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면세점 전쟁' 7사7색 필승카드

불 보듯 뻔한 엔딩…누가 먹어도 뒤탈

[일요시사 취재1팀] 이광호 기자 = 대기업 몫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은 단 2장이다. 도전자는 HDC신라면세점, 현대백화점, 롯데면세점, 신세계그룹, 한화갤러리아, SK네트웍스, 이랜드그룹 등 총 7곳으로 3.5대1의 경쟁률을 나타내고 있다. 각 기업들은 저마다 승부수를 띄우며 기대하는 눈치다. 

 
유통업계 최대 화두인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 선정에 대한 최종 일정이 오는 10일로 확정됐다. 관세청은 9∼10일까지 사업계획 발표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한다. 면세점에 출사표를 던진 대기업 7곳은 저마다 평가점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단 1점 차이로도 희비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의 서울시내 면세점 심사 평가 기준을 보면 ▲관리역량(250점) ▲지속가능성 및 재무건전성 등 경영능력(30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 공헌도(150점) ▲기업이익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150점) 등 총 1000점 만점이다.
 
이중 경영능력이나 관리능력은 사실상 엇비슷하다. 대기업들이 막강한 자금력과 재무구조, 인력, 인프라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이익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에서 점수를 획득하는 것이 면세점 쟁탈전의 핵심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그룹은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을 따낼 경우 면세점 합작법인 현대DF를 통해 영업이익의 20%를 매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중소중견기업들과 손잡고 면세점업계 유일의 ‘상생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데 이은 두 번째로 이런 계획을 내놓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 특허기간인 5년 동안 300억원가량을 사회에 환원하게 될 것으로 추산한다. 최근 상장기업의 평균 기부금 비율은 영업이익의 1% 수준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이 국가 특허사업으로 공익적 성격이 강한 만큼 영업이익의 20% 사회환원은 지극히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기부금액을 지역축제 개발, 학술연구, 장학금 지원 등 관광인프라 개발 지원과 한 부모 가정과 불우아동 후원, 장애아동 수술비 지원 등 소외계층지원사업에 사용하기로 했다.
 
또 현대백화점은 중소·중견기업의 무이자·저리 대출 등 금융 지원을 위해 1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도 만들 계획이다. 중소·중견기업과의 동반성장 계획인 ‘석세스투게더(Success Together)’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프로그램은 ▲우수 중소중견기업 발굴과 판로 개척 ▲협력사 자금 금융지원과 대금지급 조건 개선 ▲협력사 기술 지원 ▲협력사 복리후생 ▲협력사와의 소통 강화 등을 담고 있다.

  
[신세계]
 
신세계그룹은 기존에 해왔던 것처럼 매출의 2.7% 정도 수준의 금액을 기부금으로 사회에 환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 명동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신세계 면세점과 백화점을 둘러보고 남대문시장으로 관광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향후 남대문시장 환경개선, 시장 마케팅 및 관광 콘텐츠 강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사업지원, 백화점과 면세점을 연계한 시장 우수상품 발굴 등의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7개중 2개 선정 ‘경쟁률 3.5대1’
저마다 승부수 띄우고 승리 확신
 
신세계그룹은 남대문시장상인회, 중소기업청, 서울시, 중구와 협약을 맺기도 했다.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정부의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 사업에 15억원의 지원금을 내놓기도 했다. 남대문시장의 콘텐츠 개발에 그간의 유통 노하우를 적극 제공하기로 한 셈이다. 
 
 
[한화]
 
사회환원 부문에서는 한화갤러리아가 선두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이 높은 편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226억원을 벌어 10억원을 기부해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 5.54%를 기록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집행한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수준인 5%를 유지하는 한편 지역 상권과 주민 생활의 질적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역 복지관을 대상으로 한 한화예술더하기 교육프로그램, 복지시설 내 태양광 발전 설비 무상설치, 사회적기업 한화B&B의 채용 연계형 바리스타 교육 등을 추진하기 위해 지자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SK]
 
SK네트웍스는 영업이익의 2∼4%(50억 수준)를 기부금 형식으로 납부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동대문 상권 개발을 위해 향후 5년 동안 2000~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주변 평화시장을 비롯한 전통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다. 또한 SK네트웍스는 서울시의 ‘매뉴팩쳐 서울’과 서울디자인재단의 ‘도제식 패션·봉제 동반육성’ 사업 지원을 위해 600억원의 패션 소상공인 동반성장 펀드를 조성해 K패션의 글로벌 명품화를 적극 선도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랜드]
 
이랜드그룹은 면세점 순이익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부금으로 사회에 환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랜드그룹은 중국 최대 여행사인 최대 여행사인 완다그룹을 통해 매년 100만명의 VIP 고객을 유치해 연평균 매출 1조원, 순이익 1000억원을 달성해 5년간 500억원을 기부금으로 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랜드그룹은 2002년부터 10년 이상 순이익의 10%를 마치 기독교의 십일조처럼 사회에 환원해왔다.
 
“1점 차이로 희비 갈릴 수도”
평가점수 높이기 막판 총력전

 
[롯데]
 
롯데그룹은 상생협력 우수기업, 가족친화기업, 사회적 기업 등 다수 인증을 받으며 지역상권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활동을 진행해왔다.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을 위해서 롯데면세점 측은 피트인 면세타운 운영을 통한 ‘상생모델’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올해만 주변지역 및 소외계층을 위해 180억원을 투자할 예정인데, 동대문 지역 디자이너 후원, 성동구의 사회적 약자의 자립 지원, 문화·예술 콘텐츠 창작자 및 예술가 지원, 사회적 기업의 상품 판로 개척 등이 활동 내용들이다.
 
[HDC신라]
 
HDC신라면세점은 ‘K-디스커버리 협력단’을 발족한다. K-디스커버리 협력단은 민관 네트워크로 한국의 재발견을 통해 서울과 쇼핑 중심의 관광 산업을 대한민국 전역으로 확장시켜 관광객 2000만 시대를 앞당기자는데 뜻을 함께한 이들로 구성돼 있다. HDC신라면세점이 구상한 관광활성화의 골자는 지자체가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면 HDC신라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코레일은 이들을 전국으로 실어나른다는 것이다.
 
중소·중견기업 전용관도 국내 최대인 3700㎡(1120평) 규모로 마련한다. 중소·중견기업 전용관에는 국산 화장품, 국산 핸드백, 지자체특산품, 한국식품명인, 중소기업전용 정책매장, 한국수산물코너, 코레일 특화매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HDC신라면세점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사용할 금액은 200억∼300억원으로 알려졌다. 다만 다른 회사들과는 달리 면세점 입찰을 위한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면세점 입찰' 막판 변수, 주차장 좁으면 말짱 도루묵?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사업자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형버스 주차장 확보 등 교통 문제가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가뜩이나 주차난에 교통체증으로 도심 주변이 혼잡한 상황에서 면세점 후보업체들이 후보지를 도심권으로 정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이후 급증한 중국인 관광객으로 서울 남산과 남대문, 명동, 면세점 주변 지역이 넘쳐나면서 극심한 교통 정체와 관광버스 불법 주정차 등으로 시민들이 각종 불편을 겪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대다수가 관광버스를 타고 단체로 이동한다. 이를 수용할 주차공간을 비롯한 제반시설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실제로 서울 시내 면세점 가운데 매출이 가장 많은 소공점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버스가 평일 200여대, 주말 300여대에 달한다. 하지만 소공점 주차장에 한 번에 댈 수 있는 대형버스 수는 15대 정도다. 최대 2시간 머무는 것을 전제로 하루 5∼6번 자리를 바꾼다고 가정할 때, 최대 수용능력은 75∼90대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주변은 늘 주차공간을 찾지 못하는 관광버스로 넘쳐나고 교통 혼잡이 발생하고 있다.
 
인근 광화문 부근 동화면세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동화면세점 부근은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관광버스 주차공간을 찾느라 늘 혼잡하다. 지난 4월 말까지 소공동과 명동 일대의 관광버스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는 월평균 152건에 달한다. 지난해 월평균 76건(총 912건)과 비교하면 100% 이상 증가한 셈이다.
 
특히 서울 등 대도시 면세점 등의 주차장은 대형버스를 댈 수 없어 이미 심각한 단계를 넘어섰다. 서울시 교통 혼잡비용이 연간 10조 원에 육박하고 이 중 약 6조∼7조원이 도심권 교통 혼잡비용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서울시는 대표적 도심교통 혼잡구역인 남대문로와 소공로를 포함하는 6대 교통 혼잡지역을 지정해 교통관리 대책을 강화하고 해당 지역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교통수요 예측, 교통유발 부담금 징수 등 수요·공급 차원의 다각도 관리를 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서울시는 2018년까지 관광버스 주차장을 571대에서 927대로 크게 확대하기로 했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도심에서 버스 주차 시설 확대는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 없어서다. 이에 서울시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신규 면세점 허가 때 관광버스 주차공간 확보를 우선 판단기준으로 고려해 달라고 건의했다.
 
서울시가 발간한 ‘2013 서울 통행 속도 보고서’에 따르면 숭례문-한국은행-명동-을지로-청계천-광화문을 잇는 남대문로의 평균속도는 16.6km로, 서울 전체 도로의 일평균 통행속도인 26.4km보다 9.8km나 느리다. 이런 상황에서 시내 면세점이 추가로 도심에 생기면 더 많은 중국인이 더 긴 시간 동안 도심 일대에 머물 가능성은 불 보듯 뻔하다.

기본적인 주차 시설이 완비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 도심은 1년 내내 주차장이 될 수도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물론 서울 시민들도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다. 시내면세점 허가를 내줄 관세청은 심사 평가 요소 중 그 어떤 부분보다 대형버스 주차시설 확보 등 교통 체증과 관련된 제반 문제에 대해 세심한 심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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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