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의 화제' 보배드림녀 시리즈 백태

“내 몸 보고 평가해 주세요”

[일요시사 경제2팀] 최현목 기자 = 대한민국 최대 중고차 거래사이트인 보배드림의 한 게시판에는 차보다 몸매자랑, 얼굴자랑이 대세다. 걔 중에는 차마 눈뜨고 보기 민망할 정도로 수위가 높은 사진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사진 속 주인공들에게는 누드인증녀, 다꼴녀 등의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이런 수식어들은 네이버, 다음 등에서 해당 사이트의 연관검색어로 등장한다. 심지어 구글에서는 사이트명만 검색해도 그동안 올라온 각종 노출사진들을 여과 없이 볼 수 있다.

한 번씩은 들어봤을 법한 유명사이트에는 연일 수위 높은 노출사진이 올라온다. 그 중 중고차 거래 대표 업체인 보배드림에서는 가슴골이 훤히 드러나거나 속옷이 보일 정도로 짧은 치마를 입고 찍은 사진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 사진들은 본인이 직접 올리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곳에 있는 사진을 퍼 나르는 경우도 발생해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길거리를 지나가는 여성을 도촬한 경우에는 얼굴 같은 신상 정보가 그대로 노출돼 자칫 2차 피해가 우려된다.

인증하면
인정받나

보배드림을 이용하는 여성 회원이 직접 자신의 신체 일부를 찍은 사진을 올리는 경우가 있다. ‘조00’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한 여성회원은 자신의 차량에서 찍은 셀프 사진을 올렸다. 육감적인 몸매와 뚜렷한 이목구비로 한순간 남성 회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그녀는 연일 화제가 됐다.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다 보니 후폭풍도 엄청났다. 소위 얘기하는 ‘강남미인도’를 뚫고 나온 것처럼 ‘성형 수술을 한 티가 너무 난다’는 식의 외모 발언은 물론 성적인 댓글까지 서슴지 않고 올라왔다. 일부 회원이 올린 댓글은 성희롱으로 적발될 수 있을 정도로 수위가 높았다.

사진을 올린 여성의 메신저 아이디가 유출된 정황이 포착돼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최초로 아이디를 찾아낸 것으로 추측되는 한 네티즌은 ‘보배 CSI 입니다. 조00님을 검거하였습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린바 있다. 게시글에는 해당 여성의 사진과 대화 기록, 신상에 대한 일부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충분히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부분이었다. 현재 그녀는 2013년 9월 이후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가장 화제가 됐던 여성은 따로 있었다. ‘섹시00’라는 닉네임을 사용한 그녀는 누드에 가까운 사진을 올려 그 진위 여부를 두고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사진은 지난해 3월부터 올리기 시작했다.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찍은 사진에는 비정상적으로 큰 가슴과 잘록한 허리를 보유한 여성이 노란색 ‘카마로’ 차량을 옆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심지어 속옷을 입지 않고 손으로 중요 부위만 가린 아슬아슬한 사진도 있었다. 이를 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특히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 궁금증을 더했다. 일부에서는 트랜스젠더라는 설부터 포토샵으로 몸매를 보정했다는 증거까지 대는 등 설왕설래였다.

결국 네티즌 사이에서 먼저 자정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몸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쉽게 오빠 오빠라고 부르는 건 이해받을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라며 ‘당신의 글이 조회 수가 높은 건 인기가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벗은 모습이 궁금해서다.

속마음은 당신을 조롱하고 있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 건강하게 태어나게 해준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들지 말아 달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그녀는 ‘누드 올리지 말라 그러는데 오늘 저녁에 올릴까’라고 도발하는 게시글을 올리는 등 상황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수많은 노출 사진으로 물의를 일으킨 그녀는 현재 모든 게시글을 삭제하고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몸매 자랑
얼굴 자랑

‘다꼴녀’ 사진도 유명세를 탔다. 다리 꼬는 여자를 칭하는 은어인 ‘다꼴녀’ 사진에는 한 여성이 남자 승객을 옆에 두고 시외버스로 추정되는 좌석에 앉아 다리를 꼬고 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말이 다리를 꼬았다는 것이지 사실은 반가부좌에 가까운 자세였다. 사진 속 그녀가 치마를 입은 상태였다는 점에서 남성 회원들은 더욱 열광했다.

그 외에도 페라리녀, 아우디녀 등 특정 차량과 함께 찍은 여성의 사진은 물론 현재 활동하고 있는 여성 회원에 대해 평가하는 글을 올리기도 하는 등 게시판에는 미성년이나 여성이 보기에 불편할 수 있는 것들이 무분별하게 올라오고 있다.

더욱 심각한 정보 노출도 존재한다. 이른바 ‘보배드림 상간녀’라 불리는 이 사건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바 있다. 지난 2012년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한 카페에서 여성 회원 A씨는 자신의 남편이 어떤 여성과 간통을 했다고 호소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남편을 유혹한 B씨는 모 중소기업의 부사장 딸로서 이전에도 수많은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후 이를 기록해 두는 엽기 행각을 벌였다고 한다. A씨의 남편을 만나기 전에 임신을 했다가 인공중절을 한 경험까지 있는 것으로 전했다. 그렇게 바람맞은 A씨는 남편과 이혼하고 홀로 아이를 양육하고 있다고 한다.

노출녀, 누드인증녀, 상간녀, 다꼴녀…
반라의 여성들 본인 사진 사이트 공유

상황은 이렇게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한 가정을 파탄 낸 B씨가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C라는 남성과 결혼한다는 소식이 인터넷 카페에 올리면서부터 점입가경이 되었다. 결혼을 한다는 B씨의 글을 본 A씨는 그간에 있었던 모든 일을 카페에 올리기 시작했고 두 사람의 청첩장과 웨딩 화보 사진까지 공개했다. 그러자 ‘보배드림’ ‘일간베스트’ 등 남성회원이 주를 이루는 사이트에서 B씨의 개인 정보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결혼식을 진심으로 중단시키고 싶었던 것일까. 네티즌들은 B씨와 결혼식을 올릴 C씨의 정보까지 유출했다. 심지어 그의 가족에 대한 정보도 공개됐다. 이 소문이 퍼지자 당시 대기업 대리로 일하던 C씨는 결국 부서를 이동하게 되었다고 한다. 부인 B씨의 과거 엽기적 성생활로 인해 애먼 C씨와 그의 가족만 피해를 본 것이다.

허위·조작 사진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때 게시판에는 그간 올라온 노출 사진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높은 수위의 사진이 약 300장가량 유출되었다. 해당 사진에는 한 여성의 신상과 함께 신체 사이즈까지 함께 노출됐다.

당시 게시글에 따르면 사진 속 여성의 직업은 스튜어디스라고 전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한 네티즌이 검증에 나섰다. 구글 이미지 검색을 통해 사진들의 출처를 따라가 본 결과 이들 사진은 이미 4∼5년 전에 떠돌던 동영상을 단순 캡처한 것임이 밝혀졌다. 결과적으로 ‘보배드림 승무원’이라 불리는 이 사건은 중국 인터넷에서 떠돌던 동영상 캡처 사진이 한국의 승무원으로 둔갑한 해프닝이었다.

이러한 세태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한 네티즌은 핫팬츠를 입은 여성의 사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해당 사진에는 한 여성이 핫팬츠인지 속옷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한껏 올라간 바지를 입고 마트 주차장을 활보하고 있는데 촬영한 각도가 노골적이었다. 그 사진을 게시자가 직접 찍은 것인지 아니면 ‘승무원’ 사건처럼 인터넷을 떠돌던 것을 올린 것인지, 심지어 한국에서 촬영한 것인지조차 알 수 없다. 그러나 특별한 성인 인증 없이 열람이 가능한 게시판에 올릴 사진으로는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따랐다.

누드사진
조작까지

이런 사진들은 대부분 시배목(시승기/배틀/목격담을 줄여 부르는 말)이라는 특정 게시판에 활발히 올라오고 있다. 배틀과 목격담이라는 게시판 명처럼 자극적인 사진이 매일매일 올라오고 있는 이곳을 들여다보면 사진뿐만 아니라 그들이 사용하는 용어 또한 대부분이 은어와 성적인 발언으로 도배되어 있다.

이러한 모습에 보배드림 커뮤니티 내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한다. ‘문제가 생각 때 마다 출처는 시배목이다’라는 한 네티즌의 원성이 있는가 하면 ‘포털사이트에 해당사이트를 검색하면 자동차 사진이 아닌 노출사진이 먼저 뜬다’며 ‘이곳이 중고차 거래 사이트인지 성인 사이트인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다.

이처럼 ‘자신에 대한 노출’과 ‘타인에 대한 정보 유출’은 최근 화두로 떠오른 인터넷 노출증과 관음증의 예로 지적된다. 소셜 미디어의 기술적 발달과 인터넷 커뮤니티 활성화는 자기 홍보나 마케팅의 목적을 넘어 자신의 사생활을 과도하게 드러내는 행위로 또는 집착해서 정보를 캐내는 행태로 이어졌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비단 보배드림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신체를 노출해 인정받고자하는 ‘인터넷 노출증’은 온라인 게시판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요즘엔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모바일 상에서도 이러한 행위들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한 고등학생이 여교사의 어깨에 손을 얹고 “누나, 사귀자”고 말하는 동영상이 유포돼 큰 파문이 인 적 있다. 이 동영상은 게재가 됨과 동시에 삽시간에 퍼졌다. 본인은 재미로 한 행위겠지만 이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격렬했다. 더군다나 ‘선생님 꼬시기’라는 설명을 붙인 점은 불문율과 같은 사제지간의 관계가 허물어지는 현장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해당 학교는 학생들이 장난으로 한 것이라 변명했지만 결코 ‘장난’이라는 장난스런 말로 넘어갈 수 없을 정도로 공론화되었다.

올리면 그만…유포 속도 상상초월
인터넷 노출증·관음증 심각 수준

가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라로 거리를 활보하는 여성의 사진이 게재된다. 그녀들은 대부분 정신 질환을 앓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누군가 달려가 겉옷을 씌어줄 만한데 그런 훈훈한 소식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단지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만이 공유될 뿐이다.

그 외에 행인, 직장 동료, 학생들이 구타를 당하거나 어떤 사건에 휘말렸을 때 오히려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촬영한 후 곧바로 자신의 SNS에 공개하는 등 사건에 대한 개입 또는 관망보다 기록과 공유에 집착하는 행동이 주를 이룬다.

기록으로 끝나면 나을 것을 어떤 사람은 조작도 서슴지 않는다. 과거 한 남성이 서울의 모 대학에 재학 중인 20대 여성의 신분증 사진과 연락처, 그리고 조작된 것으로 추측되는 음란사진을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일간베스트’에 게재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피해를 당한 여성은 과거 작성자의 옛 여자친구로 알려졌는데 그 여성이 결별 후 다른 남자를 만나자 이에 대한 복수로 조작을 한 것이다. 문제는 이 글이 퍼지면서 이를 본 네티즌이 이 여성의 ‘신상 털이’에 나서 2차 피해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이다.

개인정보
유출까지


이러한 사건들은 대표적인 노출증의 사례로 회자된다. 그들은 도덕적 잣대나 가치관에는 관심이 없었다. 단지 내가 올린 동영상과 사진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기는지만 관심이 있었다. 이런 생각은 기본적으로 노출증 환자가 겪는 망상과 맥을 같이 한다.

개인적인 요인 이외에도 ‘옮기기’와 ‘전시하기’로 대표되는 사회적 요인 또한 이러한 증세를 가속화시키는 요소 중 하나로 지적된다. 한 인문사회학부 교수는 이러한 세태에 대해 ‘끊임없이 꿈틀거리는 인터넷의 흐름에 자신들이 뒤처져 있지 않다는 것을 자타에게 확인시키려는 충동적 행위의 종합’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네티즌들의 이러한 행동은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곧장 사는 ‘얼리어답터’와 다른 네티즌의 이목을 끌 만한 새로운 것을 계속 업로드 하고자 하는 ‘노출증 환자’의 면모를 띄는 것이라 분석했다.

인터넷 상에서 노출을 이끄는 사람들이 던져주는 소위 ‘떡밥’으로 즐거움을 찾는 관음적 네티즌도 온라인 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인터넷 관음증’의 사례는 굳이 찾아보지 않더라도 연예계 소식을 통해서 쉽게 들려온다. ‘타블로 학력 위조 논란’ ‘유명 여가수 임신설’ 등은 대표적인 관음증의 폐해였다. 이렇게 유포된 정보는 온라인을 통해 조회되고 사실관계가 증명되지 않은 채 급속도로 확산됐다. 더욱 문제시되는 점은 관음증의 본질적 행위가 뒤에서 은밀하게 진행되는 것과 달리 인터넷 관음증은 익명성을 담보로 폭력적이고 외향적으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의 모 대학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의 관음증과 노출증이 개인 차원을 넘어 사회 전체적으로 보편화돼 집합적인 사회병리현상으로 발전했다”라며 “SNS는 이러한 사회병리현상을 상업주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는 무엇이든 인증해야만 인정받는 요즘 세태와 재미있고 관심만 받으면 끝이라는 극단적 사고가 어우러져 빚어진 촌극이며, 그 무대 위에서 나 자신 또한 보여지는 자극을 탐닉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쯤 성찰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보배드림은?

중고차 거래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의 한 게시판에 올라온 노출 사진이 화제가 되면서 사이트에 대한 궁금증 또한 높아지고 있다. 1999년 개설된 보배드림은 국내 1위 자동차 거래사이트로서 다양한 매물과 유용한 정보로 많은 이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인터넷 쇼핑몰이다.

자동차는 물론 오토바이, 모형, 용품 등을 거래하는 곳으로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또한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어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대화를 나누는 공간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오프라인 모임도 가끔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자동차나 오토바이에 관심이 많은 남성이 회원의 주를 이루고 있다.

구글코리아가 2014년 12월에 발표한 최다 검색어 순위 4위를 자랑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이 사이트는 한 달에 10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편 대표이사인 ‘김보배’의 이름을 따 지은 것으로 알려진 이곳은 서울시 양천구 목동동로 드림타워 11, 12층에 위치해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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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