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여행’ 농어촌 명소 마을을 찾아(1)

‘오감 만족’ 찾아 골라 골라 떠나자!

경기 양평 보릿고개 마을…옥수수 따서 구워먹어 볼까
소금의 섬 증도…남태평양 휴양지 연상
감미로운 마을…감나무들과 희귀 철새 만날 수 있는 곳
인천 강화도…여러 시대 유적지 만날 수 있는 곳


그동안 볼거리, 즐길거리로만 여겼던 여행에 삶의 여유와 건강까지 더해지면서 최근 ‘웰빙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빨리빨리’ 문화가 만연해지면서 숨가쁘게 살아가는 세상에서 벗어나 자연을 즐기고 웰빙음식도 맛볼 수 있는 여행지가 곳곳에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선정한 농어촌 명소 마을 20곳을 두 번에 나눠 소개한다.

경기 양평 보릿고개 마을

보릿고개 마을은 몸에 좋은 전통 웰빙 재료로 천천히 요리해 여유 있게 즐기는 한국의 슬로우 푸드를 만날 수 있다. 한적한 시골 마을답게 농산물 수확 체험이 가능하다. 마을 한가운데 자리잡은 보릿고개 체험관에서는 고구마와 감자캐기, 옥수수 따기와 풋콩 구워먹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추억을, 어른들은 어렸을 적의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마을 부근에서는 가난했던 옛 시절에 허기를 달래주던 꽁보리밥, 누룽지 탕, 오방이 떡, 호박밥 등의 슬로우 푸드 별미를 만나볼 수 있다. 숙소는 마을 곳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60여 명이 숙박을 할 수 있는 체험관과 15명 정도가 묵을 수 있는 2개실의 마을 황토방, 마을 펜션 5개소 등이 있다. 
 
전통먹을거리의 고장 포천
 
최근 세대를 너머 사랑 받고 있는 대표적인 민속주 막걸리를 생산하는 포천은 전통술과 전통한과 박물관이 있으며 수많은 민속주와 민속음식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전통술 박물관인 산사원은 전통술에 관련된 내용을 보고, 듣고, 맛보며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특히 가양주(집에서 빚는 술)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또 포천아트밸리의 폐채석장은 아름다운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돼 다양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포천시 산정호수 근처, 구불구불한 흙길을 지나 만나는 청기와집 모양의 한가원에서는 현대식 공간에서 한과 만들기 체험과 한과 관련 예절교육을 배워볼 수 있다. 또한 산사원과 한가원 주변에는 펜션, 민박, 모텔, 리조트, 캠프장 등 다양한 숙박 시설이 있다.
  
인제 냇강 마을 
 
냇강 마을에서 뗏목을 타고 강물을 따라 흐르면 복잡한 도시의 일상들이 꿈처럼 지나간다. 냇강 마을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즐기는 물놀이는 선사뗏목. 직접 뗏목을 만들어 저으며 소양강물과 하나가 되는 체험. 뗏목 위에서 배우는 뗏목 아리랑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준다. 또 산채 요리, 두부 요리, 황태 요리, 민물 생선 요리(도리뱅뱅이), 메밀국수, 올챙이 국수, 감자전, 수수부꾸미, 벌렁주 등의 산촌 별미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송이버섯이나 봄나물 채취, 반딧불이 관찰, 토종 민물고기 관찰, 산림욕, 과실주 담그기, 내린천 래프팅, 번지 점프, 숯가마등치기 공연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레포츠 문화가 발달한 냇강 마을 근처는 피서지답게 가족들이 함께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주말농장과 펜션, 모텔과 여관, 민박까지 다양한 형태의 숙박 시설이 갖춰져 있다.
 
소금의 섬 증도

전남 신안 증도는 아시아 지역 최초로 슬로우 시티로 지정될 정도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섬 내 선착장 바로 앞에 위치한 140만평 규모의 태평 염전은 서울 여의도 면적 두 배 크기의 국내 최대 염전을 자랑한다. 특히 맑은 바닷물과 울창한 곰솔 숲, 초가집 모양의 비치 파라솔이 곳곳에 있어 마치 남국의 어느 휴양지를 연상시키는 우전 해수욕장은 빼놓을 수 없는 여행 코스다. 해수욕장 부근에서는 다양한 갯벌 생태체험이 활발히 진행중이다. 우전해수욕장 모래사장 끝에 위치한 짱뚱어 다리는 길이 470m의 갯벌 위에 떠있는 목조 다리로 물이 차 있을 때에는 낭만적인 물 위의 다리로 변한다. 대형 리조트 뿐 아니라 일반 민박집과 더불어 전통 한옥 형태의 민박집, 황토집, 바다가 보이는 집 등 입맛대로 골라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만 하면 된다.
 
장수 마을 보은 구병아름

백두대간 자락에 자리한 충북 보은 구병아름 마을은 아프지 않고 장수하는 사람들이 유독 많아 장수 마을이라 불린다. 장수마을답게 구병아름에서는 고단백 식품이면서 열량과 포화지방 함량이 낮아 남녀노소에게 좋은 건강장수 음식인 손 두부를 직접 만들고 먹어볼 수 있는 체험이 가능하다. 또 인절미 만들기와 장을 만들어 보는 체험도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특히 구병아름 마을은 각종 천연 술로도 유명해 송로주와 옥수수 술을 비롯, 일년 열 두 달마다 각각의 재료로 담근 열두 달 술(산딸기, 보리뚝, 매실, 살구, 마가목 등)을 맛볼 수 있다. 숙소는 자연 속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통나무 펜션과 나무와 황토로 지은 숙박 건물이 있다.

해지는 바다가 아름다운 곳 천리포

서쪽 땅 끝 충남 태안 천리포 일원은 갯벌과 해수욕장, 모래언덕과 휴양림을 모두 체험할 수 있으며 세계수목협회가 지정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이 있다. 또한 서해안에서 가장 낭만적인 해수욕장 중 하나인 만리포 해수욕장과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안면도 꽃지 해수욕장과 테마 해안공원, 그리고 안면송이라 불리는 소나무가 우거진 자연휴양림 산책로를 걸으며 삼림욕을 할 수 있다. 아이들과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노을지는 갯마을을 찾아 드넓은 갯벌에서 조개, 홍합, 개불, 소라 등을 직접 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바닷가 마을답게 조개구이나 굴 구이, 굴밥, 간장 꽃게장, 우럭젓국, 간자미 무침 등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유명한 해안 관광지답게 천리포 일원에는 1000여 개에 이르는 숙박 시설을 갖추고 있다.

자연 생태 천국 순천만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은 광활한 갯벌과 크고 작은 섬, 주변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곳으로 볼거리가 가득하다 순천만에 위치한 자연생태공원은 순천만의 다양한 생태자원을 보존하고, 일반인의 생태학습을 위해 조성된 공간으로 자연생태관과 천문대 갈대열차, 생태탐조투어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순천생태마을에서는 다양한 곤충이 서식하고 있고, 여름밤 반딧불이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또한 조선시대 3대 읍성 중 하나인 낙안읍성은 순천시 낙안면 동내리·서내리·남내리에 걸쳐 있는 성곽 유적이다. 현재 유네스코 문화 유산 등록이 추진될 정도로 보존이 잘 돼 있으며 그 형태가 매우 견고하다. 특히 순천만 근처에서는 복 해장국, 밀복 지리 등의 복어 요리를 맛 볼 수 있다. 순천시 근처에는 30~ 50여 개의 객실을 보유한 40여 개의 모텔과 호텔 등이 위치해 있다.


감미로운 마을
 
이름부터 정겨운 경남 창원 감미로운 마을은 풍년을 이뤄 흐드러지게 열매를 맺은 감나무들과 잘 보존된 저수지 너머 희귀 철새들을 만날 수 있다. 창원시 동읍 대산면 일원은 한국 최대의 철새 도래지로 10월 중순부터 큰기러기, 쇠기러기, 청둥오리, 쇠오리, 고방오리 등이 찾아온다. 단감 농장에서는 직접 단감을 따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단감을 저온숙성해 만드는 단감 와인 만들기, 단감 비누 만들기, 감물 염색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마을에서 재배한 단감과 유기농 야채를 매콤 달콤한 고추장에 비벼 먹는 색다른 맛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백년단감시배지에서는 한국 최초의 단감나무를 볼 수 있다. 마을 내에는 색소폰과 함께 하는 농가 민박, 조선시대 가옥을 재현한 황토방 민박 등 10여 개의 민박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물굽이마다 섬들이 들어서는 곳 통영
 
항구와 주변 섬들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통영. 미륵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한려수도의 풍경과 둘러볼수록 감탄을 자아내는 다도해가 섬 여행의 진수를 보여준다. 미륵도의 미륵산에 있는 국내에서 가장 긴 1975m의 관광용 곤돌라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나 미륵산까지 올라가면 멋진 한려수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미륵도 해안을 일주하는 23㎞의 드라이브 코스인 산양해안일주도로 중간에 있는 전망대로 가면 해가 지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통영에서는 각망 고기잡이, 요트 세일링체험, 수륙터 자전거 체험, 한산도 셀프가이드 자전거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통영시 항남동 인근에 모텔이 많으며 무엇보다 통영 일대 바닷가 풍경이 잘 보이는 곳으로 숙소를 정하는 것이 좋다.

인천 강화도

제주, 거제, 진도, 남해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인 강화도는 한 장소에서 여러 시대의 유적지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다. 강화읍 갑곶리에 위치한 강화역사관은 이 지역에서 출토된 선사시대와 청동기 시대의 유물, 개화기 전후의 국방 시설 등 강화도의 모든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화문석 문화관에서는 왕골로 꽃무늬 등을 놓아 짠 한국식 카페트인 화문석의 변천 과정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있다. 또 대웅보전, 약사전, 범종 등 보물급 유적을 비롯해 국가사적, 인천시 지정 유형문화재 등 무수한 문화 유적을 간직하고 있는 전등사도 만날 수 있다. 먹거리도 다양하다. 밴댕이 회 무침, 숭어회, 강화 사자발 약쑥으로 만든 쑥 냉면, 연포탕, 꽂게, 잔새우 튀김 등도 강화도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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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텃밭 다지는 민주당 꽃놀이패

보수 텃밭 다지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진통 끝에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정해졌지만 여전히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다. 그럼에도 “이재명은 싫고 국민의힘은 영 못 미덥다”는 한숨 섞인 푸념이 나온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은 갈 곳 잃은 보수 지지층의 마음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TK(대구·경북)를 대상으로 표심 구애에 나섰다. ‘흑묘백묘론’을 주장하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빨간색이면 어떻고, 노란색이면 어떻고, 파란색이면 어떻냐?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한번 만들어보는 것이 진정 행복 아니겠느냐”고 외쳤다. 중도 확장 큰 그림 민주당의 보수 끌어안기 전략은 대선 정국 이전부터 이뤄졌다.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서 흑묘백묘론을 꺼내면서 본격적으로 외연 확장에 나섰다. 흑묘백묘론은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라는 뜻의 실용주의 철학으로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었던 지도자 덩샤오핑이 사용한 속담이다. 기본소득을 강조해 왔던 이 후보는 이 자리서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며 “탈이념·탈진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위기 극복과 성장 발전의 동력”이라고 주장했다. 공정과 성장을 앞세운 이 후보는 “새로운 성장 발전의 공간을 만들어 성장의 기회도, 결과도 함께 나누는 공정 성장이야말로 실현 가능한 양극화 완화와 지속 성장의 길”이라며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기업의 성장발전이 곧 국가 경제의 발전”이라고 밝혔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시대로의 전환과 주식시장을 선진화하는 등 경제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으로 탄핵과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던 때다. 줄탄핵으로 강경 노선을 유지했던 민주당이 성장을 키워드로 내걸면서 비상계엄 이후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타개해 기존 지지층은 물론 중도와 보수 표심을 아우르기 위함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는 기본주택과 국토보유세를 사실상 철회하고 첨단산업 지원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경제 우클릭을 시도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줄도 믿을 수 없다”는 국민의힘의 맹비난이 이어졌지만 이 후보는 “민주당은 원래 경제 중심 정당”이라며 “경제와 성장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은 바로 국민의힘”이라고 받아쳤다. “코스피지수는 2600대로 겨우 턱걸이를 했는데 민주당이 집권하면 3000대를 찍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념이 밥 먹여주나” 노선 틀어 중도 보수 겨냥한 ‘흑묘백묘론’ 지난 2월에는 “민주당은 중도보수”라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우클릭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이 후보는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 반도체 특별법에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조항’을 넣으려다 철회한 일을 언급하며 “왼쪽에서는 진보의 가치를 버린 핵심 사례로 오해하고, 오른쪽에선 (오른쪽으로) 온다는데 가짜라고 해 쌍방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가 우클릭을 한다는데, 우클릭 안 했다. 민주당은 사실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며 “원래 우리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극우 세력이 강하게 결집했고,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여기에 끌려다니는 모양이 연출되자 빈집이 된 중도보수 영역까지 민주당이 발을 넓힌 것이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서 이 후보에게 도전장을 내민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는 자신의 SNS에 ‘중도우파 이재명? 그는 지금 ‘국민 클릭’을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후보는 기본소득을 말하면서도 시장 중심의 혁신 생태계를 끊임없이 강조해 왔다. 성남시장 시절, 판교를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바꾸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고민했다”며 “출정식 직후 곧장 판교로 향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 엔진을 가장 먼저 클릭했다”고 설명했다. 4월,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되자 이 후보는 본격적으로 보수 인사 영입에 속도를 냈다. 한 야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흑묘백묘론이 전략이었다면 지금 민주당에는 현실”이라며 “조기 대선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넓은 전선으로 뻗어나가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 보수 논객들을 만나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지붕 밑 다 모였다 정 전 주필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정규재TV’를 통해 “(이 후보가) ‘새 정부는 좀 넓게 인재를 구해야겠다.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 업계 출신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민주당 내 극좌는 없다고 자신한다. 지난해 4·10 총선서 경선을 통해 극좌는 대부분 탈락했고, 탈락하지 않은 7명은 공천을 통해 교체했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이념 타령하겠나. 여기서 더 분열하면 안 된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출범한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의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했다. 그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이회창 총재의 참모로 활동한 보수 원로로 꼽힌다. 2006년 오세훈 서울시장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거나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민주당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서 “지난 3년에 걸친 윤석열정부의 국정 실패와 부조리·비정상적 행태에 대한 심판과 쇄신의 각오 속에서 미래를 다짐하는 선거를 해야 한다” “윤정부 3년 동안 국정 운영이 망가지는 것을 보며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합리적 보수 성향의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권오을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 최고위원을 지낸 친유승민계 의원이다. 권 전 사무총장은 민주당 입당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의 실용 정치가 국가 위상과 침체된 경제회복, 복지국가 실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정부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서 활동한 이인기 전 의원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대선을 3주 앞둔 지난 13일에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 지지자 일부가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과거 비명(비 이재명)계로 분류됐거나 한때 라이벌이었던 인물을 두루 영입하기도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측근인 고영인 전 의원은 캠프 직속위원회인 ‘모두의 나라 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며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총괄선대위원장단에 임명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서 이 후보와 겨뤘던 김두관 전 의원은 ‘지방분권 혁신위원’을 맡았다. 이 밖에도 문재인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은 ‘평화 번영 위원회’를, 비명계 박용진 전 의원은 ‘사람 사는 세상 국민화합위원회’를 담당한다. 보수 심장 파랗게∼ 외연 확장 효과를 기대하는 반면, 민주당의 정체성이 흐려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여러 차례 탄핵을 입에 올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중도층의 역풍을 걱정하는 이들이 있겠지만, 중도만 집중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변화가 있어야 혁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빛의 혁명’을 상징하는 서울 광화문서 출정식을 연 이 후보는 “이제부터 진보와 보수의 문제는 없고 오로지 국민의 문제만 있다”며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대립을 넘어 실용으로 나아갈 시간이다. 낮은 자세로 통합의 정치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 후보는 정장 자켓을 벗고 파란색 바탕에 빨간색을 포인트를 준 운동화와 선거 운동복을 건네받았다. 선거 포스터와 현수막서도 빨간색 포인트를 찾아볼 수 있었다. 김영호 선대위 홍보본부장은 “태극 문양을 모티브로 민주당의 고유색인 청색과 보수의 적색을 함께 사용해 국민 통합의 의미를 담았다”며 “‘대한민국 상승’의 의미로 빨간색 삼각형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출정식 이튿날인 지난 13일 민주당은 ‘보수의 텃밭’ 내지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를 찾았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이 후보는 대구서 21.6%, 경북서 23.8%로 가장 낮은 득표율을 보였다. 심기일전으로 재도전에 나선 이 후보가 이번에는 보수 인사를 등에 업고 선전에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경북 구미역 광장을 시작으로 대구와 경북 포항, 울산을 돌며 집중 유세를 벌인 이 후보는 자신을 ‘유능한 도구’에 빗대 연설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구미에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젊은 시절 박 전 대통령을 사법 살인하고, 고문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안 하고 민주적 과정으로 집권했다면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어 모두가 칭송하지 않았겠느냐. 그 역시 지난 일이고 유능하고 국가와 국민에게 충직한 일꾼을 뽑으면 세상이 개벽할 정도로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선 코앞인데 여전히 손발 안 맞는 국힘 낮아진 TK·PK 벽…‘보수 심장’ 격전지로 그러면서 “좌측이든 우측이든, 빨강이든 파랑이든, 영남이든 호남이든 무슨 상관이 있나”라며 “진영이나 이념이 뭐가 중요한가.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떤가”라고 호소했다. 울산서는 “유능하고 준비돼있으니 한번 맡겨봐 달라.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도구라면 여러분의 판단 기준으로 선택해야지, 다른 이유로 배제할 이유가 없다”며 “신상도 있으니 한번 써봐라. 지난 3년 동안 성능 개량 많이 했다”고 말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14일에는 역시나 당 약세 지역으로 꼽히는 PK를 찾았다.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배로 일정을 시작한 이 후보는 “우리의 목표는 압도적 승리가 아니라 반드시 승리”라며 “낙관적 전망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은 아주 박빙의 승부를 하게 될 거라는 게 저희의 예상”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한 표라도 반드시 이기기 위해서 죽을 힘을 다하고 있다. 절박한 심정으로 세 표가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며 “국가의 운명이 달린 선거인 만큼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산 서면서는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라며 “이 위기는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군사 쿠데타 세력의 책임이다. 친위 쿠데타 때문에 경제가 완전히 망가졌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을 겨냥해서는 “보수 정당이 맞냐, 민주 정당이 맞냐. 이제 그 당도 변화하든지 퇴출당하든지 선택해야 한다”며 “군사 쿠데타를 백배사죄하고 군사 쿠데타 수괴 윤석열을 즉각 제명해야 대한민국 헌법 테두리 안에 있는 보수 정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럴 기미가 전혀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날 이 후보는 부산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점을 거론하며 “이곳 부산은 민주주의 성지 아닌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민주투사 김영삼의 정치적 고향이 맞나”라며 “이번에도 확실하게 (국민의힘을) 심판해달라”고 강조했다. 차기 선거 바로미터? 민주당이 보수 텃밭을 누비는 와중에도 국민의힘은 여전히 ‘윤석열 족쇄’에 발목 잡힌 모양새다. 아직 가시지 않은 후보 교체 여진에 윤 전 대통령의 탈당까지, 대선이 한 달여도 남지 않았지만 선거 공약보다는 윤석열 세 글자가 더욱 눈에 띈다. 민주당이 중도보수까지 스펙트럼을 넓히면서 앞으로 치러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조기 대선은 단순한 승패를 떠나 지역별 투표율의 소수점까지 눈여겨봐야 하는 선거가 됐다. 내년 6월에 치러질 예정인 지방선거는 이번 조기 대선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에게 간 홍준표 지지자, 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지자 모임인 ‘홍사모(홍준표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의 단체는 “국민의힘은 더 이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보수 정당이라는 자격이 없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신영길 홍사모 중앙대표는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경선 과정서 불거진 단일화 파행에 대해 “보수 정당을 지지해 온 수많은 유권자들의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며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명태균 특검법’을 의식해 먼저 선수를 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김건희 특검법과 함께 명태균 특검법 상정은 불가피한데, 이 과정서 홍 전 시장에게 불똥이 튈 것을 미리 방지했다는 해석이다. 한편, 홍사모 등의 결정이 홍 전 시장의 의중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