서 배제하고 대체주자를 고민하는 듯한 김 대표는 손학규 전 고문과의 스킨십을 늘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 대표는 지난 총선기간에도 손 전 고문에게 수차례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김 대표와 손 전 고문은 오래 전부터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지난 2013년 말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송년 아카데미 강연자로 참석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주도한 총선 공천에서 손학규계 인사는 20명 가까이 대거 당선됐다.

총선 전 김 대표가 꾸린 당 비대위에는 손 전 고문의 사람이 상당수 포함돼있어 오래전부터 김 대표와 손 전 고문의 교감설이 정치권에서 제기됐었다. 더민주의 선거대책본부장·총선기획단장·공천관리위원을 겸했던 정장선 전 의원은 손 전 고문의 오른팔로 불렸던 인물이고, 이철희 전략기획본부장, 김헌태 정세분석본부장, 민병오 경선관리본부장, 이학노 운영지원본부장도 손 전 고문 사람으로 분류된다.

총선이 끝난 후 김 대표가 임명한 더민주 비상대책위원 8명 가운데서도 무려 절반(양승조, 이개호, 이춘석, 김영춘)이 손학규계로 분류된다. 손 전 고문은 오는 7월 동아시아미래재단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각종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8월쯤 정치권으로 돌아올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이 밀어줄 잠룡 누구? 관심 집중
누가 대권 잡든 실권은 김이 차지?

안희정 충남지사도 유력한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김 대표가 문 전 대표를 대선주자에서 배제할 경우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계를 달랠 수 있어야 하는데 안 지사 역시 친노 인사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와 안 지사는 총선을 앞둔 지난 2월 전격 회동한 바 있다.

당시 더민주 의원들이 무제한 토론에 들어간 이튿날이고 정국이 어수선한 상태에서 만난 것이라 큰 의미가 담긴 만남이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왔다. 두 사람의 회동은 김 대표의 비서실장인 박수현 의원이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의 비서실장인 박 의원은 안 지사의 최측근이기도 하다.

안 지사와 김 대표의 인연은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안 지사는 김 대표를 충남도청으로 초청해 명사 특강을 진행했다. 이후 두 사람은 몇 차례 개인적 만남을 가지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는 김 대표가 영입됐을 당시 국보위 이력 등이 논란이 되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금융실명제라든지 토지공개념, 개혁적인 정책을 일반화하고 시행을 했던 분”이라며 김 대표를 적극 옹호했다. 이에 화답하듯 이번 20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는 안희정계 인사들이 대거 단수 추천되기도 했다.

반면 김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박 시장의 측근들은 이번 총선 공천과정에서 추풍낙엽처럼 탈락했다. 박 시장측은 이번 20대 국회에 측근들을 최소 5명 이상 진출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살아 돌아온 사람은 기동민 당선인 단 한 명뿐이었다.

애초부터 지역 조직이 없던 박 시장의 측근들이 경선을 통과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김 대표가 박 시장을 차기 대권주자로 염두에 두었다면 전략 공천 등을 통해 얼마든지 박 시장 측을 배려할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박 시장은 현직 서울시장이어서 선거 과정에서의 역할이 제한적이었던 탓에 더민주가 수도권에서 선전한 것에 대한 공로를 내세우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최후의 파트너는?

김부겸 당선인은 대구에 출마했던 ‘민주당 계열’ 인사 중 31년 만에 당선되면서 단숨에 대권주자로 떠올랐고, 이재명 성남시장도 기초단체장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차기 대권주자로 언급됐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아직까지는 대권주자로 인정받기에는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두 사람은 김 대표와 별다른 친분도 없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김 대표는 누구와 손을 잡게 될까? 김 대표의 선택이 대선 판을 뒤흔들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박지원이 보는 김종인 사퇴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8월 말∼9월 초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과 관련, “쓴소리를 한다고 팽시킨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더민주에) 그만한 능력을 가진 분이 없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전 대표가 김 대표와)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김 대표가 영입돼 비록 비례대표 2번을 받았지만 어떻게 됐든 제1당을 만들어줬지 않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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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