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접대 외교' 실상 대해부

"화려한 이면에 '득'보다 '실' 많았다"

[일요시사=정치팀]박근혜정부 출범 1년 최대 성과로 손꼽히던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 잦은 해외순방에서 현지언어 연설, 한복패션 등으로 ‘화려한 외교’를 선보였지만 정작 '실리는 챙기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최근 미국의 일본 집단자위권 지지, 중국의 이어도 자국 방공식별구역 포함 등은 실리를 챙기지 못했다는 방증으로 받아들여진다. 박근혜 대통령의 화려한 외교에 가려진 '접대 외교' 실상을 <일요시사>가 파헤쳐봤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한국을 방문한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것을 끝으로 취임 첫해 정상외교를 마무리했다. 정부를 포함해 다수의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이 취임 첫해 외교·안보 분야에서 훌륭한 성과를 남겼다"는 평가를 내놨다. 과연 그럴까.

외견상 화려한
'박근혜식 외교'
 
청와대가 이날 내놓은 '2013년도 대통령 정상외교 결과 및 평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 2월25일 취임 후 5차례 해외순방과 국내에서 가진 10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총 26개국 정상들과 31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상대국은 일본을 제외한 한반도 주변 4강을 비롯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북미, 중남미까지 거의 전 세계를 망라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고, 한미동맹 60주년을 맞아 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끌어올렸다. 6월에는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고,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내실화' 및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도 이끌어냈다.
세계 패권다툼을 벌이고 있는 양강(미국·중국)과의 만남에 이어 9월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다자외교무대에 데뷔했다. G20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는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쯔엉 떤 상 국가주석을 만났다.
10월 초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ASEAN+3(한중일)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하고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하기 위해 4번째 순방길에 올랐다. 
올해 마지막 해외순방이던 11월 서유럽 방문 때는 프랑스, 영국, 벨기에, EU 정상과 만났다.
이처럼 활발하게 이뤄진 박 대통령의 집권 첫해 정상외교는 대북공조와 세일즈외교에 초점을 맞춰 대체로 성공적이었다는 것이 청와대의 자평이다.

5차례 해외순방, 26개국 정상들과 31차례 정상회담
'외국어실력-한복패션' 뽐낸 화려함 속 '실리' 의문 

청와대 관계자는 "북핵문제 등 핵심 외교 사안에 대한 UN 5대 안보리 상임이사국(미국·중국·러시아·프랑스·영국)과의 정상외교로 양국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한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 대한 국제적 이해와 지지를 확보했다"며 "특히 북한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인 중국과 돈독한 우호관계를 형성함으로써 미국에 치우친 외교가 아닌 미·중 '등거리 외교'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및 영국 의원들과의 대화, 중국 칭화대학 연설, 프랑스 경제인 간담회에서 방문국의 언어로 연설하는 등 방문국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품격 있는 정상외교를 펼쳤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제·통상·문화·국민 간 교류 등 실질분야 교류협력 사안 협의 등 적극적인 세일즈외교 활동도 활발히 전개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와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을 타결하기로 합의했으며, 베트남과는 2014년 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하기로 약속했다. 또 러시아와는 나진~하산 철도 연결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도록 합의했다.  

아낌없이 퍼주고
받은 것은 없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는 그 내용에 비해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외교력을 정상회담 횟수와 외국어 실력 등으로만 평가한다면 분명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지만 '접대 외교'에 기반해 실속은 의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박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인 미국 방문에서는 제너럴 모터스(GM) 대니얼 애커슨 회장의 통상임금 문제 해결 요구에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답해 논란이 일었다. 
방미 이후에는 8조3000억원의 예산이 책정된 차세기전투기 사업의 단독 후보로 남은 보잉사의 F-15SE를 가격이 더 비싼 록히드마틴사의 F-35A로 변경해 퍼주기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프랑스 방문에서는 현지교민들의 촛불시위를 막으려다 프랑스 당국의 거부로 망신을 당했다. 또 프랑스 경제인들에게 불어 연설로 기립박수를 받은 것도 실상은 박 대통령이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GPA)을 한국 정부가 비준해 프랑스 자본의 한국 철도시장 진출, 비관세 장벽 폐지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유력 일간지인 <르몽드>는 지난 11월4일 '한국은 공공부문 시장을 외국기업들에 개방할 예정이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박 대통령이 메데프(프랑스 기업들 모임)의 본부에 모인 300여명의 기업 대표들 앞에서 완벽한 불어로 연설했다"며 "프랑스 측 청중은 특히 외국기업들에 대해 한국의 공공부문 시장을 조만간 개방하겠다는 발표에 만족해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비관세 장벽을 폐지함으로써 양국 간의 교류에 장애가 되는 일련의 장벽들을 제거하기 위한 대통령 시행령이 오는 며칠 이내에 내려질 것이라고 대한민국 대통령이 명확히 밝혔다"고 전했다.
그리고 연설 다음날(11월5일) 대통령 공석 중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부조달협정 개정안은 통과됐다. 당장 '철도 민영화를 위한 사전작업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으나 박 대통령은 이를 무시하고 열흘 후 개정안 재가를 강행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지난 26일 "박 대통령의 정부조달협정 개정안 재가는 국회의 동의 없이 진행한 것이어서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조약안 심의, 표결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에 권항쟁의 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그러나 국내 비판 여론을 감수한 퍼주기에도 불구하고 서유럽 순방 이후 EU는 우리나라를 예비 불법조업(IUU)국가로 지정했다. 최종 IUU국가로 지정되면 유럽과의 수산물 수출입은 물론 EU 국가와의 어선 거래가 모두 금지된다.

동북아 외교
긴장 고조

한반도와 인접한 동북아 외교에서도 사실상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선 대북외교를 보면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바탕으로 한 신뢰와 원칙의 외교는 북한의 '로켓 발사→3차 핵실험→개성공단 가동 중단' 등 벼랑 끝 외교 전술에 휘둘리지 않고 "북측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없이는 공단을 정상화할 수 없다"는 원칙을 지켜 결국 북한의 태도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개성공단 가동 재개라는 성과 이외에 더 이상 남북관계는 진전되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는 북한 대남선전매체들이 연일 박근혜정부 비난에 열을 올리는 등 갈수록 남북관계는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중외교는 지난 6월 박 대통령 방중에서 '높은 수준의 한중FTA 약속' 등으로 퍼주기 논란이 일었지만, 최근 중국은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인 이어도를 자국 방공식별구역에 포함시킨다는 일방적 발표로 은혜(?)를 갚았다.
대일외교는 아베정권의 우경화 가속에 정상회담 한번 갖지 못하고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결국 활발한 외교활동에도 불구하고 인근 국가와 외교관계가 좋지도 않으면서 한국의 국제적 입지는 날로 위축되어가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최근 박 대통령과 만나 한국의 대중 근거리외교를 겨냥해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좋은 베팅이 아니다. 미국은 한국에 베팅하는 것을 계속할 것이다"라고 발언한 것은 국제적 입지가 위축된 대표적 예다.  

철도시장 개방, 통상임금 해결 약속 등 퍼주기 논란
동북아 긴장 고조…내용 없는 원칙외교에 입지 축소
야권 "참담한 외교 실패, '외국어' 아닌 '외교'해야" 

이에 대해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남북관계의 진단과 해법' 세미나에서 "(박근혜정부 외교는)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속은 비어있는 '외화내빈 외교'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다"며 "박근혜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천정배 전 의원은 성명을 통해 "을사늑약을 가장 먼저 승인하고 대사관을 제일 먼저 철수한 바 있는 미국은 최근 가장 앞장서 일본의 집단 자위권을 환영했고, 중국은 우리나라 EEZ인 이어도를 자국 방공식별구역에 포함시켰다. 또 일본과는 '먹통 관계'에 있다"며 "박근혜정부가 얻은 외교적 실리는 무엇인가?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얻은 게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천 전 의원은 이어 "우리 외교의 참담한 실패요, 철저한 무능"이라며 "박 대통령은 '외국어'를 할 게 아니라 '외교'를 해야 한다. 외교 부재시대를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지외교
민낯 드러나

정치권 한 관계자도 "박 대통령의 패션 외교, 이미지 외교는 그 민낯이 생각보다 빨리 드러나고 있다"며 "외교는 주고받는 것을 대화와 협상을 통해 만들어가야 한다. 지금의 군사적·보수적 관점에서의 접근을 유지할 경우 외교 역량 부족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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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