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공룡’ 이케아의 민낯 까보니…

손님만 ‘왕’ 한국은 ‘봉’

[일요시사=경제2팀] 박효선 기자 = 스웨덴 조립식 가구브랜드 이케아(IKEA)가 한국시장에 본격 상륙한다. 북유럽 스타일의 모던한 디자인에 가격까지 저렴한 이케아 가구는 젊은 층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약한 내구성, 미흡한 사후관리 등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게다가 이케아는 상생하기로 했던 약속을 꼼수로 대처해 주변 상인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케아 가구가 20∼30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젊은 층이 좋아하는 디자인과 소비자가 직접 조립하는 식으로 판매해 가격을 확 낮췄다는 장점 때문이다. 하지만 직접 조립해야 하는 이른바 DIY 제품 특성 탓에 사후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약한 내구성

이케아의 한국 상륙 소식에 국내 소비자들이 크게 반기고 있다. 국내에는 이케아 공식 매장이 없어 그동안 이케아 가구 선호자들은 수입가구 전문점 및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서만 가구를 구입했다. 제한된 루트를 통해 이케아 제품을 구입했던 소비자들은 내년부터 가구를 직접 만져보고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오는 12월 경기도 광명시에 연면적 25만6000㎡ 규모의 이케아 공식 매장 1호점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소비자가 운반하고 직접 조립하는 불편 때문에 이케아가 한국시장에 맞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내구성이 약해 사용기한이 짧기 때문이다.

보통 국내 소비자들은 가구를 살 때 5년 이상 쓰겠다는 생각을 하고 구입한다. 특히 가구를 구입하는 주요 고객층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신혼부부다. 대부분 오랫동안 사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구입한다.


하지만 이케아 가구는 지속력이 짧은 것으로 유명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이케아 가구의 수명이 3년을 넘기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래서 가족단위가 아닌 1인 가구에게만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사후관리가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애초에 가구의 조각이 잘못 왔더라도 소비자가 직접 조립을 하기 때문에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

서울에 사는 장모씨는 2년 전 한 온라인몰을 통해 이케아 서랍장을 구입했다. 그러나 서랍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 사용감이 빡빡해 불편함을 느꼈다. 결국 올초 장씨는 다른 곳으로 이사하면서 이 서랍장을 버리고 떠났다.

장씨는 “이케아 가구 디자인이 워낙 깔끔하고 예뻐서 보기에는 좋았는데 쓰면 쓸수록 내구성이 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내가 처음에 조립을 잘못해서 그랬는지 원래 조립 세트가 잘못된 것인지 물어볼 곳도 없어 억지로 1년을 써왔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오래 쓸 수 있는 가구는 아닌 것 같아 이사 오기 전 버리고 왔다”며 “저렴한 만큼 이케아 가구는 사실상 디자인에만 강점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케아 가구가 한국시장에서 오랫동안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국내 가구업체들의 가구는 오래 쓸 수 있다는 장점과 전문기사들이 직접 가구를 시공해주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고객들이 구입 후 만족감을 느끼지만 이케아는 한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게다가 이케아의 경우는 사용기한이 1∼2년에 불과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이케아의 등장에 가구업계는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이케아가 국내로 본격 상륙하면 국내 가구업체가 입을 타격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가구업계에 따르면 이케아는 전 세계 42개국 3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연매출이 43조원에 달한다. 국내 가구시장 규모가 연 7조∼9조원 이내로 추산되는 가운데 이케아가 들어오면 파이는 더욱 쪼개질 전망이다. 게다가 이케아 광명점 매장 크기는 세계 최대 규모라고 알려져 있다.

DIY 제품 특성 탓 사후관리 미흡 지적
주변 상인과 갈등…상생 약속은 꼼수?

그런데 정작 가장 문제가 되는 곳은 대형 가구업체가 아니다. 가구업계의 95%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영세 가구업체와 생활소품 생산업체들이 폐업이나 도산 위기에 내몰릴 것으로 보인다.

대형 가구업체들은 이케아의 등장소식에 이미 차별화를 준비했고, 광명시 외에 다른 지역에서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반면 이케아 광명점 주변 중소 영세가구업체들은 이렇다 할 대비책조차 마련할 수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이케아코리아는 광명점 설립을 두고 주변 소상공인들과의 상생협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상생하기로 한 약속은 꼼수로 대처했다. 이케아코리아가 상생을 위해 소상공인들에게 제공하기로 한 공간이 지하주차장으로 밝혀진 것이다.
 

아울러 이케아 내에 복합쇼핑몰인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이 들어선다는 소식은 소상공인과의 새로운 갈등을 만들었다. 현재 이케아 광명점 주변에는 창고형 대형 할인매장 코스트코가 입점해있다. 이케아 광명점 내부에는 롯데그룹의 프리미엄 아울렛과 연결되는 통로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와 관련 국내 가구산업을 연구하는 아수라백작 가구연구소의 정명렬 소장은 “이케아는 상생 협약을 적극적으로 지킬 의지가 있다면 이 공동 전시 판매장에 어떤 브랜드가 들어가는지, 제품군은 무엇이 있는지 등에 대한 논의가 이미 이뤄져야 했다”며 “이케아가 롯데와의 협업으로 기존 고객층이 없는 한국에서 롯데의 고객층을 활용하여 ‘집객과 체류시간’을 늘리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케아는 국내 1호점인 광명점에 이어 경기도 고양시에도 매장 오픈을 위해 50000㎡ 규모의 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지역에서는 강동구 고덕동과 부산지역에서 추가 부지 매입을 고려하고 있어 국내 매장 점유를 위한 이케아의 아시아권 시장 확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골목상권 와르르

이케아는 한국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이케아 관계자는 “한국은 이케아에게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라며 “한국인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집안에서의 생활은 어떤지 깊숙이 접근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아시아권 진출을 위해 국내 상륙을 교두보로 삼겠다는 목표다.

이 관계자는 “이케아가 롯데아울렛과 협업 하는 게 아닌 별개로 진행하고 있다”며 “이케아가 당초 LH공사로부터 부지를 매입했고, 이 부지의 일부를 한 자산운용사가 사들여 롯데아울렛에 임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명점 연말 오픈에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A/S에 대해 이케아 관계자는 “고쳐주는 방식은 아니지만 (광명점) 매장에서 구입한 고객이 90일 이내에 영수증을 가지고 오면 교환이나 환불은 가능하다”면서 “다만 해당 매장 외 다른 온라인몰에서 구입한 가구는 교환,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dklo21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케아는?

이케아는 스웨덴의 다국적 기업으로 1943년 창업자 잉바르 캄프라드 회장이 설립했다.

스웨덴에 뿌리를 둔 가구업체이지만 현재 본사는 네덜란드에 있다. 이미 전세계 42개국 345곳의 매장을 운영중이다. 연간 매출 40조원에 달하며 글로벌 가구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오스트레일리아, 독일, 미국, 캐나다, 오스트리아, 프랑스, 벨기에, 체코, 아랍에미리트, 중국, 러시아, 일본, 터키 등에 매장이 있다. 곳곳에 이케아 가구를 사용하지 않는 주부가 없을 정도로 세계적인 가구업체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역시 공식 매장만 없을 뿐 이케아 가구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수입가구 전문점 및 온라인 쇼핑몰을 찾아 구매했다. 수입가구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제한된 가구에 만족했던 국내 수요자들이 이제 다양한 이케아 가구를 직접 만져보고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케아는 무엇보다 북유럽의 세련되고 깔끔한 디자인과 반 조립식 가구판매를 지향하며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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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