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서울시장 선거 판세 '키맨' 박원순의 선택 '대예측'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1.12 10: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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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뜨끈뜨끈 "소통령 재선되면 대통령도 우습다?"

[일요시사=정치팀] 지방선거의 꽃은 누가 뭐래도 서울시장선거다.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수도이며, 인구 천만의 거대도시 서울의 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그동안 정치권은 지방선거의 승패를 판가름 해왔다. 때문에 내년 서울시장선거를 둘러싼 정치권의 경쟁은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과연 박원순 서울시장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의 선택에 따라 2014년 지방선거의 구도와 판세는 완벽하게 달라진다.




서울시장 선거는 지방선거의 꽃이다. 정치권에서 서울시장 선거의 승패는 종종 지방선거 전체의 승패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되곤 한다.

특히 내년 6월4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박근혜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띠게 된다. 박근혜정부로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할 경우 국정운영 동력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 소속의 박원순 서울시장은 탄탄한 지지세를 구축하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최근 앞 다퉈 '박원순 저격수'를 자처하고 나선 것은 이런 속사정이 있다.

서울시장 전념
복잡해진 판세

자천타천으로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돼온 박 시장은 지난 7일 "차기 대선에 나갈 생각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날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사회자가 "유력한 대통령후보이기 때문에 초청했다"며 농담을 던지자 "차기 대선에 나갈 생각이 없다. 서울시정에 전념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박 시장이 내년 서울시장 재선 도전을 다시 한 번 확실하게 못 박으면서 새누리당은 박 시장을 꺾을 인물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가 반년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서울시장 후보군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이미 유력한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의 명단이 정치권에서 오르내리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출마하지 않을 것"이란 말 대신 "검토해 본 바가 없다"는 애매모호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우선 박 시장의 아성을 무너뜨려야만 하는 새누리당에선 거물급 정치인들이 대거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 지난 선거에서 박 시장과 대결했던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원희룡 전 의원,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다.

현재 1위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많아
이기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려워

면면이 무척 화려하다. 현재까진 박 시장이 흔들리지 않는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 중 일부는 박 시장과의 가상대결에서 오차범위 내 승리를 거두기도 해 박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한편 박 시장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깊은 인연이 있다. 지난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낮은 인지도를 가진 박 시장이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안 의원의 '양보'였다.

당시 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분류되며 약 50%의 지지를 얻고 있던 안 의원은 단 5%의 지지를 받고 있던 박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하며 물러났다. 안 의원이 신당을 창당하는 과정에서 박 시장의 합류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가장 큰 이유다.

박 시장은 신당 합류설이 나올 때마다 민주당 당적을 유지하겠다며 선을 그었지만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정치권은 박 시장의 거취와 관련해 여전히 세 가지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세 가지 가능성
박원순의 선택은?

첫 번째 가능성은 안철수신당(이하 신당)행이다. 안 의원 측의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지난 달 18일 한 언론인터뷰를 통해 다소 뜬금없는 발언을 했다. 이날 송 의원은 박 시장에 대해 민주당을 탈당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 의원 측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 줄 것을 제안했다.

송 의원은 그러면서 "민주당이 20% 정도밖에 지지를 못 받는 상태에서 아무리 박 시장이 잘하고 있고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하더라도 쉬운 상황이 아니다"라며 "내년 선거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어떤 형태로 어떻게 힘을 모으느냐는 많은 변수를 갖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야권연대 가능성을 말한 게 아니라 박 시장이 민주당 당적을 버리고 신당에 합류해 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분명히 못을 박았다.

박 시장은 이미 민주당적을 유지하고 내년 선거에 나설 것임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수차례 밝힌 상태여서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정치권 일각에선 다소 뜬금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송 의원의 발언이 전해지자 민주당은 발끈했다. "정치를 모르고 하는 소리"라면서 송 의원의 발언을 폄하하기도 했다. 박기춘 사무총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발언"이라면서 "박 시장이 안 의원을 영입한다면 모를까, 안 의원의 영향력은 찻잔 속의 태풍이다. 이미 박 시장은 민주당원이라고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진짜 정치를 모르고 하는 소리는 민주당 아닌가? 아무런 사전교감 없이 갑작스럽게 그런 발언을 했다고는 보기 힘들다. 아무리 박 시장이라고 해도 현재 민주당의 지지율이 새누리당 지지율의 절반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있겠는가? 이적 명분은 얼마든지 만들면 된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경우도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대권 도전 안한다고 얼마나 공언하고 다녔나? 그런데 대선 출마했다. 그런 게 정치판이다"라고 주장했다.

두 번째는 박 시장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다. 박 시장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은 다소 생소한 이야기다. 정치권에서도 그다지 언급된 바가 없다. 그러나 당내 기반이 취약한 박 시장이 내년 서울시장 당내 경선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박 시장이 경선에서 패하게 된다면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될 것이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내 서울시장 경선이 치러질 쯤이면 신당에서도 이미 서울시장 후보가 정해졌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박 시장은 신당행을 선택할 수도 없다.

박 시장은 정통 민주당원 출신이 아닌 탓에 민주당에서 동원할 수 있는 조직이 매우 빈약하다. 그런데 민주당은 최근 당원과 대의원의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공직후보 선출방식을 바꿨다. 더욱이 이번 경선에서는 박 시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모바일투표도 하지 않는다.

경선룰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당비를 내는 대의원과 권리당원, 일반당원의 투표가 절대적이고, 여론조사 반영 비율은 10%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박 시장이라도 당내 경선에서 반드시 승리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민주당 내에서는 서울시장 재선이 유력한 박 시장을 추대 방식으로 선거에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도 꽤 힘을 얻고 있지만 경선이 강행 될 가능성도 매우 크다.

그동안 서울시장 선거는 야권세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충분히 해볼 만한 선거라고 판단하는 민주당 내 많은 거물급 인사들이 서울시장 선거에 욕심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강력하게 경선을 요구하고 나서면 박 시장으로서도 경선을 피할 명분이 없다.

민주당 남을까?
안철수 택할까?

현재 민주당 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박 시장과 대결을 펼쳤던 3선의 박영선 의원과 당시 보선에서 박원순 후보 측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재선의 이인영 의원이 있다.

또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이 주도하는 '꿈보따리정책연구원'을 창립했는데,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정책연구원을 시작으로 추 의원이 본격적으로 서울시장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는 뒷말이 무성하기도 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도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원외의 이계안 전 의원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잠정 후보군 난립, 안개 속 선거판세
박원순 선택 따라 요동치는 정치권

세 번째로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은 역시 박 시장이 민주당적을 유지한 채 선거를 치르는 것이다. 이 경우 가장 큰 장애물은 신당이다. 신당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낼 경우 표가 크게 분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이 현재는 단독 선두를 유지하고 있더라도 신당과 표가 분산된 상태에서 승리를 장담하기는 힘들다.

야권 승리의 훼방꾼이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도 있지만 전국정당을 표방한 안 의원 측이 서울시장 선거에 아예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신당 후보와 박 시장이 모두 출마한 후 여론조사 대결 등을 통해 단일화하는 방법도 있지만 안 의원 측에서는 단일화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단 단일화를 거칠 경우 선거 과정에서 야권이 민생을 착실하게 챙기기보다는 단일화 자체에만 매진한다는 느낌을 유권자들에게 줄 수 있고, 단일화 과정에서 야권 후보들 간의 이전투구가 벌어져 단일화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상대 지지층을 전부 흡수하기 힘들다는 약점도 있다.

경선은 부담
배신도 부담

박 시장의 경우는 재보선에서 단일화 과정을 거치고도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지난 2010년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나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단일화에 성공하고도 선거에서 패한 것이 단일화 부작용의 대표적인 사례다. 따라서 정치권에서 유력하게 흘러나오는 설이 '안-박 간접 연대설'이다.

안 의원 측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으면 민주당은 경기도지사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간접적 연대를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10월 경기도의 모 지역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민주당, 신당의 삼자대결 구도가 형성되면 신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 의원 측이 당선 가능성이 낮고 야권의 분열만 조장하는 서울시장 선거를 포기하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경기도지사 선거에 올인하면 안 의원 측과 박 시장 측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최상의 전략이란 평가다.

내년 지방선거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 시장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의 선택에 따라 2014년 지방선거의 구도와 판세는 완전히 달라질 전망이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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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