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보양식 특선

더위 먹지 말고 보양식 드세요!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건강보양식 5종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농어·간장게장 정식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전복 삼계탕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서울…대표적 보양국물 불도장


올 여름은 평년에 비해 유난히 더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몸은 건강할 때 더 챙겨야 하는 법.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 미리미리 보양식을 비축해둬야 무더위를 손쉽게 날 수 있다. 이럴 때 찾게 되는 것이 기를 충전하는 보양식. 더운 여름을 거뜬하게 보낼 수 있는 보양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서울시내 특급호텔들이 일제히 다양한 보양식을 마련하고 손님맞이에 나섰다.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인터내셔널 다이닝 레스토랑 카페 드셰프에서는 8월31일까지 건강보양식 5종을 선보인다. 제철 재료로 자양, 강장, 보신의 세 가지를 한꺼번에 충족시켜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불포화 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여름철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메뉴를 엄선한 것이 특징이다. 5~8월이 제철이어서 살이 쫄깃하고 비타민 A, B가 풍부한 민어매운탕, 민물장어의 부드러움과 정장효과가 뛰어난 매실의 궁합을 자랑하는 매실 고추장 소스의 민물 장어구이, 철분이 부족한 여성에게 특히 좋은 매콤한 간장 양념 꽃게장, 자양, 강장, 보신의 대명사로서 체력 향상에 뛰어난 작용을 하는 들깨 삼계탕, 전복과 새우, 가리비를 곁들인 냉해초면 등을 선보인다. 가격 3만5000원~5만원.

그랜드 하얏트 서울 중식당 더 차이니스 레스토랑에서는 중국 황실의 보양식인 ‘단왕예’와 ‘단귀비’를 선보이고 있다. 남자를 위한 음식인 단왕예는 황제에게 바치던 최상급의 요리로서 주재료는 원기 회복을 돕는 상어 지느러미, 전복, 해삼, 관자 등의 신선한 해산물과 닭고기와 송이버섯 등을 이용한 최고의 보양 식품이다. 여자를 위한 음식인 단귀비는 황비에게 바친 요리로 주재료는 상어 지느러미, 단백질, 미네날 등의 성분이 균형 있게 포함되어 있어 아름다운 피부와 건강 유지에 도움을 주는 제비집 그리고 피부 미용에 좋은 진주 가루, 대추, 바닷가재를 이용하였다. 제비집은 양귀비가 자신의 미모를 가꾸기 위해 즐겨 먹었다고 전해질 정도로 여성을 위한 최고의 보양 재료로 손꼽히기도 한다. 단왕예와 단귀비는 돼지고기, 닭고기, 닭뼈, 양파, 대파 등 각종 채소를 넣어 6시간 동안 우려낸 육수에 다시 신선하고 엄선된 위의 보양 재료를 넣어 2시간 푹 끓여 좋은 재료에서 나오는 영양 성분들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도록 조리한다. 또한 이 요리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전용 그릇에 담겨져 황제와 황비가 즐겼던 보양식을 더욱 특별하게 즐길 수 있다. 가격 단왕예 8만8000원(1인), 12만원(2~3인), 단귀비 8만8000원(1인), 12만8000원(2~3인).

그랜드 힐튼 호텔 중식당 여향에서는 6월30일까지 장어요리 특선을 선보인다. 점심 메뉴로는 불도장, 두치장어, 광동식 스테이크 등을, 저녁 메뉴로는 해삼 죽순 표고버섯 볶음, X.O.소스와 장어, 아스파라거스와 관자볶음, 양갈비 등을 준비한다. 또한 단품 메뉴로는 두치 소스와 장어, 깐풍 장어 등을 선보인다. 장어는 기력회복에 탁월하며 미네랄과 칼슘 등이 풍부하다. 가격 점심 7만원, 저녁 11만원, 단품 3만5000원.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일식당에서는 여름철을 위한 특별 보양식으로 농어와 간장게장 정식을 8월31일까지 선보인다. 농어는 비위를 강하게 하고 간과 콩팥을 건강하게 하며,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몸을 보호하는 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간장게장은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입맛 없는 여름철 입맛을 되살려주기에 그만이다. ‘농어와 간장게장 정식’은 신선한 계절 샐러드, 가쓰오부시를 곁들인 죽순, 매실소스의 농어와 참치, 해산물 야채 철판구이, 대게 엄지살, 새우와 아몬드 튀김, 간장게장, 버섯과 알을 곁들인 게장 밥, 일식 야채절임, 후식 등의 코스로 구성된 푸짐한 일식 정찬 요리다. 가격 7만원.

롯데호텔서울 중식당 도림에서는 매운 요리로 원기 회복을 돕는다. 마늘, 생강, 파, 겨자, 여뀌 등 사천 지방에서 매운 맛을 뜻하는 오랄(五辣)을 테마로 ‘사천보양특선’을 오는 7월31일까지 선보인다. 사천보양특선은 각종 비타민 등의 성분이 많아 영양가치가 높고 특히 강장, 보신, 기미, 주근깨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상어지느러미와 해삼, 전복, 도가니, 송이버섯 등을 장시간 조리해 한곳에 담아내는 최고의 보양식 불도장을 기본으로, 몸에 좋은 식재료로 요리한 6~7코스의 음식으로 구성된다. 가격 런치코스 9만8000원, 디너코스 15만원.
 
르네상스 서울 호텔 한식당 사비루에서는 8월31일까지 여름철 건강 보양식 특선 메뉴를 선보인다. 이번에 선보이는 여름 보양식 특선 메뉴는 콩국수, 한방 삼계탕, 한우갈비와 냉면 세트이다. 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에는 기를 보충해주는 보양식을 찾게 되는데 특히 삼계탕은 기력 회복을 도우며 한방과 함께 풍부한 단백질, 인삼, 밤, 대추 등의 유효성분이 어우러져 다양한 영향 성분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가격 4만1000원~6만6000원.

메이필드 호텔 한식당 봉래헌은 전통 한식 보양식인 ‘임자수탕 상차림’을 준비한다. 임자수탕은 임금님이 먹던 보양식으로 깨국물에 닭고기를 찢어 넣어 시원하게 차린 음식이다. 임자수탕과 함께 특선죽, 가지말이 냉채, 월과채, 너비아니 등이 함께 제공된다. 가격 4만5000원.

밀레니엄 서울힐튼 이태리 식당 일폰테에서는 6월 한달간 이태리식 건강 요리를 선보인다. 세트메뉴로 선보이는 이태리식 건강 요리에는 해산물을 곁들인 버섯모둠 전채, 이태리 정통 야채 스프 미네스트로네, 올리브 향의 카펠리니 파스타, 건강식 양갈비 구이, 과일 샐러드를 곁들인 요거트 아이스크림 등의 메뉴로 구성되어 있다. 이태리 출신의 일폰테의 조리장 아니타 비디니는 “이태리 요리는 큰 범주 안에서는 지중해식 요리로 분류될 수 있는데 주된 식재료는 채소와 해산물, 과일 그리고 올리브 오일로 대표되는 식물성 기름을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태리식 건강요리는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도 좋고 지역 특산물인 와인과 곁들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지중해 식단은 심장질환, 암 등의 발병 확률을 낮추고 수명을 연장시켜준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 6만5000원.

서울가든호텔 중식당 왕후에서는 8월31일까지 광동요리 특선과 중국식 냉면을 선보인다. 식재료의 신선함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광동요리는 다양한 해산물과 야채와 과일, 서양식 양념과 중국식 조리법이 한데 어우러져 맛이 신선하고 담백해서 여느 중국 요리들보다도 특히 더운 여름에 입맛을 살리고 체력을 보충하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 해삼 가재살 당근 스프, 비치새우 소고기 스프 ,광동식 전가복, 더덕, 새우살, 메로살 매운소스, 대파튀김, 가재살 X.O소스, 쇠고기 부추 난자완스, 대파튀김 가재살 X.O소스, 캐슈넛 가리비, 통마늘 소안심 볶음, 해삼새우말이 통샥스핀 요리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 가격 점심 세트 메뉴 4만2000원~4만9000원, 저녁 세트 메뉴 6만6000원~7만9000원.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한식당 온달은 ‘해신탕’을 선보인다. 해신탕은 바다의 신 용왕이 즐겨먹었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음식으로 전복 삼계탕을 일컫는다. 각종 한방 재료를 10시간 동안 푹 고아낸 국물에 활전복과 영계, 세발 낙지를 넣어 만든다. 가격 8만원.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중식당 천산을 찾는 이들에게 보양식 불도장은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인기 메뉴로 유명하다. 중국 광둥 지방의 대표적인 요리 중 하나인 불도장은 해삼, 오골계, 송이, 안심, 도가니, 대추, 구기자, 인삼, 동충하초, 샥스핀, 전복 등 18가지의 산해진미를 넣어 3~4시간 우려내어 만든 최고의 보양식으로 원기회복에 좋다. 가격 7만5000원.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중식당 만호는 8월말까지 한방 보양요리를 선보인다. 감초, 당귀, 황기, 녹각, 구기자, 복분자 등 몸에 좋은 한약재를 주재료로 사용해 피로회복과 원기회복에 탁월한 것이 특징. 보양요리는 17가지 산해진미를 항아리에 달여 만든 불도장, 폐와 장을 튼튼하게 하는 삼선 상어지느러미찜, 약효가 인삼과 같다는 해삼요리 등 최고의 영양식으로 구성한 코스요리로 마련된다. 삼선 상어지느러미찜, 청증 전복, 깐풍 대하, 사천식 장어요리, 마늘향의 안심 스테이크로 구성된 A 코스는 9만5000원. 불도장, 해삼요리, 바닷가재 꼬리를 이용한 용하 산미, 금사 채심, 오향소스의 소꼬리찜으로 구성된 B 코스는 12만5000원이다. 또한 각 코스마다 신선한 해산물과 육수가 일품인 시원한 중식냉면이 제공된다. 코스메뉴에 포함된 모든 요리는 일품요리로도 즐길 수 있다.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서울에서는 대표적인 보양국물 불도장을 선보인다. 바다의 인삼이라고 불리는 해삼, 글리신 등의 성분이 있어 감칠 맛과 달콤한 맛이 나며 지방질이 다른 생선보다 아주 적다. 단백질이 많아 중년 이상의 건강식으로 추천되는 전복, 씹는 맛이 그만인 상어 지느러미, 대표적인 보양식 재료인 오골계가 들어간다. 이외에도 싱싱한 관자살, 버섯 중의 버섯인 송이, 간장과 신장의 기능을 높여주는 구기자, 인삼, 은행까지 모두 10여 가지의 보양재료를 넣고 끓여 낸 건강 만점 요리다. 육류보다 해산물을 많이 사용하여 음식의 향을 더하며 상어 지느러미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편으로 썰어 한번 데치고 육수와 함께 3~4시간 정도 찐 후 샥스핀을 얹어 내어 준비된다. 불도장은 기름기를 줄여 느끼함이 없고 은은한 향과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가격 6만원.

호텔 리츠칼튼 서울 중식당 취홍은 6월 한 달간 기력 회복 보양식을 선보인다. 신선한 제주 자연산 전복을 사용함은 물론 오랜 시간 쪄내거나 끓여, 영양분은 손실되지 않으면서 맛도 좋은 저칼로리 고단백 요리라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기름기 없는 담백한 맛이 일품이며 건강식으로 원기회복에 좋다. 메인 요리인 야채가 곁들여진 담백한 전복과 함께 최상급 상어 지느러미찜, 그리고 사천식 랍스터 등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고급 보양 요리도 코스로 즐길 수 있다. 가격 단품 메뉴 8만원~, 세트 메뉴 13만원~2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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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조4000억원 규모 초대형 사업에 ‘변수’가 등장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정당성에 시비가 붙었다. 법정 공방으로 비화됐던 문제는 이제 결론만 남은 상태다. ‘모로 가도 수익만 내면 된다’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1구역, 5-3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이하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재 확인된 소송만 ▲손해배상 청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등 3건에 이른다. 겉으로는 순탄하게 진행 중인 듯한 사업의 이면에 ‘복마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일요시사> 1539호 ‘<단독> 1조4000억원 세운5구역 재개발 복마전’(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50331) 기사 참조). 꼬리에 꼬리 사법 리스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중구 산림동 190-3번지 일원 7672㎡ 부지에 지상 37층 규모의 업무복합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주주로 참여 중인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PFV)가 시행을, GS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태영건설이 시공권과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GS건설이 인수했다. 대신자산운용이 업무시설에 대한 선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선매입 가격은 3.3㎡당 3500만원가량으로 계약금으로만 700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에 따르면, 현재 사업은 철거 단계로 예정대로 2030년에 개발이 끝나면 연면적 13만㎡가 넘는 최상급 오피스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문제는 몇 년째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는 ‘사법 리스크’다. 검찰, 경찰에 고발된 몇몇 사건은 종결됐지만 일부는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눈여겨볼 대목은 송사에 휘말린 이들이 현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아무런 지분이 없는 ‘외부인’이라는 사실이다. 사업 초창기 기틀을 닦은 이른바 ‘개국공신’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지금은 연결고리가 없는 상태다. 그런데도 이들의 송사에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끊임없이 언급되는 이유는 시행을 맡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연루돼있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자금 조달 역할로 합류했다. 부동산 매매, 분양 등을 하는 업체 대표 염모씨와 부동산 개발 관리 등을 하는 업체 공동대표 오모씨, 권모씨 등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토지 매입 자금이 부족해지자 이지스자산운용을 끌어들였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사업에 합류할 무렵 인허가 문제 등이) 어느 정도 진행돼있었고 저희가 투자하기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돈을 투자해 진행하면 안정권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염씨가 대표로 있는 연합와이앤제이(이하 연합)와 이지스자산운용은 2019년 1월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은 50대 50으로 맞췄다. 여기에 연합은 오씨, 권씨, 최씨, 박 전 이사 등과 따로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 구조는 연합 50%, 오씨 30%, 권씨 10%, 최씨 7%, 박 전 이사 3% 등으로 구성됐다. 2030년 13만㎡ 업무복합시설 법정 공방 최소 3건 진행 중 2019년 6월 연합, 이지스자산운용, 국민은행(이지스펀드의 신탁사), 생보부동산신탁(현 교보자산신탁) 등은 주주협약서를 작성하고 ㈜세운5구역 PFV를 설립했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위한 시행사가 정식으로 구성된 것이다. 당시 지분 구조는 연합 47.1%, 이지스자산운용(17.2%)+이지스펀드(29.9%) 47.1%, 생보부동산신탁 5.8% 등이다. 대표이사는 염씨가 맡기로 했고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은 각 2명씩 이사를 추천해 총 4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됐다. 연합 측에서는 염 대표와 박 전 이사가 이사로 참여했다. 이 구성은 박 전 이사가 2020년 8월14일 이사직을 사임할 때까지 유지됐다. 이후 염 대표가 이지스자산운용에 지분을 넘기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빠져나왔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염 대표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손을 떼는 과정에서 오간 돈, 이지스자산운용이 오씨와 권씨, 최씨 등에게 준 돈을 두고 불거졌다. 염 대표가 받은 378억원, 오씨 등 3명 등이 받은 94억원 등 약 480억원을 둘러싸고 소유권 논쟁이 진행 중이다. 세운5구역 PFV, 이지스자산운용은 돈을 지급한 주체라 송사에 연루돼있다. 이 소송은 당시 사업의 지분 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시작됐기에 어떤 결론이 나오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최근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소송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동안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했던 이사회 관련 소송이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것. 세운5구역 PFV 4명의 이사 가운데 1명이었던 박 전 이사는 2023년 9월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6월20일부터 2020년 8월14일까지 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기간 세운5구역 PFV가 진행했다고 알려진 이사회는 16번이다. 480억원 두고 초기 멤버 갈등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는 상근 직원이 없고 등기임원의 보수도 없는 특수목적법인으로, 이사회는 업무 집행의 법률적 효력과 정당성을 보장해 주는 가장 중요한 기구이자 어쩌면 회사 그 자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이사회가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진행됐으니 그 결의 내용은 무효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운5구역 PFV는 명목상 구성된 페이퍼컴퍼니였던 만큼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실질적인 경영 주체(이지스자산운용), 총괄 관계자가 책임져야 한다. 리모컨을 누른 사람(이지스자산운용)이 문제지, 리모컨(세운5구역 PFV)이 잘못이 아닌 것과 같다”며 “14개월 동안 이사로 재직하다가 정기총회도 거치지 않고 중도 사퇴한 건 더 가다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휘말릴 것 같아서였다”고 털어놨다. 박 전 이사는 이사회가 실제로 진행되지 않고 서류 작업을 통해 조작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상법에 따르면 이사회는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의 방식으로 진행하게 돼있다. 어디에도 서면으로 진행해도 된다는 문구는 없다. 대표이사였던 염씨가 이사회를 소집 통지하는 과정에서 보낸 공문에도 정확하게 기재돼있다”고 주장했다. 상법 제391조(이사회의 결의방법)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이사의 과반수로 해야 한다. 다만 정관으로 그 비율을 높게 정할 수 있다. 그러면서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사회는 이사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직접 회의에 출석하지 않고 모든 이사가 음성을 동시에 송·수신하는 원격통신 수단에 의해 결의에 참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 <일요시사>가 입수한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 주식회사 이사회 소집통지’ 공문에 따르면 2020년 3월27일 오전 11시 이지스자산운용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진행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방법’ 부분에 ‘직접 참석 or 컨퍼런스 콜’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방어 근거 무너지나 박 전 이사는 해당 이사회에 참석한 적 없지만, 자신의 막도장을 이용해 의결이 이뤄진 것처럼 꾸몄다고 주장했다. 이사회 당일 다른 곳에 있던 적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박 전 이사는 “2019년 3차 이사회 이사록을 보면 그해 10월31일 재적 이사 전원 출석으로 이사회가 개최된 것으로 기재돼있다. 하지만 당시 나는 지인들과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서 스크린 골프를 치고 있었다. 물리적으로 1시간가량 차이 나는 곳에 있던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사회 결의는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이사는 이 내용을 가지고 서울영등포경찰서에 염 대표 등을 ‘배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박 전 이사가 재직 당시 이사회 소집이나 의사록 작성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불송치 처분했다. 박 전 이사는 “사후에 통보식으로 이사회 의결 내용을 알았다고 해서 이사회 자체의 절차적 하자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검찰은 물론 염 대표, 이지스자산운용 모두 물리적 행위 자체가 없었던, 그래서 의결 자체가 무효인 이사회를 무기로 각종 고소·고발건을 방어해 왔다”며 “이사회에서 특별 결의사항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본인들이 체결한 공동사업약정서 등에 기재돼있는데도 그조차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가 토지를 매입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다룬 이사회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이 맺은 공동사업약정서에 따르면 ‘승인된 사업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자본적 지출’은 이사회 특별 결의사항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 특별 결의사항은 재적 이사 전원의 동의로 의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법원 절차적 하자 인정하면 사업 자체 흔들릴 가능성도 연합 등이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땅값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다. 염 대표와 오씨 등이 재개발 구역의 땅을 사는 과정에서 특수관계인을 이용해 비싼 값에 매입했다는 의혹이다. 시행사가 직접 원주민에게 토지를 사는 방식이 아니라 그사이에 특수관계인을 끼워 넣어 차익을 봤다는 것이다. 당시 검찰은 불기소의 근거 중 하나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언급한 바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도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땅값은 사실 정해져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재개발사업에서는 토지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협의에 따라 하는 것이지, 정확한 시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너무 비싸게 샀다면 의사결정 과정을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의사회 결의는 무조건 다 있었고 더 큰 의사결정은 주주총회를 통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전 이사의 주장대로 이사회의 절차적 하자가 인정돼 그 존재 자체가 무효가 된다면 결의 내용 역시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사회 관련 소송에 증인으로 참석한 당시 세운5구역 PFV 이사의 발언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4명의 이사 가운데 한 명이었던 그가 같은 이사였던 박 전 이사를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이다.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 온·오프라인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박 전 이사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박 전 이사는 “내가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런데 서로 얼굴 한번 본 적 없다. 만나기는커녕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 세운5구역 PFV 측은 그제야 대면 결의는 없었다고 인정하면서 서면 결의도 인정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서면으로 이사회 결의를 한다고 말하면 조합장이 당장 쫓겨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지스자산운영 측은 “해당 건은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답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리며 향후 법적 과정에서 투명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해왔다. 1심 판결 곧 나온다 일각에서는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위반될 소지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경험이 풍부한 한 관계자는 “SPC가 설립되고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사회 문제가 불거진 만큼 소송 결과에 따라 주무 관청의 인허가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