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돈되는' 금융상품의 비밀-간병보험

'100세 시대' 노후생활 지켜줄까

[일요시사=경제2팀] 박효선 기자 = 노년은 어둡고 슬프고 아프다. 방치된 노후생활은 고스란히 금전 부담으로 직결된다. 100세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간병보험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보험사마다 보장기간, 보장금액 등 차이가 있어 가입 전 상품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또 같은 회사의 상품이라도 가입자의 나이, 성별, 가입유형, 직업 등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내달부터는 간병보험의 보상 기준이 되는 장기요양등급 기준이 바뀌면서 보험사마다 약정과 보장내역이 조금씩 변경될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국민의 노후보장 여건을 조성하겠다며 추진하고 있는 ‘노후보장 특화보험’ 정책에 따라 보험사들이 간병보험을 내놓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따라 간병보험은 보험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등급 확인부터

간병보험은 보험기간 중에 치매 등 상해, 질병으로 다른 사람의 간병이 필요한 경우 간병자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이 보험은 치매나 중풍과 같은 노인성 질환으로 장기요양이 필요할 때 간병비와 간병연금 등을 보장해준다. 일반 상해나 질병으로 사망시 일시지급 보험금 외에 5년간 매월 유족연금을, 50% 또는 80% 이상 후유 장해 시 5년간 매월 후유장해 연금을 지급한다는 점이 주요 특징이다.

다만 간병보험은 고령이나 치매로 인한 생활 불편을 지원하는 정부 요양보험과 운영 기준이 다르다. 중증치매나 활동불능 상태 등 특정사유가 발생해야 보험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간병보험을 따로 들기 부담될 경우 연금보험을 가입할 때 장기간병 연금보험을 선택하거나 연금보험 안에서 관련 특약을 넣을 수 있다.

2000년 초기 도입당시만 해도 간병보험은 소비자들에게서 외면을 받았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는 것이 당연시됐던 당시 분위기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2008년 이후 건강보험공단의 ‘노인장기요양보험’ 요양등급을 기준으로 삼은 상품들이 출시되면서 현재는 손해보험사들의 주력종목이 됐다.

간병보험이 성장세를 거듭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박근혜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 철회와 관련이 있다. 대선후보 당시 박 대통령은 건강보험 내 간병비 추가 항목을 공약에서 제외했다.


이후 민영 간병보험의 시장성이 확보된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금융업 경쟁력 강화방안의 일환으로 고령층에 특화된 다양한 상품을 주문했다. 손보업계는 즉시 관련 상품 출시와 판매에 박차를 가했다. 치매 진단시 보험금을 지급하거나 장기요양등급 판정시 장기요양자금이나 간병비를 보상하는 상품이 주류다.

최근 들어 간병보험은 고령화시대와 맞물려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LIG손해보험, 현대해상,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등 6개사가 판매한 간병보험 신계약건수는 46만건으로 전년(17만건)보다 크게 증가했다. 작년에는 4개사(메리츠화재, 한화손보, 흥국화재, 롯데손보)가 상품을 새로 출시해 취급하는 손보사도 8개로 늘었다.

신계약건수로 보면 지난해에 15만건을 넘게 판 LIG손보가 가장 돋보였다. 2012년 9월에 ‘100세LTC간병보험’을 내놨던 LIG손보는 지난해 만기를 110세로 연장했다. 보장 나이를 늘리면서 LIG손보의 간병보험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출시 이후 총 판매건수는 20만건이 넘는다.

동부화재는 2012년 8월 ‘가족사랑간병보험’을 출시해 지난해 말까지 14만9139건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기세를 멈추지 않고 지난 한 해 동안만 13만4007건의 판매실적으로 상승세를 탔다.

대부분의 간병보험은 치매나 활동불능 진단을 받아도 90일이 지나야 보험금이 지급된다. 보험계약을 체결한지 치매는 2년, 활동불능 상태는 90일이 지나야 보장이 시작된다.

그러나 보험사마다 보장개시일이나 지급사유 등이 달라 꼼꼼히 살펴보고 비교해보고 가입해야 한다. 간병보험은 갱신형과 비갱신형으로 나뉘는 만큼 보험료를 손해 보지 않으려면 각각의 보험회사 공시자료를 직접 찾아보고 가입하는 것이 좋다.

사고의 발생 원인에 따라 보험료가 지급되는 보장 개시일도 보험사마다 다르다. 치매 등의 진단을 받은 뒤에도 일정 기간이 지나야 보험금이 지급된다. 중증치매나 활동불능상태로 진단받아야만 보험금을 주는 경우도 있고 보장기간이 종신, 100세, 110세로 상품마다 차이가 있다.


각 손보사 주력 상품…보장 비교 필수
같은 회사 상품도 개별에 따라 달라져

특히 다음 달부터는 간병보험의 보상 기준이 되는 장기요양등급이 바뀐다. 내달부터 장기요양등급체계가 기존 3등급에서 5등급으로 변경된다. 기존에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치매 등 환자의 상태를 장기요양인정 점수로 환산해 1∼3등급까지 분류하고 판정해왔다.

1등급은 혼자서는 아무 일도 못하는 사람으로 95점 이상인 경우다. 2등급은 다른 이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75∼95점 이하), 3등급은 다른 이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장기요양 인정 점수가 51∼75점 이하로 판정됐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등급별 수급자간 기능 차이가 큰데 따른 불필요한 비용 증가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구간 폭이 넓은 3등급을 두개의 구간으로 분할하기로 했다. 즉 기존 3등급을 3∼4등급으로 세분화해 장기요양인정점수를 3등급은 60∼75점 이하로, 4등급은 51∼60점 이하로 새로 설정했다. 신설된 5등급은 45∼51점 이하다.

대부분의 손보사들은 내달부터 보장범위를 4등급 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다만 5등급 이하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LIG손해보험 관계자는 “그동안 3등급까지만 간병보험이 적용됐지만, 등급 기준이 바뀌면서 4등급까지 보장 범위를 확대할지 검토하고 있다”며 “약정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7월 1일자부터 바뀔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바뀌는 보장내역에 대해 “보험사 마다 다르겠지만 아직까지 우리는 보장내역에 대해서 조율 중”이라며 “새로 생긴 4등급에 대해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 살펴보겠지만, 5등급 이하는 우리 뿐 아니라 대부분의 손보사들도 보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한편, 정부는 공공 간병보험 신설 공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사회보험 방식의 공공 간병보험을 국민건강보험 내에 추가로 신설하는 내용을 담았다. 간병을 개인의 책임에서 국가가 함께 부담하는 방향으로 전환해 베이비부머 세대의 부모 부양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에서다.

새정치민주연합에 따르면 공공 간병보험이 도입되면 건강보험 가입자는 매월 5220원만 납부하면 된다. 가족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 간병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2017년 도입할 계획이다.

묻고 따져야

공공 간병보험 공약이 실현된다면 그동안 간병보험으로 재미를 봤던 손보사들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표정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간병보험은 고객이 평소 생활해왔던 경제수준까지 맞춰 보상금을 주지만 정부에서 지원하게 될 간병보험 보장 범위가 보험사 수준까지 맞출 수 있을지 미지수”이라며 “공공 영역에서 지원하게 될 간병보험금은 사람이 최소한 살 수 있는 의식주 정도만 보장해주는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dklo216@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장기요양등급 악용 주의보


장기요양등급이 변경되면서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이를 악용해 가입자들을 끌어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판매는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요양등급이 바뀐다면서 간병 진단금이 줄어들거나,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잘못된 정보로 보험가입자 유치에 나서는 사례가 있었다”며 “이러한 보험영업조직의 판매를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효>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