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의 'MB 지우기' 막전막후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9.23 10:27:07
  • 댓글 0개

최대 국정과제는 MB 5년 발자취 '쓱싹쓱싹'?

[일요시사=정치팀] 박근혜정부에선 요즘 ABM(Anything but MB) 인사라는 말이 유행이다. 'MB사람만 빼고 다 좋다'는 뜻이다. 일각에선 박근혜정부의 최대 국정과제가 'MB 지우기'라는 비아냥거림도  들린다. 어찌된 사연일까? MB 흔적 지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박근혜정부의 실태를 <일요시사>가 낱낱이 살펴봤다.




박근혜정부의 'MB 흔적 지우기'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과거 정권에서 있었던 각종 의혹과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고, 과거 정권에서 임명했던 사람들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가고 있다. 인사와 사정, 정책 등 전 분야를 총망라한 과거 정권 지우기다.

MB 사람들
'추풍낙엽' 

박근혜 대통령은 심지어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가 청와대에서 키우던 꽃사슴도 모두 서울대공원으로 돌려보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서울대공원에서 암사슴 2마리와 수사슴 1마리를 데려와 청와대 경내에 풀어놓고 키웠다. 꽃사슴들은 이후 빠르게 번식해 퇴임 무렵엔 26마리까지 불어났다. 꽃사슴들은 청와대를 휘젓고 다니며 녹지원(청와대 정원)을 온통 쑥대밭으로 만들었지만 이 전 대통령 부부 내외는 꽃사슴들을 자식처럼 아꼈다.

박 대통령은 이런 꽃사슴들을 취임식 후 채 한 달도 안 돼 모두 서울대공원으로 돌려보냈다. 게다가 서울대공원 측은 꽃사슴을 수용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며 이마저도 경기도의 한 농가에 모두 팔아치웠다. 한때 대통령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꽃사슴들의 초라한 처지가 왠지 MB사람들의 오늘과 닮아있다.

과거 미국에선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민주당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정권을 잡으면서 ABC(Anything But Clinton·클린턴이 하던 것만 빼고는 무엇이든 괜찮다)라는 말이 유행했다. 이를 빗대 박근혜정부에서는 ABM(Anything But MB·이명박이 하던 것만 빼고는 무엇이든 괜찮다)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을 정도다.


MB가 하던 것만 빼곤 뭐든 다 괜찮아?
'MB표 정책'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손봐

대표적인 사례가 각종 인선이다. 박근혜정부 들어 MB사람들은 속절없이 밀려나고 있다. 한때 금융계를 쥐락펴락한 '금융계 4대 천왕(天王)'도 새 대통령의 카리스마에 짓눌려 자기 목소리 한번 제대로 못 내고 물러났다. 지난 4월에는 강만수 전 KDB금융지주 회장이, 6월에는 이팔성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그리고 7월에는 어윤대 전 KB금융그룹 회장이 연이어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박근혜정부 출범 이전인 지난해 3월 퇴임했다.

알게 모르게 자진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MB계 공기업 사장들도 한둘이 아니다. 실제 장태평 한국마사회 회장은 지난 2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만나 사표를 제출했다. 임기가 1년2개월이나 남은 상태였다. 정정길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도 임기를 8개월 남겨놓고 지난달 30일 사의를 표명했다.

장 회장과 정 원장은 대표적인 'MB맨'이다. 장 회장은 MB정권 초기 2년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냈고, 정 원장은 비슷한 시기 청와대 대통령실장을 맡았었다. 이지송 전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김건호 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등도 임기를 남기고 일찍이 사퇴했다.

눈칫밥 먹다
임기도 못 채워

이 전 대통령의 총애를 받던 이석채 KT 회장과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퇴임설도 꾸준히 들려온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2015년 초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상태다. 특히 정 회장의 경우 국세청이 포스코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사퇴론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포스코 측은 정기 세무조사라고 밝히고 있지만, 지난 2005년과 2010년 5년 단위로 정기 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어 불과 3년 만에 이뤄진 이번 조사가 정 회장을 겨냥한 특별 세무조사라는 소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KT와 포스코는 민영화된 이후 정부 지분이 전혀 없지만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 청와대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달 임기를 무려 1년7개월여나 남겨둔 시점에서 돌연 사퇴한 양건 전 감사원장의 경우는 이임식에서 직접 준비한 이임사를 통해 "외풍을 막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며 자신의 재임기간 감사업무나 인사 등에 관해 정치적 외풍이 적지 않았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전격사퇴한 채동욱 검찰총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혼외자녀 의혹으로 논란을 겪어온 채 총장의 사의표명은 이날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직후 이뤄졌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청와대의 사퇴압력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채 총장은 박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은 인사지만 대선 직후 이명박정권 하에서 꾸려진 검찰총장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인사로 실질적으로는 이명박계 인사로 분류되어 왔다.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도 지난 6월 "채 총장은 이명박정부가 지명한 검찰총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참여정부 인사는 써도 이명박정부 인사는 안 쓴다는 말이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정책면에서도 MB지우기가 한창이다. 박근혜정부는 우선 이 전 대통령 시절에 도입된 'A·B 선택형 수능' '니트(NEAT)' '입학사정관제' '자율형 사립고' 등 굵직굵직한 주요 교육정책들을 대폭 수정 또는 폐지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지난달 발표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 따르면 MB정부가 지난해 도입해 올해 처음 실시되는 A·B형 선택형 수능은 정책 결정 1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는다. MB정부가 오는 2016학년도부터 대입수학능력시험의 영어 과목을 대체하기 위해 도입을 추진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인 니트(NEAT)도 수능에 반영하기 않기로 했다.

또 교육부가 이날 발표한 새 입시전형에 따르면 입학사정관전형은 학생부 위주 전형에 포함됨으로써 사실상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MB정부에서는 입학사정관제 장려 등으로 각 대학들이 최대 3000개까지 전형을 늘렸지만, 이번 교육부의 전형 축소 방안으로 전형이 절반 이상 줄 것이라는 계산도 나왔다. 성취평가제가 사실상 연기되고, 자사고 정책이 변경됨에 따라 지역 단위 자사고의 인기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MB표 정책 
줄줄이 폐기

박근혜정부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의 표상이라고 추앙받던 '녹색'이란 단어를 없애는 데도 한창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녹색이 과거 이명박정부가 시행했던 '녹색성장' '녹색에너지'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박근혜정부도 재생에너지 분야 등에 관심이 있어 정책방향 자체는 이명박정부와 비슷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와 산하기관들의 정부시책이나 사업보고서 등에서 최근 '녹색'이라는 단어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꼭 유지해야 할 직책은 아예 이름을 갈아치웠다. 녹색대사가 기후변화대사로 바뀐 게 대표적 사례다.

비영리 민간단체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원 사업에서도 녹색 성장 등 MB 지우기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 4월 안전행정부는 총 289개 단체에 144억8000만원을 지원해주는 2013년도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지원사업을 확정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이명박정부가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했던 녹색성장 관련 사업에 대한 지원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성장 및 자원에너지 절약 분야는 지난해 45개 사업 22억7100만원을 지원했지만 올해는 34개 사업 16억7900만원으로 5억8000만원 가량이나 줄어들었다. 이 분야에 지원한 시민단체들의 숫자도 지난해 72개 단체에서 58개 단체로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여름철 산업통상자원부(구 지식경제부)의 상징이었던 '휘들옷'도 사라졌다. 휘들옷은 휘몰아치는, 들판에 부는 시원한 바람같은 옷이라는 뜻으로 일반소재보다 체감온도가 2~3℃ 시원한 국산 첨단소재가 사용됐다.

지난해 산자부는 여름철 전력난을 맞아 휘들옷에 대해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벌이며 솔선수범해서 착용했으나 새 정부 들어서는 휘들옷을 착용하고 있지 않다. 지난해 가장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던 산자부가 사실상 착용을 중단하면서 휘들옷은 MB정권의 잔재로 취급받으며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금융부분에 있어서도 지난 5년간 구축됐던 'MB금융' 체계의 흔적은 거의 사라지고, 이른바 ‘근혜금융’ 시대가 시작됐다. 이명박정부 시절 정책금융의 효율화를 위해 산업은행에서 분리됐던 정책금융공사는 4년 만에 재통합하기로 했다.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간 'MB사람들'
MB가 아끼던 꽃사슴까지 내다 버려

과거 정권을 향한 사정바람도 거세다. 박근혜정부 들어 이명박정부에서 특혜를 입은 것으로 지목받아온 롯데와 효성 등의 대기업들이 잇따라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정치적 의도는 없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친MB기업'에 대한 손보기가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국세청은 이 전 대통령의 사돈인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을 탈세 혐의로 출국금지시켰다. 공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롯데월드타워 사업허가 승인을 받은 롯데를 비롯해 현대차그룹도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 4대강 비리 의혹과 관련해 장석효 도로공사 사장이 구속되는 등 검찰의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4대강 사업은 새정부 들어 감사원으로부터 사실상 '대운하 사기극'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환경부는 4대강이 물 흐름을 막아 녹조 현상을 심화시켰다며 이명박정부 시절과는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또 이 전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한 자원외교 탓에 등 떠밀리다시피 해외자원 개발에 나섰던 석유공사는 해외자원 개발의 부실사례가 속속 드러나면서 졸지에 나라살림을 축낸 공기업으로 낙인 찍혀 버렸다.

반복되는
정권 차별화

과거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전 정권과의 차별화, 혹은 거리두기는 반복되어 왔다. 정권교체를 이뤘을 때는 물론이고 사실상 정권승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YS정권은 '역사바로세우기'를 기치로 내걸고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을 전격 구속했다. 참여정부 때는 DJ정권의 핵심인 박지원 의원을 구속했고, 대북송금 특검으로 DJ의 최대 치적인 햇볕정책에 큰 오점을 남기게 하기도 했다.

정치전문가들은 "이전 정권에서 잘못한 점이 있다면 이를 바로잡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전 정권의 사람들과 정책들을 무조건 바꾸고 보는 행태는 근절되어야 한다"며 "정책의 연속성이 떨어지면 예산, 행정력 등에서 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