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변동’ 저축은행은 지금…

대부업 먹으려다 되레 먹힐 판

[일요시사=경제2부] 저축은행이 서민금융기관으로 역사를 시작한 지 40년이 지났다. 눈부신 성장을 이뤘던 때도 있었지만 그 성장만 믿고 돈을 써댔던 저축은행은 2011년 영업정지 사태를 맞았다. 이후 저축은행은 도미노처럼 줄줄이 무너졌다. 살아남은 저축은행은 생존을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고 있다. 지속되는 불황과 유력 대부업체의 진출 등으로 또다시 저축은행 업계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저축은행의 역사는 1972년부터 시작된다. 당시 정부는 자금난을 겪던 기업들이 사채에 의존하다 줄줄이 파산하자 지금 저축은행의 전신인 상호신용금고 제도를 도입했다. 총 대출금의 50%이상을 해당 영업구역내의 개인과 중소기업에 대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 것도 지역과 서민금융의 원칙에 충실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예금도 바닥

이후 저축은행의 자산규모는 급격히 증가했다. 1980년 8800억원대의 수신(예적금)과 여신(대출) 규모는 2010년 142조원까지 치솟았다.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저축은행은 IMF 외환위기 이후에도 몸집 불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특히 저축은행 대주주들은 고객의 돈을 '쌈짓돈'처럼 써대기 시작했다. 서민 금융회사로 설립된 저축은행이 대주주의 사금고로 전락했던 것이다.

결국 저축은행은 2011년 영업정지 사태를 맞이했다. 2011년 이후 1년 동안 대형 저축은행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업계 1위를 차지했던 솔로몬 저축은행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 문을 닫았다. 솔로몬 저축은행을 비롯해 자산순위 탑5 안에 들었던 토마토, 제일, 부산, 부산2저축은행도 모두 문을 닫았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갔다. 예금자 보호 5000만원을 돌려주기 위해 예금보험공사에서 마련한 15조원은 저축은행 사태를 수습하느라 바닥이 났다.

2011년 잇따른 구조조정으로 저축은행 20여 곳은 문을 닫았다. 한때 200곳이 넘었던 저축은행 수는 현재 80여개로 줄어들었다.

이후 저축은행의 판도는 크게 바뀌었다. SBI저축은행(옛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HK저축은행이 업계 1, 2위로 우뚝 올라섰다. 그러나 상황은 악화됐다. 살아남은 저축은행들은 생존을 위해 여전히 몸부림치고 있다.

한때 경쟁상대로 보지도 않았던 대부업체는 저축은행을 인수할 예정이다. 대부업체 러시앤캐시와 웰컴론은 가교저축은행인 예나래ㆍ예주저축은행과 예신저축은행을 인수하기로 했다. 업계 1위 HK저축은행조차 인수합병(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저축은행들은 자산 매각이나 증자 등을 통한 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신규 수익원이 마땅치 않은 데다 부실사태가 지속되면서 소비자 신뢰도는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최근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저축은행 부실이 늘어나면서 자산 건전성이 악화됐다. 이에 따라 서민들의 목돈 마련 수단으로 각광받던 저축은행 예금도 바닥을 기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저축은행 예금금리(1년만기 정기예금 기준)는 전월에 비해 0.01%포인트 떨어진 연 2.85%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에서 1996년 금리통계 편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출금리 역시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저축은행의 대출금리(일반대출 기준)는 전월과 비교해 1.54%포인트 하락한 연 10.07%를 기록했다.

2011년 영업정지 사태 이후 판도 격변
침체로 부실 여전…처절한 생존 몸부림

계속되는 불황과 유력 대부업체의 진출 등으로 지각변동이 예상되자 최근에는 업계 1, 2위 SBI저축은행과 HK저축은행마저 몸집을 줄이기로 했다. 현재 나눠져 있는 계열사들을 합쳐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겠다는 목표다.

SBI저축은행은 4개로 나눠진 계열사(SBI, SBI2, SBI3, SBI4)를 전부 합병하기로 했다. 지난 14일 SBI저축은행은 “이달 말 3400억원의 증자 이후 SBI저축은행과 계열사들의 합병 등 조직재편에 나설 것”이라고 공시했다.

계열사가 분리돼 있으면 동일인에 대한 대출한도를 늘릴 수 있지만 계열사별로 사외이사, 준법감시인 등을 둬야 하고 전산시스템 관리 등 중복으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영업이 위축된 상황에서는 동일인에 대한 대출한도를 늘리는 것이 큰 매력이 아닌 만큼 통합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HK저축은행도 자회사인 부산 HK저축은행 합병을 내부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전 신민저축은행은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26일부터 '조은저축은행'이라는 새 이름으로 정식 출범했다. 조은저축은행은 서민의 금융 동반자로 소규모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특화된 지역 밀착형의 친근한 저축은행이라는 뜻이다. 건전성 해소와 수익자산 확대를 위해 생존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여전한 비리

그러나 저축은행의 비리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이 조사할 때마다 여기저기서 온갖 유형의 비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 16일에는 부산 HK저축은행 직원이 자금 17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HK저축은행 오토금융팀 직원은 주식워런트증권(ELW) 매입 자금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팀장의 단말기 및 책임자 승인거래용 비밀번호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돈을 빼냈다. 지난해 8월부터 9월까지 농협은행 지점에 개설된 본인 명의 예금계좌 등으로 16억8900만원을 횡령했다.

지난해 12월에는 SBI저축은행이 대주주 아들에게 해외연수비를 지원해주다 들통났다. 유니온저축은행은 벌금형 전과자를 임원으로 선임했다가 적발됐다.

2011년 저축은행이 줄줄이 무너진 것은 대규모 자산을 운용할 만한 인적자원이나 위험을 관리할 만한 조직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도 저축은행 내부통제는 엉망인 모습이다.




박효선 기자 <dklo21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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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