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가끔은 혼자이고 싶어라, 훌쩍 떠나는 힐링여행 ③ 강원 동해

소박한 삶들 어깨 맞댄 ‘멋과 낭만의 도시’

논골담길은 1960~1970년대의 풍경이 오롯이 남아 있고, 담장에는 마을사람들의 질펀한 삶이 그림으로 고스란히 녹아 있다. 논골1길과 3길, 등대오름길 등 논골담길에는 드라마 같은 논골사람들의 이야기가 새겨졌다. 묵호등대에서 바라보는 망망대해와 드라마 <찬란한 유산>을 촬영한 출렁다리를 지나 해안도로까지 논골담길의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1980년대 풍경 오롯한 묵호 ‘논골마을’
해돋이가 아름다운 등대명소 ‘장관이네’

동해는 망상, 추암 등 맑고 깨끗한 해변뿐 아니라 청옥산과 두타산 등 백두대간이 이어지며 깊고 수려한 계곡을 간직한 고장이다. 애국가의 일출 장면이 담긴 추암해변의 촛대바위, 쌍폭포와 용추폭포의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한 무릉계곡도 꼭 들러야 할 동해의 명소다. 

고독도 향기로운 9월 여행길

묵호항은 한때 잘나가던 항구다. “거리의 개들도 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고, 밤새 불빛이 꺼지지 않는 시절이 있었다. 1980년대 이후 사람들이 떠나고, 불빛도 하나둘 꺼지며 옛 시절 이야기와 희망 없는 미래만 남았던 이곳에 요즘 사람들이 모여든다. 묵호항이 내려다보이는 묵호등대마을에 지난 2010년 논골담길이 만들어지면서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논골담길 여기저기 벽화가 있지만, 이곳이 벽화마을은 아니다. 벽화는 묵호항에 기대어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구현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공공미술공동체 ‘마주보기’ 회원들과 마을사람들은 2010년 잊혀가는 묵호를 재발견하자는 취지로 마음속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한쪽에서는 전을 부쳐 먹으며 즐기고, 한쪽에서는 마을 어르신들에게 그림 그리는 방법을 가르쳤다. 논골담길 프로젝트는 이곳에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을사람들이 직접 그렸다는 데 의의가 있다.


논골1길과 3길, 등대오름길로 구성된 논골담길은 어느 곳으로 올라가도 묵호등대에 닿는다. 거미줄처럼 얽힌 마을길을 빠짐없이 둘러봐야 묵호등대마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림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묵호등대마을의 역사는 묵호항이 열린 194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험한 뱃일이나 모진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묵호항이 가까운 언덕배기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시작하면서다. 삼척과 태백의 석탄, 동해에서 생산된 시멘트를 실어 나르면서 묵호항은 전성기를 맞이했다. 사람들이 몰렸고, 언덕에는 벽돌과 슬레이트로 지은 집이 들어찼다. 아랫마을에는 뱃사람들이, 윗마을에는 덕장 일을 하는 사람들이 주로 살았다고 한다. 


묵호등대마을의 벽화 가운데 유난히 눈에 띄는 오징어와 명태, 장화는 마을사람들에게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언덕의 가장 높은 곳에는 오징어와 명태를 말리는 덕장이 있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묵호항으로 들어온 오징어와 명태를 지게나 빨간 고무대야에 담아 덕장으로 날랐다. 언덕 꼭대기 덕장으로 오르는 길은 늘 질퍽해서 묵호등대마을 사람들은 “마누라, 남편 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산다”고 했을 정도다. 지금은 시멘트길이지만 당시에는 흙길이어서 논처럼 질퍽거리기 일쑤였다고 한다. 논골이란 이름도 거기에서 유래했다. 
논골담길에는 텃밭이 많다. 잡초가 무성한 곳도 있지만, 고추와 가지, 호박 등 묵호등대마을의 소박한 삶을 키우는 텃밭도 제법 보인다. 묵호등대마을은 올해 ‘묵호등대마을 논골담길 텃밭 재생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4년 연속 국가공모사업에 선정되었다. 에코, 힐링, 여행, 유산 등의 테마로 채소와 꽃을 소재로 다양한 텃밭을 재생할 계획이어서 논골담길의 풍경이 더욱 화사하고 밝아질 것 같다. 


논골담길 정상에는 널찍한 공간과 함께 등대가 하나 있다. 묵호등대가 있는 묵호등대해양문화공간이다.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 시비 너머로 1963년 처음 불을 밝힌 높이 21.9m의 묵호등대의 모습이 나선다. 묵호등대의 나선형 계단을 숨 가쁘게 오르면 사방이 탁 트여 일망무제의 바다, 청옥산과 두타산의 백두대간 능선이 거침없이 이어진다.
묵호등대는 영화 촬영 장소로도 유명하다. 1968년 신영균·문희가 주연한 <미워도 다시 한번>의 촬영지로, 묵호등대 앞마당에는 ‘영화의 고향’ 기념비가 세워졌다. <미워도 다시 한번> 이후 40년이 지나 묵호등대를 알린 드라마가 있으니, 이승기·한효주가 주연한 <찬란한 유산>이다. 묵호등대에서 길을 따라 내려가면 드라마에 나온 출렁다리를 만난다. 출렁다리에서 해안도로로 내려가거나 다리를 건너 직진하면 서울 남대문의 정동쪽으로 알려진 까막바위에 이른다.


추암은 동해시의 가장 남쪽에 자리잡은 해변으로, 삼척시의 증산해변과 이웃해 있다. 장엄한 일출 광경이 애국가의 첫 장면을 장식하면서 일출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추암 촛대바위는 옛부터 유명했다. 1788년 단원 김홍도가 정조의 명을 받아 그린 화첩 ‘금강사군첩’에도 등장한다. ‘금강사군첩’은 조희룡의 <호산외사>에 나오는 ‘명사금강사군산수(命寫金剛四郡山水)’라는 구절에서 유래한 것으로, 김홍도는 이곳 전망대에 올라 촛대바위와 주변 기암절벽을 상세히 묘사했다. 


촛대바위는 전망대에서 보는 것도 좋지만, 추암해변 끝자락에서 보는 것이 더 운치 있다. 한적한 해변 남쪽에는 해안 절벽을 따라 삼척 증산해변까지 데크가 조성되어 산책코스로 그만이다.
동해는 백두대간의 두타산(1353m)과 청옥산(1404m)을 품고 있는 고장이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던가. 기골이 장대한 두타산과 청옥산의 수많은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물이 계곡을 이루는데, 신선이 산다는 무릉도원을 본떠 무릉계곡이라 부른다.

일출 명소 보는 재미 쏠쏠


1000명이 앉아도 넉넉하다는 무릉반석을 지나 무릉계곡의 대표적인 명소 쌍폭포와 용추폭포까지 다녀오는 트레킹을 빼놓을 수 없다. 삼화사와 학소대를 지나 용추폭포까지 약 3km 거리다. 울창한 숲이 에워싸고 가파르지 않아 쉬엄쉬엄 다녀오기 좋다. 용추폭포에서 하늘문, 관음사를 거쳐 내려오는 코스도 권할 만하다. 가파른 철 계단에 서면 두타산과 청옥산의 굵직한 산줄기와 기암절벽이 쉼 없이 이어진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논골담길→묵호항→무릉계곡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천곡동굴→논골담길→망상해변→약천문화마을(숙박)
둘째 날 : 북평장→추암해변→무릉계곡→귀가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동해관광 www.dhtour.go.kr
· 논골담길 http://mukho.org

문의 전화
· 동해시청 관광진흥과 033)539-8172
· 논골담길(동해문화원) 033)531-3298
· 묵호등대 033)531-3258
· 천곡동굴 033)539-3630
· 추암관광안내소 033)530-2801
· 무릉계곡관광안내소 033)530-2802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고속버스터미널-동해 : 하루 20회(06:30~23:30) 운행, 3시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동해 : 하루 33회(06:30~21:35), 2시간 50분 소요.
*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www.exterminal.co.kr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자가운전 정보 
동해고속도로 망상 IC→묵호항 방면 우회전→창호초등학교 입구에서 묵호등대 방면 해맞이길 좌회전→묵호등대

숙박 정보
· DQ모텔 : 동해시 부곡복개로, 033)535-2903 (굿스테이)
· 리사호텔 : 동해시 천곡로, http://lisahotel.com, 033)532-1667  
· 샘모텔 : 동해시 평릉길, 033)532-1212 (굿스테이)
· 망상오토캠핑리조트 : 동해시 동해대로, 
   www.campingkorea.or.kr, 033)539-3600
· 꿈의궁전호텔 : 동해시 일출로, 033)531-7400

식당 정보
· 오부자횟집 : 냄비물회, 동해시 일출로, 033)533-2676
· 대우칼국수 : 손칼국수, 동해시 일출로, 033)531-3417
· 부흥횟집 : 물회·회덮밥, 동해시 일출로, 033)531-5209

주변 볼거리
북평장, 감추사, 추암해변, 무릉계곡, 약천문화마을, 동해고래화석박물관, 망상해변, 천곡동굴, 가원습지 생태자연공원, 묵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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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