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돈되는' 금융상품의 비밀-AIA생명 뉴원스톱 암보험

내 돈? 80세 전까지 보험사 돈

[일요시사=경제2팀] “가입 후 만기까지 물가가 올라도 나이가 많아져도 보험료는 한 푼도 오르지 않습니다. 낸 보험료를 전부 돌려받는다는 사실. 만기에는 내신 보험료 100% 돌려 받습니다.”

AIA생명이 유명 아나운서를 내세워 광고하고 있는 비갱신형 암보험에 대한 설명이다. ‘손범수 보험’으로 불리는 ‘뉴원스톱 암보험’은 AIA생명의 간판상품이다. 암 발병률 증가로 암 전용 보험이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 ‘비갱신형’으로 출시돼 더욱 부각됐다. AIA생명의 간판상품 뉴원스톱 암보험을 분석해봤다.

AIA생명은 뉴원스톱 암보험 200만 가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뉴원스톱 암보험의 가장 큰 장점은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다는 점과 암 보장 범위가 비교적 넓다는 점이다. 특히 암에 걸리지 않더라도 100% 환급 받을 수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따라서 지난 2011년 AIA생명은 뉴원스톱 암보험으로 금융명품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암에 걸리지 않을 경우 납입을 모두 마쳐도 100% 환급받지 못한다. 80세 이후 보험료를 돌려받는다 해도 화폐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4가지 중 선택

AIA생명의 뉴원스톱 암보험은 4가지로 나뉜다. 소비자는 100% 만기환급형, 50% 만기환급형, 건강관리형, 순수보장형 중에서 고를 수 있다. 만기환급형은 만기에 생존했을 때 납입한 보험료의 50% 혹은 100%를 만기 축하금으로 받는 개념이다. 건강관리형은 5년마다 40~50만원의 건강 관리비를 준다. 순수보장형은 말 그대로 보험료를 내고 만기 후 암보장만 받을 수 있다. 그만큼 다른 유형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광고를 보고 선택하기 때문에 100% 만기환급형을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100% 만기환급형을 기준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AIA생명은 뉴원스톱 암보험에 대한 암 종류를 크게 3가지로 나눴다. 고액암, 일반암, 소액암이다. 간암, 대장암, 유방암, 생식기암 등 일반암의 경우 계약일로부터 2년 미만은 2000만원, 2년 이후 4000만원이 보장된다. 유방암은 가입 90일 이내 진단확정 시 암진단 급여금의 10%만 지급하고 더 이상의 보장금은 없다.

고액암의 경우 2년 미만 2500만원, 2년 이후 5000만원이 지급된다. AIA생명에서 분류하는 고액암은 뇌암, 백혈병, 림프종, 뼈·관절연골 암이다. 고객암 보장은 계약일로부터 90일 다음날부터 받을 수 있다. 나머지 기타피부암, 갑상선암, 제자리암, 경계성종양 등 소액암은 진단확정 시 2년 미만 200만원, 2년 이후 4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모든 암 보장은 최초 1회만 보장된다. 암이 재발된다 하더라도 보장받지 못한다.

월 납입 보험료는 나이가 많을수록 올라간다. 또한 남성이 여성보다 보험료가 높다. 암에 걸릴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남성 기준으로 25세는 6만8650원, 30세 8만4650원, 35세 10만8150원, 40세는 14만5100원, 45세 21만900원, 50세 36만7200원이다.

그런데 40세 이상의 남성이 뉴원스톱 암보험에 가입할 경우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 예컨대 45세 남성이 보험료 21만900원을 20년 동안 납입한다고 하면 총 5061만원을 납입하게 된다. 보장받는 4000만원이 훌쩍 넘는 수준이다. 따라서 AIA생명은 40세 이상의 남성에게는 이 보험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IA 간판상품 200만 가입 돌파
암보장 탁월하지만 환급형 함정
물가 대비 화폐가치 체크해야

낸 보험료 전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광고에 대해서도 염두할 사항이 있다. 생명보험사는 시간에 따른 화폐가치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25세의 남성이 20년 동안 원스톱보험료를 총 1647만원을 내고 이 금액을 받으려면 55년 후 80세가 됐을 때 받을 수 있다. 그런데 1647만원에 대한 55년 화폐가치를 물가상승률 2%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4896만원이 나온다. 물가상승률을 생각하면 손해를 보는 셈이다.


AIA생명은 젊을수록 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화폐가치가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20년 전 100만원이 현재의 100만원에 비해 가치가 떨어졌듯, 50년 후 현재 납입액의 가치는 떨어진다.

또한 20년간의 납입이 끝나도 80세 이전에 받는 금액은 돌려받는 돈이 아닌 보험사에 빌려 쓰는 ‘약관대출’이다. 80세가 되기 전까지는 가입자의 돈이 아닌 보험사 돈이라는 개념 때문이다.

사실상 보험사에서 약관대출을 하려면 높은 이자가 붙는다. 80세 이전까지는 가입자가 20년간 낸 돈 100%를 돌려받을 수 없는 이유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AIA생명의 약관대출 가산 금리는 최고 9.9%다. 100만원을 빌리면 10만원 가량의 금액은 이자로 나가는 셈이다.
 

AIA생명은 가입자들이 20년 납입 후 보장을 받으려 하기 때문에 약관대출을 쓰는 고객이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감원의 조사에서 지난해 보험사 약관대출 잔액은 49조5000억원에 달했다. 1년 전(46조9000억원)에 비해 2조7000억원(5.7%)이 증가한 것. 약관대출은 보험사 전체 가계대출(84조2000억원)의 절반을 넘어설 정도로 비중이 높은 편이다. 특히 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약관대출 잔액은 지난해 3월말 이후 증가세를 보였다.

약관대출의 한도는 보험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의 80%까지(변액보험은 50%까지) 가능하다. 보험계약자라면 까다로운 대출심사 없이 ATM(자동화기기)을 통해 손쉽게 ‘급전’을 찾아 쓸 수 있기 때문에 ‘생계형 대출’로 꼽힌다.

예정 암발생률은?

AIA생명은 뉴원스톱 암보험 가입자에게 매달 평균 145억원을 지급하고 있다고 광고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입자에게 지급할 돈을 미리 계산한 예정 위험보험료보다 보험사가 쓰는 예정 사업비가 더 많다고 주장했다.

보험자이용자협회에 따르면 AIA생명이 16년 동안 가입자에게서 받은 약 19조원의 보험금을 기준으로 지급된 보험 지급액은 약 3조원인 반면 영업보험료에서 차감한 예정사업비는 5조6446억원이다. 뉴원스톱 암보험 역시 암 발생률을 계산한 예정 암 보험료보다 보험사의 사업비가가 더 많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영업 노하우 자료’라는 이유로 예정암발생률을 공개하지 않는다. AIA생명 관계자는 “생보사 각사의 노하우라서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박효선 기자 <dklo21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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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풀어주느냐, 마느냐, 이재명 대통령이 깊은 고심에 빠졌다. 8·15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이름이 올라오면서다. 한때 아군이었던 조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이 용산의 선택에 달렸다. 조국혁신당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까지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일 이재명정부의 첫 특별사면을 준비하기 위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급상승했다.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를 검토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설에 부채질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았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내년 12월15일이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출소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기소 자체가 검찰의 무리한 시도였다고 보는 만큼 이번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이뤄내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대선 정국서 “조 전 대표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크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곧 조 전 대표의 사면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한 것이다. 조 전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또한 비슷한 시기에 ‘더1찍 다시 만날 조국’이라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이 후보의 당선과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동일시했다. 이렇듯 혁신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등에서 일궈낸 업적을 청구서 삼아 은근한 눈치를 보냈고,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까지 목소리를 키우면서 이 대통령을 전방위로 둘러쌌다. 지난달 30일 친문계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전 대표와의 접견 사실을 알리며 “특유의 미소가 여전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많을 법도 한데 오히려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자꾸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의 빚을 지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어 “조국의 사면을 많은 이들이 바라는 이유는 검찰개혁을 요구했던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그의 사면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라며 “야수의 시간과 같았던 지난 겨울 우리가 함께 외쳤던 검찰개혁이 틀리지 않았음을, 서로 생각은 달라도 통합과 연대라는 깃발 아래 모두가 함께 있었음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통합 일환? 이 결정만 남아 친문계에 문까지 팔 걷어붙여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 역시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통합을 위한 측면에서 넓게 사면 복권에 관한 판단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이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용산 측에 조 전 대표의 사면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우 수석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민주당 출신인 전 국회의장도 가세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책임을 수용한 이들에 대한 절제된 관용”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통합의 뜻을 담아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한 개인의 구제가 아니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시기를 겪어내며 상처 입은 우리 사회 공동체에 건네는 ‘공정한 매듭과 위로’의 손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방에서 사면 요청이 쇄도하자 대통령실은 막판 고심에 빠졌다. 앞서 지난 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민생 관련 사면에 대해 일차적으로 검증 및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 사면에 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 중”이라며“아직 최종적인 검토 내지는 결정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조 전 대표가 수감 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혁신당은 아직도 권한대행 체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돌아와서 혁신당이 이전 같은 명성을 되찾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로 선출된 최고위원이 남은 임기 동안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선민 권한대행이 내년 7월까지 조 전 대표의 임기를 대신해 자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초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수감 생활을 예측하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이러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8개월째 대행 체제 혁신당 “확신” 믿을 구석 있었나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서라도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필요하다. 구심점이 없고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지금으로서는 지난 보궐선거만큼의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국정 초기부터 자녀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고 복역 중인 인사를 사면했다가는 ‘범죄자 프레임’에 함께 걸려들 수 있다. ‘조국 사태’에 거부감을 느낀 지지자들의 이탈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반면 사면 요청을 거절할 경우 오히려 조 전 장관의 정치력을 키우는 등 일종의 서사를 부여할 수 있다. 조 전 대표는 본인의 사면에 대해 큰 뜻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에 있어 조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의 ‘변수’다. 지난 총선서 호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혁신당이기에 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돌아온다면 진보진영 텃밭을 둘러싼 두 정당 간의 경쟁과 그로 인한 잡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행보를 예측하고 나섰다. ‘자유의 몸’이 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다시 한번 당대표직을 거머쥐고 내년 지방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부산 시장 등으로 직접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어디로 튈까 민주당은 최종 사면 명단이 공개되기 전까지 별다르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만, 이날 조 전 대표의 사면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단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이 걸린 문제지만 그의 복권은 정치 진영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여러 가지 변수와 상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