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6·4지방선거 6대 격전지 판세 전망

민주당 '수성' vs 새누리 '탈환' vs 안철수 '도전'

[일요시사=정치팀]올해 최대 정치이벤트인 6·4전국동시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정치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한 쪽은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여야 모두 사활을 걸고 벌써부터 선거 대비에 착수한 것이다. 실제로 내달 초 시·도지사 및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을 앞두고 후보들의 출마러시도 시작됐다. '지키느냐, 빼앗느냐' 지방선거 전쟁의 서막이 오른 상황에서 <일요시사>가 주목할 격전지를 살펴봤다. 




다가오는 6·4지방선거는 박근혜정권 2년 차에 전국 단위로 치러지는 첫 선거여서 정권 중간평가의 성격이 짙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 승리로 야당이 차지하고 있는 야당 소속 지자체장에 대한 '평가의 장'이 될 것이라는 정반대의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여야는 각각의 명운을 걸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총동원해 생존을 위한 명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여야, 사활 건
명승부 돌입

내달 4일 시·도지사 및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을 앞두고 후보들의 출마 러시가 시작됐다. 이번 지방선거는 결과에 따라 여야 한쪽은 치명상을 입을 공산이 크기 때문에 여야 지도부도 벌써부터 지방선거 대비 총력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새누리당 승리 시 박근혜정부의 국정운영에 더욱 힘이 실리면서 각종 국정과제를 힘 있게 밀어붙일 수 있지만, 반대로 야권이 이길 경우 정국 주도권은 야권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지방선거 바로 다음달 열리는 10곳 안팎의 7·30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지방선거의 연장선에서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결과에 따라 현재의 여대야소 구도가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권의 속사정은 좀 더 복잡하다. 안철수신당의 성과에 따라 야권질서가 재편될 수도, 아니면 민주당이 제1야당으로서의 위상을 회복할 수도 있다. 물론 안철수신당의 성과는 야권을 넘어 전체 정치지형에도 중대한 변화를 야기할 전망이다. 

가장 주목할 격전지는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서울·인천·충남·충북·강원 등 5개 지역과 서울·인천과 함께 '빅3'로 꼽히는 경기도 등 6곳이다. 영호남 지역구도가 아직 확고한 상황에서 이들 지역에서의 결과가 곧 지방선거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빅3', 박원순·송영길 재선
김문수 출마 여부 관심

지방선거의 꽃이라고 불리는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는 민주당 소속 박원순 현 시장이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당내 4선의 신계륜·추미애 의원, 3선의 박영선 의원 등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지만 일찍이 재선의지를 밝힌 박 시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 맞대결뿐 아니라 안철수신당 후보를 포함한 가상 3자대결에서도 모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시장은 지난 7일 오찬을 겸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새누리당의 후보로 나서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인사는 이혜훈 최고위원뿐이다. 하지만 '서울 탈환'이 절실한 새누리당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박 시장과 맞상대가 가능할 후보군으로 대선주자급인 7선의 정몽준 의원, 김황식 전 국무총리, 권영세 주중대사 등을 올려놓고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출마 가능성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정 의원은 최근 서울시장 후보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내가 직접 후보가 되는 것보다 능력 있는 다른 후보를 돕는 것이 역할"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서울시장보다 차기 대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 의원이 당내 차기 대선후보 경선을 감안하면 임기를 3년도 못 채우고 관둘 서울시장직에 정치적 생명을 거는 것은 도박일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추대 형식으로 후보가 될 경우에는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 전 총리 측도 추대가 아닌 당내 경선이 진행될 경우에는 출마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정 의원이 차기 대권에 도전하려면 서울시장에 나와야만 한다"며 "일부에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추대하자는 주장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창당 준비에 들어간 안철수신당에서는 최근 민주당을 탈당해 안 의원 측에 합류한 이계안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여야 운명 좌우할 지방선거 열기 '후끈' 
서울·경기·인천·충남·충북·강원 격전 전망

인천광역시는 지난 7일 민주당 소속 송영길 시장이 공식적으로 재선도전 의사를 밝혀 그의 수성 여부가 주목된다. 송 시장은 이날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인천은 인프라를 만들어가는 성장단계에 있기 때문에 서울보다도 일이 많고 복잡하다"며 "4년 동안 시민이 저에게 엄청나게 월급을 줘가면서 누구도 대치할 수 없는 경험과 정보를 축적하게 했는데 이걸 써먹지 않고 버리기엔 아깝다고 재선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올해 6월에 임기가 끝나고 9월에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리는데 시장이 바뀌면 이·취임식 하다가 대회를 치러야 한다"며 "전쟁을 앞두고 장수를 바꾸지 않는 것처럼 지속해야 아시안게임을 무사히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송 시장의 대항마로는 새누리당 이학재·박상은 의원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도 후보군으로 거론되며, 상황에 따라서는 황우여 대표 차출설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강력한 카드인 황 대표의 경우 출마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대신 황 대표는 후반기 국회의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인천과 함께 '빅3'로 꼽히는 경기도는 새누리당 소속 4선 원유철·정병국 의원, 민주당 소속 4선 원혜영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했다. 현재 지역 언론의 지지율 조사에서 김문수 현 지사를 제외하고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20일께 출마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김 지사는 대권 도전을 위해 3선 도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수차례 언론을 통해 밝혔다.

이외 새누리당 후보로 당내 차기 원내대표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유효한 카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남경필 의원과 유정복 안정행정부 장관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또 확실한 승리를 위한 김 지사의 출마 요구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수성 여부 주목

충남은 민주당 소속 안희정 지사의 수성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충남도민들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안 지사를 선택하며 최초의 진보출신 도지사를 맞이했다. 이후 안 지사는 보수적인 충남 민심을 의식해 전임 도지사 초청간담회를 갖고 선배 지사들이 이끌어 온 도정의 역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히는 등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그러면서 임기 동안 뚜렷한 실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내포신도시로의 성공적인 도청 이전과 3대 혁신과제 추진, 내실 있는 기업유치 등 나름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선거에 안 지사가 무난히 민주당 후보로 선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새누리당은 이에 맞서 여러 명의 후보들이 출마의 뜻을 보이고 있지만 확실한 대항마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현역 의원인 예산·홍성의 홍문표 의원과 아산의 이명수 의원, 3선 제한으로 시장에 출마할 수 없는 성무용 천안시장,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강력한 대항마로 안 지사와 같은 논산 출신의 6선 의원인 이인제 의원 출마 가능성이 당내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이 의원은 지방선거 출마에 부정적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충남 시군지역의 풀뿌리언론연대모임인 '충남지역언론연합'이 지난해 12월19~27일 '피 트렌드 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 도지사후보 적합도에서 홍 의원이 1위(28.48%), 성 시장이 2위(24.52%), 이 의원이 3위(17.98%)를 차지했다. 이들과 안 지사와의 가상대결에서는 모두 안 지사가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새누리당 후보경선이 본격화 될 경우 후보 간 시너지 효과로 지지율이 역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안철수신당 변수는 충남에서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자유선진당 출신의 류근찬 전 의원이 선진당을 탈당, 신당에 참여했지만 도지사 출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이번 충남지사 선거는 안 지사와 경선을 거치며 몸집을 키운 새누리당 후보의 한판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충북지사, '선거 불패'
후보 간 맞대결?

충북은 '선거 불패' 기록을 이어온 민주당 소속 이시종 지사의 수성과 이기용 충북교육감의 맞대결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선거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이 지사는 지방자치제 부활 원년인 1995년 충주시장에 당선된 후 내리 3선 연임에 성공했고, 이후 충주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국회의원직을 던지는 배수의 진을 치고 당시 지사였던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과 맞붙어 승리했다.

이 교육감은 새해 들어 충북 지사 출마 결심을 굳히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이 교육감 역시 지금까지 치른 선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선거 불패의 기록을 갖고 있다. 그는 2005년 충북교육감 보궐선거에 나서 당선된 뒤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연임제한 규정에 묶여 교육감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충북지사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중앙대 동문인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서청원 의원이 재보선을 통해 정계 복귀에 성공하면서 든든한 우군을 얻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 교육감 외에는 일찍이 출마 결심을 굳힌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한대수 전 청주시장이 새누리당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민주당, 현역프리미엄 살릴 수 있을까?
새누리 '탈환', 안철수 '도전' 의지 거세

강원도는 뚜렷한 당내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 민주당 소속 최문순 지사가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모양새다. 최 지사의 재선 의지와 자신감도 높다. 그는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거물급이 출마해야 선거가 재미있고, 이는 강원도의 정치적 위상과 직결된다"며 "새누리당 후보로 이재오 의원을 포함한 국회의원 중에서 나왔으면 좋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동해 출신으로 지방선거 때마다 지역 정치권에서 도지사 후보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으나 본인은 의중을 밝힌 바 없다.

이에 따라 대항마로는 한기호·권성동·황영철 의원, 이광준 전 춘천시장, 최흥집 하이원리조트 대표, 육동한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정창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국민의 선택'
여야 명운 좌우

정치권 한 관계자는 "아직 선거가 5개월여나 남은 상황에서 변수는 많다"면서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의 수성 여부와 안철수의 정치실험 성공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선거 결과는 결국 국민의 선택이 좌우한다. 여야의 치열한 선거전이 시작된 상황에서 국민들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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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