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증세 폭탄 미소 짓는 기업들 리스트

국민 한숨 짙어지는데 몰래 ‘키득키득’

[일요시사 경제2팀] 박효선 기자 = 정부의 세제개편에 서민들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 서민들의 한숨은 짙어지고 있는데 일부 기업들은 뒤에서 웃고 있다. 증세로 인한 간접 효과 때문이다. 웃음을 감추고 있는 기업들을 찾아보았다.

지난11일 정부가 담뱃값 2000원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2004년 500원이 오른 이후 10년 만의 일이다. 이번 담뱃값 인상 이유에 대해 정부는 국민건강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웃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증세에 따라 간접적인 수혜를 입는 기업들이다.

제약사 콧노래
KT&G 기대감↑

증권사들은 수혜주에 대한 분석을 줄줄이 쏟아냈다. 특히 증권가는 금연보조제 업종에 주목하고 있다. 돈 때문에라도 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금연보조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담배, 금연초, 패치 등 다양한 금연 보조제품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자담배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0% 이상 늘었다. 은단 판매는 186%, 쑥담배와 금연파이프 판매는 164% 증가했다.

제약사들은 주로 패치형 금연보조제를 판매하고 있다. 따라서 가장 많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제약사다. 실제 정부의 담뱃값 인상 발표 이후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주가는 평균 5% 이상 증가했다. 코스피 의약품 지수도 4.5% 늘어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담뱃값 인상이 제약사에게는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분명한 것은 제약사에게 위험성은 없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담뱃값이 인상된 다음 해인 2003년과 2005년 제약업종 주가 상승률은 각각 34.2%, 118.3%였다. 당시 시장평균 상승률 29.2%와 54.0%를 크게 웃도는 수치였다.


제약사 중에서도 증권가는 한독약품을 주시하고 있다. 아직까지 주가의 뚜렷한 증가세는 보이지 않지만 한독약품은 금연보조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독약품의 ‘니코스탑’은 붙이는 패치형 금연보조제로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니코스탑은 한독이 지난 2007년 대웅제약으로부터 판매권을 인수한 이후 현재까지 영업마케팅 독점권을 보유한 제품이다. 제조는 삼양그룹 계열사인 삼양바이오팜이 하고 있다. 또한 다국적 제약사인 노바티스가 생산해 동화약품이 판매하는 ‘니코틴엘’과 존슨앤존슨의 ‘니코레트’도 대표 금연보조제다.
 

제약업계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심지어 정부의 담뱃값 인상안을 두둔하기도 했다. 국내 제약사 한 관계자는 “이번 담뱃값 인상으로 많은 흡연자들이 금연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건강증진을 위해서 금연하는 분위기는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담뱃값이 500원 올랐을 때 3배 정도 성장한 만큼, 이번 인상안 이후 금연보조제 시장이 늘어나는 등 사실상 제약사 입장에서는 전망이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얼마만큼 오를지 확정되지 않아 수혜를 볼 것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일축했다.

담뱃값 인상에 담배회사들 표정관리
사재기 조짐 편의점·대형마트 대박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담배제조업체 KT&G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지켜보고 있는 분위기다. 담뱃값 인상으로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담뱃값 자체가 오르기 때문에 전체적인 매출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담뱃값 인상이 KT&G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담뱃세 인상안이 하반기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평균판매단가(ASP)를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한 연구원은 “이번 담배 세금 인상안 발표로 KT&G를 포함한 담배업계는 장기적으로 흡연율 하락에 따른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하나, 순매출단가의 상승효과로 상쇄될 전망”이라며 “특히 물가연동제 등이 포함돼 장기적으로 순매출 단가의 상승효과가 기대되고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군 확보로 외국계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 결정력을 확보하는 등 긍정적 요인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분석에서도 중저가 라인에 대해서만 소비자가격을 갑당 200원씩 세금에 덧붙여 올려도 KT&G의 주당순이익(EPS)은 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물가연동제까지 시행된다면 연간 10%가량의 실적 전망 상향 요인이 발생한다. 경쟁사는 제품 가격을 2011년과 2012년에 갑당 200원씩 올렸으나 KT&G는 아직까지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덕분에 KT&G 주가는 연초 7만3600원에서 최근까지 9만원을 뚫어 30% 이상 올랐다.

편의점·대형마트
반짝 인기 누려


단기적으로는 편의점, 대형마트 등이 재미를 보았다. 담뱃값 인상 발표 이후 담배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면서 대형마트과 편의점의 담배 매출이 크게 늘었다. 기획재정부가 담배 사재기를 막기 위해 '매점매석 행위에 대한 고시'를 시행하고 벌금까지 걸어놓았지만 막지 못하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담뱃값 인상을 발표하기 직전인 10일부터 11일까지 이마트의 이틀간 담배 매출은 평소보다 2배 이상 상승했다. CU, 세븐일레븐, GS25 등 국내 주요 편의점 3사의 담배 매출도 담뱃값 인상 발표 전주 대비 30%가량 뛰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모든 고객들에게 고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각 점포에 구매제한 공지를 내려 보냈다”면서도 “담뱃값 인상이 크게 이슈화 되면서 일부 사재기 현상이 나타났고 KT&G로부터 물량 공급도 원활하지 않았을 정도”라고 털어 놓았다.

담뱃값 인상 발표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BGF리테일은 11일 전 거래일보다 2200원(3.42%)오른 6만6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GS리테일은 전날보다 1550원(6.60%) 상승한 2만5050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 주가의 동반 강세 역시 정부의 연이은 담뱃값 인상 발표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은 편의점 CU와 GS25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담배는 편의점업체에서 가장 매출비중이 큰 품목으로 꼽힌다.

또한 담배가격이 인상된 이후에도 편의점업체 및 대형마트는 유통재고에서 발생하는 일회성 이익과 담배가격 인상에서 오는 구조적 매출 및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현대증권 한 연구원은 “올해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의 담배 관련 매출은 각각 1조2000억원으로 이는 전체 편의점 매출의 3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담배가격이 2000원 인상된다면 상위 두 업체의 내년 영업이익은 800억원,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에 따른 매출증가 효과는 약 5000억원, 판매마진 10% 감안 시 추가 영업이익은 5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롯데제과, 해태제과 등 제과업체들도 들뜬 분위기다. 담배를 끊기로 결심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초콜릿과 사탕, 껌 등 금연을 돕는 입가심용 간식 판매도 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자동차세 인상에
철도·자전거 업

담뱃값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에 이어 레저세 도입과 자동차세 인상 등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카지노 레저세는 기존 경마, 경륜, 경정, 소싸움에 부과하는 세금을 카지노에도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안전행정부가 지난12일 발표한 ‘2014년 지방세제 개편 방향’에서 레저세 도입 방안은 빠졌다. 카지노 업종에 대한 레저세 부과 논의는 지난 2010년 이후 몇 차례 불거졌지만 번번히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아직까지 도입은 불발됐지만, 실제 레저세를 부과하게 되면 카지노마다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가장 타격을 받는 곳은 국내 대표적 카지노시설인 강원랜드다. 매출의 10%가 레저세로 부과되는 만큼 강원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1조2773억원으로 1277억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다만 GKL이나 파라다이스는 타격을 입지 않을 전망이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레저세를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의 때문에 아직까지 레저세 부과를 두고 말이 많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레저세가 부과되면 강원랜드의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 대비 14∼15% 정도 줄어들 것”이라면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파라다이스나 GKL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또한 자동차세 연납 할인제도도 2016년까지 폐지된다. 이렇게 되면 경차(모닝 기준)의 경우 연간 1만원, 중형차(쏘나타 기준)는 5만원, 대형차(에쿠스)는 13만원가량 할인 혜택이 사라지게 된다.


금연보조제 관심 폭발…제약사 함박웃음
자동차세 인상에 철도·자전거 기대감 ↑

자동차세 인상으로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자동차부품, 블랙박스 등의 자동차 관련 업계는 타격이 예상된다. 신규 자동차 판매량이 줄어들수록 자동차부품과 블랙박스 등의 시장도 함께 좁아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거꾸로 대중교통과 관련된 철도업계와 자전거시장에 관심이 몰릴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코레일을 비롯해 현대로템, 동양강철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삼천리자전거, 알톤스포츠 등 자전거 업체들도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전기료 인상
재미본 한전

한국전력의 경우 전기요금 인상으로 재미를 봤다. 지난해에도 정부는 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공공요금을 인상한 바 있다. 당시 한전은 11월 산업용 6.4%, 주택용 2.7%, 일반용 5.8% 등 전기요금을 평균 5.4% 인상했다.

이후 한전은 올 들어 지난해보다 주가가 20% 이상 올랐다. 이 같은 주가 상승은 전기 요금인상으로 인한 실적개선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3만5000원 안팎이었던 한국전력의 주가는 18일 4만6400원까지 상승했다. 반년 동안 20% 이상이 오른 셈이다. 한국전력의 시가총액도 3조원 규모로 늘어났다.

외국인들의 매수세 덕분도 있었겠지만 전기료 인상으로 인한 실적 개선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1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1월에는 평균 4%를, 11월에는 5.4%를 각각 올렸다.
 


요금 인상은 실제로 올 1분기 한국전력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6.6% 증가한 1조227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7.1% 증가한 14조7726억원을 기록했다.

아직까지도 한국전력은 강세다. 배출권 거래제를 앞두고 또다시 전기요금을 인상할 수도 있다는 업계의 분석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내년 1월 배출권 거래제 도입을 앞두고 정부가 가격 기능으로 수요 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키움증권 한 연구원은 “지난 6월 산업부 장관 역시 배출권 거래제가 강화되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며 “최종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상향될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에너지 정책에 상당기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dklo21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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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br>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한국인 사업가 권모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권씨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에 서버를 두고 투자 사기,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수사망을 피하며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4일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아나운서 김나정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증거로는 강제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도주 대담한 행적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마닐라에서 자신의 SNS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그는 마닐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주소지 등을 고려해 경기북부경찰청으로 넘어왔다. 이후 김씨 측은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던 법무법인 충정은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권씨)를 소개받았다. 젊은 사업가가 김나정의 사업을 적극 도와주겠다고 해 시간을 할애해 방문했을 뿐이다.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필리핀에서 만난 1995년 8월5일생의 사업가 권씨는 SNS에 ‘투자 리딩방’을 개설해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범죄자다. 업계에서 일명 ‘재림’으로 불리는 그가 리딩방 총책으로 활동하며 발생시킨 투자 사기 피해액만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9년 8월4일 필리핀으로 간 권씨는 이후 국내로 입국한 적이 없다. 유튜버 크라임넷 등 제보에 따르면 권씨는 드라마 의 주인공 차무식의 실존 인물인 이상태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호받아왔다고 한다. 검찰은 21년간 필리핀에서 도주 행각을 이어가던 이씨를 현지 교민 정보망을 활용해 검거했다.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광주지검 목포지청(곽영환 지청장)은 해외 도주를 이어가던 이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지난해 8월23일 밝혔다. 사업가로 변신, 김나정 앞에 나타난 권씨 취재 결과 70억대 사기단 우두머리로 확인 이씨는 2014년 공범과 함께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무실을 운영하겠다며 투자금 1억1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2월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구속 기소된 공범은 실형을 살았지만, 해외에 있던 이씨는 공소시효 임박에 따라 궐석재판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자유형 미집행자’ 신분이 됐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징역·금고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잠적하거나 도주한 사람을 뜻한다. 이씨는 2003년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세부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21년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공갈·사기 범행을 11건(피해액 약 8000만원) 저질러 지명수배·지명 통보 조치가 내려진 인물이다. 목포지청은 검거팀을 꾸려 이씨 검거에 나섰는데, 필리핀 현지 교민 사이트에서 이씨 거주지를 특정하는 단서를 확보해 검거에 성공했다.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씨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검거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획득했다. 결국 법무부, 필리핀 파견 검찰 수사관,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 검거팀과 국제공조로 클락시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은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본섬인 루손섬이 아닌 곳에서 범인을 검거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실판 차무식의 비호를 받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온 범죄자가 바로 권씨인 것이다. 권씨의 이름은 다른 사건에서도 언급된다. 2022년 SNS에 ‘투자 리딩방’을 만든 뒤 대체 코인 거래 사이트로 이용자 130명을 유인해 70억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권씨가 총책이라고 진술했다. 그해 6월30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투자 사기 일당 16명을 검거해 총판 관리팀장 20대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주한 조직 총책인 권씨 등 핵심 간부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1명은 지명수배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SNS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서 전문 투자 상담사를 사칭해 투자자 130명을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약 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제 투약 진실은? 총책인 권씨는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본사 운영팀과 총판 관리팀, 회원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뒤 SNS에 개설한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 초대했다. 이들 일당은 “대체 코인 투자로 300~40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거나 “VIP에게만 제공하는 투자 리딩이 진행된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회원 모집책 20대 C씨 등 13명은 투자 리딩방에서 대체 코인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전문가인 것처럼 1인 다역 행세를 했고, 이에 속은 투자자들이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C씨 등은 가짜 투자 전문가 자격증과 사업자 등록증을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게시하거나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들의 속임수에 넘어간 가입자 중에는 노후 자금 1억5000만원을 날린 60대 남성과 최대 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날린 50대 남성도 있었다. 또 가상 자산인 코인 시장에 처음 들어가 재테크를 해보려고 나선 대학생과 주부 피해자들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모두 130명에 달한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000만원에서부터 2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처음 한두 차례는 소액으로 투자한 수익금을 그대로 돌려줘 신뢰를 쌓은 뒤, 큰 투자금을 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계좌 28개를 지급 정지하고, 1억20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에 대해 법원 결정을 받아 추징·보전 조치한 상태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는 권씨는 필리핀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보니파시오 지역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필리핀, 태국 등지에 권씨의 차명 부동산이 여럿 있고, 일부 한국 영사들이 지내는 집도 사실상 권씨의 소유”라고 한다. 현실판 차무식 돈이 곧 권력이자, 신분인 동남아에서 권씨가 경찰을 매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권씨는 수사망을 피해 사업가로 위장했고 다수의 여성과 향락을 즐겼다. 김씨도 부유한 사업가로 위장한 권씨를 의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정 측은 “김나정은 술자리를 가져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했다. 김나정이 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급기야 어떤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김나정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며 “김나정의 핸드폰에 손이 묶이고 안대를 가리고 있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나정에게 문제가 된 마약을 강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권씨는 다수의 범죄를 범해 수배 중인 자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면서, “김나정은 권씨의 정체를 알게 됐고 후술하는 권씨의 협박이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나정이 귀국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은 ‘긴급 구조 요청’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약은 이번 단 한 번만 있었던 것이고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강제로 행해진 것”이라며 “김나정이 경찰과 본인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권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권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 즉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료를 제출받은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했다. 또 경기북부경찰청은 김씨 측이 강제성을 주장하며 언급한 권씨에 대해 경찰청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2016년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해 국제공조·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 본사···치밀한 조직 운영 추정 범죄 수익만 3000억원 이상 다만, 지난해 경기북부경찰청은 권씨에 대해 “수배 중인 자라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에서 2회 정도 조사를 받았고, (사건은) 주거지 관할인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인계됐다”며 “사전 조사 후 1~2회 정도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법에서 마약을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투약하는 행위에 대해서 가중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마약 강제 투약도 일반적인 마약 관련 행위와 마찬가지로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만 처벌된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임시 마약류를 다른 사람 의사에 반해 투약하거나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모두 폐기됐다. 법무부가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이후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한편,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투자 리딩방 범죄조직들은 대부분 마약 유통에도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에서 탈옥한 조직원들도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이른바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대포폰 판매, 마약 유통 사업으로 수감 생활을 이어갔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등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숨겨 텔레그램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이들은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만명의 회원들을 마약방으로 초대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했다. 이들은 수억원의 범죄수익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제보자는 “리딩방,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권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김나정에게 마약을 쉽게 투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명 ‘재림’ 그러면서 “지난해 탈옥한 송씨도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에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로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로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