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코스피200 살벌한 흥망사

하루하루 피말리는 ‘쩐의 전쟁’

[일요시사=경제2팀] 박효선 기자 = 1994년 6월에 태어난 코스피200. 올해 스무살이 됐다. 20년 동안 코스피200은 한국경제의 상처를 안고 함께 성장했다. 앞만 보고 달려온 만큼 부작용도 많았다. 어떤 기업은 몸집을 불렸고, 어떤 기업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코스피200을 통해 한국경제를 되짚어 봤다.

코스피200은 한국경제의 자화상이다. 코스피200에 상장된 기업들은 20년 동안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안에서 많은 변동이 있었다. 종목마다 오르고 떨어지는 폭도 제각각이었다. 2008년 이후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삼성, 현대그룹 등의 계열사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경제 자화상

주가지수는 주식시장의 기온이다. 주식시장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경제지표의 역할을 한다. 증권시장 규모와 오르고 내리는 상황은 한 국가의 경제 상태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주가지수 중에서도 코스피200지수는 사실상 우리나라 경제 지표의 역할을 한다. 코스피 종목 중 200개를 뽑아낸 코스피200지수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상장돼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200은 상장종목수의 20%밖에 되지 않지만 전 종목 시가총액의 70%를 차지한다. 따라서 종합 주가지수의 움직임과 거의 일치한다.

이러한 코스피200지수는 1994년에 도입됐다. 이후 코스피200은 20년 동안 한국경제의 기쁨과 슬픔을 안고 함께 성장해왔다. 코스피200에는 1997년 IMF 외환위기부터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까지 한국경제의 흥망성쇠가 담겨있다.


도입 당시만 해도 코스피200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 200개가 상장돼 있는 만큼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예상은 빗나갔다. 기업들의 수명은 생각보다 짧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10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은 27.2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코트라(KOTRA)가 발표한 우리나라 상장기업 평균 수명은 20년이었다.

한국거래소가 1994년 6월15일 ‘코스피200’ 종목을 처음으로 발표한 이후 현재까지 3분의 1의 기업만 살아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분투했던 만큼 코스피200은 20년 동안 온갖 굴곡을 겪었다. 상위 10위권 안에서도 커다란 변동이 일어났다.

코스피200지수가 도입됐던 당시 1990년대 시가총액 1위는 한국전력공사가 늘 차지했다. 90년대는 공기업의 강세로 한국전력, 한국이동통신 등이 코스피200 상위권을 유지했다.
 

그러다 1997년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코스피200도 주저앉았다. 종목의 시총이 뚝 떨어진 것이다. 97년 97조8850억원이었던 코스피200 종목 시총은 98년 48조7256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90년대 한국의 대표 기업이었던 대우그룹 계열 5개사(대우, 대우중공업, 대우전자, 대우통신, 쌍용자동차)는 99년 코스피200종목에서 퇴출됐다. 그렇게 김우중 전 회장의 대우그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1990년대 한전 등 공기업 전성시대
2000년대 들어 삼성·현대 쏠림현상


2000년대 들어서면서 코스피200 판도는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우선 경쟁력이 약했던 공기업들은 위축됐다. 따라서 90년대 시총 1위를 차지했던 한국전력은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 2012년에는 10위권 밖에서 멀어지기도 했다.

대신 벤처붐이 일면서 삼성전자, 네이버, SK하이닉스 등의 IT 관련 기업들이 강세를 보였다. 이때부터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1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그러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를 맞이하면서 코스피200은 또다시 위축됐다. 미국의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전 2008년 6월 코스피200 시총은 759조9501억원이었지만 2009년에는 641조3597억원으로 15.6% 감소했다. 시총 감소폭은 외환위기 때에 비해 적지만 충격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소수의 국내 대기업만 살아남고 많은 기업들은 쓰러졌다.

리먼 사태 이후 기업의 양극화 현상은 뚜렷해졌다. 2010년 이후부터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투톱’체제를 이루며 달리고 있다. 현재 삼성과 현대그룹 계열사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40%에 가까운 것으로 추산된다.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된 삼성그룹 상장사는 16개, 현대그룹은 20개 종목으로 집계됐다.

특히 삼성그룹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30%에 육박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보통주 기준으로 코스피200지수를 구성하는 전체 종목 중 삼성그룹 상장사의 시총 비중은 29.7%로 나타났다. 특히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만 20.72%에 달했다.
 

지난 2009년 6월 코스피200지수에서 삼성그룹 상장사의 시총이 차지하는 비중은 21.8%였다. 5년 사이에 삼성그룹의 시총 비중이 8%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당시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된 삼성그룹 상장사 종목 수는 13개였다. 이후 삼성카드(2009년 6월12일), 삼성생명(2010년 9월10일), 호텔신라(2013년 9월2일)가 추가로 편입되면서 16개가 됐다.

이러한 삼성, 현대, LG그룹 등 주요 대기업 계열사의 영향력이 막강해지면서 문제점이 나오고 있다. 코스피200지수에서 이들 기업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해지면서 주가 지수 등락률이 소수 기업에 좌우되는 구조가 돼버린 것이다.

대장주에 치중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 그동안 거래소에서도 코스피 200지수 내 삼성전자 비중에 상한선을 두는 방법 등 여러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거래소는 코스피200지수의 산출방식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코스피200지수가 발전하기 위해 총수익지수(Total Return Index)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고봉찬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인덱스 콘퍼런스 2014’ 주제 발표를 통해 “현재 코스피200은 시가총액 기반의 가격지수로 배당 수익이 고려되지 않아 시장 수요와 다소 괴리가 있다”며 “주요 해외지수의 경우 대부분 총수익지수를 발표하고 있어 지수를 벤치마크로 하는 정확한 성과평가 및 활용도 제고 등을 위해 총수익지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dklo216@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코스피200 재도전사


코스피200에서 쫓겨났다가 재입성하는 기업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를 꼽을 수 있다. 과거 1997년 만도기계는 부도발생 및 은행거래정지로 코스피200지수에서 퇴장 당했다. 2000년에 결국 상장 폐지됐다. 그러다 2012년 15년 만에 코스피200지수로 돌아와 부활했다. 악재를 딛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코스피200 종목에 입성한 것이다.

소주 제조업체인 진로도 2003년 상장 폐지됐다가 6년여 만에 증시에 재입성했다. 상장 폐지 후 5년이 지났기 때문에 규정에 따라 재상장이 아닌 신규상장 절차에 따라 기업공개부터 진행했다. 이후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면서 진로는 코스피200에 편입됐다. 현재 코스피200 시가총액 5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기아차도 1997년 사라졌다가 2000년 다시 돌아왔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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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