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치 임박’ 사드기지 후보지 탐색

“전북 북부 충남이 최적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그야말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정국이다. 북한의 도발에 맞서 대한민국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반도 사드 배치까지 추진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서는 유력 후보지들이 거론되는 상황. <일요시사>는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를 포함, 복수의 국방관계자들과 사드 배치 최적지를 진단해봤다.

배치를 한다면 어디일까. 민감한 질문에 서로 보이지 않는 포탄을 견준 모습이다. 특히 경기 평택, 강원도 원주, 대구, 경북 칠곡(왜관), 부산 기장 등이 후보지로 거론되자 지역 민심까지 요동치고 있다. 님비(NIMBY)는 지난 2월 셋째 주를 달군 핫 키워드다. ‘국가 안보’ 대 ‘지역 이기주의’라는 케케묵은 담론이 수면으로 올랐다.

사드 어디에?

국방부는 지난 7일 “증대하는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동맹의 미사일 방어태세 향상 조치의 하나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가능성에 대한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며 “공식 협의의 목적은 가능한 한 조속한 시일 내에 사드의 한반도 배치 및 작전 수행 가능성을 공동으로 모색하는 데 있다”고 발표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어서 상황은 배치 지역에 관한 갑론을박으로 전개됐다. 그 중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5개 지역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는 모습. 해당 지역의 시민사회 단체들은 즉각 반대 성명을 내고 절대불가를 외쳤다.

한미 군 당국은 사드 배치를 위한 실무단 협의를 앞두고 있다. 물론 지역에 대한 협의 또한 이 실무단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국방부 측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통화에서 “곧 일정·구성인원·사안 등에 대한 한미 양측의 협의가 시작된다”고 전했다.


당초 2월 셋째 주 중에 협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연되고 있다. 중국의 반응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중론이다.

최근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에서 장예쑤이 중국외교부 부부장은 “우리는 사드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했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관련 당사자들은 “사드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전한 바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연기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연기라고 볼 순 없다”며 “(국방부에서 발표한 내용은) 최대한 빨리 (시작)한다고 말한 것이다. 지금은 한미 양국이 협의하는 단계이고, 협의 중에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방부의 입장과는 별개로 유력 후보지들이 거론되는 상황. 이들 지역은 대부분 지난해 3월경 미군이 자체 조사를 실시했던 곳이다. 미국은 주한미군이 위치한 경기 평택과 대구, 경북 칠곡, 강원 원주, 부산 기장 등을 중심으로 사드 제작업체인 ‘록히드마틴’과 함께 최근까지 5∼6곳을 조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여론이 안 좋아지자 미군은 “자체적으로 어디가 적정한지 판단한 적은 있다. 그러나 결정한 바는 없다”라고 수습했다.

과연 5개 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고려가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아니요”에 가깝다. 국방부 공보팀 관계자는 “어떤 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지금 (언론을 통해) 나오는 지역은 개인의 의견일 뿐”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관계자는 최근 거론되는 후보지들 모두 출처불명의 ‘설’에 불과하다고 못 박았다. 외교소식에 정통한 또 다른 국회 관계자는 “(해당 지역들은) 국방부에서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카더라 방송”이라고 잘라 말했다.

TK 배치설 “수도권 방어 안 된다”
군사전문가 “평택·원주도 아니다”


결국 지금까지의 상황과 국방부의 입장을 종합해보면, 과거 미국이 사드 배치를 위해 자체조사를 실시했고, 그 지역들이 현재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중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가 유력하다는 것일까. 이론적 접근이 요구되는 순간이다.

복수의 군사 전문가는 대구·경북, 부산·경남 등 남부 지방은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진단한다. 사드의 사정거리를 고려했을 때 수도권 방어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구나 부산 등 남부지방의 배치 가능성이 낮다는 말이 있던데 사실인가’라고 국방위 관계자에게 질문을 던지자 “그렇다”라고 짧게 답했다.

과거 외교통일위원회에 있었던 한 관계자는 “중국과의 관계 때문에 대구·경북 배치설이 한때 거론됐는데, 실효성이 없다. 감정·정서적인 효과를 배제하고 군사적인 측면으로만 본다면 (대구·경북은) 적합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사드 배치의 목적이 뭔지에 따라 다르다”며 “대구와 경북 칠곡(왜관)에 사드가 위치한다면 사정거리가 닿지 않아 수도권 방어가 불가능하다. 특히 대구 이남에 배치하면 경기도 평택 방어도 불가능해진다. 평택에는 미군기지가 위치해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을 보호한다는 명분에도 맞지 않다”고 내다봤다.

실제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사드 배치 최적지는 어디라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최적지는 북한의 미사일을 가장 적절한 지점에서 방어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어 남부지방 배치는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따라서 부산·경남도 같은 이유로 제외된다.

때문에 강원 원주와 경기 평택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된다. 원주에는 공군기지가 있고 또한 산악지역에 위치해 있어 전자파 논란에도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논리다.

한 일간지는 여권 고위관계자의 말을 빌려 “군사적으로 최적합지에 배치한다는 원칙에 따라 강원 원주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며 “일부에서 경북 칠곡(왜관), 전북 군산, 경기 평택 등지를 거론하고 있지만 군사적 효용성 측면에선 원주 지역이 적합하다는 의견을 한국군 내에서 모은 것으로 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인균 대표는 각도 상 맞지 않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드는 전방 120도로 날아가기 때문에 원주보다 남쪽에 위치한 평택까지 방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평택을 방어하기 위해 사드를 왼쪽으로 돌려 배치하면 중국을 바라보게 돼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수도권 방어 고려

경기도 평택 또한 원주만큼 유력 후보지로 거론된다. 미군을 방어하려는 목적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평택이 최적이란 주장이다. 그러나 신 대표는 “평택은 절대 아니다”며 “왜냐하면 평택 전방 11km지점에 오산공군기지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 사드 레이더를 배치하면 오산공군기지 작전에 상당한 제한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미국이 평택에 있는 수만 명의 미군을 방어하면서 대한민국도 방어한다는 애초의 명분을 가장 잘 살리려면 전라북도 북부지역이나 충청남도에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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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