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잡힌 최광은 멕시카나 회장, 왜?

큰소리 ‘뻥뻥’ 치더니… 꿀 먹은 벙어리 신세

[일요시사=경제2팀] 박효선 기자 = “국내 최고의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이 되겠다.”

지난3월 최광은 멕시카나 회장이 매출액 1000억원 달성 비전을 선포하며 했던 말이다. 그렇게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외쳤던 최 회장이 최근 자승자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매출 1000억원 달성은 커녕 최 회장의 신념마저 무너지는 모습이다.

최광은 멕시카나 회장이 ‘갑의 횡포’ 논란에 휩싸였다. 전·현직 멕시카나 가맹점주들이 본사의 부당한 가맹사업 거래행위와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불거졌다. 점주들과의 상생 약속이 깨지면서 최 회장의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상생하자더니…

최 회장은 1세대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를 이끌어온 창업주다. 최 회장이 처음 치킨집을 시작한 것은 1985년 경북 안동의 허름한 동네에서였다. 최 회장 부부가 직접 개발한 양념치킨이 인기를 얻으면서, 매장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프랜차이즈에 대한 인식이 희박하던 시절 소스 및 닭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매장은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최 회장은 1989년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최 회장은 20년이 넘는 노하우를 통해 멕시카나 치킨의 창업주로 대표이사직을 맡아 1000여개가 넘는 가맹점을 운영했다. 1세대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일 때도 최 회장은 멕시카나의 매출을 꾸준히 성장시켰다. 중기청 인증 프랜차이즈 우수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가맹점주와 상생하고자 했던 최 회장의 가치관 덕분이었다. 창업주인만큼 최 회장은 가맹점주의 입장을 반영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는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는 슬로건을 멕시카나에 내걸기도 했다. 신념에 따라 그는 매월 발생하는 모든 이벤트 및 행사시 본사에서 홍보비 50%를 적극 지원했다.

그는 가맹점주로부터 가맹비와 교육비, 로얄티, PC사용료, 개설마진 등을 전혀 받지 않으며 ‘5無 창업’을 실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최 회장의 가맹점주와의 동반성장 경영은 점주들을 끌어 모았고 차별화 경영비법으로 이어졌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최 회장은 가맹점주와의 동반성장으로 멕시카나의 기반을 견실히 다졌다. 

지난 2010년 대표이사에서 회장으로 선임될 때도 그는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외쳤다. 당시 최 회장은 취임식에서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기 위해 전문경영인을 CEO로 선임하고 내부 시스템을 보강해 더 효율적인 멕시카나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나온 시간만큼이나 앞으로도 신뢰를 잃지 않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최 회장은 가맹점주와의 유대관계를 돈독하게 지켜왔다.

이후에도 멕시카나는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갔고, 최 회장은 공격적인 비전을 꿈꾸기 시작했다. 2020년까지 1000억원 달성이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장수기업으로서의 노하우를 살려 프랜차이즈 기업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최 회장의 중장기 비전이었다.

회장 타이틀 달고 1000억 달성 선언
갈 길 바쁜데…크고 작은 악재 돌발
가맹점들에 ‘갑질’논란 휘말려 곤욕

그런데 2012년부터 최 회장과 가맹점주들과의 관계는 틀어지기 시작했다. 최 회장의 동반성장 신념이 엇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최 회장과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은 지난해부터 불거졌다. 지난해 멕시카나치킨 전·현직 가맹점주들이 모인 전국가맹점협의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최광은 회장은 이중청구한 임가공비 660원을 반환하라”고 불공정피해에 대한 시정을 촉구했다.


당시 협의회는 멕시카나의 불공정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가맹점주 협의회가 공정위에 제출한 신고서에 따르면 멕시카나 본사는 2013년 1월부터 육계(닭) 공급업체를 바꿨다. 닭을 숙성시키는 공정을 변경하면서 가맹점주들은 임가공비 명목으로 (주)명가(절단 포장업체)에 한 마리당 660원씩을 추가로 지급해야 했다. 임가공비는 올랐지만 오히려 닭의 품질은 떨어져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공급 업체가 바뀐 후 닭에서 머리카락이나 파리 등 불순물이 발견되거나, 가공 과정에서 뼈가 부러지고 피멍이 든 닭이 공급되는 경우가 현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주들은 이처럼 품질이 저하되자 고객 클레임 건수가 1년에 2∼3건에서 하루에 2∼3건으로 늘고 한달 수입이 100만원에서 200만원 가량 줄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가맹점주들은 멕시카나와 가맹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브랜드의 치킨집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그러나 멕시카나는 2년으로 정한 가맹계약을 해지했다는 이유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이들에게 잔여 가맹계약 기간 동안의 로열티를 손해배상으로 요구했다.

이밖에도 2012년 멕시카나는 한 달에 치킨 1만마리를 팔자는 ‘만수클럽’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가맹점에 공격적 영업 전략을 권유해 손해를 끼쳤다. 처음에는 손해가 나는 것 같지만 나중에는 큰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멕시카나 측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한달에 치킨 만마리 판매’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고 가맹점들은 몇개월 동안 할인 판매에 따른 손해를 부담해야 했다. 정작, 멕시카나는 닭고기 공급량이 늘어남에 따라 이득을 챙겼다.

이후 멕시카나와 가맹점주들과의 공방전이 시작됐다.

지난 4월 협의회는 서울 송파구 송파동 멕시카나 본사 앞에서 ‘멕시카나 치킨프랜차이즈 전·현직 가맹점주에 대한 불공정피해 시정 촉구 중소상인-시민사회 1차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협의회는 이날 “멕시카나치킨 본사는 불량원재료 공급에 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부당한 육계가공비에 대한 명확하게 해명하라”며 “일방적 인상안에 대해서도 보상하라”고 촉구했다. 또 가맹계약을 해지한 가맹점주들에 대한 부당한 영업간섭을 중단하고 사죄할 것을 주장했다.

허위사실 일축

이러한 가맹점주들의 주장에 멕시카나 측은 반박자료를 냈다. 모두 ‘허위사실’이라며 가맹점주들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멕시카나 측은 자료에서 “일부 극소수 폐점한 가맹점주들의 소송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얻고자 하는 매우 불순한 동기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본사와 소송이 걸린 몇 명의 점주가 일방적으로 가맹본부를 문제삼아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맹점주들이 사태 무마를 명목으로 합의금을 요구한 것이라며 납득하기 힘든 행태라는 부연이다. 지속되는 멕시카나의 ‘갑의 횡포’ 논란에 상생을 다짐했던 최 회장의 신념은 돌이키기 어려울 전망이다.

 

<dklo216@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변심한’ 멕시카나는?

17년 전통의 치킨 전문점 멕시카나는 전국에 1000여개의 매장을 둔 업계 ‘빅4’ 치킨 브랜드 중 하나다. 멕시카나는 체계적으로 서울·경기 시장을 관리하고 폭넓은 영업권을 보장해 가맹점주들에게서 관심을 끌었다. 특히 기존 메이저 업체에서 볼 수 없었던 영업권 및 가맹점 위치 선택권 등을 보장, 더욱 좋은 조건에서 창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왔다. 또 초보자라도 쉽게 창업할 수 있도록 본사와 직영점이 연계된 품질 매뉴얼 교육을 진행했다.

그동안 국내 최대의 닭고기 생산업체 하림과 손잡고 원료부터 다른 닭을 공급하려 노력했었다. 그런데 육계 생산업체를 바꾸면서 멕시카나와 가맹점주의 관계는 갈등이 폭발 직전까지 치달았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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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br>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한국인 사업가 권모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권씨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에 서버를 두고 투자 사기,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수사망을 피하며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4일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아나운서 김나정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증거로는 강제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도주 대담한 행적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마닐라에서 자신의 SNS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그는 마닐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주소지 등을 고려해 경기북부경찰청으로 넘어왔다. 이후 김씨 측은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던 법무법인 충정은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권씨)를 소개받았다. 젊은 사업가가 김나정의 사업을 적극 도와주겠다고 해 시간을 할애해 방문했을 뿐이다.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필리핀에서 만난 1995년 8월5일생의 사업가 권씨는 SNS에 ‘투자 리딩방’을 개설해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범죄자다. 업계에서 일명 ‘재림’으로 불리는 그가 리딩방 총책으로 활동하며 발생시킨 투자 사기 피해액만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9년 8월4일 필리핀으로 간 권씨는 이후 국내로 입국한 적이 없다. 유튜버 크라임넷 등 제보에 따르면 권씨는 드라마 의 주인공 차무식의 실존 인물인 이상태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호받아왔다고 한다. 검찰은 21년간 필리핀에서 도주 행각을 이어가던 이씨를 현지 교민 정보망을 활용해 검거했다.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광주지검 목포지청(곽영환 지청장)은 해외 도주를 이어가던 이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지난해 8월23일 밝혔다. 사업가로 변신, 김나정 앞에 나타난 권씨 취재 결과 70억대 사기단 우두머리로 확인 이씨는 2014년 공범과 함께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무실을 운영하겠다며 투자금 1억1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2월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구속 기소된 공범은 실형을 살았지만, 해외에 있던 이씨는 공소시효 임박에 따라 궐석재판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자유형 미집행자’ 신분이 됐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징역·금고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잠적하거나 도주한 사람을 뜻한다. 이씨는 2003년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세부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21년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공갈·사기 범행을 11건(피해액 약 8000만원) 저질러 지명수배·지명 통보 조치가 내려진 인물이다. 목포지청은 검거팀을 꾸려 이씨 검거에 나섰는데, 필리핀 현지 교민 사이트에서 이씨 거주지를 특정하는 단서를 확보해 검거에 성공했다.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씨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검거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획득했다. 결국 법무부, 필리핀 파견 검찰 수사관,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 검거팀과 국제공조로 클락시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은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본섬인 루손섬이 아닌 곳에서 범인을 검거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실판 차무식의 비호를 받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온 범죄자가 바로 권씨인 것이다. 권씨의 이름은 다른 사건에서도 언급된다. 2022년 SNS에 ‘투자 리딩방’을 만든 뒤 대체 코인 거래 사이트로 이용자 130명을 유인해 70억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권씨가 총책이라고 진술했다. 그해 6월30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투자 사기 일당 16명을 검거해 총판 관리팀장 20대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주한 조직 총책인 권씨 등 핵심 간부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1명은 지명수배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SNS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서 전문 투자 상담사를 사칭해 투자자 130명을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약 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제 투약 진실은? 총책인 권씨는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본사 운영팀과 총판 관리팀, 회원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뒤 SNS에 개설한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 초대했다. 이들 일당은 “대체 코인 투자로 300~40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거나 “VIP에게만 제공하는 투자 리딩이 진행된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회원 모집책 20대 C씨 등 13명은 투자 리딩방에서 대체 코인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전문가인 것처럼 1인 다역 행세를 했고, 이에 속은 투자자들이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C씨 등은 가짜 투자 전문가 자격증과 사업자 등록증을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게시하거나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들의 속임수에 넘어간 가입자 중에는 노후 자금 1억5000만원을 날린 60대 남성과 최대 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날린 50대 남성도 있었다. 또 가상 자산인 코인 시장에 처음 들어가 재테크를 해보려고 나선 대학생과 주부 피해자들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모두 130명에 달한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000만원에서부터 2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처음 한두 차례는 소액으로 투자한 수익금을 그대로 돌려줘 신뢰를 쌓은 뒤, 큰 투자금을 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계좌 28개를 지급 정지하고, 1억20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에 대해 법원 결정을 받아 추징·보전 조치한 상태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는 권씨는 필리핀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보니파시오 지역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필리핀, 태국 등지에 권씨의 차명 부동산이 여럿 있고, 일부 한국 영사들이 지내는 집도 사실상 권씨의 소유”라고 한다. 현실판 차무식 돈이 곧 권력이자, 신분인 동남아에서 권씨가 경찰을 매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권씨는 수사망을 피해 사업가로 위장했고 다수의 여성과 향락을 즐겼다. 김씨도 부유한 사업가로 위장한 권씨를 의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정 측은 “김나정은 술자리를 가져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했다. 김나정이 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급기야 어떤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김나정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며 “김나정의 핸드폰에 손이 묶이고 안대를 가리고 있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나정에게 문제가 된 마약을 강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권씨는 다수의 범죄를 범해 수배 중인 자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면서, “김나정은 권씨의 정체를 알게 됐고 후술하는 권씨의 협박이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나정이 귀국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은 ‘긴급 구조 요청’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약은 이번 단 한 번만 있었던 것이고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강제로 행해진 것”이라며 “김나정이 경찰과 본인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권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권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 즉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료를 제출받은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했다. 또 경기북부경찰청은 김씨 측이 강제성을 주장하며 언급한 권씨에 대해 경찰청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2016년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해 국제공조·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 본사···치밀한 조직 운영 추정 범죄 수익만 3000억원 이상 다만, 지난해 경기북부경찰청은 권씨에 대해 “수배 중인 자라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에서 2회 정도 조사를 받았고, (사건은) 주거지 관할인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인계됐다”며 “사전 조사 후 1~2회 정도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법에서 마약을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투약하는 행위에 대해서 가중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마약 강제 투약도 일반적인 마약 관련 행위와 마찬가지로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만 처벌된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임시 마약류를 다른 사람 의사에 반해 투약하거나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모두 폐기됐다. 법무부가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이후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한편,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투자 리딩방 범죄조직들은 대부분 마약 유통에도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에서 탈옥한 조직원들도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이른바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대포폰 판매, 마약 유통 사업으로 수감 생활을 이어갔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등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숨겨 텔레그램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이들은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만명의 회원들을 마약방으로 초대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했다. 이들은 수억원의 범죄수익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제보자는 “리딩방,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권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김나정에게 마약을 쉽게 투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명 ‘재림’ 그러면서 “지난해 탈옥한 송씨도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에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로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로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