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거, 월드컵…그래도 불씨는 살았다

2014년 상반기 결산 & 하반기 전망

올 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2·26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의 여파로 냉각됐다. 각종 규제 철폐 등 활성화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의 불씨를 살려놓았는데, 이 방안의 발표로 지방보다는 수도권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섰다. 무엇보다 강남권 재건축단지의 하락세가 결정타라는 반응이다. 여기에 세월호 여파와 지방선거, 월드컵 등으로 신규 주택시장이 5월과 6월 들어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26대책 여파로 냉각
큰 변화없이 회복 전망

한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2·26 대책 발표 후 3개월(2014년 2월27〜5월26일)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1.4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5대 광역시는 0.52%로, 지방중소도시가 0.11%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발표 직전 3개월과 비교해 보면 수도권 주택시장이 2·26 대책 이후 얼마나 침체된지 알 수 있다. 발표 직전 수도권 아파트 3개월(2013년 11월 말〜2014년 2월 말)간 매매가는 0.40% 상승했다.

5월 들어 위축
침체기 들어서

이 기간 중 박근혜 정부는 주택시장 거래활성화를 위해 다주택자양도세 중과 폐지,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재건축 재개발 조합원 2주택 분양 허용 등 주택시장 규제완화를 공격적으로 펼쳤다. 그래서 지난해 12월 말 양도소득세 취득세 한시적 면제가 종료됐음에도 연초에 매매가가 강세를 보였다. 특히 서울 재건축시장이 움직이면서 강남권에서 강북, 도심권 등으로 매수세가 확산됐다.
하지만 2·26 대책 발표 후 매수자의 관망세가 확산되면서 매매시장은 급격히 냉각됐다. 발표 후 3개월 간 수도권 세부 지역 변동률은 서울 -1.07%, 경기 -1.00%, 인천 -1.10%, 신도시 -1.90% 등 수도권 전역에서 하락했다. 강남구 등 강남3구는 -1.40%로 하락폭이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수도권 주택시장이 2·26 대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집값이 비싼 수도권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전월세 임대소득을 기대했던 다주택자들이 매수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기존 3주택 이상자에만 과세됐던 전세금 과세를 2주택 이상으로 강화했고, 2주택자도 2016년부터 과세키로 하면서 심리적 부담이 커졌다.
2·28 대책 이후 수익형부동산 시장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투자자들이 세금부담과 소득 노출을 우려해 도시형생활주택, 다가구, 오피스텔 등 임대형 주거시설을 기피하는 것과 달리 이번 대책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상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상가가 2·26 대책의 ‘풍선효과’를 얻고 있는 셈이다.
3월 수도권 경매 낙찰가율에 따르면 오피스텔 낙찰가율은 64.6%로 지난달(73%)보다 8.4%포인트 하락한 데 비해 상가 낙찰가율은 65.3%로 2월(62%)보다 3.3%포인트 상승했고 경매 응찰자도 평균 3명에서 3.9명으로 늘었다. 전월세 과세조치가 발표된 후 경매시장에서 오피스텔보다 상가 움직임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다가구주택 3월 낙찰가율도 64.9%로 전달 대비 8.6%포인트 떨어졌고, 아파트(84.2%), 연립·다세대(74.6%)가 각각 0.3%포인트, 0.8%포인트 소폭 상승한 데 비하면 상가 낙찰가율은 3.3%포인트나 올라 상가에 대한 투자수요를 실감케 했다. 실제 오피스텔 수익률은 공급과잉으로 계속 하락 중이다.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2010년 8월 6.0% 이후 올해 2월에는 5.6%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오피스텔은 올해 지난해의 1.5배 수준인 4만1312실이 입주예정이어서 수익률 저하가 예상된다.
반면 상가 및 지식산업센터 등 일부 수익형부동산은 풍선효과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천만원에서 최고 1억원의 프리미엄이 붙는 등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트럴 애비뉴 상가의 경우 지난 2월 대비 3월의 문의는 3배, 계약률은 2배가량 증가했다. 입지가 양호한 상가는 최대 1억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송파 문정지구 문정 법조프라자 1층 상가는 거래가격이 3000만〜4000만원 상당 웃돌고 있다. 인근 지식산업센터에도 투자자들이 몰렸다.
2014년 상반기 수도권 분양시장은 강남과 동탄2, 위례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뜨거웠다. 특히 강남권과 위례신도시는 2013년부터 호조세를 보이며 올해 상반기 분양물량이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방은 작년 상반기 청약성적이 우수했던 대구, 부산, 경남이 올 상반기에도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대구는 2013년 상반기 7.29대1이었던 경쟁률이 16.21대1로 크게 솟구쳤다. 부산시장도 저렴한 분양가와 입지적 장점이 청약시장을 후끈 달궜다. 이밖에 ▲전북 전주완주혁신도시 ▲광주 전남혁신도시 ▲경남 양산물금지구 등 혁신도시 및 택지지구 내 공급된 단지들은 높은 청약률로 수요자들에게 사랑 받았다.
상반기 분양물량은 전국 14만1584가구로 작년 상반기(10만1914가구) 대비 약 39%가량 증가했다. 이 중 수도권은 6만278가구로 2013년 상반기(4만703가구)에 비해 물량이 증가했다. 서울에서는 ‘아크로힐스논현’(368가구) ‘역삼자이’(408가구)를 비롯해 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3658가구) 강서 ‘마곡힐스테이트’(603가구) 등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을 중심으로 총 1만7237가구가 분양됐다. 경기에서는 총 3만8513가구가 공급돼 수도권 전체 물량의 약 64%를 차지했다. 동탄2신도시 5414가구, 미사강변도시 3086가구 등 작년 청약성적이 양호했던 남동권 신도시 및 택지지구에 공급이 집중 공급됐다.
지방은 2013년 상반기(6만1211가구)보다 33% 증가한 8만1306가구가 공급됐다. 대구(1만2097가구), 부산(1만599가구), 경상(1만6985가구), 울산(994가구) 등 영남권에서만 총 4만585가구로 물량이 집중됐다. 부산은 중국과 일본 등 해외투자가 증가했다. 대구는 작년 상반기 수성구 일대를 중심으로 한 외부투자수요의 증가, 지하철3호선 개통예정 호재로 신규 분양시장이 약진을 이어가면서 공급량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도시별 공급물량은 ▲전남(9845가구) ▲충남(7004가구) ▲광주(6637가구) ▲충북(4942가구) ▲대전(3891가구) ▲세종(3726가구) ▲ 전북(2695가구) ▲강원(1981가구) 순으로 공급됐다.
상반기 전국 청약경쟁률은 4.63대1로 작년 상반기(2.69대1)보다 크게 상승했다. 전국 청약경쟁률의 상승은 대구(16.21대1), 전북(12.41대1), 부산(8.65대1) 등 지방 청약 단지들이 청약 불패를 보였기 때문이다. 반면 수도권은 1.48대1의 경쟁률로 전년동기 대비(3.64대1) 낮아졌다.

상가·지식산업센터 웃고
오피스·다가구주택 울고


위례, 동탄2…
신도시는 치열

다만 수도권 중 서울 강남권, 위례, 동탄2신도시 등에 공급된 단지들은 여전히 경쟁이 치열했다. 지방에서는 대구의 평균 청약경쟁률이 16.21대1로 치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북구 ‘오페라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는 평균 76.86대1의 경쟁률로 상반기 분양물량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외 침산화성파크드림(38.48대1), 범어화산샬레(37.90대1) 등이 상위권에 랭크됐다.
2014년 상반기 오피스텔 시장은 지속적인 공급물량의 증가와 정부의 임대소득 과세방안의 영향으로 수익성 하락이 지속됐다. 2014년 상반기 입주물량(1만4549실)은 작년 동기(1만4486실)와 유사하지만 분양물량은 2만4448실로 작년 동기(1만5358실) 대비 59% 증가했다. 공급물량 증가세 속 상반기 오피스텔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국 기준 -0.07%를 나타냈다. 월세가격은 새학기 임차수요 영향으로 2014년 1분기 동안 하락세에서 벗어나는 모습이었지만 4월 들어 하락하며 -0.02%의 변동률을 보였다.
2014년 하반기에는 1만3681실이 늘어난 2만8230실이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이 같은 양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상반기에 분양한 오피스텔은 총 2만4448실로 전기 대비 약 3% 증가했다. 분양 물량의 약 62%가 수도권(1만5078실)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서울 1만1712실, 경기 3300실, 인천 66실이 분양됐고 지방은 대구(2437실), 부산(2231실), 전남(1666실), 광주(1241실) 등의 순으로 분양됐다.
서울은 강서구 마곡지구와 용산구에 분양물량이 쏠렸다. 강서구 마곡지구에서는 마곡디엠시티(1031실), 동익미라벨마곡(911실) 등의 대규모 물량이 분양됐고 용산은 래미안용산 전면3구역(782실), 용산푸르지오써밋(650실) 등의 분양 물량이 공급됐다. 전기 대비 분양물량이 2.6배 이상 증가한 대구는 수성구 범어동, 북구 침산동·칠성동 등에 공급이 몰렸다. 부산은 해운대구에서 타워마브러스해운대(616실), 해운대투모로우(540실) 등 중형 단지의 오피스텔이 분양되면서 물량이 증가했다.
전국 입주물량은 전기 대비 약 25% 감소한 1만4549실로 서울(4105실), 경기(4239실), 부산(2873실) 등의 지역에서 입주물량이 집중됐다. 전기 대비 입주물량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감소했으나 부산, 광주, 충남, 세종 등의 지역은 입주물량이 증가했다. 충남, 세종시는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수요로 인해 입주 물량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공급의 증가와 임대수익률 하락 추세로 오피스텔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매매가격은 0.07%의 하락세를 보였다. 정부의 임대소득 과세방안이 발표되면서 신규 투자자들의 수요가 감소한 것도 매매가격 하락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0.20%) 대비 월세가격 하락폭은 줄었지만 지속적인 공급 증가로 인한 치열한 임대경쟁 속에서 월세가격 변동률은 -0.02%로 나타났다.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지난 2007년 상반기(6.86%)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수익률 하락세 속에 2014년 상반기 임대수익률은 전기 대비 0.01%포인트 하락한 5.78%로 나타났다. 오피스텔 및 도시형생활주택의 신규 공급이 증가하고 있고, 정부 임대차선진화방안 발표 이후 관망세를 유지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나 임대수익률 하락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는 서울(5.34%), 경기(5.78%)를 포함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기보다 하락했고 ▲광주(7.72%) ▲대전(7.66%)은 소폭 상승했다.
6·4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2014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일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2·26 대책의 국회통과 여부에 따라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가격과 거래량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되거나 조금씩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시장이 회복세를 찾기 위해서는 정부의 2·26 대책에 대해서는 조세 기준 완화와 과세 유예기간 연장이 필요해 보인다. 위축된 주택시장은 6월 들어 조정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고 여름 비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9월 성수기에 접어들면 물가상승률 정도의 회복세를 보일 수 있지만 2·26 대책의 보완이 없으면 관망세는 지속될 수 있다.

활기 되찾을까
회복 기대감↑

리모델링의 경우 수직증축 혜택을 볼 수 있는 지역이 많지 않고, 수혜단지는 이미 가격이 올라 생각보다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사업 속도가 붙지 않고 있어 수직증축 영향력이 현재까지는 미미해 올 하반기 뚜렷하게 상승효과를 보긴 힘들다. 내년 정도에 사업 속도가 붙으면 분당, 평촌, 강남구 일부 지역에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수직증축으로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3.3㎡당 분양가가 1600만원 이상 돼야 한다. 분당 및 서울에서도 가격이 평균 이상이어야 하므로 효과가 제한적이다.
재건축 시장 활성화에 따른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도 크지 않다. 2·26 대책이 걸림돌이 돼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 규제완화 효과가 적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재건축 시장이 일부 하락세를 보여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재건축 시장 기대치가 수직증축 시장보다 조금 더 높다. 재건축은 과세 방안에 따른 투자 위축이 있지만 개포, 반포 등 저층 재건축과 강남권 중층아파트 수혜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은 인기 있는 재건축 아파트 분양이 끝난 후에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중 아파트 인기지역 상가와 규제가 완화되는 지식산업센터의 인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식산업센터는 역세권의 접근성 여부에 따라 분양률의 변수는 있겠다.
올해 전국적으로 13조원 이상의 토지 보상금이 풀릴 전망이라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 보상금이 침체된 토지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4년 하반기 아파트 분양시장에는 상반기 대비 약 12% 정도 증가한 15만9257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수도권은 총 8만9576가구가 공급될 예정. 서울은 성동구 텐즈힐(왕십리뉴타운3구역) 2097가구, 서대문구 북아현e편한세상(북아현1-3구역) 1910가구 등 강북권 재개발 물량이 주를 이룰 예정이다.
수도권에서는 시흥 은계지구(5651가구), 동탄2신도시(2871가구), 송도국제도시(2590가구), 위례신도시(2374가구) 등에서 공급이 이뤄진다. 지방은 상반기 대비 14% 감소한 6만9681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경남(1만5974가구) ▲부산(1만3413가구) ▲세종시(1만261가구) 순으로 분양 예정 물량이 많다.
하반기 오피스텔 입주 예정 물량은 총 2만8230실로 상반기 대비 1만3681실이 증가할 예정이다. 지난 2004년 상반기(4만8975실)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 입주 대기 중이라 오피스텔의 임대 경쟁은 당분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분양된 3만여실에 2014년 상반기 분양 물량(2만4448실)까지 더해져 당분간의 수익성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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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