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기획> 대한민국 ‘연봉킹’ 리스트

일당 6000만원 회장님 하루 4000만원 사장님

[일요시사 취재1팀] 이광호 기자 = 대기업 경영인들의 연봉이 공개돼 화제다. 오너보다도 높은 연봉을 받은 이도 있어 관심을 끈다. 가히 샐러리맨의 신화라 부를만하다. 그런데 재벌 총수들의 연봉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책임 있는 자리에 앉아 있지만 ‘미등기임원’이라는 이유로 월급봉투를 가리고 있다. 등기이사만 아니면 연봉공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 등기임원 가운데 지난해 가장 높은 연봉을 받은 전문경영인은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었다. 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으로 제출된 12월 결산법인들의 201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경영인으로는 삼성전자의 정보통신·모바일(IM)부문을 총괄하는 신종균 사장이 회사로부터 145억7200만원을 받아 전문경영인 최고연봉을 기록했다.

월급쟁이 CEO
오너 뺨치는 연봉
 
월급쟁이 직장인 신 사장이 삼성전자에서 받은 연봉은 급여 17억2800만원, 상여 37억3200만원, 특별상여(기타 근로소득) 91억1300만원 등이다. 2013년 상여금이 지난해 지급되면서 연봉이 많이 뛰었다. 지난해 124억원보다 134.6% 급증해 20억원을 더 받았다. 삼성전자 직원 1인당 평균연봉이 1억2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 시장의 연봉은 직원 143명치다.
 
신 사장에 이어 삼성전자 내에서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93억88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급여 20억8300만원, 상여 65억5000만원, 기타 근로소득 7억5500만원이다. 그 다음으로 윤부근 CE(소비자 가전)부문 사장이 54억96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급여 17억2800만원, 상여 31억1400만원, 기타 근로소득 6억5300만원이다. 이어 이상훈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이 39억을 받았다. 급여 11억2300만원, 상여 22억9700만원, 기타 근로소득 4억4400만원이다. 고연봉자 대부분 삼성전자 차지다. 박상진 전 삼성SDI 사장은 34억4000만원으로 높은 연봉을 받았다. 급여 7억7000만원, 상여 18억2100만원, 기타근로소득 1300만원, 퇴직소득 8억3600만원이다.
 
고연봉은 삼성만의 얘기가 아니다. 현대차그룹 박승하 부회장은 퇴직금을 제외하고도 연봉 29억원을 받았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13억5000만원을 받았다. 1년 새 급여가 두 배 이상 큰 폭으로 올랐다. 여기에 퇴직금까지 포함하면 56억원에 달한다. 신성재 전 현대하이스코 사장은 48억5000만원을 받았다. 기아차 이형근 부회장은 16억원을 기록했다.
 
SK그룹에서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장이 28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LG그룹에서는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이 22억원을 받았다. LG화학 김반석 부회장이 42억원을 기록했다. 김 부회장이 이 부회장보다 높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김 부회장의 경우 퇴직금이 포함된 금액이다. 급여와 상여 부분에서는 이 부회장이 15억원 이상 많다.
 
GS그룹에서는 서경석 GS부회장이 10억원을 받았다. 한화그룹에서는 한화생명 차남규 대표가 9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이재경 두산 부회장 16억5200만원, 이상운 효성 부회장 12억5600만원, 장재영 신세계 대표 7억6100만원, 최창식 동부하이텍 대표 11억3000만원 등이다.
 
대기업 오너·CEO 고액연봉 공개
적게 수억원서 많게는 수백억원
 
업계별로 보면 건설업계에서는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이사가 20억1800만원을 받았다. 급여 11억9500만원, 상여 8억1700만원, 기타 근로소득 600만원이다. 정유·화학업계에서는 손석원 삼성토탈 사장이 22억7000만원을 받았다. 금융계에서는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이 73억6300만원을 받았다. 급여 4억6100만원, 상여 8억9600만원, 이연보상 11억800만원, 퇴직금 46억2100만원, 복리금 500만원이다. 급여 7억5000만원, 상여 15억1000만원이다. 식품·유통업계에서는 손경식 CJ제일제당 회장이 56억200만원을 받았다. 급여 27억6100만원, 상여 28억4200만원이다.
 
 
제약업계에서는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가 18억6200만원을 받았다. 급여는 15억800만원, 상여 등 3억5400만원이다. 가구업계에서는 최양하 한샘 대표가 17억6307만원을 받았다. 급여 13억5100만원, 상여 4억4200만원이다. IT·게임업계에서는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42억4500만원을 받았다. 급여 1억8000만원, 상여 6500만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40억원을 벌었다.
 
실적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연봉을 챙긴 사람들도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매출 1조1517억원으로 전년대비 6.4% 감소하고 영업적자는 270억원으로 전년대비 55% 늘어났다. 하지만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지난해보다 약 20% 많은 15억7642만원을 받았다. 전액 급여다.
 
SK이노베이션과 S-OIL 등도 실적 악화로 직원들의 연봉을 동결시킨 가운데 임원 연봉은 오히려 증가했다. 김창근 SK이노베이션 의장의 연봉은 2013년 16억7167만원에서 2014년 27억6500만원으로 늘었다. 구자영 S-OIL 부회장의 경우 13억1298만원에서 15억1500만원으로 늘었다.

실적 악화 됐는데
오히려 연봉 늘려
 
오너 경영인 중에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연봉이 가장 높다. 정 회장은 총 215억7000만원을 받았다. 이는 현대차(57억2000만원)·현대모비스(57억2000만원)·현대제철(115억6000만원) 등 계열사 3곳으로부터 받은 금액이다. 현대제철 등기이사 퇴직금 108억원도 포함됐다. 그 다음으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다. 김 회장의 연봉은 178억9700만원이다. 이중 대부분은 퇴직금이다. 김 회장은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등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서 143억8000만원을 받았다.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은 92억3100만원을 받았다. 구자엽 LS전선 회장은 79억400만원을 받았다. 이 외에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61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땅콩회항’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도 14억8000만원을 받았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57억9000만원을 받았다. 손경식 CJ제일제당 회장은 56억200만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44억3578만원, 구본무 LG그룹 대표는 44억2300만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43억5000만원, 조석래 효성 회장은 40억6300만원을 받았다. 또 정지선 현대백화점 대표는 38억9700만원, SK가스·SK케미칼 최창원 부회장은 29억9000만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27억8400만원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주인 부럽지 않은 샐러리맨들
총수일가 월급봉투 꽁꽁 싸매
 
이처럼 각 기업 임원들의 월급봉투는 일반 직장인들과 차원이 다르다. 로또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재벌 총수 일가들은 연봉을 속 시원히 공개하지 않았다. 등기이사가 아니면 공개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등기이사 연봉 공개 의무는 연간 보수 5억원이 넘는 상장기업 등기임원에게만 적용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주주들의 월급봉투는 베일에 싸여 있다. ‘등기임원 연봉공개’는 오너를 견제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공개 대상이 등기이사로 한정돼 있어 미등기임원의 연봉은 알 수가 없다. 등기임원의 보수를 공개하는 법안이 오히려 재벌가의 연봉을 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부회장의 경우 지난해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쓰러진 이후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사실상 경영 승계 단계지만 경영에 책임지는 등기이사직은 피하는 모습이다. 이 회장의 차녀인 제일모직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임원 및 제일기획 경영전략부문장을 맡고 있는 이서현 사장도 등기이사가 아니다.
 
이 사장의 남편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도 마찬가지다. 삼성가 등기이사는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이 유일하다. 이 사장은 26억1500만원을 받았다. 2013년 30억900만원을 받은 것에 비하면 줄어든 금액이다. 특별상여금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범삼성계인 신세계그룹도 연봉 공개를 꺼리고 있다. 대주주 일가 모두가 미등기임원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등기임원 연봉공개 관련 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통과되기 직전인 2013년 초 신세계와 이마트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정황상 연봉 공개 회피성에 무게가 실렸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재은 명예회장,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등도 등기이사에 미포함 돼 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도 마찬가지다.

등기이사만 공개
총수 연봉은 ‘쉿’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 미등기임원)과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두산 미등기임원)의 연봉이 미공개 상태다.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연봉이 0원이다. 최 회장은 법정에서 실형을 받아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이 회장은 건강이 악화돼 구속집행 정지 관계로 경영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 1일 기업분석전문업체 한국 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239개 주요 그룹사 가운데 15%이상이 오너 일가의 보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 CXO연구소는 지난해 마지막 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239개 그룹사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37개 그룹의 오너들이 미등기임원으로 보수 공개 의무를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재벌 후계자들 경영능력 평가해보니…
 
국내 주요 재벌 총수일가 3·4세 경영자들의 경영 능력을 평가한 결과 낙제점에 가까운 평균 35.79점이 나왔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재벌 총수 일가 경영권 세습과 전문가 인식도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평가대상은 삼성 이재용, 현대차 정의선, 롯데 신동빈, 한진 조원태, 두산 박정원, 신세계 정용진, 효성 조현준, 현대 정지이, OCI 이우현, 금호 박세창, 대림 이해욱 등 11명으로, 공정위가 지정한 대규모기업집단에 속해 있으면서 임원 경력 5년 이상인 그룹 총수의 자제들이다.
 
평가는 대학교수, 민간연구소·증권시장 전문가 등 50명에 의해 이뤄졌다. 이들의 경영능력 평점은 100점 만점에 평균 35.79점으로 낙제점 수준이었다. 롯데 신동빈, 두산 박정원, 현대차 정의선 등은 각기 45.9점, 43.4점, 41.6점을 얻어 1위부터 3위까지를 차지했다.
 
그 외의 인물들은 신세계 정용진(41.3점), 대림 이해욱(38.9점), OCI 이우현(35.78점), 삼성전자 이재용(35.75점), 금호 박세창(34.3점), 효성 조현준(30점), 현대 정지이(27.7점), 대한항공 조원태(18.6점) 순으로 점수를 얻었다.
 
함께 조사한 ‘경영승계를 위한 부의 이전과 재산축적 과정의 정당성’ 항목은 10점 만점에 평균 2.74점이 나왔다. 롯데 신동빈이 4.44점으로 최고점을 얻었으며, 삼성전자 이재용은 1.60점으로 최저점을 받았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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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