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7·30재보선' 정치권 긴장모드 내막

'미니총선'…거물급 잠룡들 생사건 혈전 터진다

[일요시사=정치팀] 정치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오는 7월30일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판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법원 판결을 통해 수도권 2곳에서 재보선이 확정된데 이어 2심에서 당선무효·의원직 상실형을 선고 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여야 의원이 3명이나 더 있다. 게다가 6·4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는 경우도 다수 나올 것으로 보여 최대 10곳 이상의 지역에서 '미니총선급' 규모의 재보선이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대법원 판결에 따라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경기 평택을), 민주당 신장용 의원(경기 수원을), 무소속 현영희 의원이 의원직을 잃었다. 현 의원의 경우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의원직을 획득한 후 출당 당한 경우여서 후순위 새누리당 비례대표에게 의원직이 이어지지만 이재영·신장용 의원의 지역구에선 재보선이 치러질 예정이다. 

금배지 떨어진
지역 속출

여기에 새누리당 안덕수(인천 서구·강화을) 의원은 지난 23일 선거사무소 회계책임자인 A씨의 선거비용 초과지출 및 이익제공 금지 규정을 어긴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대법원이 파기 환송을 선고해 당분간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지만 서울고법 심리 결과에 따라 의원직 상실의 여지는 남아있다. 국회의원 선거사무소 회계책임자가 징역형 또는 벌금 3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해당 의원도 당선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누리당 성완종(충남 서산·태안)·조현룡(경남 함안·의령·합천), 민주당 배기운(전남 나주·화순), 통합진보당 김미희(성남 중원) 의원 등 4명도 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서울 서대문구을)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어 6월말까지 이들의 당선무효 및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될 경우 최대 5석의 자리가 추가로 재보선지역으로 나오게 된다.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고 2심이 진행 중인 곳도 있다.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새누리당 윤진식 의원(충북 충주)은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전남 순천·곡성)도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6·4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는 경우도 속출할 예정이다. 인천시장 후보 출마 의지가 높은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인천 서구강화갑)과 박상은(인천 중구동구옹진) 의원의 지역구 중 한 곳,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서병수 의원(부산 해운대구기장군갑)의 지역구 등에서는 재보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에서도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진표(경기 수원시정)·원혜영(경기 부천시오정구) 의원의 지역구 중 한 곳이 재보선을 치르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회의원들은 지방선거 후보 등록을 위해선 반드시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이외에도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준비 중인 이들이 다수 있어 아직 전체적인 규모를 정확히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10곳 이상의 지역에서 재보선이 열릴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 분석이다.

불안감 & 기대감
여야 셈법 제각각

새누리당은 현재까지 이재영 의원이 의원직을 잃었지만 지난 총선 공천파문으로 제명됐던 무소속 현영희 의원의 의원직 상실 확정으로 선거법에 따라 후순위 비례대표가 의원직을 승계함에 따라 ‘본전은 했다’는 분위기다.

다만 새누리당은 추가 대법원 판결,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의원직 사퇴 등으로 재보선의 판이 커질 것으로 보고 최악의 경우 원내 과반 의석을 위협받을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또 지방선거에 연이어 치러지는 재보선이 '미니총선급'으로 치러질 경우 정권심판론이 잇따라 불거질 수 있어 경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새누리당 김재원 전략기획본부장은 "7월 재보선에 대한 부담이 있다"며 "과반 의석을 지키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연장선에서 새누리당은 이재영 전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평택을 선거구에 민주당에서 누가 나설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대 총선 때 인적쇄신을 촉구하며 불출마를 선언했던 3선의 정장선 전 의원이 다시 나서면 강력한 후보가 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이미 수도권 2곳서 재보선 확정
추가 당선무효자 줄줄이 대기 중

반면 민주당은 대법원 판결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재보선의 판이 커지는 것에 대해선 기대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무죄 판결을 받은 새누리당 의원과 의원직이 박탈된 민주당 의원의 금품제공 액수나 상세 내용 등을 비교하면 형평성을 상실한 판결이라는 아쉬움이 든다"며 "검찰의 인위적 균형 맞추기와 법원의 여당 의원 봐주기가 있지 않았나라는 의심이 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7월 재보선이 크게 치러지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중간심판 성격이 분명하게 부각될 수 있다"며 "우선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여세를 몰아 재보선에서도 승리하도록 준비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충청권
격전 불가피

결국 7월 재보선이 '미니 총선급'으로 치러진다면 재보선은 6월 지방선거와 함께 하반기 정국을 좌우하는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방선거의 연장선에서 한 묶음으로 박근혜정부 중간평가 성격을 띠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민심의 잣대로 불리는 수도권과 정치적 중원에 해당하는 충청권이 재보선 대상 지역에 대거 포함돼 여야 간 치열한 격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으로서는 국정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회의 과반의석을 사수하기 위해서라도(현 155석) 재보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철수 신당과 야권 주도권 다툼을 벌여야 하는 민주당도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3월 내 창당을 선언한 안철수 신당도 현역의원을 배출하기 위해 총력을 다 할 태세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지난 21일 제주 벤처마루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한된 역량이지만 7월 재보선을 준비하고 있다"며 "좋은 분들을 영입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적극적 참여의지를 드러냈다.

안 의원의 신당창당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 윤여준 의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10곳에서 실시된다면 최소 3개 정도는 이길 수 있다고 본다. 또 이겨야만 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10곳 이상 지역서 여야 격돌 전망
여야 잠룡 김문수·손학규 출마설도…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새누리당 김문수 경기도지사,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영향력 확대를 꾀하기 위해 재보선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김 지사가 3선 도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화함에 따라 재보선으로 방향을 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경기지사 사퇴 후 보직 없이 중앙무대로 올 경우 영향력 확대 기회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새누리당의 유력한 차기 당권·대권 주자로 꼽히는 김무성 의원은 지난해 4월 재보선을 통해 원내에 재진입하면서 정치적 중량감을 키웠다. 새누리당 한 당직자는 "오는 10월 재보선에는 수도권 지역구가 없을 공산이 있어 이번이 김 지사가 원내에 복귀할 적기다"라고 말했다. 다만 당의 경기지사 재출마 요청을 거부한 김 지사에게 중앙당이 '괘씸죄' 등을 이유로 공천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 변수다.

민주당 내에서도 김 지사에 앞서 경기지사를 지냈던 손 고문이 '경기 지역에 구원등판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다만 재보선이 확정된 경기 평택을과 수원을 모두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정장선 전 의원과 이기우 전 의원의 지역구여서 스타일을 중요시하는 손 고문이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손 고문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김영철 대표이사는 지난 20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손 고문의 수원을 지역 재보선 출마 가능성은 제로가 아닌 마이너스"라고 일축했다. 

여야 잠룡도
출격하나?

그러나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패배하며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경우 수도권 재보선 승리를 위해 '손학규 차출론'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선 김 지사가 출마할 경우 야권에서도 손 상임고문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김·손 빅매치'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7·30재보선의 예비후보자등록 신청은 4월1일부터 시작된다. 후보자등록 신청은 7월10~11일 이틀이며 재보선에 입후보하려는 자치단체장 및 공직자들은 후보자등록 신청 전까지 사직해야 한다. 공식선거운동기간은 7월17~29일이며 선거일인 7월30일 당일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투표가 진행된다.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꼼수

느닷없는 지방·재보선 동시개최 주장?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지난 17일 오는 7월30일로 예정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당겨 6·4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르는 방안을 야당에 제안해 파문이 일고 있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6월 지방선거→7월 재보선→10월 재보선' 정치 일정상 선거비용, 행정낭비 등을 이유로 들며 "불과 몇 달 사이를 두고 이처럼 대규모 선거를 계속 치르면 비용과 행정적 낭비는 물론 국민 피로도도 증가하는 등 부작용이 많을 것"이라며 "6월4일 치러질 지방선거와 함께 보궐선거로 확정된 선거는 같이 합쳐서 치르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을 향해 "당리당략 차원을 떠나 국민께 최소한의 도리를 하고 모든 것을 선거에 소일하지 않는 한해가 되도록, 선거의 유불리를 떠나 이런 것을 제도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야권에서는 최 원내대표의 주장에 일부 공감하면서도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이슈를 물타기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지금 7월 재보선 시기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가장 중요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에 대한 논의가 매듭이 안됐는데 이를 갑자기 꺼내든 것은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박광온 대변인도 "굳이 조정한다면 7월 재보선은 10월로 조정해 재보선을 한번 치르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며 "지금 이를 논의하는 것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약파기를 물타기 하려는 것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방침은 기초선거 공천 폐지 문제와 재보선 시기조정의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 결국 아무 것도 챙기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공천문제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결국 최 원내대표의 제의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파트너인 민주당의 부정적 입장이 확고해 없었던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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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