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특별대담> 경기 화성갑 10·30 재보선 후보①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0.14 16: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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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올드보이'라고? 나이는 숫자일 뿐!"

[일요시사=정치팀] 새누리당 서청원 상임고문이 지난 7일, 공천 확정 후 언론사 최초로 <일요시사>와 단독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오후, 경기도 화성갑 국회의원선거사무실에서 <일요시사>와 만난 서 후보는 공천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가지 논란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서청원 상임고문이 제도권 정치 복귀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두 차례 비리사건에 휘말리며 정치권에서 잠시 멀어져 있던 그는 지난 9월 경기 화성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정치권 최대이슈로 부상했다.

서 고문의 재보선 출마선언으로 새누리당은 그의 공천 여부를 놓고 심한 내홍을 겪어야만 했다. 하지만 6선 국회의원이라는 정치적 중량감과 그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언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원로인사라는 점에서 그의 정치 복귀에 모아지는 기대 역시 크다. <일요시사>가 재보선 승리를 위해 발로 뛰고 있는 서 고문을 직접 만나봤다.
다음은 서 고문과의 일문일답.

- 새누리당 화성갑 후보로 최종 공천되신 것을 축하드린다. 이제는 서 후보님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소감을 말해 달라.
▲ 우선 제가 화성을 위해 헌신할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 제 모든 역량을 바쳐 국회의 권능을 회복하고, 집권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도록 해 박근혜정부가 성공하도록 하는 것이 화성시민과 국민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제 모든 역량과 열정을 다 바칠 각오다.  

- 서 후보께서 국회의원에 당선된다면 화성갑 지역구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청사진은 있나?
▲ 국회에 돌아가면 내년 예산안 심사부터 화성시가 신청한 예산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는 고 고희선 전 의원의 유지와 화성시가 추진하는 각종 사업이 제때 착수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송산그린시티 개발, 화성과 연계된 ‘사통팔달의 교통허브망’ 구축, 축산과학원 이전부지 복합문화예술센터 조성, 창조경제형 첨단산업단지유치, 서부권 종합병원 건립, 효 공원 추진 등 어려운 지역현안이 많이 있다. 일단 제가 힘을 다해 10여년간 막혀있던 국비와 도비 예산의 물꼬를 트겠다. 그동안 쌓아온 정치적 역량을 모두 모아 화성발전의 마무리 구원투수가 되겠다는 각오로 선봉에 서겠다.

소장파 공천 반대 "당을 위한 충정일 것"
"친이계와도 앙금 없어, 당 화합 최우선"


- 서 후보의 출마와 관련 내년 지방선거를 전후해 실시될 당대표 선거나 국회의장직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있다. 만약 재보선에서 승리한다면 향후 당대표나 국회의장직에 도전할 의향이 있는가?
▲ (아직 당선된 것도 아닌데) 저의 정치적 입지를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사치스러운 일이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는 특정한 자리를 염두에 두고 정치를 재개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미 밝혔듯이 저는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한 울타리가 되고자하는 마음뿐이다. 박근혜정부의 성공은 바로 대한민국의 장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여야가 정치적 이해를 떠나 국민을 위해 힘을 모아 주어야 한다.

- 김무성 의원이 박근혜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아 사실상 차기 대권행보를 걷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 같은 김 의원의 행보가 박근혜정부에 부담이 되는 만큼 서 후보가 국회에 입성한 후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김 의원의 행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 김무성 의원이 정도를 걸을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무책임한 정치적 행위로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 믿는다. 정치인이 순리를 벗어나면 회복이 어려워진다. 다만 저는 당 내분을 재촉하는 주장에는 부화뇌동하고 싶지 않다. 당의 화합이 최우선이라고 보고 스스로 당 화합의 아이콘이 되고자 한다. 김무성 의원도 국가와 미래를 위한 충정이 있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있을 거라고 믿는다. 

- 서 후보의 공천과 관련해 일부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반대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반대 의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사실상 친김무성계라고 볼 수 있다. 또 공천과정에서 '청와대 서청원 내정설'을 퍼뜨린 것도 김 의원이 배후에 있다는 설도 있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의 배후에 김 의원이 있다고 보는가?
▲ 억지춘향의 이야기라고 본다. 제가 출마를 결심하기 전에 당내외의 다양한 분들을 만나 의견을 들었는데 김무성 의원도 만나 보았다. 김무성 의원도 정치발전과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고, 우리는 정치의 뿌리가 같은 친한 선후배 관계이다. 당 내분을 획책하고 이간질하는 주장에는 전혀 귀 기울이고 싶지 않다. 소장파들의 비판은 나라를 생각하는 충정에서 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고 그런 비판을 다 겸허히 받아들이고 화합에 나설 것이다.

- 서 후보께서는 지난 9월16일 출마 선언을 하면서 평전 <우정은 변치 않을 때 아름답다>를 당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공천을 요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해석을 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출판 의도와 책 제목에 대한 비약이 너무 심해 불편한 마음이다. <우정은 변치 않을 때 아름답다>는 제가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출소하면서 저를 성원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한 말임과 동시에 제 스스로의 다짐이었고, 제가 정치를 오랫동안 해오면서 경험하고 느낀 신념이다. 저는 정치인으로서의 신의를 덕목으로 삼고 스스로가 우정과 의리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삶을 살아왔다. 앞으로도 그 길을 갈 것이다.

- 일각에서는 서 후보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실시한 특별사면에 포함된 유일한 친박계 인물이라는 점을 들어 당시 서 고문의 재보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박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 간의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도 한다. 당시 친박계 인물로서 유일하게 특사명단에 포함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결자해지라고 본다. 무리한 법집행이었고 뒤늦게나마 정당한 절차와 기준에 의해 사면된 것이다. 박 대통령이 누구와 모종의 정치적 거래를 할 분이라고 믿고 있다면 잘못 보아도 크게 잘못 본 것이다.

- 서 후보께서는 과거 불법 대선자금과 공천헌금 수수로 두 번씩이나 실형을 선고받으신 전력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억울한 점은 없는가?
▲ 이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화가 나고 답답할 뿐이다. 경위야 어떻든 물의를 일으켜 국민들에게 죄송하지만 당시의 재판기록을 보면 전후사정을 알게 될 것이다. 저는 당시 한나라당과 친박연대의 대표로서 주어진 책임을 다하려다 당한 일이다. 더 이상 저와 같은 불행한 정치인이 나와서는 안된다. 두 번 다 개인비리가 아니었고 정치보복에 대해 당 대표로서 책임을 진 것이었다. 특히 친박연대의 공천 차입금 문제는 오죽하면 야당 대선후보도 “친박연대 공천헌금 사건은 정당의 공식 의결을 거쳐 공식계좌로 돈을 받은 것으로 개인비리가 아니며, 다른 정당도 그렇게 돈을 받았는데 친박연대만 수사한 것은 표적수사의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또 18대 국회에서 여야 국회의원 254명이 저의 억울함을 풀어주려고 사면 탄원을 했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당권 도전설 "당선도 안됐는데 거론 일러"
"당선 되면 지역구 예산 확실히 챙기겠다"


- 당 안팎에서 화성과의 아무 연고가 없다는 점을 들어 공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모친의 고향이 화성이라는 점까지 내세우며 화성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계신데, 만약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다면 다음 선거에서도 화성지역에서 계속 출마할 예정인가?
▲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두가 거주이전의 자유가 있듯이 선거구를 선정하는데 제한을 받아서는 안 된다. 우리의 삶이 출생과 성장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삶과 역할도 중요한 일이다. 화성에서 저의 역할이 분명 있기에 이곳에 왔다. 또 저로서는 화성이 낯선 곳이 아니다. 외가가 화성군 일왕면이어서 어릴 적에 놀러온 기억이 있고, 특히 6·25 때 외가에서 피난생활을 해서 생명을 빚진 곳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인연은 조선 초기에 대제학을 지낸 서거정 선생이 저의 선조이다. 며칠 전 화성에 있는 그 분의 묘소를 참배했다. 이런 인연으로 화성에 출마했고 중요한 것은 연고가 있냐 없냐를 따지는 근시안을 벗어나 과연 서청원이 이 지역 사람들과 한 몸이 되어 지역발전을 도모하고 어떤 기여를 할 것이냐, 누가 화성 발전에 큰일을 할 것인가라고 본다. 지금 선거에 나서면서 차기 선거에 대해 말하는 것이 오만한 것이고 오히려 화성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 바로 지금 제가 화성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겸허한 자세로 호소하는데 모든 정성을 다할 뿐이다.

- 새누리당 내 일부 친이계에서는 서 고문께서 당에 복귀하면 자신을 정치적으로 억압했던 친이계에 대해 대대적인 보복에 나설까 우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당에 복귀하게 되면 친이계와는 어떤 관계를 설정할 예정인가?
▲ 보복의 정치로는 악순환만 있지 통합과 화합의 정치는 기대할 수 없다. 지금은 당내 화합과 국민통합이 요청되고 있다. 제가 정치보복을 하고자 한다면 출마에 앞서 이재오 의원을 만났겠는가? 정치보복을 두 번이나 당한 피해자로서 오로지 박근혜정부의 성공과 국민들의 행복하고 편안한 삶을 위해 ‘당 화합의 아이콘’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에 이어 홍사덕 전 의원이 민화협 상임의장으로 선출됐고, 서 후보까지 정치권에 복귀하면 박근혜정부의 이미지가 너무 '올드'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젊은 층을 사로잡겠다며 청바지 입고 말춤까지 췄는데 이 같은 노력이 다 물거품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 박 대통령이 그 분들에게 역할을 주는 것은 보은이 아니라고 본다. 박 대통령이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본다. 국정은 너무나 복잡하게 엉킨 실타래를 풀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이고 고독한 길이다. 아무래도 대통령의 뜻을 이심전심으로 잘 알고 경륜과 지혜를 갖춘 사람들이 지원군이 되면 국정운영이 보다 손쉬울 것은 자명하다. 올드보이라고 비판하는데 우리가 흔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나? 전 항상 젊은이들과 호흡해왔고 생각이 젊다고 자부한다. 정치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신구 조화와 함께 자기희생의 정신과 실천이 중요하다. 맥아더 장군은 "오래 산다고 늙는 것이 아니다. 꿈과 이상을 버리기 때문에 늙는 것이다"고 강변했다. 또 원로들이 등장했다고 해서 그들이 주인공은 아니다. 주인공은 젊은 세대이며 원로들은 젊은 세대의 조력자다. 젊은 세대가 주인공인 넓은 무대를 만들어주고 뒷받침하고 거름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비판은 오히려 문제를 침소봉대하며 세대 간을 이간질하고 세대 간의 통합이라는 시대과제에 역행하는 옳지 않은 주장이다.

- 마지막으로 화성갑 유권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가?
▲ 반드시 화성시민을 섬기고 보답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한마디로 화성을 젊은이들이 찾아오는 활기찬 도시로 만들겠다. 저의 힘은 여러분들로부터 나오고 여러분에게 달려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서청원 후보 프로필>
▲ 조선일보 기자
▲ 민주당 김영삼 총재 비서실장
▲ 정무1장관
▲ 한나라당 사무총장
▲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 미래희망연대 대표
▲ 6선 국회의원
▲ 새누리당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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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