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입설 나도는 '안철수신당 리스트' 총정리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1.11 11: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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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파선 '민주호' 버리고 출항 앞둔 '철수호'로 우르르?

[일요시사=정치팀] 민주당이 연이은 재보선 참패의 수렁에 빠지면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대안세력을 찾는 야권 지지층들의 관심이 이른바 '안철수신당'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최근 신당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내며 이달 말까지 창당준비위원회 발족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야권의 권력 축을 뒤흔들 안철수신당에는 어떤 인사들이 참여하게 될까?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요즘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는 '누가 안철수신당에 참여할 것인가?'이다. 이른바 안철수신당(이하 신당)의 출범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현재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신당 창당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 의원 측은 이미 각 지역 실행위원들에게 창당준비위원회 발족을 서두르라는 지시도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주 연패
어부지리 안철수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광역단체장들의 경우는 2월 초부터 예비후보등록이 시작되는 만큼 안 의원으로서도 더 이상 창당을 미룰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본격 후보등록은 내년 5월15일과 16일 이틀 동안으로 아직 여유가 있지만 너무 선거일에 임박해 후보를 내보낼 경우 준비되지 않은 '급조 후보'라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신당행이 유력한 인사들의 이름이 쉴 새 없이 오르내리고 있다. 여기엔 민주당의 연이은 재보선 패배도 톡톡히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대선 이후 치러진 두 차례 재보선에서 모두 참패했다.


그러자 정치권에서는 '더 이상 민주당으로는 안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진 상태다. 비록 지난 4월과 10월 재보선 모두 새누리당 강세지역에서 선거가 치러져 선거 패배 그 자체만으로 민주당의 위기를 논할 수는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힘 한번 제대로 못써보고 패배했다는 점에서 민주당에 대한 차가운 민심이 반영된 선거였다는 분석이다.

자연스럽게 새누리당을 견제할 대안세력을 찾는 야권 지지층의 관심은 태동을 앞둔 신당으로 쏠리고 있고, 이 같은 분위기는 유력 정치인들의 신당행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재선을 노리는 민주당 시·도지사 및 기초의회 의원들의 신당행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제1야당' 연이은 참패에 뜨는 안철수
민주당, 안철수신당 경계령 내부단속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신당 바람이 거센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광주시당의 경우는 신당행을 검토하는 당원을 징계하는 방침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구체적인 해당행위가 접수되면 시당 윤리위를 소집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징계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모 기초의회 의원의 경우 자신은 물론이고 자신을 지지하는 당원들에게까지 은밀하게 신당으로 이적할 것을 권유하다 당에 발각되기도 했다"며 "이런 사례가 생각보다 꽤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우선 신당행 가능성이 점쳐지는 인사들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정치권에서는 호남의 현직 단체장 중 상당수가 신당행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당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현재는 관망하고 있지만 아직 출범하지도 않은 신당에 민주당의 지지율이 밀리자 조금씩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 광주시장 선거의 경우 지난 9월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백리서치연구소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 강운태 광주시장이 신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윤장현 아이안과 원장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무명에 가까운 윤 원장이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강 시장과 오차범위의 접전을 벌인 것은 신당의 저력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다.


민주당 버리고
안철수 손잡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강 시장이 신당행을 물밑에서 타진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강 시장은 올해 들어 두 차례나 안 의원의 핵심측근인 시골의사 박경철씨를 초청한 특강을 실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외에도 호남지역에선 지난 대선과정 안 의원에 대해 우호적 태도를 보여온 박준영 전남도지사를 비롯해 정의당을 탈당한 무소속 강동원(전북 남원) 의원과 박주선(광주 동구) 의원 등이 신당행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지사 후보로 안 의원이 어떤 인물을 영입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0월 모 지역 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민주당, 안철수신당의 삼자대결 구도가 형성되면 신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현재 안 의원이 야권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어 안 의원 측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으면 민주당은 경기도지사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간접적 연대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의 경우 신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신당 경기지사 후보로는 민주당 손학규 고문이나 손 고문의 최측근인 정장선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은 현재 신당행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두 사람과 안 의원의 연대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대선 이후 독일에서 생활하던 손 고문은 지난 9월말 재보선을 코앞에 둔 민감한 시점에 귀국했다. 자연스럽게 재보선 출마설이 나왔지만 손 고문은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삼고초려에도 불구하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신당행 가능성이 점쳐지기 시작했다.

당초 민주당은 손 고문 재보선 출마카드를 손 고문의 신당행을 막고 손 고문도 재기의 발판을 다지는 윈윈전략으로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10월 재보선에서 수도권 출마 가능지역이 하필 민주당이 열세인 데다 새누리당의 거물 서청원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화성갑 지역이라 계획이 틀어졌다는 것이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지만 일각에선 민주당 지도부가 손 고문에게 사실상 승리가능성이 희박한 화성갑 출마를 강요하면서 손 고문이 민주당에 더욱 섭섭함을 느끼게 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것이 사실상 신당행 결심을 굳히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주장이다.

안 의원과 손 고문은 작년 대선 때 비밀회동에서 친노세력이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실망스런 모습들에 대해 비판하며 공감대를 쌓은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안 의원 측은 손 고문을 시작으로 현재 친노가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에 불만을 가진 비노계 인사들을 영입하는데 주력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민주당 대표를 두 번이나 지낸데다 과거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기면서 철새 이미지로 고생한 바 있는 손 고문이 민주당을 탈당해 신당에 합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현실적 어려움
극복할 수 있나?

현재 신당 인재영입과 관련,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 김성식 전 의원으로 평가되면서 김 전 의원과 관련된 인물들도 신당행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해 안철수 대선캠프에서 공동선대본부장으로 활약했던 김 전 의원은 현재 신당의 인재영입 업무를 맡고 있다.

김 전 의원이 과거 한나라당 친이계 출신인 점을 감안한 탓인지 신당행에 오르내리고 있는 인물들 또한 현재 새누리당 내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는 친이계나 탈박계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김 전 의원이 몸담고 있는 '6인 모임'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6인 모임은 민주당 김영춘, 김부겸, 정장선 전 의원과 새누리당 홍정욱 전 의원,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성식, 정태근 전 의원 등이 지난해 4월 총선 후 만든 모임이다. 이들은 현재까지도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 당시 김 전 의원이 안철수캠프에 합류하면서 자연스럽게 6인 모임 멤버들과 접한 안 의원은 이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지원과 조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6인 모임 멤버 중 일부나 대다수가 신당행으로 가닥을 잡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새누리 인사도 꿈틀, 민주당 시대 끝? 
"찻잔 속 태풍 될 수도" 여전한 우려

가장 최근에는 한때 박근혜정부의 황태자로 불렸으나 항명사태로 새누리당 내에서 소위 '왕따'를 당하고 있는 진영 전 복지부장관이 평소 친분이 두터운 이재오 의원과 함께 신당으로 갈 수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와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이달 중순 출범을 앞두고 있는 '평화민주국민동행'과 신당과의 관계설정도 주목할 만하다. 평화민주국민동행은 상도동계와 동교동계 원로인 김덕룡, 권노갑 전 의원 등이 주축이 된 정치모임이다. 이 모임은 중도세력 정치인과 시민사회 원로, 청년진영 등이 참여하며 기존의 양당 구조를 뛰어넘는 제3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이 무척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안 의원 측은 일단 원로들과의 연대가 '새정치' 의미를 퇴색시킬 수도 있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원로들의 조언이 신생정당이 겪을 수밖에 없는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원로 참여?
의외의 인맥도

안 의원이 IT벤처 기업인 출신인 만큼 그의 IT 인맥도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안 의원의 후원자 역할을 해온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현 소풍 대표)나, 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장,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  변대규 휴맥스 대표 등이 안 의원의 가장 든든한 IT 인맥들이다. 이들 중 대다수는 현재 안 의원의 정책네트워크인 '내일'에 직간접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안 의원이 적극적으로 요청한다면 이들이 신당에 대거 합류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의 경우 비록 정치경험은 없지만 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큰 파급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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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br>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한국인 사업가 권모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권씨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에 서버를 두고 투자 사기,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수사망을 피하며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4일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아나운서 김나정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증거로는 강제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도주 대담한 행적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마닐라에서 자신의 SNS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그는 마닐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주소지 등을 고려해 경기북부경찰청으로 넘어왔다. 이후 김씨 측은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던 법무법인 충정은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권씨)를 소개받았다. 젊은 사업가가 김나정의 사업을 적극 도와주겠다고 해 시간을 할애해 방문했을 뿐이다.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필리핀에서 만난 1995년 8월5일생의 사업가 권씨는 SNS에 ‘투자 리딩방’을 개설해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범죄자다. 업계에서 일명 ‘재림’으로 불리는 그가 리딩방 총책으로 활동하며 발생시킨 투자 사기 피해액만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9년 8월4일 필리핀으로 간 권씨는 이후 국내로 입국한 적이 없다. 유튜버 크라임넷 등 제보에 따르면 권씨는 드라마 의 주인공 차무식의 실존 인물인 이상태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호받아왔다고 한다. 검찰은 21년간 필리핀에서 도주 행각을 이어가던 이씨를 현지 교민 정보망을 활용해 검거했다.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광주지검 목포지청(곽영환 지청장)은 해외 도주를 이어가던 이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지난해 8월23일 밝혔다. 사업가로 변신, 김나정 앞에 나타난 권씨 취재 결과 70억대 사기단 우두머리로 확인 이씨는 2014년 공범과 함께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무실을 운영하겠다며 투자금 1억1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2월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구속 기소된 공범은 실형을 살았지만, 해외에 있던 이씨는 공소시효 임박에 따라 궐석재판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자유형 미집행자’ 신분이 됐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징역·금고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잠적하거나 도주한 사람을 뜻한다. 이씨는 2003년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세부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21년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공갈·사기 범행을 11건(피해액 약 8000만원) 저질러 지명수배·지명 통보 조치가 내려진 인물이다. 목포지청은 검거팀을 꾸려 이씨 검거에 나섰는데, 필리핀 현지 교민 사이트에서 이씨 거주지를 특정하는 단서를 확보해 검거에 성공했다.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씨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검거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획득했다. 결국 법무부, 필리핀 파견 검찰 수사관,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 검거팀과 국제공조로 클락시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은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본섬인 루손섬이 아닌 곳에서 범인을 검거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실판 차무식의 비호를 받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온 범죄자가 바로 권씨인 것이다. 권씨의 이름은 다른 사건에서도 언급된다. 2022년 SNS에 ‘투자 리딩방’을 만든 뒤 대체 코인 거래 사이트로 이용자 130명을 유인해 70억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권씨가 총책이라고 진술했다. 그해 6월30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투자 사기 일당 16명을 검거해 총판 관리팀장 20대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주한 조직 총책인 권씨 등 핵심 간부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1명은 지명수배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SNS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서 전문 투자 상담사를 사칭해 투자자 130명을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약 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제 투약 진실은? 총책인 권씨는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본사 운영팀과 총판 관리팀, 회원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뒤 SNS에 개설한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 초대했다. 이들 일당은 “대체 코인 투자로 300~40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거나 “VIP에게만 제공하는 투자 리딩이 진행된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회원 모집책 20대 C씨 등 13명은 투자 리딩방에서 대체 코인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전문가인 것처럼 1인 다역 행세를 했고, 이에 속은 투자자들이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C씨 등은 가짜 투자 전문가 자격증과 사업자 등록증을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게시하거나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들의 속임수에 넘어간 가입자 중에는 노후 자금 1억5000만원을 날린 60대 남성과 최대 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날린 50대 남성도 있었다. 또 가상 자산인 코인 시장에 처음 들어가 재테크를 해보려고 나선 대학생과 주부 피해자들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모두 130명에 달한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000만원에서부터 2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처음 한두 차례는 소액으로 투자한 수익금을 그대로 돌려줘 신뢰를 쌓은 뒤, 큰 투자금을 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계좌 28개를 지급 정지하고, 1억20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에 대해 법원 결정을 받아 추징·보전 조치한 상태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는 권씨는 필리핀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보니파시오 지역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필리핀, 태국 등지에 권씨의 차명 부동산이 여럿 있고, 일부 한국 영사들이 지내는 집도 사실상 권씨의 소유”라고 한다. 현실판 차무식 돈이 곧 권력이자, 신분인 동남아에서 권씨가 경찰을 매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권씨는 수사망을 피해 사업가로 위장했고 다수의 여성과 향락을 즐겼다. 김씨도 부유한 사업가로 위장한 권씨를 의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정 측은 “김나정은 술자리를 가져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했다. 김나정이 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급기야 어떤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김나정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며 “김나정의 핸드폰에 손이 묶이고 안대를 가리고 있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나정에게 문제가 된 마약을 강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권씨는 다수의 범죄를 범해 수배 중인 자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면서, “김나정은 권씨의 정체를 알게 됐고 후술하는 권씨의 협박이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나정이 귀국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은 ‘긴급 구조 요청’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약은 이번 단 한 번만 있었던 것이고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강제로 행해진 것”이라며 “김나정이 경찰과 본인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권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권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 즉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료를 제출받은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했다. 또 경기북부경찰청은 김씨 측이 강제성을 주장하며 언급한 권씨에 대해 경찰청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2016년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해 국제공조·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 본사···치밀한 조직 운영 추정 범죄 수익만 3000억원 이상 다만, 지난해 경기북부경찰청은 권씨에 대해 “수배 중인 자라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에서 2회 정도 조사를 받았고, (사건은) 주거지 관할인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인계됐다”며 “사전 조사 후 1~2회 정도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법에서 마약을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투약하는 행위에 대해서 가중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마약 강제 투약도 일반적인 마약 관련 행위와 마찬가지로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만 처벌된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임시 마약류를 다른 사람 의사에 반해 투약하거나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모두 폐기됐다. 법무부가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이후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한편,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투자 리딩방 범죄조직들은 대부분 마약 유통에도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에서 탈옥한 조직원들도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이른바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대포폰 판매, 마약 유통 사업으로 수감 생활을 이어갔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등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숨겨 텔레그램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이들은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만명의 회원들을 마약방으로 초대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했다. 이들은 수억원의 범죄수익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제보자는 “리딩방,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권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김나정에게 마약을 쉽게 투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명 ‘재림’ 그러면서 “지난해 탈옥한 송씨도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에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로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로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