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개 드는 개각론 '살생부' 대추적

손발 안 맞는 내각 "1년 버티느라 용쓰셨습니다 그려"

[일요시사=정치팀]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의 해임을 계기로 추가 개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야권은 당장 청와대 비서진을 포함한 '전면 개각'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여권 일각에서도 "최소한 '부분 개각'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여권은 오는 6·4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여론추이에 따라 개각론이 확산될 여지가 충분하다. 과연 인사 칼바람을 맞을 '위기의 인사'는 누구일까? <일요시사>가 '살생부'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인사들을 추적했다.




"정국전환, 분위기 쇄신용 개각은 없다."

지난해 연말 불거졌던 여의도발 개각 요구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새해 초 응답이다. 이후 개각론은 일거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6일 전격 경질되며 정가에서는 한 달 만에 또 다시 개각론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심지어 날려야 할 인사들의 구체적 이름도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야권·민심
"더 바꿔야"

 

윤 전 장관의 해임으로 공석이 된 자리는 6일 만에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4선·경남 마산)이 내정되며 이미 '원 포인트 개각'이 단행됐다. 박근혜정부가 이처럼 신속하게 후속 인사를 마무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추가 개각 요구를 차단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야권은 '윤진숙 경질' 사태를 계기로 청와대 비서진을 포함한 내각의 전면 교체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 7일에는 오류투성이 교학사 역사교과서 구하기 논란의 주역,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수사 축소·외압의 주역 등을 이유로 서남수 교육부 장관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해임건의안도 제출했다.


또 카드사 개인정보 대량유출 사태와 관련해 부적절한 발언 논란에 휩싸였던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도 '카드사태 국정조사'가 끝나는 대로 제출하기로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지도부는 지난 12일 오후 서남수·황교안 장관 해임안의 본회의 상정에 합의를 했으면서도 표결에는 전원 불참하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해임안을 부결시켰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친일독재 역사교과서 비호부 수장(서남수)' '검찰의 부실수사를 초래한 외압의 장본인(황교안)' '사상 최악의 개인 신용정보 유출 사건으로 인한 민생파탄의 장본인(현오석)'은 해임 및 사퇴가 불가피하다"며 "또 불법 대선개입 진실은폐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까지 박근혜정권 인사들에 대한 국민들의 판단은 이미 끝났다"고 전면적 개각을 요구했다.

문재인 의원도 지난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앞으로 남은 4년 임기 동안 국정에 성공하려면 국정과 인사에 대한 전면적인 쇄신과 새로운 출발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개각을 주장했다.

개각을 요구하는 민심도 높은 상황이다. 종합편성채널 <MBN>이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7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이 넘는 국민(55.3%)이 추가 개각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각이 필요 없다'는 주장은 25%에 그쳤다(조사대상-전국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 조사방식-유·무선 전화 RDD조사, 표본오차-95% 신뢰수준에 ±4.4%p). 자질이나 역량이 부족한 장관이 더 있는 만큼 윤 전 장관 경질을 계기로 바꿀 인사는 바꿔야 한다는 게 민심인 셈이다.

 

여, 부분 개각론
경제팀 겨냥?

 

이에 따라 여권 내부에서도 전면개각까지는 힘들겠지만 "부분개각은 필요하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6·4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고, 박 대통령의 취임 1주년(25일)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각종 악재를 털어내기 위한 분위기 전환 차원의 개각은 필요하지 않겠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은 지난 7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권창출을 같이 했던 새누리당 입장에선 부분개각의 필요성이 아주 절실하다"며 "개각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지만, 그동안 싸안고 있었던 윤 전 장관과 같은 경우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적시에 바꿔야만 국민 불만이 해소될 것이다. 개각은 수시로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유기준 최고위원도 "비단 해수부 장관뿐 아니라 장관들이 1년이 지났으니 평가도 한번 해보고 수요가 있다면 개각도 한번 점검을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소폭 개각에 그친다 하더라도 민심을 쇄신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권 일각의 개각 욕구는 특히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지난 1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경제팀에 집중되고 있다. 카드사 정보유출 관련 국정조사 특위를 진행하고 있는 국회 정무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박민식 의원은 "국정조사가 끝나면 인책 되어야 할 사람이 누군지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소폭이라 하더라도 민심을 쇄신한다는 차원에서 개각을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대폭 개각은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어 경제팀에 적용하는 소폭 개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진숙 해임 계기, 개각론 재부상 

국민여론도 "개각 필요하다"

야 "전면 개각", 여 "부분 개각" 

 

그러나 당 지도부는 개각론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핵심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개각을 할 이유는 없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리는 인사청문회는 야권의 '정치공세 장'으로 변질될 수 있어 오히려 정국 혼란만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야권의 일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에 대해서도 "습관성 정치공세용 해임건의안 제출"이라며 "정부·여당의 국정운영을 훼방 놓는 상투적 국정공세 행태이기 때문에 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의 선긋기에도 불구하고 당내 일부에서는 지방선거 정국에 접어든 상황에서 여론 추이에 따라 후속 개각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구설수에 올랐던 장관들이 또 실수를 한다면 윤 전 장관의 경우처럼 해임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럴 경우 자연스럽게 부분 개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살생부 포함된
인사는 누구?

 


그렇다면 교체 대상, 즉 상생부에 이름을 올린 인사는 누가 있을까. 여야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개각 대상 0순위는 현오석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팀이다. 특히 현 부총리는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 수습 과정에서의 '실언' 외에도 지난 5일 국무조정실의 업무보고에서도 140개 국정과제 가운데 집행 목표 달성 측면에서 경제분야가 꼴찌를 기록하는 등 무능도 드러냈다.

야권이 벼르고 있는 서남수·황교안 장관도 끊임없이 교체 대상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외에도 군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의혹의 윗선으로 의심받고 있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 아직도 모호한 창조경제와 역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지난해 철도노조 대규모 파업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교체 대상자로 거론된다.

청와대 비서진 가운데에도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들이 있다. 우선 김기춘 비서실장의 경우 지난해 8월 취임 후 시작된 공안정국 조성의 배후로 지목되며 야권의 사퇴 요구가 높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한 관계자는 "김기춘 비서실장은 집안에 우환이 있고(장남 사망), 본인도 의욕이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실장이 업무수행이 어렵겠다고 하면 취임 1주년을 전후한 청와대 개편 때 교체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조원동 경제수석은 지난해 8월 세제 개편안 발표에서 "개편안의 정신은 거위가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깃털을 살짝 빼내는 식으로 세금을 더 거두자는 것"이라며 "1년에 16만원 정도는 세금을 더 내도 괜찮은 것 아니냐"고 언급해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현오석 경제팀' 정리 0순위


김관진·서남수·황교안도 위태위태

 

당시 새누리당 유기준 최고위원은 조 수석을 향해 "정부 경제팀의 현실 인식이 얼마나 안일한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거위털 뽑기 발언으로 국민들 기분을 상하게 한 조 수석은 즉각 경질 대상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 경제팀의 무능과 맞물려 조 경제수석도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군 사이버사 대선개입 의혹의 '윗선'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연제욱 청와대 국방비서관(전 사이버사령관)도 야권의 사퇴 요구가 높아 여차하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필요성 공감
청문회 부담

 

하지만 실제 개각이 단행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결정권을 가진 박 대통령이 분위기 전환용 개각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일부 장관들의 교체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리게 되는 인사청문회가 '정치공세의 장'으로 변질될 것을 우려해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인적쇄신은 언제든 검토해볼 수 있는 문제지만 자칫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되거나 최악의 경우 후보자가 낙마라도 한다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난감해진다"며 "다만 지방선거 여론추이를 살펴, 교체 요구가 높을 경우 순차적 교체는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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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