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으로 떠나는 여행

“이 가을 맥주에 한 번 취해볼까”

‘맥주의 도시’로 잘 알려진 뮌헨은 남부 독일에 위치한 바바리안 주의 주도로 BMW 자동차의 랜드 마크이기도 하며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3개의 오케스트라와 50여 개의 박물관 그리고 70여 개의 갤러리가 있는 문화 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다.

또한 뮌헨에서 자동차로 1~2시간이면 세계적인 관광명소인 모차르트의 출생지인 잘츠부르크, 노이슈반슈타인 성이 있는 퓌센, 그리고 독일에서 가장 높은 산인 츄크슈비체까지 손쉽게 갈 수 있어 이곳에 머무르면서 다른 지역까지 여행하기 편리하다. 올가을 세계 제1의 맥주축제가 열리는 뮌헨으로 떠나 보는 건 어떨까.


뮌헨에서 첫 번째로 꼭 들려야 할 곳이 바로 마리엔 광장이다. 이곳은 뮌헨의 구시가지 중심부에 위치한 광장으로 신시청사를 비롯한 여러 관광명소가 몰려있는 곳이다.

관광명소 몰려있는
‘마리엔 광장’

광장 주변으로 고급 백화점뿐만 아니라 저렴한 로컬 식료품 가게 그리고 비어가든이 위치해 있다. 저녁 6시가 넘으면 직장인들이나 연인들이 삼삼오오 이곳으로 모여들어 시원한 맥주를 한 잔씩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리엔 광장  신시청사·프라우엔 교회·빅투알리엔 시장 등
BMW  월드차에 관련한 최신 엔진기술까지 선보이고 있어



또한 마리엔 광장은 뮌헨에서 옛 역사를 잘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광장 앞에 고딕양식의 신시청사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은 시계탑이 있는데 신시청사의 시계탑 인형 춤은 뮌헨의 또 하나의 즐거운 볼거리 이다.

오전 11시와 정오가 되면 약 10분 동안 인형 춤이 시작되어 이 시간쯤 되면 마리엔 광장은 잠시 동안 사람들로 북적거리게 된다. 마리엔 광장 근처에 있는 또 다른 볼거리가 바로 프라우엔 교회이다.

똑같은 첨탑 두 개가 돔 모양의 지붕으로 마치 쌍둥이처럼 나란히 서있어 멀리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건축물이다. 두 개의 첨탑이 그냥 보기엔 같은 높이처럼 보이지만 북탑과 남탑의 높이가 각각 99m와 100m로 1m 차이가 난다. 이곳에 올라가면 마리엔 광장과 뮌헨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마리엔 광장에서 남쪽으로 조금 내려오면 뮌헨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인 빅투알리엔 시장을 볼 수 있다. 이곳은 신선한 이 지역 특산물과 과일, 야채 그리고 독일 전통 소시지 등 식재료를 값싸게 살 수 있는 시장이다. 식재료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손으로 만든 공예품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구입할 수도 있다. 마켓 오픈 시간은 월요일에서 토요일 저녁 8시까지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과학기술 박물관
‘독일 박물관’

아이들과 함께라면 꼭 잊지 말고 들려야 할 곳이 바로 독일 박물관이다. 전 세계 곳곳에서 한해 140만 명의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는 뮌헨의 명소인 이곳은 요트, 풍차, 산업용 로봇, 비행기 등 놀랄 만한 과학기술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과학기술 박물관이다. 주제에 따라 층별로 전시되어 있으며 방문객들은 독일 박물관에 전시된 전시품들을 직접 만지고 체험해 볼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과학이라는 주제에 관한 전시물을 직접 보고 만지면서 그 원리를 이해하고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8세에서 12세의 아이들을 위한 에너지 테크놀러지, 채광, 알타미라 동굴 등 다양한 주제로 투어가 따로 제공되고 있으며 6~8주 전에 미리 예약하면 투어도 가능하다.

랜드 마크로 자리 잡은
‘BMW 월드’

뮌헨 도시하면 바로 빠질 수 없는 관광 명소가 BMW 월드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이곳은 BMW 차뿐만 아니라 오토바이 전시에서부터 차에 관련한 최신 엔진기술까지 선보이고 있으며 또한 차를 구입한 고객들에게 차량 딜리버리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BMW 월드 건물 옆에 있는 BMW 박물관은 리노베이션을 거쳐 2008년 6월에 재오픈했다. 공간을 새롭게 디자인하여 전체 면적이 1000m²에서 5000m² 이상의 규모로 확대되어 현재 120여 대의 차량이 전시되어 있다.

추크슈비체산  오스트리아와 뮌헨의 경계선에 위치
옥토버페스트  9월말부터 10월초까지 약 2주간 열려


BMW 박물관은 BMW 브랜드의 오래된 역사와 감동적인 순간을 나타내고 있다. BMW 박물관, 차량 딜리버리 센터를 갖춘 통합 커뮤니케이션 공간인 BMW 월드 그리고 BMW 본사 건물이 어우러져 소규모의 도시를 형성한 랜드 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BMW 월드에서 걸어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텐트 모양의 독특한 건물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이 바로 올림픽 경기장이다. 1972년 하계 올림픽을 대비하여 만들어졌으며 지금은 레저 스포츠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이곳은 루프 클라임과 줄에 몸을 지탱해서 내려오는 아브세일링 등 다양한 액티비티가 제공되고 있어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운 장소가 될 것이다. 올림픽 파크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올림픽 타워이다. 타워 꼭대기에 올라가면 뮌헨 시가지가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펼쳐져 그동안 여행 다녔던 곳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서 매력적이다.

디즈니랜드 성의 모델
‘노이슈반슈타인 성’


뮌헨 여행 중이라면 시내에서 다소 떨어져 있더라도 꼭 가봐야 할 관광명소가 있다. 뮌헨에서 남서쪽 방향으로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1시간 4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퓌센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에 위치한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월트 디즈니가 디즈니랜드 성을 지을 때 모델로 삼았을 정도로 매우 아름답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루드비히 2세 시대 때 가장 유명한 성으로 1869년에 착공되어 1896년에 완성되었는데 이 성이 완성되기 전 루드비히 2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잠시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 성의 주인이기도 하였으며 직접 성을 디자인하기도 했었던 루드비히 2세는 바그너의 오페라를 좋아해 그 주제로 그려진 수많은 벽화가 남겨져 있다. 또한 이 성은 알프스 산맥 동쪽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어 주변 경관이 매우 아름답기까지 하여 최고의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경험
‘추크슈비체 산’

뮌헨에서 남쪽으로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한 추크슈비체 산 또한 꼭 잊지 말고 들려야 할 곳이다. 이 산의 높이는 2964m로 독일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케이블카와 등산열차를 타고 산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으며 올라가는 동안 케이블카에서 보는 눈에 덮인 산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정상에 오르게 되면 날씨가 허락하는 한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그리고 스위스의 수천 개에 이르는 산봉우리를 볼 수 있다. 여름에도 눈과 얼음을 볼 수 있는 추크슈비체 산은 오스트리아와 뮌헨의 두 나라의 경계선에 위치해 있어 산의 중간이 뮌헨과 오스트리아 국경으로 나뉘어져 있어 몇 발자국 차이로 국경을 넘나드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세계 제1의 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

맥주의 나라 독일에서는 1년 내내 각 지방의 특색에 맞춰 전국에 걸친 맥주 축제가 열리는데 그중에서도 축제 기간 중 1000여 개의 고유 민속 행사가 개최되는 세계적 관광 명소인 뮌헨 맥주축제가 가장 유명하다.

뮌헨은 역사를 자랑하는 ‘호프브로이’ ‘뢰벤브로이’ 등 6개의 맥주회사가 소재하는 곳으로 더욱 유명하다. 이 뮌헨에서 매년 9월말부터 10월초까지 약 2주간에 걸쳐 가을 수확에 감사하는 옥토버페스트라는 세계 제1의 맥주 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는 1810년 바이에른 왕국의 황태자 루드비히와 작센의 테레사 공주와의 결혼을 축하한 경마 모임에서 비롯됐다.

현재는 기타 유럽 국가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매년 약 600여 만 명의 맥주 애호가가 축제 기간 중 모이며, 이 기간 중 소비되는 맥주는 약 500만 리터(생맥주 500㏄로 1000만 잔), 닭은 65만 마리, 소시지는 110만 톤이나 되는 세계 제1의 맥주 축제가 됐다.

대회장이 되는 테레지아 구릉에는 맥주 회사가 설치한 대형 텐트들이 있는데 그 안에는 남녀, 인종 구분 없이 수백 명, 수천 명의 사람들이 항상 만원을 이루며 멈추는 것을 잊어버린 듯한 민속 연주 밴드와 더불어 1000㏄짜리 저그에 맥주를 가득 채우고 어깨동무도 하고, 쭉 늘어서서 기차놀이도 하며 한마음이 되어 마음껏 맥주를 즐기다가 밴드의 리더가 건배를 선창하면 일제히 서서 저그를 높게 들고 건배를 하기도 하는 등 맥주를 매개로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며 도취하곤 한다.

그리고 텐트 주변에는 각종 이벤트를 위한 가설 무대, 위락 시설 등이 설치되어서 어른과 어린이, 세계 각 지역에서 온 관광객이 어우러져 가을의 수확을 기뻐하는 맥주 축제가 열린다.


<뮌헨여행정보>

▶뮌헨으로 가는 길=인천에서 독일 뮌헨까지는 루프한자 독일 항공이 월, 화, 수, 금, 토, 일 주 6회 직항운항을 하고 있으며 비행시간은 11시간 40분이다. 또한 부산에서도 인천을 경유하여 독일 뮌헨까지 화, 금, 일 주 3회 직항운항을 하고 있으며 비행시간은 14시간 5분이다.
핀에어를 타고 헬싱키를 거쳐 뮌헨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핀에어는 주 4회 인천-헬싱키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기후와 복장=한국과 같이 사계절의 구분이 명확하다. 1년 내내 건조하기 때문에 여름이라도 얇은 스웨터나 재킷을 준비해야 좋다.
▶시차=한국이 8시간 빠르지만 3월 마지막 일요일부터 10월 마지막 일요일까지는 서머타임을 적용하여 7시간 빠르다.
<자료제공=뮌헨 관광청 한국 사무소(02)777-9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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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