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손학규-정동영 '삼자연대론' 실체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0.22 09: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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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손잡고 정치판 '제대로 뒤 엎는다'

[일요시사=정치팀] "양당 독점체제를 종식시킬 '메가신당'이 뜬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창당이 가시화 되면서 메가신당의 탄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안 의원은 다가오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재영입을 위해 다양한 인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평소 양당제의 폐해를 역설해왔던 안 의원이 거대 3당을 출범시킴으로써 양당체제를 종식시킬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안철수 메가신당의 실체를 살펴봤다.




베일에 가려졌던 '안철수신당'의 출범이 가시화 되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여전히 신당 출범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목표로 한 안 의원 주변의 움직임은 무척 분주해진 모양새다.

메가신당 탄생?
용두사미?

안 의원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정치권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온갖 합종연횡 시나리오들이 난무하고 있다. 안 의원은 여야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인물이다. 게다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평소 우리나라 양당제의 폐해를 역설해왔던 안 의원은 민주당과의 연대보다는 기존 양대 정당들과는 차별화되는 신당 창당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시기'일 뿐이다.

안 의원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의 합종연횡 결과에 따라선 단숨에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위협하는 메가신당의 탄생도 가능하다.

정치권에서는 특히 안 의원 측이 수도권과 호남, 영남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들과 연대를 꾀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교두보 마련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수도권을 대표하는 인물은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이다. 손 고문은 경기도지사 출신으로 수도권에서의 인지도와 영향력이 여전하다.


손 고문은 지난달 29일, 10월 재보선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8개월여 간의 독일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했다. 따라서 재보선 출마설이 나왔지만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삼고초려에도 불구하고 재보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앞두고 분주해진 합종연횡
악마와도 손잡는 정치판 '어제의 적도 내일은 동지'

안 의원과 손 고문 간의 연대설이 불거진 것은 손 고문이 지난 7일 보궐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히고 바로 다음 날인 8일에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연구소 7주년 기념행사에서 안 의원에게 축사를 부탁하면서다. 이 행사의 연설에서 손 고문은 통합정치를 강조하며 민주당이란 틀을 넘어서는 정치행보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후 애초부터 손 고문의 귀국은 안 의원과의 연대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손-안 연대설'이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현재 양측은 이 같은 연대설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여전히 여지는 남아 있다.

손 고문과 안 의원과의 연대설이 불거지는 정황상 이유도 있다. 두 사람은 모두 친노 피해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경선과정에서는 모바일선거를 둘러싸고 손 고문의 지지자들이 당 지도부에 강하게 항의하며 물병과 계란 등을 투척하는 등의 소동까지 일어났었다.

여전히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는 손 고문으로서는 친노계가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 내에서 차기를 노리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지난 대선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다는 후문이다. 또 손 고문은 작년 11월 안 의원이 대선후보직을 사퇴한 이후 안 의원과 비공개로 단독 회동을 하는 등 손-안 연대설에 스스로 불을 지폈다. 최근에는 안철수신당에 손 고문과 인연이 깊은 정장선 전 의원이 참여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기도 했다.

끊임없는 연대설
현재는 강력 부인


호남을 대표하는 인물로는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이 거론된다. 안 의원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호남지역 실행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사실상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호남조직이라는 평가다.

그런데 특이한 것이 하나 있었다. 실행위원 중 상당수가 정 고문과 밀접한 인물들이라는 것이다. 정관수 기획위원과 정기남 기획위원은 정 고문의 보좌관 출신이다. 또 이학노 실행위원은 정 고문의 대선캠프에서 특보를 맡았던 핵심인물이었다. 이밖에도 배병옥, 김상복, 최만열, 이영호 실행위원 등 상당수 인사들은 범DY(동영)계로 볼 수 있다.

정 고문이 정계를 은퇴한 것도 아니고 불과 몇 개월 후 재보선이나 전북도지사 선거 출마가능성까지 점쳐지는 마당에 핵심인사들이 대거 안 의원 측으로 이동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이는 자칫 인재 빼가기로 비춰져 정치 도의적 문제로도 번질 수 있는 일이었지만 정 고문 측은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아 궁금증이 더욱 증폭됐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정 고문이 안 의원과의 연대를 염두에 두고 자신의 측근들을 미리 이동시킴으로써 사전 정지작업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왔다.




이러한 일이 있은 후 정 고문은 지난 2일 한 행사에 안 의원,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와 나란히 참석하기도 했다. 정의당은 최근 안철수신당과의 연대설이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정 고문 측근인 민주당 김영근 부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안 의원과의 연대설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워낙 전북지역에 정동영계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안 의원 측에 합류한 사람들이 골수 정동영계라고 하는데 정동영계는 원래 다 골수다. 그들이 안 의원 측에 합류한 것에 대응할 필요를 못 느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정 의원이 지난 2일 한 행사에 안 의원과 함께 참석한 것에 대해서는 "참석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갔는데 가보니 그 두 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시 행사에는 많은 정치인들이 참석한 것도 아니라 안 의원, 심 원내대표, 정 고문 단 세 사람만 참석했었다. 단 세 사람이 참석하는 행사의 참석자 명단도 모르고 참여했다는 해명은 어딘가 어색했고, 가보니 그 두 사람이 있었다는 것은 기막힌 우연이 아닐 수 없다.

정 고문 역시 안 의원과의 연대설이 불거지는 정황상 이유가 있다. 정 고문은 전북에서 내년 재보선이나 도지사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현재 호남에서는 창당하지도 않은 안철수신당의 지지율이 민주당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따라서 선거에서 보다 쉽게 승리하기 위해서는 안철수신당행으로 가닥을 잡지 않겠냐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서도 정 고문 측은 강하게 부정했다. 김 부대변인은 "내년 재보선이나 도지사선거 출마를 아직까진 고려하고 있지 않다. 안 의원과의 연대 역시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손·정 움직이면
정계개편 버금

손 고문과 정 고문 같은 민주당 거물들의 안철수신당행 관측이 나오는 것은 최근 민주당의 낮은 지지율과 무관치 않다. 정치권에서는 만약 두 사람과 안 의원의 연대가 성사된다면 그 파장은 사실상 정계개편에 버금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두 사람 정도의 거물이 움직인다면 그를 뒤따르는 민주당 인사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들은 각각 안철수신당의 수도권과 호남 교두보 역할을 함으로써 내년 재보선과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 정의당은 안철수신당과의 합당까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의당은 현재 5명의 현역 의원을 보유하고 있는 원내 제4당이다.


지난 13일에는 안 의원의 핵심측근이 울산에 내려가 정의당 울산시당 관계자들과 만나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신당과 연대할 것을 제안했다는 이야기도 흘러 나왔다. 그러나 안 의원 측은 "해당 인사가 울산의 분위기를 스크린 하기 위해 내려갔던 것뿐"이라며 연대 제의설을 일축했다.

'매머드 신당' 또는 이삭줍기 갈림길
수십 년 양당 독점체제 종식될까?

울산은 영남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가 많아 야당세가 강한 곳이다. 노동정당을 표방하는 정의당은 울산지역에서 비교적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정의당과의 연대를 한다면 안철수신당이 기존 양당과는 차별화되는 영남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울산 정의당 내 현장 출신 전·현직 의원들의 모임인 노정회(노동자 정치회의)에서는 안철수신당과의 연대가 핵심 의제로 다뤄지기도 했다.

현재 정의당은 안철수신당과의 연대에는 공감하면서도 합당하는 것에 대해서는 망설이는 모양새다. 하지만 정의당의 심상정 원내대표는 평소 거대 양당체제를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안철수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심 원내대표는 과거 "대한민국을 '갑의 공화국'으로 만들어 온 양당독점의 정치체제야말로 '슈퍼갑'"이라며 양당 독점체제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제3당 실패의 역사
이번에는 종식?


야권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출신 인사들 역시 안철수신당행이 가능하다. 지난 안철수 대선캠프에서 공동선대본부장으로 활약했던 김성식 전 의원은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출신이다. 그는 현재 안철수신당 창당을 준비하면서, 특히 인재영입과 관련한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과거 한나라당 출신 인사들이나 현 새누리당 인사들도 신당 참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제3당이 제대로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과거 우리나라의 제3당은 지역에 기반을 두거나 대표 인물을 중심으로 한 인물 정당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과거 자민련이나 문국현 전 의원의 창조한국당, 정몽준 의원이 대선을 준비하며 만들었던 국민통합21, 고 정주영 회장의 국민당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리고 이들 정당은 모두 단명했다. 안 의원이 과연 지금까지 실패의 역사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이어져온 우리나라의 양당 독점 체제를 종식시킬 수 있을까? 도전은 지금 시작되고 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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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