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물의 유혹 ‘온천워터파크’ 열전

쌀쌀한 날씨 물 좋은 곳서 열나게 즐겨봐!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동양 4대 온천으로 유황 온천수 사용
덕산 스파캐슬…게르마늄 함유 류머티즘 및 피부 미용에 효능
테르메덴…세계적 규모의 바데풀 자랑 독일식 온천
워터월드…한라산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탕 인기

완연한 가을이다. 아침·저녁 바람이 제법 차갑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따뜻한 천연온천이 생각나는 때다. 목욕은 한 첩의 보약보다 좋다고 한다. 의학이 발달되기 전 온천은 중요한 치료의 수단이기도 했다. 저절로 몸이 움츠러드는 계절에 새로운 활력을 찾는 여행이라면 온천여행 만한 것이 없다. 요즘 온천의 추세는 워터파크다.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시원한 물안마도 받으며 다양한 이벤트탕에서 색다른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물의 놀이공원이다. 올 가을 가족이 건강과 재미를 함께 챙길 수 있는 온천워터파크를 안내한다.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
흔히 온천하면 충남 아산을 꼽는다. 동양 4대 온천을 자랑하는 명소가 있어 지명도를 높이고 있다.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다. 중국 리산의 ‘화칭 온천’과 일본 ‘벳부온천’, 그리고 인도의 ‘라자그라하 온천’과 함께 가고 싶은 온천 명소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크기가 자그만치 2만4621.92m²(약 7500평)에 육박한다. 유황온천에다 스파를 즐길 수 있고,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탕이 많아 인기다. ‘가족 휴양지’로 딱이다. 지하 300m에서 뽑아 올린 섭씨 35도의 약 알칼리성 유황 온천수를 사용하는 이 곳은 신라시대부터 왕실의 요양지로 각광 받았다. 또한 다리에 상처입은 학이 이곳 온천수로 치유했다는 ‘학 다리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유황온천은 물 1kg당 유황성분이 1mg이상 포함된 온천을 말하는데, 이곳은 1kg당 260.9mg으로 최상급 수준을 자랑한다. 이런 성분은 몸 안의 냉기를 몰아내 부족한 양기를 채워주고, 해독이나 정화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세포의 노화를 막아주고 호르몬 분비를 왕성하게 해 피부 미백과 주름개선, 탈모개선 등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온천대욕장은 물론 물살의 강약과 움직임으로 마사지 및 지압효과가 있는 바데풀과 나무향이 진해 삼림욕을 느끼게 하는 편백나무탕이 이용객을 기다린다. 게다가 꽃을 테마로 한 이벤트 탕도 건강과 즐거움을 선사해 주기에 충분하다. 봄에는 허브, 여름에는 과일, 가을에는 꽃, 겨울에는 한방 약제 등 계절마다 색다른 입욕제로 변신하는 11종의 이벤트 스파는 이 곳 자랑거리 중 하나.
먹거리도 있다. 한·중·일 등 다양한 음식으로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푸드코트와 독특한 디자인 및 메뉴로 이용객을 사로잡는 델리숍, 그리고 환상적인 공연과 함께 바비큐·맥주를 즐길 수 있는 비어가든 등이 있다.
인근에는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영인산 자연휴양림도 있어 가을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영인산 정상에서 바라다보이는 서해 바다와 삽교천, 그리고 아산만방조제 풍광이 시선을 붙든다. (041)537-7100

■설악 워터피아
강원 속초시 장사동 한화리조트 내에 있는 실내 3500평, 실외 5000평의 대규모 온천 테마파크로 28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하루에 3000여 톤 씩 채수해 공급되는 섭씨 49도 온천수는 중성탄산 나트륨 계열로, 정신피로와 불면증, 고혈압 회복에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은 크게 온천사우나, 물놀이시설, 옥외 레저스파로 구분된다. 온천사우나에는 침탕, 원목탕, 초음파탕 등이 있고, 특히 노천탕에서 눈덮인 설악산을 바라보며 즐기는 온천욕이 일품이다. 물놀이시설은 파도풀과 100m×70m 슬라이더, 유스풀, 액션스파 등이 갖춰져 있다.
워터피아의 옥외 레저스파는 이용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마사지탕·히노끼탕·반신욕탕·연인탕 등 4개 이벤트탕은 겨울 온천의 참맛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연인탕은 야간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수중에 조명을 설치해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033)635-7700

■덕산 스파캐슬
충남 예산군 덕산 온천지구에 위치해 있다. 섭씨49도의 온천수가 공급되는 6300평의 실내스파와 노천스파에 ‘천천향’이라는 브랜드를 붙였다. 덕산온천은 수온이 높고 수량이 풍부하며 게르마늄이 함유돼 있어 류머티스 및 피부 미용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내스파의 중심에 11가지 26종의 수압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바데풀이 있고 그 주위에 유스풀과 키디풀이 마련돼 있다. 노천스파로 나오면 물레방아탕, 가야금탕 등의 각종 이벤트탕에서 찬 겨울바람과 뜨거운 온천물이 빚어내는 오묘한 조화를 느낄 수 있다. 스파캐슬의 가장 큰 특징은 온천수로 각종 물놀이 시설들을 이용할 수 있는 것. 급류 파도타기와 위로도 올라가는 신개념 슬라이더로 짜릿한 스릴을 즐길 수 있다. 야간 온천으로 운영되는 ‘로맨틱 나이트 스파’는 조명과 음악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한 이 곳은 대체의학 개념을 접목한 헬스스파 ‘웰루스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041)330-8000

■아산 스파비스
서울 기준 경부-서해안 고속도로에서 모두 진입이 수월하다. 충남 아산시 음봉면 아산온천 관광단지 내에 2001년 4월 동양 최대 건강보양 테마온천을 모토로 문을 열었다. 1987년 처음 개발돼 1991년 관광지구로 지정된 아산온천은 알칼리성 중탄산 나트륨 온천으로 분류되며 혈액순환과 성인병, 당뇨병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파비스는 목욕 위주의 온천문화에 물놀이 개념을 일찌감치 도입한 곳으로 유명하다. 350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하 700m 암반에서 분출되는 섭씨 38도의 온천수를 사용한다. 650평 규모의 바데풀에서 수압과 기포를 이용한 전신 마사지와 수중운동이 가능하다. 남녀 대온천장에는 옥탕, 침탕 등 20여개의 이벤트탕과 노천탕이 마련돼 있어 다양한 온천욕을 경험할 수 있다. 동굴탕, 가족탕, 슬라이드 등을 갖춘 25m 야외 온천풀은 사계절 따뜻한 온천수가 공급돼 겨울철 야외 수영의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인근에 위치한 외암리 민속마을, 봉곡사 솔숲길, 세계꽃식물원, 삽교호 함상공원도 연계해 찾을 만하다. (041)539-2080

 

■이천 스파플러스
경기도 이천시 안흥동에 소재한 미란다 호텔의 가족형 온천 리조트이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온천인 이천온천은 나트륨을 다량 함유한 알칼리성으로 피부 보습효과가 뛰어나 피부 미용과 신경통, 부인병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하 3~46.2m에서 올라오는 용출수 온도는 섭씨 36도.
동시에 6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온천탕 내에는 녹차·인삼·산수유 등의 한약재를 넣은 각종 기능탕이 있는데, 여기서 즐기는 ‘약수 목욕’이 인기를 끌고 있다. 겨울철 눈을 맞으며 즐기는 남녀 노천탕과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는 레저탕에서는 색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스파플러스의 최고 명소는 수영과 온천욕의 효과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실내 온천 수영장. 이 곳에선 137m짜리 슬라이더의 짜릿함도 맛볼 수 있다. 또한 참숯방, 토굴방 등이 있는 ‘건강 존’에서 피로에 지친 몸을 지지며 달콤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테르메덴
온천물에 몸을 담가 몸과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것을 탕치(湯治)라 한다. 조선시대 세종대왕과 세조 임금이 즐겨 찾았다는 경기도 이천 온천지대에 자리하고 있다. 3만여 평의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이천 테르메덴은 세계적 규모의 바데풀을 자랑하는 독일식 온천. 양질의 나트륨 알칼리성 온천수가 하루 1500t씩 솟아난다. 기능성 시설 10종이 설치된 바데풀과 다양한 아이템탕이 특징이다. 또 닥터피시탕도 도입, 인기를 끌고 있다. 돌솥에 지어주는 따끈한 이천쌀밥을 맛보고 주변 도요지에서 도자기체험도 가능하다. (031)645-2000


■문경온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오렌지빛 온천수가 자랑이다. 문경온천은 두 가지 온천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지하 900m 화강암층과 석회암층 사이에서 분출되는 온천수는 섭씨 31.3도의 약산성 칼슘 중탄산천으로 알레르기성 피부염, 통풍, 신장병, 갱년기장애, 관절염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지하 750m의 화강암층에서 솟아나는 알칼리성 온천탕은 맑고 뜨거운 온천수로 만성 피로와 상처 회복에 효과가 있다. 한꺼번에 2500명이 들어가는 대형 온천탕도 특징이며, 맥반석 찜질방과 맥반석 사우나, 증기 사우나, 황토 사우나, 노천탕 등 부대시설도 다양하다. 문경새재 트레킹과 연계해 즐길 만하다. (054)571-2002

■경주조선온천호텔
경주에서 이른바 ‘물 좋기’로 유명한 곳이다. 지하 450m에서 끌어올린 약알칼리성 광염온천수가 관절염, 신경통은 물론 피부미용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호텔의 특징은 아름드리 솔숲. 호텔 마당에 들어서면 기분좋은 숲내음이 먼저 반긴다. 특히 물놀이 시설인 서머랜드는 깊은 숲속에 푹 싸여 있고 테마형 사우나와 찜질방도 이어져 있어 가족단위 원스톱 놀이공간이 된다. (054)740-9600

■덕구온천 
동해안 제일의 온천 휴양지로 꼽한다. 울진군 북면 응봉산 자락의 덕구온천은 깊은 산속에 자리한 호젓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특히 국내 최대의 자연 용출수를 자랑한다. 적지 않은 온천이 원수를 데워 사용하고 있는데 비해 이곳 만큼은 섭씨 42도의 뜨거운 온천수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온다. 온천수는 칼륨, 칼슘, 철, 염소 등이 함유된 약알칼리성으로 신경통, 류머티즘성 질환 등에 효과가 있다. 기포욕, 플로링, 보디 마사지, 넥 샤워 등을 할 수 있는 테라쿠아와 침탕, 스파탕, 에스테탕 등 다양한 테마를 갖추고 있다. 망양정, 월송정 등 관동팔경에 속하는 옛 정자에서의 해맞이, 겨울 별미 대게 맛도 볼 수 있다. (054)782-0677

워터월드
제주도 최초의 물놀이 테마파크로 현지인은 물론 제주관광객들의 인기 나들이 명소이다. 서귀포월드컵경기장내에 자리하고 있으며 파도풀, 유수풀, 튜브 슬라이더는 물론 어린이를 위한 키즈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한라산을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탕과 선탠장이 인기다. 허브탕이나 인삼탕, 솔잎탕, 석류탕 등 7가지 종류의 노천 스파에 몸을 담글 수 있다. 피부에 좋다는 화산 분출물(화산재)인 ‘송이’ 사우나탕도 갖추고 있다. (064)739-1930

■비발디파크 오션월드
이집트를 테마로 삼아 사막의 오아시스를 연상케 하는 최첨단 물놀이 시설이다. 홍천 팔봉산 자락 비발디파크 내에 문을 연 비발디파크 오션월드는 실내 4000평, 실외 7000평, 그리고 호수공원 1만5000평 등 총 3만여평 규모로 1만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의 물놀이 시설이다. 대표적 물놀이 시설은 래프팅을 하듯 300m 길이의 급류를 타고 내려오는 익스트림 리버와 수평형-대각선형-다이아몬드형 등 변화무쌍한 파도를 만들어내는 실내 파도풀. 스키, 눈썰매 등과 연계해 여정을 꾸릴 수 있다. (033)430-7540

■캐리비안 베이
국내 물놀이 시설의 대명사격이다. 바데풀은 강한 물살을 이용해 마사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수중 피트니스 시설로, 수심 0.9m의 풀에 사람의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물을 채워 물속에 오래 있어도 힘들거나 피곤하지 않도록 했다. 가족 휴식공간인 스파 빌리지는 스파 시설이 구비된 독립 가옥 형태로 숲속에 만들어졌다.
 (031)320-5000


Tip - ‘온천 이용’ 이렇게

▶온천욕은 음식물이 소화된 식후 1시간이 가장 좋다. 입욕 전 생수 한잔은 노폐물을 잘 배출시키고 탈수현상도 막아준다.
▶입욕 전 샤워를 먼저 해 노폐물을 제거하고 온천욕을 즐기는 게 좋다. 온천수에는 피부에 유익한 성분이 많아 온천욕을 마친 뒤에는 물기를 자연상태에서 말리는 것이 낫다.
▶냉-온탕욕을 번갈아 하는 게 좋다. 냉탕에 들어가면 몸은 산성으로, 온탕으로 들어가면 알칼리성으로 변해 냉-온욕을 거듭하면 체액이 중성 내지는 약알칼리성으로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냉탕은 1~2분, 온탕은 10~15분 이내가 좋다.
▶온천욕을 하며 억지로 때를 밀 필요는 없다. 온천수로 목욕하면 피부가 매끈거릴 뿐 때가 잘 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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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조4000억원 규모 초대형 사업에 ‘변수’가 등장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정당성에 시비가 붙었다. 법정 공방으로 비화됐던 문제는 이제 결론만 남은 상태다. ‘모로 가도 수익만 내면 된다’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1구역, 5-3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이하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재 확인된 소송만 ▲손해배상 청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등 3건에 이른다. 겉으로는 순탄하게 진행 중인 듯한 사업의 이면에 ‘복마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일요시사> 1539호 ‘<단독> 1조4000억원 세운5구역 재개발 복마전’(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50331) 기사 참조). 꼬리에 꼬리 사법 리스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중구 산림동 190-3번지 일원 7672㎡ 부지에 지상 37층 규모의 업무복합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주주로 참여 중인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PFV)가 시행을, GS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태영건설이 시공권과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GS건설이 인수했다. 대신자산운용이 업무시설에 대한 선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선매입 가격은 3.3㎡당 3500만원가량으로 계약금으로만 700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에 따르면, 현재 사업은 철거 단계로 예정대로 2030년에 개발이 끝나면 연면적 13만㎡가 넘는 최상급 오피스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문제는 몇 년째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는 ‘사법 리스크’다. 검찰, 경찰에 고발된 몇몇 사건은 종결됐지만 일부는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눈여겨볼 대목은 송사에 휘말린 이들이 현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아무런 지분이 없는 ‘외부인’이라는 사실이다. 사업 초창기 기틀을 닦은 이른바 ‘개국공신’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지금은 연결고리가 없는 상태다. 그런데도 이들의 송사에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끊임없이 언급되는 이유는 시행을 맡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연루돼있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자금 조달 역할로 합류했다. 부동산 매매, 분양 등을 하는 업체 대표 염모씨와 부동산 개발 관리 등을 하는 업체 공동대표 오모씨, 권모씨 등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토지 매입 자금이 부족해지자 이지스자산운용을 끌어들였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사업에 합류할 무렵 인허가 문제 등이) 어느 정도 진행돼있었고 저희가 투자하기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돈을 투자해 진행하면 안정권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염씨가 대표로 있는 연합와이앤제이(이하 연합)와 이지스자산운용은 2019년 1월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은 50대 50으로 맞췄다. 여기에 연합은 오씨, 권씨, 최씨, 박 전 이사 등과 따로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 구조는 연합 50%, 오씨 30%, 권씨 10%, 최씨 7%, 박 전 이사 3% 등으로 구성됐다. 2030년 13만㎡ 업무복합시설 법정 공방 최소 3건 진행 중 2019년 6월 연합, 이지스자산운용, 국민은행(이지스펀드의 신탁사), 생보부동산신탁(현 교보자산신탁) 등은 주주협약서를 작성하고 ㈜세운5구역 PFV를 설립했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위한 시행사가 정식으로 구성된 것이다. 당시 지분 구조는 연합 47.1%, 이지스자산운용(17.2%)+이지스펀드(29.9%) 47.1%, 생보부동산신탁 5.8% 등이다. 대표이사는 염씨가 맡기로 했고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은 각 2명씩 이사를 추천해 총 4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됐다. 연합 측에서는 염 대표와 박 전 이사가 이사로 참여했다. 이 구성은 박 전 이사가 2020년 8월14일 이사직을 사임할 때까지 유지됐다. 이후 염 대표가 이지스자산운용에 지분을 넘기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빠져나왔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염 대표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손을 떼는 과정에서 오간 돈, 이지스자산운용이 오씨와 권씨, 최씨 등에게 준 돈을 두고 불거졌다. 염 대표가 받은 378억원, 오씨 등 3명 등이 받은 94억원 등 약 480억원을 둘러싸고 소유권 논쟁이 진행 중이다. 세운5구역 PFV, 이지스자산운용은 돈을 지급한 주체라 송사에 연루돼있다. 이 소송은 당시 사업의 지분 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시작됐기에 어떤 결론이 나오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최근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소송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동안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했던 이사회 관련 소송이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것. 세운5구역 PFV 4명의 이사 가운데 1명이었던 박 전 이사는 2023년 9월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6월20일부터 2020년 8월14일까지 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기간 세운5구역 PFV가 진행했다고 알려진 이사회는 16번이다. 480억원 두고 초기 멤버 갈등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는 상근 직원이 없고 등기임원의 보수도 없는 특수목적법인으로, 이사회는 업무 집행의 법률적 효력과 정당성을 보장해 주는 가장 중요한 기구이자 어쩌면 회사 그 자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이사회가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진행됐으니 그 결의 내용은 무효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운5구역 PFV는 명목상 구성된 페이퍼컴퍼니였던 만큼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실질적인 경영 주체(이지스자산운용), 총괄 관계자가 책임져야 한다. 리모컨을 누른 사람(이지스자산운용)이 문제지, 리모컨(세운5구역 PFV)이 잘못이 아닌 것과 같다”며 “14개월 동안 이사로 재직하다가 정기총회도 거치지 않고 중도 사퇴한 건 더 가다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휘말릴 것 같아서였다”고 털어놨다. 박 전 이사는 이사회가 실제로 진행되지 않고 서류 작업을 통해 조작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상법에 따르면 이사회는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의 방식으로 진행하게 돼있다. 어디에도 서면으로 진행해도 된다는 문구는 없다. 대표이사였던 염씨가 이사회를 소집 통지하는 과정에서 보낸 공문에도 정확하게 기재돼있다”고 주장했다. 상법 제391조(이사회의 결의방법)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이사의 과반수로 해야 한다. 다만 정관으로 그 비율을 높게 정할 수 있다. 그러면서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사회는 이사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직접 회의에 출석하지 않고 모든 이사가 음성을 동시에 송·수신하는 원격통신 수단에 의해 결의에 참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 <일요시사>가 입수한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 주식회사 이사회 소집통지’ 공문에 따르면 2020년 3월27일 오전 11시 이지스자산운용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진행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방법’ 부분에 ‘직접 참석 or 컨퍼런스 콜’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방어 근거 무너지나 박 전 이사는 해당 이사회에 참석한 적 없지만, 자신의 막도장을 이용해 의결이 이뤄진 것처럼 꾸몄다고 주장했다. 이사회 당일 다른 곳에 있던 적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박 전 이사는 “2019년 3차 이사회 이사록을 보면 그해 10월31일 재적 이사 전원 출석으로 이사회가 개최된 것으로 기재돼있다. 하지만 당시 나는 지인들과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서 스크린 골프를 치고 있었다. 물리적으로 1시간가량 차이 나는 곳에 있던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사회 결의는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이사는 이 내용을 가지고 서울영등포경찰서에 염 대표 등을 ‘배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박 전 이사가 재직 당시 이사회 소집이나 의사록 작성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불송치 처분했다. 박 전 이사는 “사후에 통보식으로 이사회 의결 내용을 알았다고 해서 이사회 자체의 절차적 하자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검찰은 물론 염 대표, 이지스자산운용 모두 물리적 행위 자체가 없었던, 그래서 의결 자체가 무효인 이사회를 무기로 각종 고소·고발건을 방어해 왔다”며 “이사회에서 특별 결의사항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본인들이 체결한 공동사업약정서 등에 기재돼있는데도 그조차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가 토지를 매입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다룬 이사회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이 맺은 공동사업약정서에 따르면 ‘승인된 사업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자본적 지출’은 이사회 특별 결의사항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 특별 결의사항은 재적 이사 전원의 동의로 의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법원 절차적 하자 인정하면 사업 자체 흔들릴 가능성도 연합 등이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땅값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다. 염 대표와 오씨 등이 재개발 구역의 땅을 사는 과정에서 특수관계인을 이용해 비싼 값에 매입했다는 의혹이다. 시행사가 직접 원주민에게 토지를 사는 방식이 아니라 그사이에 특수관계인을 끼워 넣어 차익을 봤다는 것이다. 당시 검찰은 불기소의 근거 중 하나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언급한 바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도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땅값은 사실 정해져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재개발사업에서는 토지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협의에 따라 하는 것이지, 정확한 시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너무 비싸게 샀다면 의사결정 과정을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의사회 결의는 무조건 다 있었고 더 큰 의사결정은 주주총회를 통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전 이사의 주장대로 이사회의 절차적 하자가 인정돼 그 존재 자체가 무효가 된다면 결의 내용 역시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사회 관련 소송에 증인으로 참석한 당시 세운5구역 PFV 이사의 발언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4명의 이사 가운데 한 명이었던 그가 같은 이사였던 박 전 이사를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이다.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 온·오프라인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박 전 이사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박 전 이사는 “내가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런데 서로 얼굴 한번 본 적 없다. 만나기는커녕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 세운5구역 PFV 측은 그제야 대면 결의는 없었다고 인정하면서 서면 결의도 인정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서면으로 이사회 결의를 한다고 말하면 조합장이 당장 쫓겨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지스자산운영 측은 “해당 건은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답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리며 향후 법적 과정에서 투명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해왔다. 1심 판결 곧 나온다 일각에서는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위반될 소지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경험이 풍부한 한 관계자는 “SPC가 설립되고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사회 문제가 불거진 만큼 소송 결과에 따라 주무 관청의 인허가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