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기업 유한킴벌리 공정위 조사, 왜?

깨끗하기로 소문났는데…웬 갑질?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경영을 고수하는 유한킴벌리는 국내에서 가장 깨끗한 기업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윤리경영, 상생경영을 내걸고 생활용품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유한킴벌리대리점협의회가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신고를 받은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한킴벌리를 상대로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기존에 순수했던 기업이미지와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유한킴벌리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유한킴벌리 대리점협의회의 신고로 지난해 중순부터 유한킴벌리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공정위가 조사하고 있는 혐의는 공정거래법 23조의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와 판매 목표 강제, 불이익 제공, 차별 행위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리경영 어디로?
 
대리점협의회는 유한킴벌리가 장려금제도를 이용해 대리점들이 판매목표를 강제로 달성하게 만들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대리점 간 제품 공급가격을 다르게 매겨 대리점주들을 차별했다고 주장했다. 유한킴벌리대리점협의회에 따르면 유한킴벌리는 온라인대리점과 일반대리점에 물품을 공급하면서 공급가를 20% 이상 차이 나게 책정했다. 본사가 직접 소셜커머스에서 판매한 유한킴벌리 제품 가격이 대리점주들이 본사로부터 사오는 제품 가격보다 저렴했다.
 
유한킴벌리는 올해 초 기저귀 브랜드 ‘하기스몰’의 회사도메인을 인수해 소셜커머스 사이트인 쿠팡 등에 직접 판매를 실시했다. 이때 대리점이 본사로부터 물품을 구입해오는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인터넷에 상품을 판매했다. 현명한 소비자라면 당연히 온라인몰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하기스프리미어’의 대리점 매입가는 5만1180원이지만, 쿠팡 판매가는 3만8910원으로 매입가보다 24%나 저렴했다. ‘보송보송3팩’은 대리점 매입가가 4만7200원이지만 쿠팡 판매가가 3만1900원으로 매입가가 32.4%나 비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리점주들 사이에서는 물품을 쿠팡을 통해 매입하는 게 본사에서 납품 받는 것보다 낫겠다는 말이 나왔지만 ‘판매목표달성’에 따른 장려금제도 때문에 불가능했다.
 
현재 유한킴벌리가 운영하고 있는 장려금제도는 판매목표달성 장려금과 수금장려금 등이다. 판매목표 달성 장려금은 유한킴벌리가 설정한 판매목표를 90% 이상 달성했을 경우 차등적으로 지급된다. 실적이 낮은 대리점의 경우 이 장려금을 받아야 적자를 면할 수 있어 본사로부터의 물품지급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판매목표 금액은 각 대리점 매출규모에 따라 4000만원부터 5억원 사이다. 유한킴벌리가 운영하고 있는 장려금을 모두 합치면 대리점 월 매출의 10% 수준에 달한다. 월 매출이 5억원인 대리점이 장려금 조건을 모두 달성했을 경우 매출의 10%인 5000만원을 장려금으로 받는 식이다.
 
대리점주에 과도한 판매목표 강요
온라인-오프라인 대리점 차별대우
 
그런데 유한킴벌리는 판매목표달성 부분에서도 일반대리점과 인터넷대리점 간 차별을 두고 있었다. 유한킴벌리는 일반대리점의 경우 목표달성율이 90%를 넘으면 매출의 2%를, 목표달성율이 100% 이상이면 매출의 3%를 장려금으로 지급했다. 그러나 인터넷대리점의 경우 판매목표를 충족시켰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품목별 매입금액의 최고 9%에 해당하는 장려금을 지급했다.
 
대리점협의회는 영업실적이 안 좋은 일부 대리점이 판매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장려금을 받지 못할 경우 적자를 보게 되는 영업 구조라며 장려금을 받기 위해서는 손해를 보고서라도 판매목표를 채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한킴벌리는 대리점 평균 마진이 매출의 19%고, 이 19%의 마진 중 장려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25% 수준이라 장려금 운영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공정위는 올해 3월 농심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던 장려금 제도를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로 보고 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후 시정명령을 내렸다.
 
유한킴벌리와 대리점협의회 측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대리점협의회는 유한킴벌리가 온라인대리점의 실적을 위해 특혜를 줬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협의회에 따르면 유한킴벌리는 가격 인상 전인 지난 2013년 6월 생리대 ‘수퍼롱오버나이트’를 5톤 트럭 약 15대 분량(견본 미포함)이자 유한킴벌리의 1회분 생산량에 해당하는 3700박스를 인터넷대리점에만 전량 공급했다.
 
 
뿐만 아니라 대리점협의회는 유한킴벌리가 ‘후레쉬비데(마이비데)’ 제품을 신제품 홍보명목이라며 인터넷대리점에만 일반 대리점보다 훨씬 싼값에 판매했고, 지난해 7월에 판매된 각티슈 ‘크리넥스 실크터치’의 경우 온라인대리점에 넘기면서 일반대리점에게는 지원하지 않는 견본을 끼워주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피해보고 떠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라며 “진실공방이 수면위로 드러나면 파장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리점협의회 측은 변호사 선임 등을 조율하는 등 유한킴벌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검토 중이다.

억울한 대리점들
 
유한킴벌리의 주요 사업은 유아아동용품 사업(하기스, 굿나이트), 여성위생용품 사업(화이트, 좋은느낌, 애니데이), 가정위생용품 사업(크리넥스, 뽀삐, 마이비데), 스킨케어 사업(그린핑거, 티엔, 메이브리즈), 성인위생용품 사업(노인 위생 제품인 디펜드, 포이즈), 병원위생용품 사업(수술용 장갑, 가운, 마스크), 산업위생용품 사업(방향제, 세정제, 마스크) 등이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단계 가입’ 얼마나 심하길래…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이동통신 다단계 판촉에 불법 소지가 있다고 보고 사실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방통위는 특정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벌어진 이동통신 다단계 판매행위에 대한 실태 점검을 통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과 전기통신사업법 등 관련법 위반사실을 파악하고 사실 조사로 전환키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조사는 행정처분 절차로, 방통위가 실태 점검에서 위법 행위의 윤곽을 파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통위는 사실 조사에서 이동통신 다단계 업체들이 소비자를 판매원으로 끌어들이면서 과도한 수수료나 장려금을 지급했는지 여부와 고가요금제 가입을 요구해 이용자 이익을 침해했는지를 가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언론보도에서 문제로 지목됐던 LG유플러스와 관련 다단계 업체들이 주요 조사 대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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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