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8.19 13:26
<여행의 이유>는 작가 김영하가 처음 여행을 떠났던 순간부터 최근의 여행까지, 오랜 시간 여행을 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아홉 개의 이야기로 풀어낸 산문이다. 여행지에서 겪은 경험을 풀어낸 여행담이기보다는, 여행을 중심으로 인간과 글쓰기, 타자와 삶의 의미로 주제가 확장되어가는 사유의 여행에 가깝다. 작품에 담긴 소설가이자 여행자로서 바라본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은 놀랄 만큼 매혹적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떠올렸을 법한, 그러나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채 남겨두었던 상념의 자락들을 끄집어내 생기를 불어넣는 김영하 작가 특유의 (인)문학적 사유의 성찬이 담겼다. 여행은 과거에 대한 후회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힘이기도 하며 인류의 속성이기도 하다.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인류를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즉 여행하는 인간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앉은 자리에서 모든 정보에 접속 가능한 현대에 이르러서도 ‘오버투어리즘’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여행 인구는 멈출 기색 없이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왜 끊임없이 여행을 갈망하는가. 일상의 장소를 벗어나 생생하고 색다른 경험을 하길
한 편의 SF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다. 이는 놀랍게도 실화이며, 먼 미래의 일이 아닌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다. 세계적인 로봇공학자 저자 피터 스콧 모건은 2017년 루게릭병으로 2년의 시한부를 선고받았다. 하루를 살아도 온전한 자신으로 존재하겠다는 열망으로, 자기 몸을 AI와 융합하기로 결심한다. 로봇공학자로서의 전문지식과 전문기관의 도움을 총동원해 인간 피터에서 AI 사이보그 ‘피터 2.0’으로 진화했다. 이 책은 사이보그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변화의 최전선에서 마주한 절망과 희망의 기록이다. “나는 계속 진화할 것이다. 인간으로는 죽어가지만, 사이보그로 살아갈 것이다.” 피터 스콧 모건의 사이보그 진화 프로젝트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닌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다. 인간은 무엇이고 삶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 기술의 진보가 이끈 다양한 선택지를 인간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과학은 인간의 삶과 죽음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 <webmaster@ilyosisa.co.kr>
영동고속도로에 덕평자연휴게소가 있다. 경기도 이천에 자리 잡은 이곳은 호두과자와 핫도그, 우동, 라면 등을 파는 흔한 고속도로 휴게소가 아니다. 휴게소 뒤쪽에 영동고속도로 폐도 구간을 포함해 4만6000여 ㎡(약 1만4000평) 규모의 잔여 부지를 일루미네이션 테마파크 별빛정원우주로 조성했기 때문이다. 덕평자연휴게소에 들른다면 해 질 무렵이 좋다. 발길 닿는 곳마다 조명을 이용한 갖가지 조각과 설치 작품, 조형물이 반긴다. 어둠이 내리면 형형색색 전구가 불을 밝힌다. 휴게소에 형식적으로 만든 공간이라고 지레짐작하지 말 것. 웬만한 테마파크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형형색색 입구를 지나자마자 동화 속 나라에 온 듯 착각에 빠진다.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반짝이는 전구를 걸쳐 입은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설치미술 같다. 오른쪽에 숲으로 들어서는 길이 있는데, 자그마한 전구들이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듯 보여 ‘반딧불이숲’이라 불린다. 보라색 전구가 커튼처럼 드리운 곳도 있다. 보라색 벨벳이 흔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보라색 별이 쏟아져 내리는 것 같기도 하다. ‘바이올렛판타지’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 연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
정재국 남·1978년 2월18일 진시생 문> 1981년 4월 사시생인 아내가 저의 직장 실직과 경제적 이유로 이혼 요구와 함께 친정으로 갔습니다. 마지막 희망인 아내마저 떠나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답> 연분이 아니면 선택하지 말라는 운명의 지침이 있습니다. 부인이 귀하를 떠난 것은 경제적 문제 이전에 정이 없고 귀하의 주벽에 시달리다 환멸을 느껴 마주보는 것조차 싫은 거부 감정이 더 큰 이유입니다. 맞지 않는 인연은 서로 비켜가게 되므로 어찌할 수 없이 한계를 맞게 됩니다. 부인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체념하고 반성과 개선의 계기로 삼고 새로운 시작으로 미래를 다짐해 나가세요. 우선 술을 끊으세요. 화로인한 폭주로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귀하의 음주는 체질에도 맞지 않아서 건강도 함께 무너집니다. 후천운은 습관이 아주 중요합니다. 다행히 내년에 구원의 해를 맞이해 재혼의 길이 트입니다. 김지숙 여·1992년 7월15일 인시생 문> 현재 어린이 영어 강사로 재직 중이나 여기서 멈출 수가 없어서 항상 많은 갈등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천직이 무엇인지 궁금하며, 진시생과는 인연이 될지 궁금합니다. 답> 귀하는 운세의 용량이 풍부한
2012년 초판 출간 후 10년간 청소년 분야 베스트셀러 자리를 유지해 온 <식탁 위의 세계사>가 20만부를 넘어선 데 기념해 교보문고 단독 특별 한정판을 선보인다. 제2회 창비청소년도서상 교양 부문 대상 수상작이기도 한 이 책은 청소년뿐 아니라 다양한 세대의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꾸준히 사랑받았다. 메뉴판 콘셉트의 매력적인 표지로 단장한 특별판에는 ‘20만부 기념 특별 한정판 기념 작가의 말’이 수록되어 있으며, 흥미진진한 십자말풀이도 제공된다. <식탁 위의 세계사>는 소금, 후추 같은 우리 곁의 친근한 먹을거리를 통해 세계사의 중요한 사건들과 인물에 관한 이야기로 안내하는 흥미로운 역사 교양서다. 엄마가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부담스럽지 않고, 고대사부터 시작하는 뻔한 연대기가 아니라서 지루할 틈이 없다. <webmaster@ilyosisa.co.kr>
도시 빈민, 공장노동자, 수급자, 불안한 청년, 농민공, 이주자, 여성, 토착민, 노예, 그리고 역사 이전부터 착취당해온 비인간까지… 이 책에 소환되는 빈자에는 경계가 없다. 빈자의 외연은 이 사회의 통치 방식과 그에 연루된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계속 확장된다. 가난한 이의 생활을 일정 기간 지켜보고 그의 생애 발걸음에 보폭을 맞추다 보면 물질적 궁박함으로 표상된 빈곤이란 상태가 실은 실존의 결핍을 메우려는 끝없는 분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어진 조건이 어찌됐건 취약한 존재가 세계 속에서 진정한 자기 자리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과정, 그것이 빈곤이라고 20년간 빈곤을 연구해온 저자는 이야기한다. <webmaster@ilyosisa.co.kr>
강서창 남·1976년 4월11일 인시생 문> 오랜 세월의 고생 끝에 사업에 성공해 집도 사고 큰 꿈을 키워가던 중 뜻밖의 암 선고로 삶과 죽음의 문턱에서 슬퍼하고 있습니다. 처자식 걱정에 앞이 캄캄합니다. 답> 병과 수명은 분명히 다르고 어떤 병이라도 수명의 한계는 분명이 다릅니다. 지금 절망의 처지에서 매우 바관적이나 귀하의 수명은 아직은 때에 이르지 않았습니다. 올해 최후의 위기를 넘겨 기적을 실감하게 됩니다. 귀하는 장수할 수명은 아니나 회갑까지의 한계는 분명합니다. 지금은 운이 호전기여서 전문의의 치료효과가 100% 성공으로 이어져 올해에는 예전의 모습을 다시 찾게 됩니다. 병마는 후천운의 영향으로 인한 지나친 음주와 스트레스 등 후천 관리가 소홀해 생긴 것입니다. 사업은 계속 진행되며 동업자와의 긴밀한 유대도 계속됩니다. 내년에 주거 이동으로 불운을 씻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홍연희 여·1994년 5월8일 묘시생 문> 집안이 너무 어려워서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다 보니 아직까지 남자가 없습니다, 그리고 아직 못다 한 공부도 하고 싶고 돈도 벌고 싶은데 꿈만 같아 답답한 마음입니다. 답> 귀하의 소망은 반드시 이뤄집니다. 내
한국 경제의 주식, 부동산, 사회 문제, 인구, 테크 등 분야별 돈의 흐름 예측과 부자 되는 전략 45가지! 한발 앞설 것인가, 한발 뒤처질 것인가? 부의 대변동이 일어날 2023년 계묘년, 돈의 흐름을 붙잡고 싶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45가지 머니 트렌드 <머니 트렌드 2023>. 끝을 모르고 곤두박질치는 경제 상황 속에서 2023년을 어떻게 맞이하느냐가 우리의 미래 자산을 좌우할 것이다. 보유 자산을 최대한 지키면서 부를 더 불려가고 싶은 이들을 위해 반드시 알고 대비해야 할 45가지 핵심 머니 트렌드를 한 권의 책으로 탄생시켰다. 부동산, 주식, 메타버스, 인구, 재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돈의 흐름을 전망하고, 부자가 될 수 있는 크고 작은 노하우와 전략을 한데 모았다. 도합 250만 명의 구독자가 열광하는 유튜브 채널 부읽남TV의 정태익, 김작가TV의 김도윤은 내년 경제 전망과 현실적인 재테크 방법, 자산 관리법을 알려달라는 수많은 독자의 요청에 힘입어 최고의 전문가들과 만났고, 마침내 ‘돈을 주제로 한 최초의 트렌드서’ <머니 트렌드 2023>이 출간됐다. 이 책은 장기 불황에도 꿋꿋하게 성장하기 위해 전국
지난해 일본에서 한 칼럼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작가는 “왜 요즘 세대는 영화나 영상을 빨리 감기로 재생하면서 보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취재를 시작하여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의 출현이 시사하는 무서운 미래’라는 칼럼을 내놓았다. 반응은 대단했다. 명쾌한 지적이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왜 시청 방식을 강요하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모두가 마음 한편에 품고 있던 불편함이 이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빨리 감기가 작은 현상처럼 보일지라도 그 속에는 거대한 사회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영화를 감상한다”라는 말보다는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표현을 자주 한다. ‘작품’이 ‘콘텐츠’로, ‘감상’이 ‘소비’로 변화한 것이다. 스마트폰을 확인하지 않고 캄캄한 영화관에서 2시간을 앉아 있는 게 고역이라는 이야기가 종종 들린다. 유튜브에서는 20분이 넘어가면 “너무 긴” 영상으로 간주되고 ‘쇼츠’나 ‘릴스’ 영상은 처음부터 빠른 배속으로 편집되어 제작된다. 모든 편을 보는 데 8시간이 걸리는 <오징어 게임>을 30분 만에 몰아보는 현상이 뉴스에 나오기도 하고, 고전을 10분 만에 요약해주는 영상이 인기를 끈다. 즉, 책에서 말하는
글 쓰는 마케터 김규림, 이승희의 공저 <일놀놀일>이 출간됐다. ‘일놀놀일’은 ‘일하듯이 놀고 놀듯이 일하다’의 줄임말로, 두 사람이 일하면서 깨달은 바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5년 전 한 회사에서 만나 동료에서 친구가 된 두 사람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듯이 일에 몰입했던 순간들을 경험한 이후로 일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한다. 일과 일상의 경계가 희미해지면 삶의 기쁨은 더욱 선명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이다. 일상에서 즐거움을 주는 것, 동경하는 것, 영감 등이 일에 소스가 된다면, 일의 생산성으로 연결이 된다면 어떠한가. 저자는 책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일을 하면서 논다고 느낄 때마다 일이 더 좋아졌다. 일상에서 얻은 영감이 일에 영향을 줄 때마다 더 열심히 놀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항상 일이 즐거울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즐거워질 방법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일놀놀일>은 그런 상상을 행동으로 이끌어주는 마법 같은 책이다. <webmaster@ilyosisa.co.kr>
산촌의 새벽은 민박 할머니가 달그락대며 밥 짓는 소리로 시작된다. 장작 쌓인 마당에 서면 능선 위로 여명이 깃들고, 군불 때는 연기와 안개가 뒤섞인 아득한 시간이 찾아든다. 남원 월평마을과 매동마을을 잇는 지리산둘레길은 가을 산골 풍경과 촌부의 삶을 만나는 곳이다. 숲길을 걷다가 감이 주렁주렁 달린 마을 담장을 지나고, 따끈한 민박에 머무는 일이 일상처럼 전개된다. 민박에 머무는 데 4만~6만원 선(2인 기준), 산나물이 푸짐한 식사가 7000~8000원이다. ‘백만불짜리’ 풍경과 할머니가 내주는 막걸리, 대추와 사탕 한 줌, 함박웃음이 곁들여진다. 소박한 산골 여행에 마음은 부자가 된다. 마을과 마을 잇는 월평마을과 매동마을을 잇는 길은 대부분 지리산둘레길 인월-금계 구간(3코스)에 속한다. 길은 남천(람천) 따라 흐르다 논둑과 마을을 만나고, 숲과 고개 넘어 다시 마을과 이어진다. 전북 남원 인월에서 함양 금계까지 전라도와 경상도를 연결하는 이 구간은 지리산둘레길이 시범 개통한 사연 깊은 길이다. 인월면 소재지에서는 제법 큰 오일장이 섰고, 마을 주민은 신작로가 생기기 전만 해도 옛길(현 지리산둘레길)을 걸어 인월장에 오갔다. 월평마을-매동마을 코스는 월
농약의 사용과 그 악영향을 경고한 레이철 카슨의 책 <침묵의 봄> 이래, 인류에게는 환경을 지배하고 마음껏 재단할 또다른 무기들이 쥐어졌다. 인체에 무해하다고 홍보되는 농약들은 전 세계 땅을 오염시키며 야생풀과 곤충을 조용한 죽음으로 몰아간다. 잡초를 제거하고 단일 농작물로만 구성한 경작지는 곤충들의 먹이 식물을 앗아간다. 마트와 슈퍼마켓 진열대에 놓인 다종다양한 농약과 벌레 퇴치제들은 우리에게 필요한 곤충과 그렇지 않은 곤충을 구분해 제멋대로 죽일 수 있도록 허용한다. 전 세계 약 400만종의 곤충 가운데 인류가 파악한 곤충은 100만종에 불과하며, 연구 인력도 매우 부족한 형편이다. 곤충을 향한 무지와 혐오는 그들을 멸종으로 몰아가면서 지구 환경을 파괴한다. 먹이사슬의 가장 아래에 위치한 곤충의 멸종은 그들을 먹이로 삼는 동물들의 죽음으로 이어지면서 궁극적으로 인간 문명에도 심대한 위협을 끼칠 것이다. 우리가 곤충의 멸종에 무관심한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독자들이 곤충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도록 각 장이 끝날 때마다 곤충들의 기이하고도 아름다운 한살이를 소개한다. 자신의 몸을 꿀로 가득 채워 스스로 먹이 저장통이
변화와 혁신에 가속도가 붙은 이 시대에 리더들이 느끼는 치열함의 강도는 더욱 세지고 있다. 격변하는 세상에 휩쓸리지 않을 기준과 남다른 통찰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어떻게 시시때때로 바뀌는 현상을 올바로 판단하고 검증하며, 중심과 기회를 잡을 수 있겠는가? 바로 깊이 있는 인문학적 교양을 갖춰야 한다. 하루 15분이면 충분하다. 수천 년의 이야기를 탐독하며 세상의 이치를 통달하라. 짧은 시간만 투자해도 문학·역사·철학의 굵직한 흐름과 지식을 터득할 수 있도록 25개 주제를 엄선하여 압축적이면서도 정확하고 풍부하게 설명했다. 현시대에 마주하는 문제들에 대해 각각 문학 명저, 역사의 명장면, 탁월한 철학자들의 사상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생각의 지평을 넓혀 준다. 10분의 탐독, 5분의 생각이 제갈량의 머리, 단테의 가슴, 칭기즈칸의 발을 가져다줄 것이다. 리더의 차이는 통찰력의 차이에서 드러난다. 많은 리더가 없는 시간을 쪼개어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다. 더 높은 곳에서 전체를 바라보고 이끌고 싶다면 하루 15분 리더를 위한 인문학 수업에서 자신만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webmaster@ilyosisa.co.kr>
이 책은 동시대 젊은 작가들의 문학적인 싸움을 가장 치열하게 그려내면서도, 문학과 현실, 혹은 문학과 삶의 관계를 고루하거나 계몽적인 선언으로 늘어놓지는 않는다. 대신 한 편의 작품은 어떻게 잉태되고 탄생하는지, 자신만의 진실을 끝까지 따라간 자가 작품 속에 남겨놓은 자취는 어떻게 시공간을 초월해 수많은 사람의 기억에 남을 수 있는지, 한 권의 책이 누군가를 설렘 속에 밤 지새우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어째서인지, 그렇게 문학의 가장 소박하고 본연적인 힘과 비밀에 관한 질문들을 던진다. 한 번쯤 이런 궁금증을 가져본 적이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이 뜨거운 필치로 보여주는 글쓰기의 마법 같은 힘에 차근차근 설득되고 말 것이다. <webmaster@ilyosisa.co.kr>
이 소설은 작가 자신과 꼭 빼닮은 주인공을 그려내지만, 그렇다고 하여 자전적 회고록의 길로는 빠지지 않는다. 대신에 한국 사회 곳곳에서 통상 벌어지는 ‘노인 실종’ 사건을 장르적 형태로 끌어들인다. 물론 노인을 뒤쫓는 과정 역시 여타의 추리 문학과 같지 않다. 소설의 주인공이자 탐정인 미경은 황문자의 실종을 그 자체로 낱낱이 분석하고 추적하는 대신에 그의 말 안으로 몸을 담그는 방법을 택한다. 그로써 미경은 자신이 왜 그간 황 노인을 비롯한 이들의 말을 받아적으려 했는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에게는 이토록 치열한 고민이야말로 자신이 작가로서 지킬 수 있는 최선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미경이 받아 적은 황문자의 말에는 한국 근현대사와 뒤엉킨 자신의 삶과, 그와 비슷한 과거를 거쳐온 갖은 노인들의 고군분투가 스며들어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노인들은 미경 혹은 황 노인을 거쳐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webmaster@ilyosisa.co.kr>
노년의 수학자가 점과 선으로 부서진 삶의 조각들을 헤아려본 이야기이다. 마이클 프레임은 세인트앨번스에서 예일대, 그리고 고양이가 기다리는 서재에 이르기까지 마주했던 비탄의 순간들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낸다. 은퇴한 예일대 교수이자 수학자인 프레임의 회고가 상실과 부재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위로’다. 수학이 우리에게 어떤 위로를 전할 수 있을까. 평온함이 절실한 이가 이 책을 앞에 두고, 호기심과 낯섦 사이에서 던질 수 있는 질문일 것이다. 숫자와 공식, 그래프에 압도되었던 경험은 수학을 우리 삶에서 밀어내고 그 사이에 쉽게 넘을 수 없는 벽을 쌓도록 만들었다.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점과 선으로 이뤄진 공간에 놓고, 그것을 들여다보는 것이 무너져내린 삶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webmaster@ilyosisa.co.kr>
진우길 남·1989년 7월20일 진시생 문> 알고 지내는 1987년 2월 미시생인 여성과 정말 인연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잠시 유흥업소에서 일을 했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 사랑하고 있지만 거부반응이 생깁니다. 답> 인생은 언제나 현실이 중요하며 모든 것이 현실부터 시작이 됩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버린 바람과 다를 바 없습니다. 상대 여성은 맑은 물이 솟아나서 주변을 밝게 하고, 큰 강을 이루는 형국으로 행복과 덕망의 원천수가 됩니다. 고민하지 말고 만나세요. 그리고 두 분의 인연이 끈끈해 혼사로 이어집니다. 상대는 한때 가정의 어려움으로 잠시 유흥업에 종사했으나 본인의 탈선은 아니며, 이미 모든 것을 청산해 앞으로의 행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착하고 고운 심성으로 한번 마음을 열면 일편단심인 요새 보기 드문 사람입니다. 빨리 마음의 문을 열어 상대를 맞이하세요. 김의순 여·2001년 11월6일 인시생 문> 대학에 재학 중이지만 집안 형편이 너무 어려워 기술직이나 장사의 길로 진로를 바꿔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이 아주 많은데 갈등이 심합니다. 저의 앞길을 알려주세요. 답> 초년의 선택은 일생을 좌우할 만큼 아주 중요합니다. 지금은
얇은 지갑 때문에 여행이 망설여진다면? 시장으로 떠나자. 1만원이면 배를 든든히 채우고 쇼핑까지 즐길 수 있다. 부산 3대 시장으로 꼽히는 국제시장과 부평깡통시장, 자갈치시장은 알뜰한 여행자를 위한 놀이터이자 먹자골목이다. 시장만 다녀도 온종일 재미있고 유쾌하다. 국제시장은 광복 이후 떠난 일본인이 남긴 물건을 거래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모여들면서 형성됐다. 처음엔 도떼기시장이라 불리다가, 1950년대 미군 군수물자와 밀수입품이 흘러들면서 국제시장이란 이름을 얻었다. 거창한 이름처럼 시장에는 없는 게 없다. ‘태어난 순간부터 살아가는 동안 필요한 모든 것이 다 있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다양한 물품 국제시장은 6개 공구로 구성되며, 공구마다 2층 상가 건물이 A·B동으로 나뉜다. 시장이 넓고 골목이 많아 길을 잃기 쉽지만, 곳곳에 볼거리가 넘쳐 오히려 헤매는 즐거움이 크다. 각종 생필품부터 주방 기구, 철물, 조명, 원단, 부자재, 인테리어 소품 등 취급 물품도 다양해 구석구석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화 〈국제시장〉을 촬영한 ‘꽃분이네’는 관광객이 줄 서서 사진을 찍는 코스다. 지금은 카페로 운영된다. 1공구 샛길에 자리한 실비거리는 아는 이들만 찾
지식과 노력이 특출나면 계층·계급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 ‘개천의 용’이 될 수 있다는 능력주의의 위선과 실상은 이미 폭로되었다. ‘금수저’들의 세습 질서를 깨고 ‘공정’을 실현하는 수단인 듯 보였던 능력주의는 어느덧 중산층 세습화 현상을 지탱해주는 새로운 세습 통로가 된 상황이다. 이렇듯 능력주의가 본래 의도에서 벗어난 지 오래지만, 능력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면 열패감을 느낀다고 낙인찍힌다. “네가 불행한 이유는 공부를 하지 않은 탓”이며 “사다리 꼭대기와 사다리 아래가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이야말로 불공정하다”는 흔한 말들 속에서 능력주의 세계관을 벗어나는 게 가능할까? 저자 장석준은 능력주의 담론의 미도착지, ‘계급’에 주목해 능력주의의 현실을 파헤친다. 특히, 현대 자본주의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기 위해 팽창한 고등교육 과정에서 기존 자본가와 노동자 간 구별되는, 지적 노동을 수행하는 집단인 ‘지식 중간계급’이 탄생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전문직-관리자를 꿈꾸는 이들 계급은 생산 사슬이 해외로 옮겨가고 관리 조직이 전 세계로 확장되는 관리자본주의로의 경향성과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는 것이 그 어떤 생산 활동보다 큰 수익을 가져오는 신자유주의 흐름 아래서
스타트업을 창업해 몇 년간 앞만 보며 달려왔던 주인공 유진, 우연히 찾아간 소양리에서 마법에 걸리듯 북 카페를 열기로 마음먹고 서울 생활을 미련 없이 정리한다. 입맛에 맞는 음식을 추천해 주듯 꼭 맞는 책을 추천해 주고, 책과 어울리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힐링하는 곳, 숨겨뒀던 마음까지 위로받고 격려받는 곳, ‘소양리 북스 키친’은 그렇게 문을 연다. 소양리 북스 키친을 찾아온 인물 각각의 에피소드를 통해 다양한 고민을 말한다. 삶에서 휴식이 필요한 순간, 우연히 방문하게 된 소양리 북스 키친에서 그들은 휴식과 대화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한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충전하며 어느덧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일상으로 돌아간다. 쉬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원동력이 되는 것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곳, 시간이 한 템포 느리게 흘러가는 소양리 북스 키친에서의 하루는 우리가 바라는 ‘일상의 작은 쉼표’가 될 것이다. 이곳은 누군가에겐 숨겨뒀던 마음을 꺼내서 보여주고 삶에서 잠깐씩 휘청일 때마다 마음이 쉬어가는 비밀스러운 아지트 공간이다. <webmast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