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민주당 '동상이몽' 지방선거 시나리오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2.30 14:41:59
  • 댓글 0개

양당 명운 걸린 '생존경쟁' 승자는 누구?

[일요시사=정치팀]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철수신당과 민주당의 기싸움이 한층 더 치열해졌다. 지방선거 연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던 양당은 최근 들어 선거연대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잇달아 내비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양당의 명운이 걸린 '생존경쟁'이다. 지방선거를 통해 야권의 주도권을 잡겠다며 각자 동상이몽에 빠진 그들의 지방선거 시나리오를 살펴봤다.




결코 피할 수 없는 벼랑 끝 승부가 시작됐다. 바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작된 안철수신당(이하 신당)과 민주당의 대결이다. 양당은 '새누리당'이라는 공공의 적을 가진 최대의 동맹인 동시에 서로의 존립을 위협하는 최대의 라이벌이다.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를 향한 양당의 선거전략 방정식은 점점 더 복잡하게 꼬여가고 있다.

동상이몽

박근혜 정부 출범 2년차에 실시되는 첫 전국단위 선거인 내년 6·4 지방선거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정치권은 벌써부터 내년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고 선거준비 체제에 들어갔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지방선거에서 승리한다면 그동안 정부여당의 발목을 잡아왔던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등 불공정 대선 논란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 당초 불리할 것으로 예상했던 총선과 대선 승리에 이어 지방선거에서까지 승리할 경우 남은 임기를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민주당 역시 지방선거에 큰 기대를 걸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높긴 하지만 기초연금 공약 후퇴, 국가기관 대입개입 논란 등으로 지방선거가 박근혜정부에 대한 중간심판 성격을 띠게 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민주당 입장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다. 총선과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까지 패배할 경우 당의 존립까지 위협받게 된다. 무엇보다 더 무서운 상대는 새누리당이 아니라 신당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신당에게 밀릴 경우 당내 인사들이 대거 신당으로 옮겨가 당장 제1야당의 자리를 잃게 될 수도 있다.

다음 총선 전망 역시 어두워진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광주ㆍ전남북에서 광역단체장 1~2개를 안철수 쪽에 내준다면 민주당은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반면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은 여야 간 정쟁이 극에 달하며 대안세력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만큼 민주당이 내세우고 있는 '정권 심판론'보다는 신당이 내세우고 있는 '정치 변화론'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신당의 지지율은 최근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민주당 지지율의 세 배에 달할 정도다.

또 지방선거에서 신당이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다면 제3세력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항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대안정당으로의 위치를 확고하게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통합진보당과 정의당 등 소수 정당 역시 내년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만 통합진보당은 내란음모 파동 등으로 야권연대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데다 이미지까지 크게 훼손돼 지방선거에서 전멸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의당은 신야권연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신야권연대가 이뤄진다면 지방선거에서 통합진보당을 누르고 우리나라 대표 진보정당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신야권연대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이라 자칫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소수 정당들이 단 한곳에서도 승리를 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민주 "신야권연대로 지방선거 싹쓸이" 부푼 꿈
민주 꺾고 호시탐탐 야권주도권 노리는 안철수


한편 야권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당초 많은 정치전문가들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신당, 정의당이 결국 신야권연대를 이룰 것으로 예상했었다. 민주당 신계륜 의원은 "민주당과 신당이 따로 출마하면 수도권은 전멸"이라며 "공포가 느껴지는 상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지금까지 야권 분열은 '필패'라며 신당과의 연대에 매달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양측의 고위 인사들이 잇달아 지방선거에서의 연대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신당의 관계는 '연대'에서 순식간에 '정면 대결'로 바뀌고 있다.

민주당 박기춘 사무총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정면승부가 불가피하다"며 "호남에서는 후보를 따로 내더라도 수도권에서는 신당과 단일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상임고문도 최근 "민주당이 안철수 신당과의 단일화나 선거연대에 의지해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는 생각을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신당에 대한 민주당의 비판 수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신당과의 연대를 염두에 두고 신당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 왔었다.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인의 인기를 가지고 당이 출현할 경우, 인기가 사라지면 정당이 사라져야 하는 모순을 당할 것"이라고 했고,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또 다른 새누리당 정책만으로는 신당이 광범위한 지지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기류 변화는 다양한 분석을 낳고 있다. 우선 연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신당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이거나, 신당 측으로부터 연대를 거부당하기 전 미리 선수를 친 행동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신당의 지지율은 32%로 민주당 지지율 10%의 3배에 달했다. 새누리당 35%와 비교해도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수준이었다.

신당으로서는 기존 정치권과 연대하지 않고도 새누리당과 이미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기존 정치권과의 연대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 기존 정치권과의 섣부른 연대는 새정치 이미지를 훼손할 우려도 있었다. 더구나 신당에게 이번 지방선거는 신당의 가능성을 확인해보는 첫 시험의 성격이어서 양보가 쉽지 않다.

신당은 이미 여러 차례 연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고 민주당이 이에 반응한 것이란 분석이다. 반대로 신당의 창당이 예상했던 것보다 지지부진하고 인재영입에도 큰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도 내부적으로 연대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민주당은 또 지난 대선과 같이 후보 연대에 매달리며 저자세 전략을 펼 경우 연대에 성공한다 해도 지지층을 온전히 흡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연대를 하더라도 과거와 같이 저자세 전략으로 신당에 일방적으로 매달리는 모양새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만약 양당이 정면승부를 벌인다면 그 결과에 따라 양당의 희비는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누가 꿈 이룰까?

물론 현재까지는 양당이 평행선을 걷고 있지만 선거가 다가오면 필요에 의해 결국 연대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호남에서의 연대가능성은 모든 정치전문가들이 아주 낮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타 지역의 경우 아무리 신당의 인기가 높다 해도 연대 없이 새누리당에 승리하기가 어려운 것은 현실이다.

하물며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민주당의 경우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양측이 미리 후보단일화를 하거나 각자 후보를 낸 후 경선을 치루는 방법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일각에선 미리 양측이 조율을 통해 출마 지역을 결정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현재 신당이 인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신당 출마 예상 지역에는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대신 신당도 더 이상 외연을 확대하지 않는 방식도 거론된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