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환기업 4500억 비자금 미스터리

“오빠가 꼬불쳤다” 여동생의 반란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오너가 집안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법정관리 중인 중견 건설업체 삼환기업의 최용권 명예회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여동생 최모씨로부터 고소를 당하면서 내홍을 겪고 있다. 유산상속을 놓고 갈등을 빚다가 검찰 고소로 이어졌다. 단순 재산 다툼에서 비리 사건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이 같은 ‘남매전쟁’에 ‘피보다 진한 게 돈’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 내막을 들여다봤다.
 
중견 건설업체인 삼환기업의 최용권 명예회장이 여동생으로부터 고소당했다. 유산상속을 놓고 갈등을 빚다가 마침내 검찰고소로 비화됐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는 최씨가 친오빠인 최 명예회장을 상대로 수천억원대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남매 싸움
비자금 의혹
 
검찰 관계자는 “최 명예회장에 대해 기업비리 형태의 고발이 접수돼 사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고소장에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재산 국외 도피와 외국환거래법 위반, 조세 포탈 혐의 등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살고 있으며 삼환기업 경영에 직접 관여한 적이 없는 최씨는 최 명예회장이 조성된 비자금 4500억원 상당을 해외로 빼돌린 뒤 미국 하와이 등에 부동산을 샀다고 주장했다.
 
1980년대 중동건설 사업과 해외사업 수주과정에서 조성된 비자금 일부가 빠져나와 미국법인으로 유입됐다는 것이다. 최씨는 미국에 머무르면서 최 명예회장 비자금 조성 혐의를 뒷받침할 자료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환기업 측은 최씨가 불만을 품고 악의적인 고발을 했다며 비자금 조성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최씨가 최 명예회장을 고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아버지인 최종환 회장이 별세한 뒤 재산을 나눠 받는 과정에서 최 명예회장과 마찰을 빚어 소송으로 번지기도 했다. 최씨는 비자금 조성 혐의를 뒷받침할 자료를 수집해 검찰에 넘기고 있어 추가 폭로가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2012년 11월에는 삼환기업 노동조합이 최 명예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상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적이 있다. 당시 노조는 최 명예회장이 오랜 기간 현장에서 횡령해 차명계좌로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최 명예회장은 올해 4월 1심 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차명계좌나 비자금과 관련한 내용은 무혐의 처리됐다.
 
이번 논란에 삼환기업 노조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조 측은 최 명예회장 측이 유산상속에 불만을 품은 여동생 최씨가 악의적 소송을 벌이고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으나, 최씨는 과거 노동조합에서 최 명예회장의 비자금과 차명계좌에 대한 고발을 했을 때, 최 명예회장이 만든 비자금을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고 거짓 증언한 것에 분개해 선친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망자명예훼손 혐의로 소송을 진행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 명예회장은 2012년 말 노조로부터 횡령 및 배임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하지만 당시 서울지방국세청은 세금추징으로 사건을 마무리했고, 검찰 또한 서울지방국세청과 최 명예회장 측근들의 진술만 듣고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최 명예회장의 해외 비자금 형성은 기업내부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지사와 일본 동경지사를 유지한 결정적 이유가 최 명예회장의 해외 비자금 관리 때문이라는 추측이 무성하다. 
 
삼환기업 노조 측은 과거 경영지원실에서 근무하며 최 명예회장의 비자금을 관리해 왔던 손모 차장이 회사 보유의 타사 주식들을 불법적으로 매각하여 수십억대의 최 명예회장 차명계좌를 만든 증거를 포착해 서울중앙지검에 추가 고발했다.
 
최용권 회장 돈 해외로 빼돌린 의혹 제기
유산상속 놓고 갈등 빚다가 결국 법정행
 

삼환기업은 2007년까지 이익잉여금이 2000억원에 달했고 법정관리 이전까지 매출 및 수주가 1조원에 달하는 우량기업이었다. 그러나 최 명예회장의 폭력, 독단, 비리 경영으로 인해 법정관리에 이르렀고, 법정관리 조기 졸업 이후에도 기업 정상화를 위한 노력 없이 과거와 똑같은 행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2012년에는 <한겨레>의 보도로 삼환기업 총수 일가의 반인권 경영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최 명예회장은 최모 전 사장, 오모 전 비서실장, 박모 전 상무 등 과거 사장을 비롯한 대다수의 고위직 임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해 갈비뼈 골절, 목 디스크 돌출, 고막 찢어짐, 맞다가 기절 등 심각한 상해를 입혔다. 현재 임원으로 재직 중인 지모 비서실장, 이모 총무이사 등도 폭행을 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3세 경영자인 최모 상무는 보고가 늦었다는 이유로 어릴 적부터 형이라 부르며 따랐던 박모 상무를 폭행하기도 했다. 또한 이모 총무이사를 회사 업무가 아닌 본인의 선산 관리를 잘못했다고 꾸짖으며 산으로 끌고가 폭행하는 일까지 있었다. 이 중 박모 상무는 중앙지검 조사부에 가서 폭행당했던 사실을 진술한 바 있다. 이러한 폭력에 삼환기업 이사회는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존재로 추락했고 모든 의사 결정은 최 명예회장이 독단적으로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최 명예회장이 기업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 명예회장은 2003년부터는 출근조차하지 않은 선친의 퇴직금 회사분 5억원을 불법적으로 받아가기도 했다. 이에 노조는 괘씸하다는 반응을 내비친 상태다.

어디에 숨겼나
은닉재산 진실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 명예회장은 본인이 보유했던 회사채 40억을 법정관리 돌입 시 회생채권에 포함시키기 위해 경영진을 이용해 채권단을 속이고 개인회사인 리온기업 명의로 청구하는 불법 행위를 저지르기도 했다. 현행법상 1년 이상 보유했던 채권을 본인이 회생채권으로 청구할 시에는 불법이 아니지만, 본인 또는 특수관계인이 실소유주인 리온기업에 채권을 양도해 청구하게 되면 마땅히 부인되었어야 하나 불법적으로 시인을 유도해 기업에 손실을 초래하는 배임행위와 탈세행위가 발생하게 됐다.
 
최 명예회장은 2012년 11월15일, 회생절차에 대한 승인을 얻기 위해 현 경영진들로 하여금 전날인 11월14일 언론을 통해 ‘주식과 차명주식을 사회에 환원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현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고 지금까지도 경영에 관여하며 개인의 이익을 위해 경영진들을 괴롭히고 있다. 또 기업회생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사장과 최 명예회장의 두 아들만 근무하는 13층의 연간 임대료를 절감하기 위해 노조 측이 다른 층으로 옮길 것을 요구했으나 최 명예회장은 모르쇠로 일관 중이다. 현재 최 명예회장은 변호사 3명을 대동하고 자신의 악행을 감추기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삼환기업이 내홍까지 겪으면서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환기업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2637억원이며 영업이익은 1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소폭 하락한 가운데 영업이익은 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영업현금흐름도 178억원가량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중 부채비율은 9043%에 달한다. 삼환기업은 2011년 704억원, 2012년 110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2012년 7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초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하지만 삼환기업의 3월 공시 내용에 따르면 삼환기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68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49.08% 줄어든 수치다. 매출액은 5382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0.2% 늘었고, 당기순손실은 2786억원으로 0.6% 증가했다.
 
삼환기업의 전신은 1946년 세워진 삼환기업공업사다. 삼환기업공업사는 수도, 배관, 난방 등을 전문으로 했던 회사로 삼환그룹 창업자인 최종환 회장이 10여명의 기술자와 함께 세웠다. 한국전쟁 이후 최 회장은 자택 근처에 주둔해 있던 미국 공병대의 활동을 보면서 건설업체를 세울 결심을 하고 1952년 삼환기업공업사를 삼환기업(주)으로 전환했다. 이후 삼환기업은 다양한 전후 복구사업에 참여하면서 사업을 확장했다.
 
검찰 수사…남매 전쟁 서막

풀리지 않는 의혹도 풀릴까
 
삼환기업은 62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공사를 시작했고 66년에는 베트남에 지사를 세우고 해외건설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60년대에만 일본 도쿄, 미국 클리블랜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해외 지사를 세웠다. 73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지사를 세우고 카이바~알울라 구간의 고속도로 공사를 따내면서 국내 건설업체 최초로 중동지역에 진출하면서 주식을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80년대 들어서는 조선호텔, 프라자호텔, 삼성그룹 태평로빌딩, 서울지방검찰청과 대검찰청, 우리은행, SC제일은행 본점 등을 잇달아 지었고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등 굵직한 토목공사에 참여하며 시공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 시기에 해외지사 세우기에 박차를 가해 81년에는 필리핀 마닐라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82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83년 미국 뉴욕, 84년 미국 알래스카, 85년 미국 괌, 87년 방글라데시 다카 등에 해외 지사를 세우며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삼환기업 주요 계열사로는 삼환까뮤, 삼환종합기계, 삼환컨소시엄, 신민상호저축은행, 삼환기술개발, 회현상사, 칠성흥업 등이 있다.
 
삼환기업은 96년 9월 창립 50주년과 동시에 최 명예회장이 경영을 맡았다. 또한 장남과 차남이 경영수업을 받으며 부친의 경영을 도왔다. 삼환기업은 2007년까지는 대우건설 인수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튼실한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사세가 기울기 시작해 2007년 9145억원에 이르던 매출이 2012년에는 778억원으로 줄었고 42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던 당기순이익은 991억원 적자로 급감했다.
 
회사가 기울자 당시 노조 측은 최 명예회장의 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된 허종 삼환기업 사장을 해임해 달라는 의견서를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에 제출했다. 허 사장은 최 명예회장의 고등학교 동창으로 2006년부터 사장을 맡았다. 노조는 의견서를 통해 “대주주인 최용권 회장이 임원 등의 이름을 빌려 차명주식을 관리해 온 내역을 확보했다”며 “허종 사장의 이름도 차명계좌 내역에 들어 있다”고 밝혔다. 허 사장이 최 회장의 주식을 차명으로 관리했고, 비자금 조성 및 관리, 경영 악화의 책임 등 법정관리인의 역할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크다는 것이었다.

신화도 옛말

추락 가속도
 
이처럼 기업경영에 빨간불이 들어오자 최 명예회장이 사재를 출연하고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환기업과 관련된 각종 비리와 부패는 끝없이 터져 나왔다. 2012년 초에는 최 명예회장과 삼환기업이 대주주로 있는 신민상호저축은행은 대주주 불법 대출과 당기순이익을 200억원 부풀려 자기자본비율을 부당하게 산정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삼환 측은 차명계좌 의혹에 대해 부인한 바 있다. 결국 차명계좌 논란은 무혐의 처리돼 한숨 돌렸지만 그것도 잠시, 최근 삼환 오너가 남매전쟁이 불거지면서 최 명예회장을 둘러싼 새로운 비리가 수면 위로 드러날 가능성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재벌가 골육상쟁사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형제 간 골육상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주요 재벌가 집안  싸움은 과거부터 끊이지 않았다. 2001년 현대그룹 왕자의 난, 2002년 한진그룹 유산다툼, 2005년 두산그룹 형제분쟁, 2009년 금호가 형제갈등, 올해 삼성가 상속재산 법정다툼 등이 대표적이다.
 
2001년 현대그룹은 왕자의 난으로 알려진 2세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바 있다. 이 분쟁은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그룹 등으로 분리되면서 일단락됐다. 2002년 한진그룹에서는 조중훈 전 회장 타계 후 계열분리로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이 정석기업 차명주식과 대한항공 면세점을 두고 소송을 제기했다가 철회하면서 끝났다.
 
한집 건너 한집 ‘난’
 
2005년 두산그룹 역시 고 박병두 전 회장의 2세들이 회장직을 둘러싼 경영권 다툼으로 아픔을 겪었다. 2009년 금호그룹도 계열분리 과정에서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사이 경영권 다툼이 있었다. 2012년 삼성가는 동생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형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 간의 상속재산을 둔 소송을 진행한 바 있다. 이 분쟁은 올해 초 마무리됐다.

라면 사업을 두고 롯데와 농심 간에도 갈등이 있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965년 라면사업에 진출하려고 하면서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과 마찰을 빚었다. 한라그룹도 정몽국 배달학원 이사장이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 측의 주식매도 건을 두고 사문서 위조 등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태광그룹도 이호진 회장 등 남매 간 상속분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그룹에서도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대성그룹도 장남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과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간 법적 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국내 주요 재벌그룹 가운데 아직까지 형제들 간 갈등이 공식적으로 터지지 않은 곳은 SK, LG, GS그룹 등이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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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