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주변 위험수위 요주의인물 체크리스트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1.26 10: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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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사람들 "여럿 있다"

[일요시사=정치팀]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측근비리 근절을 강하게 역설했다. 권력형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하고 대통령 친인척도 공직자처럼 재산내역을 공개하거나 주식거래 등을 제한하는 방법도 검토했었다. 하지만 대선이 끝난 후 이 같은 논의는 자취를 싹 감췄다. 그래서일까? 출범한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박근혜정권 언저리에서 벌써부터 측근비리 소문이 하나 둘 새어나오고 있다. 박근혜정권도 측근비리로 골머리를 앓았던 역대 정권의 실수를 반복하게 되는 것일까? <일요시사>가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박 대통령 주변의 요주의인물들을 미리 살펴봤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새누리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친인척과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는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해 사전에 강력하게 예방하고 문제가 생기면 상설특검을 통해 즉각 수사에 착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측근비리 척결에 강한 의지를 보인 박 대통령은 또 대통령 친인척도 공직자처럼 재산내역을 공개하거나 주식거래 등을 제한하는 방법도 검토 했었다. 하지만 대선이 끝난 후 이 같은 논의는 자취를 감췄다. 표면적인 이유는 '효율'의 문제다.

특별감찰관제
대선용 립서비스?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는 지난 13일 인사청문회에서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상설특검제 및 특별감찰관제 도입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후보자는 "기존의 사법제도와 비교해 비용과 국가 전체적 효율성 등을 봐서 인풋(투입)만큼 아웃풋(산출)이 나올지도 고려해야 한다"며 "과연 그쪽(상설특검제 및 특별감찰관제)으로 간다고 해서 제대로 될 것인지, 누가 통제할지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인식도 결국 김 후보자의 인식과 대동소이할 것이란 분석이다.

어찌 보면 박 대통령이 언급한 특별감찰관제는 결국 '대선용 립서비스'에 불과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민주당은 대선이 끝난 이후 박 대통령에 특별감찰관제 도입 공약을 지킬 것을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묵묵부답이다.

그렇다면 현재까지 박 대통령 주변은 과연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까? 가장 먼저 문제를 일으킨 건 역시 친인척이었다. 취임 7개월여 만에 5촌 조카가 사기 혐의로 구속되고, 조카사위는 불공정 주식거래로 불구속 기소됐다.

박 대통령의 팬클럽 '근혜봉사단'의 이성복 전 중앙회장은 2010년 지방선거와 지난해 19대 총선 과정에서 공천을 도와주겠다며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가 최근 밝혀져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배우자와 자녀 없지만 친인척 50여명
'문고리권력' 3인방, 비리역사 끊을까?

이들은 비록 박 대통령과 직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는 인물들은 아니지만 정권 초기임을 감안하면 결코 간과하고 넘어갈 수만은 없는 문제다. 측근비리가 연이어 발생한다면 정치쇄신에 대한 박 대통령의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고, 책임론으로 조기에 레임덕을 겪을 우려도 있다. 특히 대통령 측근비리의 근절을 바라는 국민들에게 또 한번 실망감과 허탈감을 안겨 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이 미리 경계해야 할 요주의인물은 누구일까? 역대 정권의 사례와 비교해 박 대통령 주변의 위험인물들을 미리 살펴봤다. 

우선 가장 위험도가 높은 인물들은 역시 친인척이다. 역대 정권의 사례를 비춰볼 때 가장 비리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고, 비리 사건이 터졌을 때 대통령이 입는 데미지도 컸던 것이 바로 친인척 비리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형 기환씨와 동생 경환씨, 사촌형 순환씨, 사촌동생 우환씨가 횡령,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줄줄이 구속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역대 최초로 대통령 재임 중 아들이 구속되는 사례를 남겼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아들 셋이 각종 게이트에 연루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형 건평씨의 비리 등이 불거져 끝까지 곤욕을 치렀다.

친인척 비리
반복될까?

박 대통령의 직계가족은 동생 지만씨와 근령씨 뿐이다. 하지만 사촌 이내의 친인척은 최소한 5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은 현재  사기 혐의로 재판 중이다. 남동생인 박지만 EG 회장과 관련한 의혹도 끊임없이 불거져 오고 있다. 특히 현 정부 들어 지만씨의 육사 37기 동기생들이 약진하고 있는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친동생들보다 더 위험도가 높은 인물들은 그 배우자들이다. 근령씨의 14살 연하 남편인 신동욱 전 백석문화대 겸임교수는 육영재단의 이사장으로 있던 근령씨가 재단에서 나가게 되자 2009년 박 대통령의 미니홈피에 비방글을 수차례 올린 혐의로 징역살이를 한 전력이 있다.

지만씨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는 지난 대선 당시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이 "서 변호사를 제외하면 박 후보 친인척 중에 문제되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요주의인물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경계해야 할 인물들은 이른바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정권 실세들이다. 역대 정권에선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청와대 제1부속실장들이 자주 말썽을 일으켜 왔다.

누구든 부속실장을 통해야만 대통령을 만날 수 있고, 부속실장은 대통령 일정과 각종 보고를 전담한다. 그래서 부속실장은 대통령의 측근 중의 측근이다. 부속실장은 늘 유혹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영삼정권에서는 장학로 당시 부속실장이 기업인·공무원·정치인 등으로부터 27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노무현정부 때는 정권 출범 초기인 2003년 양길승 당시 부속실장이 살인교사, 조세포탈 등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나이트클럽 소유주에게 향응을 받은 사실이 발각됐다. 이명박정권에서도 김희중 당시 부속실장이 솔로몬저축은행 임석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다.

박근혜정부에서 주목받는 인물들은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불리는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실 비서관, 안봉근 청와대 제2부속실 비서관이다.  

이재만 비서관은 청와대의 안살림을 챙기는 중책을 맡고 있다. 그는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수석보좌관으로 3인방 중 맏형 격이다.

정호성 비서관이 맡고 있는 청와대 1부속실은 대통령을 만나려면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도 대통령과 만나려면 1부속실을 거쳐야 한다. 그래서 1부속실은 문고리 권력의 최정점으로 불린다.

안봉근 비서관 역시 만만치 않은 위세를 자랑한다. 안 비서관은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부터 의원보다 힘센 비서관으로 불리기도 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조차 박 대통령과 통화하려면 반드시 그를 거쳐야 했다는 후문이다.

3인은 모두 박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했을 때부터 함께 해온 이들로 그동안 아무런 말썽도 일으키지 않은 검증된 사람들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15년 동안 이명박 전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보좌하고도 청와대에 입성한 후 사고를 친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의 경우를 떠올리면 박 대통령도 결코 방심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문고리권력
더 강해졌다

세 번째로 경계해야 할 인물들은 바로 박 대통령의 팬클럽을 비롯한 외곽조직이다. 이들은 역대 정권에는 찾아 볼 수 없었던 박 대통령만의 뇌관이다.

최근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의 측근들보다 이들을 향한 우려가 더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인 정치인들의 지지모임은 대부분 해당 후보에 대한 줄서기 성격이거나 지역주의 또는 해당 정당과 결합된 측면이 강했다.

따라서 정치인이 선거에서 패하거나 정당을 옮길 경우엔 지지모임도 쉽게 와해되곤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팬클럽들은 다르다. 박 대통령의 팬클럽은 대략 30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역대 정치인들 중 최대 규모다.

특히 메이저급 팬클럽은 조직력 또한 무척 끈끈하다. 회원들 간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 것은 기본이고 선거를 통해 대표를 뽑고 매년 창립기념행사도 연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한 팬클럽은 창립대회를 위해 대전의 한 체육관을 통째로 빌렸을 정도다.

팬클럽 등 사조직 간부들도 경계대상
대통령과 친분 두터운 정치낭인도 문제

박 대통령의 팬클럽은 과거부터 종종 말썽을 일으켜왔다. 지난 2007년 대선 경선에서는 자원봉사 성격의 외곽조직인 '한강포럼' 홍모 대표가 수억원의 돈을 수수한 정황이 포착돼 당시 박 대통령을 난감하게 만든 일도 있었고, 가장 규모가 큰 팬클럽인 박사모의 정광용 회장은 온갖 비리 의혹이 끊이질 않아 눈총을 받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도 팬클럽 '근혜봉사단'의 이성복 전 중앙회장이 2010년 지방선거와 지난해 19대 총선 과정에서 공천을 빌미로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가 밝혀져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네 번째는 박 대통령의 최측근이었으나 현재는 정치낭인이 된 인물들이다. 지난 대선 기간 박 대통령은 경선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홍사덕 전 의원이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데 이어 친박계인 송영선 전 의원이 박 대통령을 거론하며 금품을 요구한 녹취록이 공개돼 곤혹을 치러야만 했다.

실제로 정치권의 사람들은 현역에서 물러나 정치낭인이 되고 나면 이러한 유혹들에 좀 더 쉽게 흔들릴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치낭인?
정권실세?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고정적인 수입이 끊기고 나면 이러한 유혹에 흔들릴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리고 로비를 벌이고자 하는 사람들도 현역보다 접근하기가 수월하고 이목을 적게 받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정치낭인을 노리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 경우 필수적인 전제조건은 현재는 비록 정치낭인이지만 박 대통령과 끈끈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에서 낙선한 후 현재는 정치낭인으로 떠돌고 있는 친박계 인사들이나, 박 대통령의 7인회 멤버 중 아직 박근혜정부에서 등용하지 못한 새누리당 김용환·최병렬 상임고문과 안병훈 기파랑 대표, 김용갑 전 의원 등이 대표적인 인물로 지목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들이 반드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보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억측이지만 역대 정권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다"며 "비리 없는 깨끗한 정권을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대통령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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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