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여행’ 농어촌 명소 마을을 찾아(1)

‘오감 만족’ 찾아 골라 골라 떠나자!

경기 양평 보릿고개 마을…옥수수 따서 구워먹어 볼까
소금의 섬 증도…남태평양 휴양지 연상
감미로운 마을…감나무들과 희귀 철새 만날 수 있는 곳
인천 강화도…여러 시대 유적지 만날 수 있는 곳


그동안 볼거리, 즐길거리로만 여겼던 여행에 삶의 여유와 건강까지 더해지면서 최근 ‘웰빙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빨리빨리’ 문화가 만연해지면서 숨가쁘게 살아가는 세상에서 벗어나 자연을 즐기고 웰빙음식도 맛볼 수 있는 여행지가 곳곳에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선정한 농어촌 명소 마을 20곳을 두 번에 나눠 소개한다.

경기 양평 보릿고개 마을

보릿고개 마을은 몸에 좋은 전통 웰빙 재료로 천천히 요리해 여유 있게 즐기는 한국의 슬로우 푸드를 만날 수 있다. 한적한 시골 마을답게 농산물 수확 체험이 가능하다. 마을 한가운데 자리잡은 보릿고개 체험관에서는 고구마와 감자캐기, 옥수수 따기와 풋콩 구워먹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추억을, 어른들은 어렸을 적의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마을 부근에서는 가난했던 옛 시절에 허기를 달래주던 꽁보리밥, 누룽지 탕, 오방이 떡, 호박밥 등의 슬로우 푸드 별미를 만나볼 수 있다. 숙소는 마을 곳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60여 명이 숙박을 할 수 있는 체험관과 15명 정도가 묵을 수 있는 2개실의 마을 황토방, 마을 펜션 5개소 등이 있다. 
 
전통먹을거리의 고장 포천
 
최근 세대를 너머 사랑 받고 있는 대표적인 민속주 막걸리를 생산하는 포천은 전통술과 전통한과 박물관이 있으며 수많은 민속주와 민속음식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전통술 박물관인 산사원은 전통술에 관련된 내용을 보고, 듣고, 맛보며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특히 가양주(집에서 빚는 술)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또 포천아트밸리의 폐채석장은 아름다운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돼 다양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포천시 산정호수 근처, 구불구불한 흙길을 지나 만나는 청기와집 모양의 한가원에서는 현대식 공간에서 한과 만들기 체험과 한과 관련 예절교육을 배워볼 수 있다. 또한 산사원과 한가원 주변에는 펜션, 민박, 모텔, 리조트, 캠프장 등 다양한 숙박 시설이 있다.
  
인제 냇강 마을 
 
냇강 마을에서 뗏목을 타고 강물을 따라 흐르면 복잡한 도시의 일상들이 꿈처럼 지나간다. 냇강 마을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즐기는 물놀이는 선사뗏목. 직접 뗏목을 만들어 저으며 소양강물과 하나가 되는 체험. 뗏목 위에서 배우는 뗏목 아리랑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준다. 또 산채 요리, 두부 요리, 황태 요리, 민물 생선 요리(도리뱅뱅이), 메밀국수, 올챙이 국수, 감자전, 수수부꾸미, 벌렁주 등의 산촌 별미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송이버섯이나 봄나물 채취, 반딧불이 관찰, 토종 민물고기 관찰, 산림욕, 과실주 담그기, 내린천 래프팅, 번지 점프, 숯가마등치기 공연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레포츠 문화가 발달한 냇강 마을 근처는 피서지답게 가족들이 함께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주말농장과 펜션, 모텔과 여관, 민박까지 다양한 형태의 숙박 시설이 갖춰져 있다.
 
소금의 섬 증도

전남 신안 증도는 아시아 지역 최초로 슬로우 시티로 지정될 정도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섬 내 선착장 바로 앞에 위치한 140만평 규모의 태평 염전은 서울 여의도 면적 두 배 크기의 국내 최대 염전을 자랑한다. 특히 맑은 바닷물과 울창한 곰솔 숲, 초가집 모양의 비치 파라솔이 곳곳에 있어 마치 남국의 어느 휴양지를 연상시키는 우전 해수욕장은 빼놓을 수 없는 여행 코스다. 해수욕장 부근에서는 다양한 갯벌 생태체험이 활발히 진행중이다. 우전해수욕장 모래사장 끝에 위치한 짱뚱어 다리는 길이 470m의 갯벌 위에 떠있는 목조 다리로 물이 차 있을 때에는 낭만적인 물 위의 다리로 변한다. 대형 리조트 뿐 아니라 일반 민박집과 더불어 전통 한옥 형태의 민박집, 황토집, 바다가 보이는 집 등 입맛대로 골라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만 하면 된다.
 
장수 마을 보은 구병아름

백두대간 자락에 자리한 충북 보은 구병아름 마을은 아프지 않고 장수하는 사람들이 유독 많아 장수 마을이라 불린다. 장수마을답게 구병아름에서는 고단백 식품이면서 열량과 포화지방 함량이 낮아 남녀노소에게 좋은 건강장수 음식인 손 두부를 직접 만들고 먹어볼 수 있는 체험이 가능하다. 또 인절미 만들기와 장을 만들어 보는 체험도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특히 구병아름 마을은 각종 천연 술로도 유명해 송로주와 옥수수 술을 비롯, 일년 열 두 달마다 각각의 재료로 담근 열두 달 술(산딸기, 보리뚝, 매실, 살구, 마가목 등)을 맛볼 수 있다. 숙소는 자연 속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통나무 펜션과 나무와 황토로 지은 숙박 건물이 있다.

해지는 바다가 아름다운 곳 천리포

서쪽 땅 끝 충남 태안 천리포 일원은 갯벌과 해수욕장, 모래언덕과 휴양림을 모두 체험할 수 있으며 세계수목협회가 지정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이 있다. 또한 서해안에서 가장 낭만적인 해수욕장 중 하나인 만리포 해수욕장과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안면도 꽃지 해수욕장과 테마 해안공원, 그리고 안면송이라 불리는 소나무가 우거진 자연휴양림 산책로를 걸으며 삼림욕을 할 수 있다. 아이들과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노을지는 갯마을을 찾아 드넓은 갯벌에서 조개, 홍합, 개불, 소라 등을 직접 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바닷가 마을답게 조개구이나 굴 구이, 굴밥, 간장 꽃게장, 우럭젓국, 간자미 무침 등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유명한 해안 관광지답게 천리포 일원에는 1000여 개에 이르는 숙박 시설을 갖추고 있다.

자연 생태 천국 순천만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은 광활한 갯벌과 크고 작은 섬, 주변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곳으로 볼거리가 가득하다 순천만에 위치한 자연생태공원은 순천만의 다양한 생태자원을 보존하고, 일반인의 생태학습을 위해 조성된 공간으로 자연생태관과 천문대 갈대열차, 생태탐조투어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순천생태마을에서는 다양한 곤충이 서식하고 있고, 여름밤 반딧불이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또한 조선시대 3대 읍성 중 하나인 낙안읍성은 순천시 낙안면 동내리·서내리·남내리에 걸쳐 있는 성곽 유적이다. 현재 유네스코 문화 유산 등록이 추진될 정도로 보존이 잘 돼 있으며 그 형태가 매우 견고하다. 특히 순천만 근처에서는 복 해장국, 밀복 지리 등의 복어 요리를 맛 볼 수 있다. 순천시 근처에는 30~ 50여 개의 객실을 보유한 40여 개의 모텔과 호텔 등이 위치해 있다.


감미로운 마을
 
이름부터 정겨운 경남 창원 감미로운 마을은 풍년을 이뤄 흐드러지게 열매를 맺은 감나무들과 잘 보존된 저수지 너머 희귀 철새들을 만날 수 있다. 창원시 동읍 대산면 일원은 한국 최대의 철새 도래지로 10월 중순부터 큰기러기, 쇠기러기, 청둥오리, 쇠오리, 고방오리 등이 찾아온다. 단감 농장에서는 직접 단감을 따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단감을 저온숙성해 만드는 단감 와인 만들기, 단감 비누 만들기, 감물 염색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마을에서 재배한 단감과 유기농 야채를 매콤 달콤한 고추장에 비벼 먹는 색다른 맛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백년단감시배지에서는 한국 최초의 단감나무를 볼 수 있다. 마을 내에는 색소폰과 함께 하는 농가 민박, 조선시대 가옥을 재현한 황토방 민박 등 10여 개의 민박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물굽이마다 섬들이 들어서는 곳 통영
 
항구와 주변 섬들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통영. 미륵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한려수도의 풍경과 둘러볼수록 감탄을 자아내는 다도해가 섬 여행의 진수를 보여준다. 미륵도의 미륵산에 있는 국내에서 가장 긴 1975m의 관광용 곤돌라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나 미륵산까지 올라가면 멋진 한려수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미륵도 해안을 일주하는 23㎞의 드라이브 코스인 산양해안일주도로 중간에 있는 전망대로 가면 해가 지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통영에서는 각망 고기잡이, 요트 세일링체험, 수륙터 자전거 체험, 한산도 셀프가이드 자전거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통영시 항남동 인근에 모텔이 많으며 무엇보다 통영 일대 바닷가 풍경이 잘 보이는 곳으로 숙소를 정하는 것이 좋다.

인천 강화도

제주, 거제, 진도, 남해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인 강화도는 한 장소에서 여러 시대의 유적지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다. 강화읍 갑곶리에 위치한 강화역사관은 이 지역에서 출토된 선사시대와 청동기 시대의 유물, 개화기 전후의 국방 시설 등 강화도의 모든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화문석 문화관에서는 왕골로 꽃무늬 등을 놓아 짠 한국식 카페트인 화문석의 변천 과정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있다. 또 대웅보전, 약사전, 범종 등 보물급 유적을 비롯해 국가사적, 인천시 지정 유형문화재 등 무수한 문화 유적을 간직하고 있는 전등사도 만날 수 있다. 먹거리도 다양하다. 밴댕이 회 무침, 숭어회, 강화 사자발 약쑥으로 만든 쑥 냉면, 연포탕, 꽂게, 잔새우 튀김 등도 강화도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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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