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방선거 앞두고 '내홍' 격화 내막

청와대가 선거 개입? 비주류 부글부글

[일요시사=정치팀] 새누리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홍'에 몸살을 앓고 있다. '박심 논란' '중진 차출론' 등이 불거지며 당내 계파 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이러한 논란을 적극 부인하며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논란은 오히려 증폭되는 모양새다. 곳곳에서 나오는 파열음에 속앓이를 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속사정을 <일요시사>가 들여다봤다.   




"'박심(박근혜 대통령 의중)'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6·4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를 고려 중인 새누리당 인사들의 요즘 가장 큰 관심사는 '박심'의 향방이다. 일부 후보들은 발 빠르게 자신에게 박심이 향하고 있다는 이른바 '박심 마케팅'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박심이 닿지 않는 타 후보군들은 부글부글 타는 속내를 표출하기 시작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박심'은 어디로?

 

지방선거 후보자 경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내 '박심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특정후보를 밀고 있다는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점점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와 여당의 일방통행식 관계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박심은 곧 공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혜훈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에서 "박심 마케팅은 대통령을 욕되게 하고 당의 선거 필패를 가져오는 행위라고 여러 차례 말했지만 잦아들기보다는 지속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이 최고위원은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최근 지방선거에 거론되는 후보와 관련해 익명 코멘트의 방패 뒤에 숨어 박심 마케팅을 조장하는 사례가 있다"며 "혹시라도 박심 마케팅에 기대어 승산을 높여보려는 후보가 있다면 그런 분은 공직선거에 나올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또 자신의 강력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박심이 특정후보를 향하고 있다는 말이 계속될 경우 "해당행위를 하는 당직자, 관계자들의 실명을 밝히겠다"고도 했다. 


이 최고위원이 겨냥한 후보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유력하다. 정가에서는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김 전 총리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심의 향방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최근 박심을 얻어 친박(친박근혜) 주류가 그를 지지하기로 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또 다른 서울시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정몽준 의원도 박심 논란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정 의원은 지난 12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당은 후보가 될 분들, 될 수 있는 분들에게 실제로 도움을 줘야지, 도움이 안 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라며 "나도 박 대통령과 초등학교 동기동창이고 지난 대선 때 선대위원장을 했다. 나도 친박"이라고 우회적으로 박심 논란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이 최고위원이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정 의원과 '밀월관계'를 유지하며 공동대응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최고위원은 친박 핵심인사였지만, 지난해 사석에서 박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 청와대의 귀에 들어가 친박에서 멀어졌다는 후문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의원은 "누구는 박심이다, 누구는 뭐라고 나오면 중요한 시기에 당에 도움이 안 되는 부끄러운 얘기"라며 박심 발언에 대한 자제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새누리당 지방선거 후보들의 마음에 민심은 없고, 박심만 있다"며 "실체 여부를 떠나 박심 논란이 제기되는 것 자체가 새누리당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심 논란·중진 차출론…계파갈등 심화 조짐

이혜훈 "박심 마케팅 지속되면 실명 공개"

 


당 지도부가 강조하고 있는 '중진 차출론' 역시 차출을 거부하고 있는 인사들과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을 중심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방선거 총괄책임자인 홍문종 사무총장이 "중진 차출론은 언론에서 쓰는 이야기"라며 "당의 모든 역량을 집결하자는 의미의 '총동원령'으로 얘기를 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차출이 거론되고 있지만 부정적 입장을 거듭 밝힌 황우여 대표(인천시장 차출), 남경필 의원(경기도지사 차출), 원희룡 전 의원(제주도지사 차출) 등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차출설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심지어 원 전 의원은 "차출을 거부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말도 들었다"고 폭로했다. 이는 차출론이 실상은 '착출론'에 가깝다는 의미로 해석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남 의원은 기자들에게 "주광덕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최근 청와대가 (차출과 관련한) 내 생각을 듣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고 언급해 차출론에도 청와대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차출론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5일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준비 중인 원유철 의원은 "중진 차출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데,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누구든 모두 경선에 참여해 경선을 당당하게 하는 것이 당의 승리를 위해 도움이 된다"면서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이제는 거론되시는 당사자나 우리 당 모두가 서서히 입장을 정리해 차출론은 서서히 마무리 짓고 '주자 육성론' '주마가편(달리는 말에 채찍질하기)' 필요한 시기다"고 말했다.

인천시장 출마를 검토 중인 이학재 의원은 "중진 차출론은 이제 접고 당이 출마를 결심한 의원들을 어떻게 당선시킬지 고민해야 할 때"고 강조했다.

 

차출? 착출?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한 초선의원은 "억지로 차출된 사람들이 얼마나 선거운동을 열심히 할지 의문"라며 "중진 차출론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당내 후보들의 등을 향해 총을 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곳곳에서 내홍 조짐이 빚어지고 있어 답답하다"며 "현재의 상황은 당의 청와대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2014 새누리당 계파

지금은 '올박' 전성시대 


새누리당의 계파는 2012년 총·대선을 거치며 친이(친이명박)계 세력이 명맥만 유지한 채 사실상 몰락하고 '올박(오로지 박근혜)'화 했다.


그러나 '올박'도 현재는 '원박(원조 친박)', '신박(새롭게 합류한 친박)', '탈박(친박 이탈)', '복박(돌아온 친박)', '월박(친이에서 넘어온 친박)' 등으로 세분화된다.

최근 주류라 할 수 있는 쪽은 '신박'으로 최경환 원내대표, 홍문종 사무총장,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등 3인이 대표적 '실세 친박'으로 통한다.

또 지난해 10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귀환한 7선의 서청원 의원을 중심으로 한 '원박'도 만만찮은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탈박'의 대표 인사로는 기초연금 공약 이행을 놓고 박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사퇴한 진영 의원과 잦은 쓴소리로 밀려난 유승민 의원이 손꼽힌다.

'복박'은 한때 친박 좌장으로 불렸으나 세종시 법안 관련 갈등으로 박 대통령을 떠났다가 돌아온 김무성 의원이 대표적이다. '월박'에는 최 원내대표와 짝을 이뤄 정책위의장에 오른 김기현 의원 등이 있다. 이외에도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 정몽준 의원 등은 '비박(非 친박)'계로 불려진다.

이들 중 주류는 신박을 중심으로 한 쪽이며 나머지를 묶어 비주류라 칭하기도 한다. <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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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