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의-철수 '신야권연대' 복잡한 속사정 해부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1.18 14: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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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린 같이 생각은 따로 "아직은 아니다?"

[일요시사=정치팀] 지난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는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 진상규명과 민주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범야권 연석회의'라는 이름으로 야당과 시민사회세력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정치권은 이날 모인 이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新)야권연대를 형성해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신야권연대를 형성하기까지는 장애물이 많다. 겉으론 손을 잡았지만 안으론 치열한 아귀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신야권연대의 복잡한 속사정을 <일요시사>가 들여다봤다.




민주당, 정의당, 무소속 안철수 의원 등과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종교계 등 야권성향 인사 100여명이 동참하는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 진상규명과 민주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범야권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가 지난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국가권력기관의 대선개입 진상규명과 특검도입을 요구하며 뜻을 모았다. 국가기관 대선개입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야당과 시민사회세력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지방선거 겨냥?
원포인트 연대?

이날 출범한 연석회의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리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사실상 지방선거를 겨냥한 신야권연대가 출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날 참석한 정치권 인사들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론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진상규명을 위한 원포인트 연대일 뿐"이라며 선 긋기가 바쁜 모양새다.

안 의원 측 대변인 격인 금태섭 변호사는 연석회의가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신야권연대라는 언론보도가 잇따르자 다음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연석회의는)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불법행위 문제에 대해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서 특검이 필요하다는 것 때문에 모인 것"이라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다시 한 번 선을 그었다.


민주당과 정의당도 마찬가지다. 내년 지방선거가 고작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권연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이들이 신야권연대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안철수 가세한 신야권연대, 돌풍 일으킬까?
안철수-민주당 치열한 주도권 다툼

우선 범야권연대가 국정원 개혁을 내걸고 출범한 가운데 이들이 신야권연대로 발전하기에는 각자의 이해관계가 너무나도 다르다는 문제점이 있다. 일단 손을 잡고 모였지만 조금만 흠집을 내도 뿔뿔이 흩어질 엉성한 조합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특검도입과 예산·민생 법안 처리를 연계하는 문제에 대해 각 세력별 이견이 너무나 크다. 민주당은 특검도입과 예산·민생 법안 처리 연계에 대해 내부적으로 아직 확실한 입장정리가 된 것은 아니지만 새누리당을 압박할 유일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연계 쪽으로 당내 분위기가 쏠리고 있다.

반면 안 의원 측은 특검과 예산·민생 법안 처리를 연계하는 것에 대해 분명한 반대의사를 밝히고 나서며 민주당과 각을 세우고 있다. 정의당은 아직 당론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기초의원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입장도 서로 다르다. 신야권연대가 형성된다면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각자의 입장은 매우 민감하다. 안 의원 측과 민주당은 정당공천제 폐지를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벌어진 입장차이
어떻게 봉합할까?


민주당은 지난 12일 정당공천제 폐지를 조속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여야 사무총장 회담을 제안했고, 다음날 안 의원은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세미나에서 "정당공천제 폐지는 정치가 국민들의 약속을 얼마나 지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리트머스시험지라고 생각한다"며 정당공천제 폐지를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안 의원은 평소에도 기초의원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수차례 밝혀온 바 있다.




반면 정의당에서는 정당공천제 폐지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때문에 정당공천제 폐지는 범야권 정책연대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도 현재는 당론으로 정당공천제 폐지를 정해놓은 상태지만 새누리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선거 공천을 강행할 경우 이를 빌미로 공천을 시행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기초의원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여야의 공통된 대선공약이었지만 지난 4·24 재보선에서 민주당은 공약을 어기고 정당공천을 강행했다가 정당공천을 하지 않은 새누리당 계열의 후보들에게 전패 당하는 수모를 겪은 바 있다.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과의 연대 문제도 골치 아픈 문제 중 하나다. 범야권연대에 포함된 재야 측에서 '통진당과도 손을 잡아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안 의원 측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자칫 야권성향의 시민사회세력과의 연대가 느슨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새누리당 진영에서는 '연석회의'에 이름을 올린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함세웅 신부, 정현백 참여연대 공동대표, 백승헌 변호사 등을 거론하며 통진당을 제도권 정치에 진입시킨 인물들이 또 다시 신야권연대에 참여하고 있다면 전방위로 공격에 나서고 있다.

비판적 여론
아름다운 연대

선거 때만 되면 되풀이되는 정치공학적 야권연대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 또한 이들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지난 선거들에서 단일화의 약점은 이미 충분히 드러난 상태다. 야권이 연대할 경우 단일화 과정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단일화 과정에서 야권이 민생을 착실하게 챙기기보다는 단일화 자체에만 매진한다는 느낌을 유권자들에게 줄 수 있고, 단일화 과정에서 야권후보들 간의 이전투구가 벌어져 단일화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상대 지지층을 전부 흡수하기 힘들다는 약점도 있다.

내부적으로는 친노계(친노무현계)와 안 의원 사이의 앙금도 여전히 남아있다. 친노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신야권연대 이야기가 진행되던 시점에 별안간 지난해 야권단일화 과정의 비화를 담은 비망록을 출간한 것도 사실상 안 의원을 향한 견제구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홍 의원의 비망록 출간을 두고 당내 비노계(비노무현계) 의원들은 "안 의원과 우리는 언젠가는 다시 힘을 합쳐 정권을 탈환해야 하는 동반자가 아닌가? 이런 식으로 물밑 협상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홍 의원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비노계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안 의원의 편을 들고 나선 것이다.

신야권연대에 대한 친노의 경계심은 대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당내 비노 진영과 안 의원 측이 손을 잡고 내년 지방선거를 주도하면 공천 과정 등에서 친노계 사람들이 대거 탈락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민주당 내에서 친노세력의 영향력은 크게 꺾이게 된다.

너무 다른 입장, 완벽한 연합까진 가시밭길
과거 연대와는 전혀 다른 연대가 될 것
 

하지만 비노 진영에서도 안 의원 측과의 연대에 대한 우려는 있다. 자칫 민주당의 경쟁상대가 될 수밖에 없는 안철수신당(이하 신당)이 신야권연대로 날개를 달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잇단 선거 패배와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민주당이 신야권연대 과정에서 신당의 들러리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다.


민주당과 신당은 현재 신야권연대를 통해 서로 야권의 중심에 서고자 물밑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안 의원 측으로서도 민주당과의 연대가 탐탁치만은 않은 눈치다. 특히 섣부른 민주당과의 연대가 오히려 신당의 지지율을 반감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현재 민주당의 지지율은 고작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사이를 맴돌고 있다. 새누리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두 배 가량이나 벌어졌다. 이런 민주당과 연대하는 것이 과연 신당에 도움이 될 것인가 하는 불만이 신당 내부에 쌓여있다는 것이다.

상당수 신당 관계자들은 민주당과의 전면적인 정책연대보단 민주당이 신당 유력지역에 후보를 안내기만 바란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신야권연대는 과거 연대와는 무척 다른 연대가 될 개연성이 크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전면적인 연대가 아닌 지역을 서로 나눠 출마하는 간접적 연대론이다.

간접 연대론
성공할까?

가장 대표적인 연대설은 바로 서울시장 선거에 신당 측이 후보를 내지 않는 대신 민주당은 경기도지사 후보를 신당 측에 양보할 것이라는 설이다. 특히 호남지역의 경우는 민주당, 정의당, 신당이 양보 없는 전면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무척 농후하다. 호남에서의 승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차기 야권연대를 주도하는 세력이 누가 될 것인지 가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 정치전문가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야권이 연대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사실은 야권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현재 뜸을 들이는 것은 서로 연대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기싸움에 불과하다. 겉으론 손을 잡았지만 내부 속사정은 치열한 아귀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연대과정이 아름답지 못하다면 신야권연대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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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