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서울시장 선거 판세 '키맨' 박원순의 선택 '대예측'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1.12 10: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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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뜨끈뜨끈 "소통령 재선되면 대통령도 우습다?"

[일요시사=정치팀] 지방선거의 꽃은 누가 뭐래도 서울시장선거다.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수도이며, 인구 천만의 거대도시 서울의 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그동안 정치권은 지방선거의 승패를 판가름 해왔다. 때문에 내년 서울시장선거를 둘러싼 정치권의 경쟁은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과연 박원순 서울시장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의 선택에 따라 2014년 지방선거의 구도와 판세는 완벽하게 달라진다.




서울시장 선거는 지방선거의 꽃이다. 정치권에서 서울시장 선거의 승패는 종종 지방선거 전체의 승패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되곤 한다.

특히 내년 6월4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박근혜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띠게 된다. 박근혜정부로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할 경우 국정운영 동력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 소속의 박원순 서울시장은 탄탄한 지지세를 구축하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최근 앞 다퉈 '박원순 저격수'를 자처하고 나선 것은 이런 속사정이 있다.

서울시장 전념
복잡해진 판세

자천타천으로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돼온 박 시장은 지난 7일 "차기 대선에 나갈 생각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날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사회자가 "유력한 대통령후보이기 때문에 초청했다"며 농담을 던지자 "차기 대선에 나갈 생각이 없다. 서울시정에 전념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박 시장이 내년 서울시장 재선 도전을 다시 한 번 확실하게 못 박으면서 새누리당은 박 시장을 꺾을 인물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가 반년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서울시장 후보군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이미 유력한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의 명단이 정치권에서 오르내리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출마하지 않을 것"이란 말 대신 "검토해 본 바가 없다"는 애매모호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우선 박 시장의 아성을 무너뜨려야만 하는 새누리당에선 거물급 정치인들이 대거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 지난 선거에서 박 시장과 대결했던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원희룡 전 의원,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다.

현재 1위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많아
이기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려워

면면이 무척 화려하다. 현재까진 박 시장이 흔들리지 않는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 중 일부는 박 시장과의 가상대결에서 오차범위 내 승리를 거두기도 해 박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한편 박 시장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깊은 인연이 있다. 지난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낮은 인지도를 가진 박 시장이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안 의원의 '양보'였다.

당시 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분류되며 약 50%의 지지를 얻고 있던 안 의원은 단 5%의 지지를 받고 있던 박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하며 물러났다. 안 의원이 신당을 창당하는 과정에서 박 시장의 합류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가장 큰 이유다.

박 시장은 신당 합류설이 나올 때마다 민주당 당적을 유지하겠다며 선을 그었지만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정치권은 박 시장의 거취와 관련해 여전히 세 가지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세 가지 가능성
박원순의 선택은?

첫 번째 가능성은 안철수신당(이하 신당)행이다. 안 의원 측의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지난 달 18일 한 언론인터뷰를 통해 다소 뜬금없는 발언을 했다. 이날 송 의원은 박 시장에 대해 민주당을 탈당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 의원 측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 줄 것을 제안했다.

송 의원은 그러면서 "민주당이 20% 정도밖에 지지를 못 받는 상태에서 아무리 박 시장이 잘하고 있고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하더라도 쉬운 상황이 아니다"라며 "내년 선거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어떤 형태로 어떻게 힘을 모으느냐는 많은 변수를 갖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야권연대 가능성을 말한 게 아니라 박 시장이 민주당 당적을 버리고 신당에 합류해 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분명히 못을 박았다.

박 시장은 이미 민주당적을 유지하고 내년 선거에 나설 것임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수차례 밝힌 상태여서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정치권 일각에선 다소 뜬금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송 의원의 발언이 전해지자 민주당은 발끈했다. "정치를 모르고 하는 소리"라면서 송 의원의 발언을 폄하하기도 했다. 박기춘 사무총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발언"이라면서 "박 시장이 안 의원을 영입한다면 모를까, 안 의원의 영향력은 찻잔 속의 태풍이다. 이미 박 시장은 민주당원이라고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진짜 정치를 모르고 하는 소리는 민주당 아닌가? 아무런 사전교감 없이 갑작스럽게 그런 발언을 했다고는 보기 힘들다. 아무리 박 시장이라고 해도 현재 민주당의 지지율이 새누리당 지지율의 절반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있겠는가? 이적 명분은 얼마든지 만들면 된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경우도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대권 도전 안한다고 얼마나 공언하고 다녔나? 그런데 대선 출마했다. 그런 게 정치판이다"라고 주장했다.

두 번째는 박 시장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다. 박 시장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은 다소 생소한 이야기다. 정치권에서도 그다지 언급된 바가 없다. 그러나 당내 기반이 취약한 박 시장이 내년 서울시장 당내 경선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박 시장이 경선에서 패하게 된다면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될 것이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내 서울시장 경선이 치러질 쯤이면 신당에서도 이미 서울시장 후보가 정해졌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박 시장은 신당행을 선택할 수도 없다.

박 시장은 정통 민주당원 출신이 아닌 탓에 민주당에서 동원할 수 있는 조직이 매우 빈약하다. 그런데 민주당은 최근 당원과 대의원의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공직후보 선출방식을 바꿨다. 더욱이 이번 경선에서는 박 시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모바일투표도 하지 않는다.

경선룰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당비를 내는 대의원과 권리당원, 일반당원의 투표가 절대적이고, 여론조사 반영 비율은 10%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박 시장이라도 당내 경선에서 반드시 승리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민주당 내에서는 서울시장 재선이 유력한 박 시장을 추대 방식으로 선거에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도 꽤 힘을 얻고 있지만 경선이 강행 될 가능성도 매우 크다.


그동안 서울시장 선거는 야권세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충분히 해볼 만한 선거라고 판단하는 민주당 내 많은 거물급 인사들이 서울시장 선거에 욕심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강력하게 경선을 요구하고 나서면 박 시장으로서도 경선을 피할 명분이 없다.

민주당 남을까?
안철수 택할까?

현재 민주당 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박 시장과 대결을 펼쳤던 3선의 박영선 의원과 당시 보선에서 박원순 후보 측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재선의 이인영 의원이 있다.

또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이 주도하는 '꿈보따리정책연구원'을 창립했는데,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정책연구원을 시작으로 추 의원이 본격적으로 서울시장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는 뒷말이 무성하기도 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도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원외의 이계안 전 의원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잠정 후보군 난립, 안개 속 선거판세
박원순 선택 따라 요동치는 정치권

세 번째로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은 역시 박 시장이 민주당적을 유지한 채 선거를 치르는 것이다. 이 경우 가장 큰 장애물은 신당이다. 신당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낼 경우 표가 크게 분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이 현재는 단독 선두를 유지하고 있더라도 신당과 표가 분산된 상태에서 승리를 장담하기는 힘들다.


야권 승리의 훼방꾼이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도 있지만 전국정당을 표방한 안 의원 측이 서울시장 선거에 아예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신당 후보와 박 시장이 모두 출마한 후 여론조사 대결 등을 통해 단일화하는 방법도 있지만 안 의원 측에서는 단일화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단 단일화를 거칠 경우 선거 과정에서 야권이 민생을 착실하게 챙기기보다는 단일화 자체에만 매진한다는 느낌을 유권자들에게 줄 수 있고, 단일화 과정에서 야권 후보들 간의 이전투구가 벌어져 단일화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상대 지지층을 전부 흡수하기 힘들다는 약점도 있다.

경선은 부담
배신도 부담

박 시장의 경우는 재보선에서 단일화 과정을 거치고도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지난 2010년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나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단일화에 성공하고도 선거에서 패한 것이 단일화 부작용의 대표적인 사례다. 따라서 정치권에서 유력하게 흘러나오는 설이 '안-박 간접 연대설'이다.

안 의원 측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으면 민주당은 경기도지사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간접적 연대를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10월 경기도의 모 지역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민주당, 신당의 삼자대결 구도가 형성되면 신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 의원 측이 당선 가능성이 낮고 야권의 분열만 조장하는 서울시장 선거를 포기하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경기도지사 선거에 올인하면 안 의원 측과 박 시장 측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최상의 전략이란 평가다.

내년 지방선거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 시장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의 선택에 따라 2014년 지방선거의 구도와 판세는 완전히 달라질 전망이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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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