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정취 만끽 ‘한강변 산책로’ 베스트10

한강변 거닐며 도망가는 가을을 잡아 봐~요


강변에 흐드러진 갈대와 물억새가 정겨운 ‘수변길’
유명한 숲속길과 유럽식 정원 장미원 ‘연인의 길’
여유로운 마음 갖게 해주는 ‘오솔길’
고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시골길’

늦가을 한가롭게 걸으며 사색에 젖을 수 있는 한강변 웰빙 산책로 10곳을 소개한다. 한강변 물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만나는 오솔길, 산책로를 따라 느릿느릿 걷다보면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계절별로 각양각색의 다채로운 모습으로 옷을 갈아입는 한강공원의 늦가을의 정취를 더 늦기 전에 꼭 한번 느껴보고, 한 장의 사진에 남겨두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변길(반포)
반포 수변길은 반포한강공원 달빛무지개분수에서 동작역 방향으로 가을 따라 정겹게 흐드러져 있는 버드나무, 갈대, 물 억새 등을 만날 수 있는 고즈넉한 산책길이다. 산책로 중간마다에는 주변의 작은 돌을 모아 곤충들의 은신처를 만들어 놓았으며 최근 신설된 동작대교 남단 전망카페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산책 후 피로감을 잊게 해준다. 지하철 4·9호선 동작역 1·2번 출구에서 한강방면으로 200m를 걸어가면 된다.

◆물억새와 미루나무길(양화·선유도)
양화 한강공원에서 선유교 밑을 천천히 걸어서 강변으로 가면 강물과 인접해 있는 바닥 부분에 무성하게 우거진 500m가량의 물억새길이 나온다. 제방 돌 틈과 물가에 하얀 억새군락지를 조성해 사람의 키만큼 높게 자라 강변을 따라 늘어서있다. 무지개다리와 함께 어우러지는 이 풍경은 사뭇 이채롭다. 또한 다리가 살짝 흔들리도록 설계된 점이 독특한 무지개다리를 건너 선유도공원에 들어서면 커다란 버드나무가 1.2km의 산책로를 따라 줄이어 있어 로맨틱 코스로 잘 알려져 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선유도공원은 옛 정수장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연인끼리 커피 한 잔 들고 사진 속에 한 컷 한 컷 겨울이야기를 담아내기에는 최고의 산책코스이다. 지하철 2·8호선 합정역 8번 출구에 있는 SK주유소 앞에서 5714번 버스를 타고 이동, 선유도 정문에서 하차하면 된다.

◆연인의 길(뚝섬)
뚝섬에 조성된 2만3100㎡ 규모의 숲 속 길의 수목사이로 한 두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을 만한 500m 가량의 작은 오솔길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 걷다보면 각종 유실수인 모과, 감나무, 산수유나무 등이 심어져 있고 이 길을 따라 걷다보면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키울 수 있는 ‘연인의 길’이 숨어 있다. 또한 산책로가 끝나는 곳에는 40여종의 각종 장미꽃, 장미터널, 조형분수대가 설치돼 있는 ‘장미원’이 연인들을 반긴다. 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 2·3번 출구로 나와 잠실대교 방향으로 300m 걸어오면 된다.

◆물새길(강서)
서울시 한강구간 중 가장 하류 지역인 강서습지생태공원의 산책로. 특히 이 구간에는 개화나들목을 나와 행주대교 방향으로 많은 물새들을 만날 수 있는 1㎞ 가량의 물새길이 조성돼 있다. 1㎞의 흙길을 걷다보면 물 억새와 갈대가 휘날리는 모습과 함께 물위를 떠다니는 민물가마우지, 큰기러기, 왜가리 등 도심에서 보기 힘든 철새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새들에게 방해를 주고 싶지 않다면 조류관찰대에서 새들을 관찰할 수도 있다. 5호선 방화역 1·2번 출구로 나와 마을버스 06번을 타고 강서습지생태공원에서 하차하면 된다.


◆어도탐방길(잠실)
지하철 2호선 잠실나루역에서 한강공원 연결 보행교를 걷다보면 펼쳐지는 잠실한강공원. 이곳에서 한강 수변 쪽의 산책로를 따라 한강이 흘러가는 방향으로 걷다보면 잠실대교 하부에서 잠실수중보의 시원한 물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이곳이 바로 ‘어도탐방길’의 시작이다. 잠실수중보는 서울과 경기지역의 상수원 확보를 위한 시설물로 수중보 남단에는 상·하류간 3.3m의 수위 차에도 물고기들이 쉽게 거슬러 올라갈 수 있도록 계단식 물고기길이 폭 4m, 길이 228m 규모로 설치돼 있다. 참게, 피라미, 두우쟁이, 잉어 등 다양한 물고기들이 이동하고 있다. 2호선 성내역 4번 출구에서 장미아파트 내 도로를 이용, 성내역 나들목으로 400m를 걸어가면 된다.


◆갈대바람길(난지)
난지한강공원의 갈대바람길은 대표적인 명소. 강변물놀이장에서부터 생태습지원까지 연결된 1.7㎞코스로 가족과 연인들이 함께 걸으며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또한 동틀 무렵과 해질녘의 갈대밭은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아름다워 난지한강공원에서 가장 낭만적인 산책로다.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에서 나와 월드컵경기장 남측월드컵공원 정류장에서 8776번 버스를 타고 물놀이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오솔길(망원)
한강변 물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오솔길. 느릿느릿 걸음으로 걷다보면 편안한 사람 한 명 쯤은 만날 것 같은 시골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1km 정도의 흙길 산책로가 있다. 강바람에 살랑살랑 움직이는 크고 작은 풀들과 코스모스가 장관이며, 코스모스 너머로 바라보는 한강의 전경이 아름답다. 느티나무와 회화나무 산책로에 떨어져 뒹구는 낙엽들이 또 다른 재미를 안겨주며, 느티나무가 만들어주는 한낮의 그늘이 정겹다. 6호선 망원역 1번 출구로 나와 9번 버스를 타고 망원유수지에서 하차한 후 600m 이동하면 된다.

◆고덕수변생태공원 자갈길(고덕)
고덕수변생태공원 내에 조성된 3km의 생태탐방로는 이미 ‘웰빙 산책로’로 잘 알려진 장소인데 그 속에 머무르는 시간동안만은 어린시절 소풍길에 나선 듯하다. 산책로에는 버드나무를 비롯해 생태연못, 저습지, 건생초지 등이 운치 있게 자리 잡고 있다. 또 생태탐방로 중간 중간에 놓인 나무데크 공간에서는 나무속에 숨어있는 딱새, 노랑지빠귀, 황조롱이, 오색딱따구리 등을 바로 눈앞에서 관찰할 수 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주말 산책하기에 적당한 장소로 나뭇잎 줄기 그리고 초화류를 세밀하게 그려보는 것도 독특한 경험이 될 듯하다. 또한 아빠, 엄마의 어릴 적 추억의 공간이 될 수도 있는 곳인 이 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초화류의 이름도 알아가고, 갈대로 귓가를 간질이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도 있다. 공기돌 만한 자갈길을 따라 가다보면 강변 가까이에 내려앉은 환상적인 저녁노을을 감상할 수도 있다. 5호선 명일전철역 3번 출구에서 2, 5번 버스를 타고 주공APT후문 하차 후 강동구 음식물 재활용 센터로 진입하여 100m 이동하면 된다.

◆생태산책길(암사)
암사나들목부터 상류로 1㎞에 걸쳐 조성되어 가족단위로 산책하기 딱 좋은 이곳을 가다보면 맨발로 땅바닥도 밟고, 산책로에 가득한 갖가지 초화류와 나뭇잎들을 줍는 아이들의 모습도 보게 된다. 콘크리트를 벗고 16만2000㎡에 이르는 드넓은 한강변에 꾸며진 생태공원에는 1km가 넘는 산책로를 따라 갈대와 물억새, 억새가 사람키 만큼 커져 있어 늦가을 정취를 한껏 드러낸다. 특히 이곳은 흰뺨검둥오리, 큰기러기 그리고 돌무더기 주위의 굴뚝새 등 조류를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아이들이 스스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8호선 암사역 4번 출구로 나와 한강 방향으로 500m 이동하면 된다.

◆시골길(이촌)
반포한강공원에서처럼 달빛무지개분수를 볼 수 있는 반포대교 북단에서 한강을 따라 하류쪽으로 걷다보면 도심생활 속에서 항상 향수로 남아있는 고향의 정취를 담은 산책로를 만나게 된다. 커다란 버드나무 아래 덩그러니 놓여진 벤치에 앉으면 어느덧 고향생각에 젖게 되고 수변측 산책로에 놓여진 벤치에 앉으면 한강에 비쳐 찰랑거리는 저녁 석양의 아름다움에 빠져 시간이 흐르는 것도 잊게 된다. 4호선, 중앙선 이촌역 4번 출구에서 한강방면으로 500m 이동하면 된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