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스타들 공식 핸디캡

빌 게이츠·도널드 트럼프 골프 실력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의 골프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게이츠의 핸디캡은 평범한 주말골퍼의 수준에도 약간 못 미친다. 시애틀의 프라이빗 골프장인 브로드무어GC에서 측정된 게이츠의 미국골프협회(USGA) 공인 핸디캡은 24.1이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게이츠의 자산은 795억달러에 이르지만 핸디캡은 20대 중반이다. 누구든 모든 것을 다 갖지는 못하는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클 조던, 숨기지 못한 골프 사랑
소문난 골프광들 아예 골프로 전업도

골프전문지인 <골프다이제스트> 인터넷판은 최근 미국골프협회(USGA)의 핸디캡 네트워크(GHIN)를 인용해 미국의 유명인사 및 스포츠, 연예계 스타 30명의 핸디캡을 공개했다.

유명 인사들
실력 각양각색

세계 제일의 부자로 알려진 빌 게이츠는 지난 2003년 5월 브로드무어골프장에서 109타를 친 것이 공식 집계된 마지막 스코어였다. 게이츠는 1997년부터 2000년까지는 꼬박꼬박 핸디캡 인덱스에 스코어를 올렸다. 2000년 6월에 기록한 90타가 가장 좋은 스코어였다. 지금도 골프를 즐기지만 스코어를 남기지는 않는다. 14년간 마이크로소프트 CEO를 지내고 2014년 2월 은퇴해 지금은 농구팀 LA클리퍼스의 구단주로 있는 스티브 발머는 시애틀 골프장에서 13.2의 핸디캡을 적어냈다.
메이저 18승을 거둔 뒤에 골프설계가로 여전히 활약하는 잭 니클라우스는 자신의 홈 코스인 플로리다 베어스클럽에서 현재 3.4의 공식 핸디캡을 유지하고 있다. 더 이상 현역 프로선수가 아닌 만큼 그의 핸디캡이 더이상 ‘0’이 아니라는 사실 자체가 새롭다.
2004년 조지 부시 정부에서 콜린 파월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는 최초의 오거스타내셔널 여성 회원이면서 동시에 세계 최고의 골프장으로 알려진 페블비치 인근 태평양을 마주한 코스 사이프러스포인트의 멤버로 11.3의 공식 핸디캡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공화당의 미국 대통령 후보이자 수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부동산과 골프계의 거물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이 소유한 주피터트럼프내셔널에서 3.0의 핸디캡을 기록해, 적어도 골프 실력만큼은 허풍이 아님을 증명했다.
지난해 9월 미국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직 사임의사를 밝힌 존 뵈너는 웨더링턴골프클럽에서 9.3의 핸디캡을 작성했다. 최근에 스코어를 적어낸 것이 5개월만인 10월이었다. 그간 정치 행보를 고민하느라 골프 스코어를 적지 않은 것이 우연처럼 묘하게 겹친다.
그렇다면 미국 4대 프로 스포츠로 풋볼,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골프 실력은 어떠할까? 프로 스포츠 정상급 선수들은 평소에는 자신의 종목에 열중하지만 취미로는 골프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에 버금가는 뛰어난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미국 프로 스포츠 선수 가운데 현재 최강의 골프 실력자는 미국프로풋볼(NFL)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쿼터백 토니 로모이다.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로모의 공식 핸디캡은 +3.3이다. PGA 투어 선수급 실력이다. 로모는 US오픈 예선에 출전한 적도 있다. 비록 2차 관문에서 낙방했지만 프로 선수들과 겨뤄도 되는 실력임을 과시했다. 로모는 현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핸디캡’ 보유자이기도 하다.
왕년의 홈런왕 마크 맥과이어도 투어 선수 버금가는 골프 실력을 뽐낸다. 맥과이어의 공식 핸디캡은 +2.2이다. 거구에서 뿜어나오는 엄청난 장타뿐만 아니라 코스 매니지먼트도 뛰어나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전설적 3루수’ 마이크 슈미트는 메이저리그에서 은퇴한 뒤 PGA 시니어투어의 문을 두드릴 만큼 골프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핸디캡 +1.1의 슈미트는 골프 선수로 전향을 선언하고 시니어투어대회에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하기도 했다.
미국 프로풋볼 사상 가장 뛰어난 와이드리시버 가운데 한명으로 꼽히는 제리 라이스도 골프 실력에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실력자다. 라이스 역시 ‘플러스 핸디캡’을 자랑한다. 핸디캡 +0.7의 라이스는 그러나 PGA 2부투어에 도전했다가 쓴맛을 보고 투어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78승을 올리고 은퇴한 쿠바 출신 투수 리반 에르난데스는 핸디캡 0의 수준급 골퍼다.
북미아이스하키(NHL) 명예의 전당 회원인 브레트 헐도 핸디캡 0의 스크래치 골퍼다. 빙판을 누비던 헐은 아주 빠른 그린에서도 퍼팅을 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타이거 우즈가 PGA 투어를 석권할 때 ‘테니스 황제’로 군림한 피트 샘프러스도 골프 고수다. 로스앤젤레스 지역 고급 회원제 벨에어 컨트리클럽에 신고한 그의 골프 핸디캡은 0.5이다. 이런저런 골프대회에 모습을 많이 드러내는 다른 선수와 달리 ‘은둔형’ 골프를 즐기지만 함께 쳐본 프로 선수들은 ‘대단한 실력자’라고 입을 모은다. 테니스 스타 이반 렌들도 핸디캡 2를 신고한 수준급 실력이다. 그는 딸 셋을 모두 골프 선수로 키웠다.

스포츠 선수
실력자 상당수


톰 글래빈, 존 스몰츠, 그레그 매덕스 등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선발투수 3인방도 골프 실력은 투어 선수 버금간다. 핸드캡 1.6인 스몰츠는 라이스에 이어 PGA 2부투어에 도전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지난 4월 PGA 투어 선수 키건 브래들리는 “스몰츠가 PGA 투어 선수들과 내기 골프를 자주 치는데 칠 때마다 돈을 잃는다”고 ESPN에 폭로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200승 투수 존 스몰츠(48)는 스포츠계에서 가장 열정적인 골프광 중 한 명이다. 그가 가족 6명과 사는 미국 조지아주 밀턴의 저택 뒷마당에는 9홀짜리 골프코스가 있다. 3개의 연습그린에는 밤에도 연습할 수 있게 조명시설이 설치돼 있다. 스몰츠는 이 특별한 뒷마당을 만드는 데만 200만달러를 썼다.
스몰츠의 핸디캡은 +1.7. 1~2언더파를 친다는 얘기다. 과거 타이거 우즈와 친선 라운드를 할 때 5언더파 67타를 적을 정도로 강심장으로 알려졌다. 우즈는 “내가 본 아마추어 골퍼 중에 스몰츠가 최고”라고 극찬했다. 하지만 프로 대회의 벽은 높았다. 2011년 미국프로골프(PGA) 2부투어에 초청선수로 데뷔했으나 첫날 84타를 치는 등 2라운드 합계 27오버파로 예선 탈락했다. 앞서 US 오픈 예선에도 나갔지만 통과하지 못했다. 스몰츠는 여전히 투어 프로라는 목표를 버리지 않고 있다.
‘농구황제’이자 야구에 도전했다가 골프 선수까지 꿈꿨던 마이클 조던은 홈코스인 플로리다 베어즈클럽에서 작성한 1.9가 공식 핸디캡이다. NFL의 불후의 스타이자 더스틴 존슨의 예비 장인인 웨인 그레츠키는 고저랜치리조트에서 8.5의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 미식축구 뉴잉글랜드패트리어츠팀의 쿼터백이자 모델 지젤 번천의 남편인 톰 브래디는 매디슨클럽에서 9.2의 핸디캡을 작성했다.

골프가 좋아
선수로 전향

골프를 열광적으로 즐기면서도 실력은 형편없는 ‘골프 지진아’ 스타 플레이어로는 미국프로농구(NBA)의 간판 파워포워드 출신 찰스 바클리와 ‘미스터 양키스’ 데릭 지터가 꼽힌다.
골프는 유독 다른 종목에서 전향한 선수가 많은 편이다.미국 남녀 프로 골프에서 다른 종목에서 넘어와 투어 대회 우승까지 일궈낸 선수는 드물지 않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추앙받는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육상 선수 출신이다. 1932년 로스앤젤레스 하계 올림픽에서 80미터 허들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고 투창에서도 올림픽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높이뛰기에서는 연장 끝에 은메달을 땄다. 2년 뒤 골프 선수로 전향한 자하리아스는 그야말로 천하무적이었다.
아마추어 무대를 석권하고 36세라는 늦은 나이에 프로 무대에 뛰어든 자하리아스는 메이저대회 10승을 포함해 41승을 올렸고 상금왕 두 번을 차지했다. AP가 선정하는 올해의 여성 운동선수에 6번 뽑혔는데 한 번은 육상 선수였고 세 번은 아마추어 골프 선수, 그리고 두 번은 프로 골프 선수 자격이었다.
전설적인 복싱 스타 ‘갈색 폭격기’ 조 루이스(미국)도 복싱을 그만 둔 뒤 프로 골프 선수로 활약한 적이 있다. 복싱 헤비급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25차례나 방어한 그는 독일의 막스 스멜링과 타이틀전에서 이겨 미국의 국민적 영웅이 됐다. 1935년부터 골프를 즐긴 루이스는 1951년 은퇴하고 골프 선수로 변신했다.
1952년 PGA 투어 샌디에이고오픈에 초청 선수로 출전한 루이스는 컷을 통과하지는 못했지만 PGA 투어 대회에서 사상 처음 출전한 흑인 선수라는 뜻깊은 족적을 남겼다. 당시 PGA투어는 ‘백인만 선수로 출전할 수 있다’는 인종차별적 규정을 두고 있었다. 대회 주최 측은 당시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탄원 서를 제출한 끝에 출전할 수 있었고 골프에 흑인 선수가 뛸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쾌거로 평가받는다. 그는 프로 선수로는 뛴 적이 없지만 1951년 아마추어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만만치 않은 골프 실력을 과시했다.
엘스워스 바인스(미국)는 테니스와 골프 두 종목 US오픈에 출전한 이색 경력을 자랑한다. 1931년과 1932년 US오픈, 1932년 윔블던을 제패하는 등 최고의 테니스 선수였던 바인스는 1942년부터 골프 선수로 전향했다. 15년 동안 PGA 투어에서 뛴 바인스는 1947년 상금랭킹 12위에 오르는 등 정상급 기량을 선보였다. 하지만 골프에서 이룬 업적은 테니스에서 남긴 성과에 한참 못 미쳤다.
미국프로풋볼(NH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전설적인 쿼터백 존 브로디(미국)는 17년 동안의 풋볼 선수 생활을 마치고 곧바로 골프 선수로 전향, 시니어 골프 선수로 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스탠퍼드대학 재학 때는 풋볼뿐 아니라 야구와 골프 등 3개 종목 학교 대표로 뛰었던 브로디는 풋볼 선수로 전성기를 누리던 1956년 US오픈에 자력으로 출전하기도 했다.
1942년부터 1947년까지 PGA 투어에서 6승을 쓸어담은 새미 버드(미국)는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 선수였다. 발이 빠른 버드는 홈런 타자 베이브 루스가 안타를 치고 출루하면 대주자로 주로 기용돼 ‘베이브의 다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메이저리그에서 8시즌을 뛰고선 과감하게 골프로 종목을 바꿔 1936년 PGA 투어에서 뛰어든 그는 야구 선수보다는 골프 선수로 더 유명해졌다. 버드는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와 PGA 투어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 모두 출전한 유일한 인물이다.
릭 보든(미국)도 메이저리거 출신으로 골프에서 적지 않은 발자취를 남겼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뉴욕 양키스 등에서 151승을 따낸 정상급 선발 투수였던 그는 1989년 은퇴하자 뛰어난 골프 실력으로 PGA시니어 투어에 뛰어들었다. 우승은 못했지만 더러 톱10에 입상해 식지 않은 골프 재능을 뽐냈다.
PGA 투어에서 8년을 뛴 에스테반 톨레도(멕시코)는 원래 복싱 선수였다. 라이트급 복서로 12승1패의 전적을 남긴 톨레도는 1982년부터 골프를 시작해 23세이던 1986년 프로 골프 선수가 됐다. PGA 투어에서 우승은 없었지만 8년 동안 투어 카드를 지키며 꾸준한 성적을 낸 톨레도는 2013년부터 시니어 투어로 넘어가서 3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2008년 그래미어워드 상을 받은 올해 58세의 빈스 길은 테네시골프클럽에서 플러스 +0.1의 핸디캡을 가진 음악가 중의 최고수다. 자신의 이름을 딴 골프대회도 주최한 팝가수이자 영화배우인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레이크사이드에서 0.2의 공식 핸디캡을 기록하고 있다. 5년 전 핸디캡 6이었으나 이후 골프장을 사들이기도 한 골프광이다.
최경주의 지인으로 한국을 찾기도 한 케니G의 핸디캡은 셔우드컨트리클럽에서 기록한 3.5였다. 59세의 섹소포니스트의 본명이 케네스 고어리크(Kenneth Gorelick)란 사실은 증명서에 적인 이름을 통해 알려졌다.

연예계 스타
골프광 천지

영화배우 사무엘 잭슨은 마운틴게이트에서 6.9의 공식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 어떤 때는 73타를 치고 종종 95타로 치는 불규칙한 스코어를 낸다. 골프 영화 <틴컵>의 주인공이자 프로암 대회의 단골 출연자인 케빈 코스트너는 버남우드에서 11.4의 핸디캡을 가졌다.
영화 <트랜스포머> <19곰 테드>등의 주연 배우 마크 월버그는 맨해튼우즈골프장에서 핸디캡 13.0을 기록했다. 그의 백에는 로리 매킬로이로부터 선물받은 드라이버가 꽂혀 있다. 올해 85세의 영화배우이자 감독으로 정정한 활동을 하고 있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요즘에도 꾸준히 필드에 나가서 골프를 즐기며 22.5의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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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