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게임' 불씨 안고 돌아온 서청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1.05 09: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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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 남자' 새누리판 확 바꾼다 '느낌 아니까'

[일요시사=정치팀] 단 2곳에서 치러진 10·30재보선의 후폭풍이 정치권을 긴장시키고 있다. 10·30재보선은 초미니 선거였지만 그 후폭풍만큼은 메가톤급이다. 이번 재보선을 통해 복귀한 인사가 다름 아닌 새누리당 서청원 상임고문이기 때문이다. 서 고문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단숨에 7선의 고지에 올랐다. 서 고문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기도 하다. 그가 몰고 올 거대한 '쓰나미'는 여권은 물론 전체 정치권의 지형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새누리당 내부의 진짜 파워게임은 지금부터다.




10·30재보선이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당초 10곳 이상에서 재보선이 치러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10·30재보선은 단 2곳에서 열린 초미니 선거였다. 게다가 2곳 모두 새누리당의 강세지역인 경북 포항 남·울릉과 경기 화성 갑 지역에서 치러졌기에 선거 결과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초미니 선거였던 10·30재보선은 새누리당 서청원 상임고문이란 거물의 출마선언과 함께 덩치가 커졌고, 덩달아 민주당은 대선 부정선거 의혹과 함께 정권 심판론을 제기하며 여야 모두 총력전을 펼치는 모양새가 됐다. 

힘 한번 못쓴 민주
힘 잔뜩 얻은 새누리

2곳 모두 민주당이 절대 열세지역인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선거의 승패가 아니라 양당 간의 지지율 격차였다. 선거 결과는 민주당의 참패였다. 2곳 모두 민주당이 단순히 열세지역이라서 졌다고 보기에는 지지율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졌다. 패배를 어느 정도 예상했던 민주당이었지만 당혹감을 감추지 못할 정도였다.

경기 화성 갑에 출마한 서청원 고문은 62.7%의 득표를 얻어 29.2%를 얻는 데 그친 민주당 오일용 후보를 30%가 넘는 격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며 7선 고지에 올랐다. 경북 포항 남·울릉에서도 새누리당 박명재 후보가 78.6%의 지지를 얻으며 18.5%의 지지를 얻는데 그친 민주당 허대만 후보를 압도적으로 눌렀다.

7선 고지 오른 친박 맏형, 단숨에 당 장악?
'박의 남자' 복귀에 새누리 '기대반 우려반'


사실 이번 재보선을 앞두고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불안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던 쪽은 오히려 새누리당이었다. 특히 화성 갑에 출마한 서 고문의 경우는 공천 과정에서 '청와대 내정설'이 불거지는 등 잡음을 겪었기 때문이다. 당내 소장파의 집단반발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는 서 고문의 공천을 밀어 붙였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서 고문이 오 후보와 지지율 격차를 벌리지 못하고 고전하는 장면이 연출됐다면 새누리당 지도부는 물론이고 청와대 역시 책임론에 직면할 수도 있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서 고문이 30%가 넘는 격차로 민주당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자 그제서야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무척 고무되어 있다. 새누리당 초강세 지역인 경북 포항 남·울릉은 물론이고 수도권인 경기 화성 갑에서도 압승을 거뒀다는 점에서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서의 승리까지 이미 자신하고 있는 분위기다.

친박 장악
친무 반격

또 민주당이 제기한 대선 부정선거 논란으로 잔뜩 움츠려 있던 새누리당으로서는 민주당의 선거부정 논리가 일반 국민들에게는 전혀 먹혀들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기쁜 순간이었다.

하지만 마냥 기뻐만 하고 있을 처지가 못 되는 것도 사실이다. 오히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새누리당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국회로 복귀한 인사가 다름 아닌 서청원 고문이기 때문이다.

서 고문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7선의 고지에 올랐다. 지난 1981년 국회의원 배지를 처음으로 단 서 고문은 정치경력만 30년이 넘는 원로 중에 원로다.

서 고문은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나 최경환 원내대표보다도 선수가 높고, 이른바 '왕실장'이라 불리는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과도 막역한 사이다. 현재 국회 최다선인 정몽준 의원이나 강창희 국회의장 등도 정치경력으로만 따지면 서 고문의 후배 뻘이다.


서 고문은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따라서 서 고문의 국회 복귀는 당장 당내 정치역학구도를 통째로 뒤흔들어 놓을 메가톤급 후폭풍이다.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서 고문이 국회 복귀와 동시에 새누리당의 실세로 떠오르며 사실상 당을 장악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차기 당권을 놓고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의 한판 대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 고문의 복귀와 함께 새누리당 내 파워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김무성 의원은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차기 대권을 위해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 이 같은 움직임은 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가속화시키는 행위로 박 대통령으로서는 무척 불쾌하고 예민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원조친박'인 서 고문을 통해 김 의원을 견제하려 한다는 설이 끊임없이 흘러 나왔다. 서 고문이 김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였다.

새누리당의 차기 당대표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리다. 임기를 채울 경우 20대 총선 공천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김 의원이 당권을 차지한다면 새누리당을 자신의 사람들로 채워놓고 차기 대권에서 매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도 있다.

반면 청와대로서는 김 의원이 당권을 장악한다면 차기 총선을 염두에 두고 당내에서 김 의원에게 줄을 서려는 의원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박 대통령의 당 장악력 약화로 이어져 후반기 국정운영에 크나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인 셈이다.

서 고문의 복귀는 현재 김 의원이 독주하는 차기 당권 경쟁 구도를 크게 흔들어 놓음으로써 멀게는 차기 대권 구도까지 바꿔놓을 초강력 후폭풍이다. 따라서 서 고문의 차기 당대표 선거 출마여부는 정치권의 주요 관심사였다.

서 고문은 지난달 7일, 새누리당 공천 확정 후 언론사 최초로 <일요시사>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차기 당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당선된 것도 아닌데) 저의 정치적 입지를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사치스러운 일"이라며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였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서 고문이 재보선이 실시되는 지역이 훨씬 많아 국회 복귀과정이 좀 더 수월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7월 재보선을 고사하고 굳이 낙하산 논란까지 감수해가며 올해 10월 재보선을 고집한 것은 내년 5월 경에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후반기 국회의장 선출이나 내년 6·4지방선거를 전후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당대표 경선을 염두에 둔 행보라고 분석하고 있다.

당사자인 서 고문은 현재까지도 당권 도전설에 대해 당선 되자마자 언급하기는 이르다며 입장표명을 미루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미 서 고문의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만약 서 고문이 당권에 도전하게 된다면 새누리당은 급격하게 친박계(친박근혜계)와 친무계(친김무성계)로 갈라질 우려도 있다.

7선 서청원
왕실세 부상

또 서 고문이 당권 도전을 본격화할 경우 서 고문의 정치자금 비리전력은 새누리당을 다시 한 번 내홍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비록 이번 공천과정에서는 서 고문의 공천에 대해 소장파 의원 4명이 반발하는 수준으로 그쳤지만 서 고문이 당권 도전에 나설 경우 이를 반대하는 소장파 의원들의 수가 크게 늘어나 당이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게다가 일부 친이계 의원들은 서 고문이 당에 복귀할 경우 자신을 정치적으로 억압했던 친이계에 대해 대대적인 보복에 나서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서 고문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구속된 것에 대해 이명박정권의 정치적 억압이라고 주장해 왔다. 따라서 상당수의 친이계 의원들 역시 서 고문이 당내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것에 대해 꾸준히 견제구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서 고문의 복귀와 함께 가장 크게 변화하는 것은 당·청 간의 관계다. 지금까지 새누리당은 청와대와의 관계에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수직적 관계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당권경쟁 본격화? 친박-친무 대립 절정
'원조친박' 간에도 세력 분화 시작될까?

하지만 서 고문은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인사인데다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과 대등한 관계라는 점에서 수직적 당청관계가 수평적 당청관계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 전까지는 새누리당 내 중진 친박 인사들조차 박 대통령과 직접 소통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서 고문이라면 박 대통령과 직접 소통도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당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기대다.

물론 정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서 고문의 충성 스타일로 볼 때 오히려 당청 간의 수직적 관계가 더 심화될 것이란 주장이다. 특히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강창희 국회의장, 홍사덕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 의장까지, 박 대통령은 그동안 원로정치인을 활용한 친위체제를 구축해왔다. 서 고문의 복귀는 이 같은 '올드보이' 친위체제의 일환일 뿐이라는 분석이다.

진짜 파워게임
최후의 승자는?


원로정치인의 경우 박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알뿐만 아니라 충성도도 높아 박 대통령이 신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서 고문이 당을 대표해 박 대통령에 쓴 소리를 하는 역할보다는 박 대통령의 입장을 당에 관철시키는 역할에 치중한다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당내 중진들로선 결국 청와대가 뽑아든 서청원카드가 당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경우 당내 중진들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미 박 대통령이 대선공신을 소홀히 한다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청와대가 서 고문을 통해 새누리당 중진 의원들의 활동반경을 더욱 좁혀버린다면 원조친박 간에도 분화가 시작될 것이란 예상이다.

이는 당내 또 다른 파워게임으로 비화될 수밖에 없다. 10월 재보선이 몰고 온 거대한 후폭풍은 정치권의 지형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여야 내부의 진짜 파워게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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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