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무주공산' 7개 시·도 예선전 열기 후끈

영·호남은 집안싸움, 경기·대전은 여야 정면충돌

[일요시사=정치팀] 6·4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역 광역단체장이 불출마하는 지역에 후보군이 난립하고 있다. 현역 프리미엄이 없는 지역의 경우 상대적 당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역대 지방선거를 보면 현역 단체장의 재선비율은 무려 80%에 육박한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현역 단체장이 불출마하는 시·도는 7곳에 이른다. 이에 따라 중량감 있는 후보, 신진 후보 가릴 것 없이 무주공산 지역의 새 주인이 되기 위해 몰려들고 있는 모양새다. 




허남식 부산시장, 박맹우 울산시장,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오는 6·4지방선거에 불참한다. 또 김문수 경기도지사, 김완주 전북도지사, 염홍철 대전시장, 김범일 대구시장 등 4인은 출마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이유를 내세워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방선거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7개 광역단체의 현역 프리미엄이 사라진 것이다. 


뜨거운 경기·대전 


'무주공산' 7개 광역단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지역은 단연 경기도다. 서울·인천과 함께 지방선거 '빅3'로 꼽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현 김문수 경기지사가 차기 대권도전을 위해 불출마를 선언하며 차기 지사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에선 4선의 원유철(평택갑)·정병국(여주·양평·가평군)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5선의 남경필 의원(수원병),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등의 차출설도 거론된다. 

민주당에선 4선의 원혜영(부천 오정구) 의원이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데 이어, 3선의 김진표(수원정) 의원도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도 도전장을 내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만 3명이다. 이외에도 5선의 이석현(안양 동안구갑), 3선의 박기춘(경기 남양주시을)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3월 내 창당을 공식화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에선 정장선 전 의원, 김상곤 경기 교육감 등이 거론되지만 당사자들은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대전의 경우에는 현 염홍철 시장이 지난해 8월 일찍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벌써부터 10여명의 후보가 난립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이양희 전 의원, 이재선 전 의원, 송용호 전 충남대 총장 등이 이미 출마를 공식화했고, 박성효 의원, 정용기 대덕구청장, 육동일 충남대 교수 등도 출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권선택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굳힌 가운데 본인의 불출마 의사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박병석 국회부의장의 차출론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새정치신당 측에선 선병렬 전 의원이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과 충청권은 여야 한쪽을 향한 전통적 지지세가 없는 지역이어서 쉽사리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야권연대 없이 모든 지역에 후보를 낸다"고 선언한 새정치신당의 등장으로 '여1 대 야2' 구도가 형성되며 이대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새누리당의 우세가 조심스레 점쳐진다.


경기·대전·부산·울산·대구·전남·전북 무주공산 


새 주인 노리는 여야 후보군 출마선언 '봇물'


새누리당의 전통적 텃밭인 영남에서는 광역시 3곳의 현역단체장이 모두 불출마 한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의 새누리당 후보가 되기 위한 치열한 집안싸움이 예상된다.

대구시장에는 주성영·권영진·배영식 전 의원, 이재만 동구청장, 심현정 전 대구여성환경연대 대표 등 5명이 출마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조원진(재선·달서구병) 의원도 출마를 적극적으로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밖에 서상기(3선·북구을) 의원, 이진훈 수성구청장, 이인선 경북도 정무부지사도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대구에서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수성구갑에 출마해 40.4%를 득표하며 파란을 일으켰던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울산시장에는 새누리당 윤두환 전 의원, 김두겸 남구청장이 출마를 이미 선언했고, 4선의 정갑윤(중구), 3선의 강길부(울주군)·김기현(남구을)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장에는 새누리당 서병수(4선·해운대 기장군갑), 박민식(재선·북구 강서구갑) 의원이 출마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진다. 이외에도 유기준(3선·서구), 이진복(재선·동래구) 의원이 출마를 검토 중이다.

이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김영춘 전 최고위원,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무서운 기세를 보이며 양자구도로 치러질 경우 새누리당 후보를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새정치신당 측에서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본인은 무소속 출마 입장이 확고하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은 새정치신당의 거센 도전이 집중될 것으로 보여 민주당 대 신당 간 피 말리는 승부가 예상된다. 전남지사에는 민주당 후보로 4선인 이낙연(담양·함평·영광·장성군) 의원과 3선인 주승용(여수시을) 의원이 일찍이 출마를 공식화했고, 일부에선 박지원(목포시) 의원의 차출설이 거론되고 있다. 또 김영록(해남·진도·완도군) 의원은 오는 2월12일 전남도의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안철수 바람 불까?


새정치신당 측에선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지난 23일 출마선언과 함께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김효석 전 의원의 출마설도 꾸준하게 나돌고 있다.

전북지사 후보군으로는 민주당 김춘진(3선·고창·부안군), 유성엽(재선·정읍시) 의원, 송하진 전주시장, 임정엽 완주군수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차출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새정치신당 측에선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강봉균 전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무주공산을 향한 후보군의 출마러시가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새 주인은 누가될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집행유예자도 투표 가능해졌다 


집행유예 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사람이라도 이번 6·4지방선거부터 투표가 가능하게 됐다. 헌번재판소는 지난달 28일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2호가 수형자 등의 선거권을 과도하게 제한해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구모씨 등이 낸 헌법소원 가운데 집행유예자에 대한 선거권을 제한하는 부분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범죄자의 선거권을 제한할 필요가 있더라도 저지른 범죄의 경중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모두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특히 "집행유예자는 교정시설에 구금되지 않고 일반인과 동일한 사회생활을 하고 있어 이들의 선거권을 제한해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수형자와 가석방 중인 사람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관 7(헌법불합치)대 1(합헌)대 1(위헌)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재는 수형자와 가석방중인 사람에 대한 선거권 제한 조항은 2015년 12월31일을 시한으로 해당 조항이 개정될 때까지 계속 적용하고 2016년 1월1일부터 효력을 상실하도록 했다.

이 기간 안에 법이 개정되면 2015년 전이라도 투표를 할 수 있게 된다. 헌재는 "수형자는 집행유예자와 달리 불법성이 커 공동체로부터 격리돼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진 경우로 이들에 대한 선거권 제한은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구씨 등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형 집행이 종료되지 않아 2012년 4·11총선에서 투표를 하지 못하게 되자 헌법 소원을 냈다. <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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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br>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한국인 사업가 권모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권씨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에 서버를 두고 투자 사기,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수사망을 피하며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4일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아나운서 김나정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증거로는 강제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도주 대담한 행적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마닐라에서 자신의 SNS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그는 마닐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주소지 등을 고려해 경기북부경찰청으로 넘어왔다. 이후 김씨 측은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던 법무법인 충정은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권씨)를 소개받았다. 젊은 사업가가 김나정의 사업을 적극 도와주겠다고 해 시간을 할애해 방문했을 뿐이다.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필리핀에서 만난 1995년 8월5일생의 사업가 권씨는 SNS에 ‘투자 리딩방’을 개설해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범죄자다. 업계에서 일명 ‘재림’으로 불리는 그가 리딩방 총책으로 활동하며 발생시킨 투자 사기 피해액만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9년 8월4일 필리핀으로 간 권씨는 이후 국내로 입국한 적이 없다. 유튜버 크라임넷 등 제보에 따르면 권씨는 드라마 의 주인공 차무식의 실존 인물인 이상태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호받아왔다고 한다. 검찰은 21년간 필리핀에서 도주 행각을 이어가던 이씨를 현지 교민 정보망을 활용해 검거했다.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광주지검 목포지청(곽영환 지청장)은 해외 도주를 이어가던 이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지난해 8월23일 밝혔다. 사업가로 변신, 김나정 앞에 나타난 권씨 취재 결과 70억대 사기단 우두머리로 확인 이씨는 2014년 공범과 함께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무실을 운영하겠다며 투자금 1억1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2월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구속 기소된 공범은 실형을 살았지만, 해외에 있던 이씨는 공소시효 임박에 따라 궐석재판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자유형 미집행자’ 신분이 됐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징역·금고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잠적하거나 도주한 사람을 뜻한다. 이씨는 2003년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세부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21년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공갈·사기 범행을 11건(피해액 약 8000만원) 저질러 지명수배·지명 통보 조치가 내려진 인물이다. 목포지청은 검거팀을 꾸려 이씨 검거에 나섰는데, 필리핀 현지 교민 사이트에서 이씨 거주지를 특정하는 단서를 확보해 검거에 성공했다.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씨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검거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획득했다. 결국 법무부, 필리핀 파견 검찰 수사관,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 검거팀과 국제공조로 클락시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은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본섬인 루손섬이 아닌 곳에서 범인을 검거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실판 차무식의 비호를 받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온 범죄자가 바로 권씨인 것이다. 권씨의 이름은 다른 사건에서도 언급된다. 2022년 SNS에 ‘투자 리딩방’을 만든 뒤 대체 코인 거래 사이트로 이용자 130명을 유인해 70억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권씨가 총책이라고 진술했다. 그해 6월30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투자 사기 일당 16명을 검거해 총판 관리팀장 20대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주한 조직 총책인 권씨 등 핵심 간부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1명은 지명수배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SNS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서 전문 투자 상담사를 사칭해 투자자 130명을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약 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제 투약 진실은? 총책인 권씨는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본사 운영팀과 총판 관리팀, 회원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뒤 SNS에 개설한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 초대했다. 이들 일당은 “대체 코인 투자로 300~40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거나 “VIP에게만 제공하는 투자 리딩이 진행된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회원 모집책 20대 C씨 등 13명은 투자 리딩방에서 대체 코인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전문가인 것처럼 1인 다역 행세를 했고, 이에 속은 투자자들이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C씨 등은 가짜 투자 전문가 자격증과 사업자 등록증을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게시하거나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들의 속임수에 넘어간 가입자 중에는 노후 자금 1억5000만원을 날린 60대 남성과 최대 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날린 50대 남성도 있었다. 또 가상 자산인 코인 시장에 처음 들어가 재테크를 해보려고 나선 대학생과 주부 피해자들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모두 130명에 달한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000만원에서부터 2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처음 한두 차례는 소액으로 투자한 수익금을 그대로 돌려줘 신뢰를 쌓은 뒤, 큰 투자금을 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계좌 28개를 지급 정지하고, 1억20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에 대해 법원 결정을 받아 추징·보전 조치한 상태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는 권씨는 필리핀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보니파시오 지역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필리핀, 태국 등지에 권씨의 차명 부동산이 여럿 있고, 일부 한국 영사들이 지내는 집도 사실상 권씨의 소유”라고 한다. 현실판 차무식 돈이 곧 권력이자, 신분인 동남아에서 권씨가 경찰을 매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권씨는 수사망을 피해 사업가로 위장했고 다수의 여성과 향락을 즐겼다. 김씨도 부유한 사업가로 위장한 권씨를 의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정 측은 “김나정은 술자리를 가져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했다. 김나정이 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급기야 어떤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김나정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며 “김나정의 핸드폰에 손이 묶이고 안대를 가리고 있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나정에게 문제가 된 마약을 강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권씨는 다수의 범죄를 범해 수배 중인 자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면서, “김나정은 권씨의 정체를 알게 됐고 후술하는 권씨의 협박이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나정이 귀국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은 ‘긴급 구조 요청’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약은 이번 단 한 번만 있었던 것이고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강제로 행해진 것”이라며 “김나정이 경찰과 본인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권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권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 즉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료를 제출받은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했다. 또 경기북부경찰청은 김씨 측이 강제성을 주장하며 언급한 권씨에 대해 경찰청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2016년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해 국제공조·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 본사···치밀한 조직 운영 추정 범죄 수익만 3000억원 이상 다만, 지난해 경기북부경찰청은 권씨에 대해 “수배 중인 자라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에서 2회 정도 조사를 받았고, (사건은) 주거지 관할인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인계됐다”며 “사전 조사 후 1~2회 정도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법에서 마약을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투약하는 행위에 대해서 가중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마약 강제 투약도 일반적인 마약 관련 행위와 마찬가지로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만 처벌된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임시 마약류를 다른 사람 의사에 반해 투약하거나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모두 폐기됐다. 법무부가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이후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한편,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투자 리딩방 범죄조직들은 대부분 마약 유통에도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에서 탈옥한 조직원들도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이른바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대포폰 판매, 마약 유통 사업으로 수감 생활을 이어갔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등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숨겨 텔레그램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이들은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만명의 회원들을 마약방으로 초대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했다. 이들은 수억원의 범죄수익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제보자는 “리딩방,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권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김나정에게 마약을 쉽게 투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명 ‘재림’ 그러면서 “지난해 탈옥한 송씨도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에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로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로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