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가장 발칙한 상상> '문재인 대통령' 됐더라면…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2.30 14: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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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불통(不通)'은 없었을 것"

[일요시사=정치팀] 제18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진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하지만 지난 대선과 관련한 논란은 오히려 점점 더 가열되는 모양새다. 민주당의 주장처럼 지난 대선 기간 국가기관의 불법적인 개입이 없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했다면 지금 대한민국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일요시사>가 '발칙한 상상'을 해봤다.




'대선 불복론'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대선후보였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지난 대선은 불공정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론을 직접 거론하고 나섰다.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 몸담았던 민주당 장하나 의원은 한술 더 떠 박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그동안 대선 불복론과 선을 그어왔던 민주당 내부에서는 대선 무효투쟁을 벌여야 한다는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민주당의 주장처럼 지난 대선 기간 국가기관의 불법적인 개입이 없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했다면 대한민국은 지금 어떻게 달라졌을까? 

우선 공약에 따른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지난 대선은 중도층 공략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후보별 공약의 차별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박 대통령은 '성장'에, 문 의원은 '분배'에 좀 더 무게를 뒀다는 분석이다.

특히 일자리 공약을 살펴보면 두 사람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박 대통령은 일자리의 질 향상보다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 즉 고용률 향상에 중점을 뒀다. 당시 박 대통령의 일자리 공약은 일자리가 늘어나도 질 낮은 일자리로 취업난을 해소할 실질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람이 먼저다" 복지 패러다임 극과 극
평화주의 대북정책으로 남북관계 '훈풍'

실제로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면서 경력단절 여성들과 같은 계층의 취업률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야권은 박근혜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저임금, 불완전 노동의 '나쁜 일자리'만 양산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반면 문 의원은 대선 당시 새로운 일자리 창출보다는 기존 일자리의 질 향상에 중점을 둔 공약을 제시했었다.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했다면 저임금, 불완전 노동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의 처우가 크게 개선되었을 것이란 기대다. 하지만 문 의원의 경우는 일자리의 질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오히려 취업시장을 더 얼어붙게 할 수도 있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복지 패러다임 역시 지금과는 크게 달라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은 소득 수준에 따른 차별적 복지를, 문 의원은 소득 수준과 관계없는 보편적 복지를 천명했었다. 국가재정건전성의 악화는 우려되지만 반값 등록금, 무상급식 확대, 기초연금 등 현재 박근혜정부가 사실상 등한시하고 있는 복지이슈에 문 의원 측이 훨씬 더 적극적으로 나섰을 것이란 예상이다.

지역공약 희비
보수층 반발

지역공약 역시 희비가 엇갈렸을 것이다.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는 단체장의 당적이 새누리당이냐 민주당이냐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대선과정에서 새누리당 소속 단체장의 지역공약은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과 연계가 되었지만 민주당 소속 단체장의 지역공약은 대선공약에서 제외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는 문재인정부에서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최근 장성택 처형으로 더욱 이목을 끌고 있는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도 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북한의 입장변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했었다. 이 같은 박 대통령의 원칙 외교는 일부분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북한을 너무 자극해 오히려 안보불안을 가중시켰다는 비판도 있다.


반면 우선적인 대화를 강조했던 문 의원의 대북정책은 이명박정부 5년간 경색됐던 남북관계의 긴장을 크게 해소하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러한 대북정책은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 시절과 마찬가지로 '너무 북한에 끌려 다닌다'는 보수층의 반발에 부딪혔을 것이란 예측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 대통령과 국정운영 스타일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은 원칙과 약속을 강조했지만 문 의원은 '탈권위'를 강조했었다. 특히 박 대통령의 경우 대선 과정에서 불통 이미지가 여러 차례 지적되며 '당선된다면 이명박 전 대통령과 별반 다르지 않은 불도저식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박 대통령은 현재 불통 논란에 시달리며 야권의 비판을 받고 있다.

반면 문 의원은 대선 당시 창문을 열면 국민의 삶을 볼 수 있도록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청사로 옮기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놓는 등 탈권위적 행보를 보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탈권위 정치스타일을 계승한 것이었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 무려 1490만여 명이 문재인 대통령을 선택하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나친 탈권위에 대한 우려도 있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탈권위는 참여정부 시절 평검사와의 대화에서 노 전 대통령이 참지 못하고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지요'라는 발언을 했던 것처럼 오히려 갈등과 대립을 부추겨 사회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탈권위만 앞세우다 기존 질서체계를 깨트리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청사로 옮기겠다는 공약은 당시에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대통령이 외출할 때마다 광화문 일대가 마비되는 등 경호, 의전과 같은 실무적 어려움이 있다는 비판이었다.

게다가 탈권위를 고집하다 보면 국정 장악 능력이 떨어지고 국가 전반에서 이익단체들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커져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우려가 있다. 지금도 문 의원은 당내에서 친노 강경파들에 끌려 다닌다는 지적이 있는데, 집권했을 경우 박 대통령과 같은 국정 장악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사권 행사 부분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박 대통령과 큰 차이를 보였을 것으로 보인다. 인사권은 대통령의 가장 큰 권한 중 하나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인사 문제로 번번이 곤혹을 치렀다. 최근에는 당 안팎에서 '대선공신을 챙기라'라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면서 대대적인 낙하산 인사까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의 경우는 지난 대선에서 국민대통합을 기치로 내걸고 보수대연합을 이뤄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까지 적극 끌어안았다. 때문에 인사에 대한 불만과 갈등 역시 클 수밖에 없었다.

문 의원의 경우도 지난 대선에서 상대진영 인재영입에 나섰지만 박 대통령과 비교하면 그 규모는 작다. 따라서 문 의원 측이 정권을 잡게 됐다면 인사와 관련한 잡음은 박 대통령 측보다는 덜 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다만 전반적으로 친노 독식 현상이 심화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했을 가능성은 있다.

친노독식은 우려
안철수 떴을까?

또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경우 후보 사퇴로 문 의원 측에 큰 힘을 실어준 만큼 이에 대한 보답으로 안 의원의 측근들이 일부 문재인정부에 기용됐을 가능성도 있다.

정권 실세 지도 역시 크게 바뀌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는 평의원으로 돌아갔지만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이해찬 전 대표가 문재인정권의 실세로 급부상했을 가능성이 그것이다.

반면 김한길 대표 등 비노진영은 친노에 밀려 정권 내내 비주류로 머물렀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정권의 실세로 군림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친박진영 역시 대선에 패배했다면 힘이 크게 빠졌을 것이다.


탈권위 국정운영으로 국정지지도 견인
NLL대화록 논란은 국정 발목 잡았을 듯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했을 경우 자신의 정치적 뿌리인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작업 역시 활발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의원의 경우는 과거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의 이사장직을 맡으며 노무현 기념사업에 깊게 관여해왔다. 문 의원에게 노 전 대통령은 가장 큰 자산이다. 안정적인 정권 지지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문재인정부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 사업은 거의 확실시 됐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했을 경우 언론 환경 역시 지금과는 크게 달라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의원은 지난 9일 발간한 대선 회고록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대선 패배의 한 원인으로 '종편'을 꼽기도 했다. 문 의원 측은 대선기간에도 공공연히 당선 후 종편 선정과정에서의 불법성과 특혜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는 곧 종편채널들에 대한 대대적인 표적수사를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섰다면 종편은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종편은 위기
국정원 개편

문재인 대통령 취임 1년 차 정국상황은 어땠을까? 박 대통령은 현재까지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에 발목이 잡혀 제대로 된 국정운영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 의원에겐 NLL대화록 의혹이 대선기간 발목을 잡았었다. 문재인정부에서는 야당인 새누리당이 이 문제를 지금보다 더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현재와 같은 사초실종 사태가 발생했다면 그 파급력은 지금보다 훨씬 더 컸을 것이다.


대선개입 의혹을 불러일으킨 국정원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 칼바람이 불었을 가능성도 있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취임 후 국정원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실시했다.

대선이 끝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됐든 크게 달라질 것이 없었다는 회의론도 있지만 실제론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박 대통령의 불통 논란이 커져갈수록 이 같은 발칙한 상상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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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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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